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7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78
20. 부조리(6)
결투가 종료되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예상한 대로, 결국 2학년 선배가 승리했다.
그런데.
2학년이 승리하긴 했는데…….
“와, 진짜로 화난 거 같은데?”
“개빡치겠다.”
“나 같았으면 결투 종료고 뭐고 주 먹부터 날리러 갔을 듯.”
사실상, 백유설이 일방적으로 칼리 반을 괴롭히다가 끝난 결투였기에 그 누구도 칼리반을 승자라고 생각 하지 않았다.
“실제로 백유설이 전투하는 거 처 음 보는데, 진짜 엄청 빠르긴 하 다…….”
“저 칼이 실드조차 베어버린다는 데?”
“그럼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해?”
“그러니까. 저 선배조차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하기만 했잖아.”
1학년이 2학년을 이겼다.
그 속 시원한 사이다의 현장에서 도, 스텔라의 생도들은 엘리트답게 방금의 결투를 분석하였다.
정확히는, 백유설의 전투 스타일을 분석하였다.
“백유설이 사용하던 그 물건들은 대체 뭐지?”
“이번에 개발되었다는 ‘아이템’의 일종이 아닐까?”
”응. 그런 거 같아. 성능 자체는
시험작이라 그런지 대단한 건 없었 지만…… 조금만 더 개발되면 신기 한 게 많겠어.”
아이템의 성능을 평가하는 학생들 이 있는가 하면
“아까 봤지? 선배가 장벽으로 스스 로 시야를 가렸다가 다시 풀었을 때 를 노리고서, 미리 섬광 마도구를 준비해 뒀어.”
“충격파에 대비해서 도망칠 위치와 그 대응으로 사용할 마법도 예상하고 서 바닥에 함정을 깔아뒀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마도구의 위치를 설계해 둔 건가…….”
연금술사는 보통 지형지물을 활용 하여 전투를 벌인다.
상대방이 서 있는 대지를 감옥으로 연성해 버린다든가, 나뭇가지를 바 위처럼 단단하게 연성하여 마나를 담아 수리검처럼 날려 보낸다든가 등등.
그들의 전투는 비록 수동적이었지 만, 자연의 만물을 활용하여 적을 공격하거나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 는 덕분에 설계된 연금술사의 영역 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위였다.
마법 또한 미리 마법진을 설계해
둘 수는 있으나, 그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고 준비물 또한 상 당하여 결투 도중에는 저런 식으로 활용하는 게 불가능하다.
반대로 연금술은 즉시 발동 가능한 마법이 없고 모든 마법을 설계해야 만 했기에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패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백유설은 그 우월한 기동성 을 통해 자신의 영역에 마도구를 미 리 설치함으로써, 유리한 지형을 만 들었다.
복잡한 연성진은 필요치 않았다.
그의 본질은 결국 ‘검술’이었기에.
각종 마도구를 활용해가며 상대를 극한까지 몰고 가, 기회를 포착하여 베어내는 특유의 전투 스타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설령 점멸과 마도구가 모두 준비되 어 있다고 해도, 저걸 따라 할 수 있는 자는 극히 드물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방의 마법과 모든 행동반경을 예측할 수 있는 전 략가가 아니라면 결코 저런 식으로 싸우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단하네…….”
결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반디연은 그 모든 분석을 끝낸 뒤,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어때. 네가 원하던 결과가 나왔 나?”
어느덧 뒤로 다가온 학생회장 미로 윤이 그리 말하자, 반디연은 피식 웃었다.
“원했던 결과라…….”
주변을 둘러본다.
2학년들은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번의 1학년은 초신성급 신입생들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애초에 그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2학 년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1학년의 정신머리를 고쳐 주겠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건만.
“1학년이 저렇게까지 강할 줄이 야…….”
누가 또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
어쩌면, 내가 저렇게 될 수도 있 다.
1학년에게 패배한 2학년 선배라는 치욕스러운 타이틀을 자신이 받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태까지는, 제아무리 1학년 신입 생들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이 손쉽
게 제압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무리 2학년이라도, 1학년에게 패 배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이 생 겨나고 만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2학년 생도들은…… 1학년을 쉽게 건들지 못할 것이다.
1학년에게 역으로 결투 신청을 받 았다가 패배한다면, 다시는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테니까.
물론, 전부 다 그렇지는 않겠지.
일부 몰개성한 놈들은 여전히 약한
1 학년을 괴롭힐 것이고.
그래도 좋다.
저 건방진 동급생들의 코를 납작하 게 만들어서 부조리를 조금이라도 줄여준 것만으로도, 반디연은 백유 설에게 꽤 감사하게 되었다.
“그럭저럭, 원했던 결과라고 할 수 는 있겠너】. 꽤 재미있는 상황이 된 것 같으니까.”
그녀는 그리 말하며 돌아섰다.
역시, 스텔라는 재미있는 학생들투 성이다. 새삼 입학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백유설과 2학년 선배의 결투는 교 내에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일부러 선배를 철저하게 농락했다는 내용으 로 말이다.
상당히 내용이 와전되었으나, 대개 소문은 입과 입을 타고 다니며 진실 이 되게 마련이었고, 대부분의 학생 들은 그 내용을 사실이라고 받아들 였다.
“와, 선배를 그렇게 농락했다고?”
“영상 녹화된 거 있는데, 볼래?”
“나도 보여줘.”
교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강의실, 식당, 자습실, 독서실, 체력단련실, 연무장, 훈련장 등.
학생들은 모이기만 하면 그와 관련 된 대화를 나누며 영상을 돌려보았 다.
단순히 ‘후배가 선배를 농락했다’ 는 이슈뿐만 아니라, 백유설의 전투 는 마법 전사로서 충분히 분석할 만 했기 때문이다.
왜냐.
이번에 보여준 그의 전투법은 흑마 인과 아주 약간이지만 닮아 있었다.
마법사를 최대한 불리한 지형으로 유인하여, 재빠른 기동성으로 농락 하는 전략.
거기에 더해 백유설이 처음으로 세 상에 선보인 소모형 아이템들은 그 들의 호기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 다.
“이야…… 신기하네.”
“근데 이걸 백유설이 만들었다고?”
“걔 알테리샤 조수님이랑 친하다잖 아. 같이 연구하는 거 꽤 많을걸?”
“평소에 연금술 잘하는 걸로 유명 하기도 하고. 저 마도구들 본인 이 름으로 등록돼 있었다는데.”
“대단하네……
그리고.
애드먼 아탈렉은 이 상황이 썩 마 음에 들지 않았다.
“멍청한 새끼.”
붉은 매 동아리 부실.
홍비연 파벌원들은 잔뜩 구겨진 표 정으로 손가락을 까딱이는 애드먼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기분이 나빠지면 무슨 미친 짓을
벌일지 모르는 애드먼이었기에, 지 금은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파벌원들은 그의 기분이 안 좋은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서둘러 아부 를 떨었다.
“칼리반 그 새끼 한심한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1학년한테 그렇게 농 락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심하군요. 당장 데려올까요?”
“…내버려 둬라.”
“넵!”
어차피 학생들이 백유설의 활약에 요란을 떠는 것도 금방이다. 오히려 저렇게 눈에 띄었으니, 다른 2학년
들이 가만두지 않을 터.
C클래스는 백유설이 어찌어찌 이 겼다지만, 그 이상의 순위권에 들어 있는 2학년들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와중, 홍 비연은 혼자 다른 생각에 깊이 빠져 있느라 그들의 대화에 집중하지 못 하였다.
‘흐음…… 결국 져주는 결과인가.’
15분 내내 백유설은 제대로 칼질 조차 하지 않고, 각종 마도구를 사 용해가며 선배를 농락하기만 했다. 그 뜻은 즉, 이기려고 했다면 언제
든 이길 수 있었다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이유야 뭐, 뻔하다.
イ학년이 2학년을 이기면 이상하니 까.’
실전 경험이 아예 없는 게 정상인 1학년의 신분으로는 성장의 한계치 가 명백하다. 백유설은 어떤 이유에 서인지 자신의 실력을 상당히 숨기 고 있었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 였다.
개인적으로는 백유설이 확 열 받아 서 선배를 찍어눌러 버릴 줄 알았으 나, 설마 이런 식으로 농락한 뒤 기
권하는 것으로 빠져나갈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그나저나,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 나.’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되었다.
고작해야 학교에서 벌어지는 부조 리 따위는, 백유설에게 그 어떤 시 련도 위해도 위협도 될 수 없다.
그가 일부러 부조리를 당하는 길을 택했다면, 필시 어떤 이유가 있고 어떤 계획이 있어서이다.
“…그래서, 지금 2학년들은 뭘 하 고 있지? 내가 따로 백유설을 교육 시키라고 말했을 텐데.”
애드먼과 파벌원들은 여전히 백유 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그게… 2학년 생도들이 백유설에 게 따로 터치를 안 한답니다.”
“뭐?”
제아무리 애드먼이라고 해서 교내 의 모든 학생을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극히 일부의 2학년들을 아탈렉 가 문의 힘으로 강제하거나, 평민 출신 의 학생들을 억지로 움직일 뿐.
파벌원들은 애드먼의 눈치를 보면 서 말했다.
“소문과는 달리 백유설이 선배들만 보면 90도 인사를 깍듯하게 하고 말도 빠릿빠릿하게 잘 듣고, 그리고 또 그놈이… 입을 그렇게 잘 턴답니 다…….”
“아니, 지금 그게 뭔 소리야?”
“혼내려고 마음먹고 갔다가 오히려 간식 따위를 사주고 돌아온다고 그 러더군요……
뭐 그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단 말인가. 애드먼은 어이가 없어져서 말도 나오지 않아, 입을 뻥끗거렸다. 옆에서 홍비연은 저도 모르게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가, 재빠르게 표정
을 가다듬었다.
“하……「
백유설이 분명 선배들에게 밉보이 기는 했다만, 모든 선배들이 그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3학년이 압박을 넣어서 어쩔 수 없이 백유설을 혼내는 시늉을 할 수 밖에 없는 평민 출신의 2학년 생도 들도 상당히 많았다.
백유설은 그런 선배들을 귀신같이 눈치채고서, 29살의 사회경험을 통 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지를 캐치하여 아첨을 하였다.
그 어떤 귀족가 출신 자제들보다
더욱 레벨이 높은 처세술!
권세 있는 사람을 좇고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어 부귀에 아부하는 것 쯤이야 공사판부터 시작해서 중소기 업의 행정직까지 두루두루 경험해보 았던 백유설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 도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방은 고작 18살이지 않던가?
백유설은 그렇게 자신의 이미지를 서서히 닦아가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군.”
고작 평민 출신 1학년짜리 하나 제대로 솎아놓지도 못하다니. 쓸모
없는 놈들 천지였다.
그래도 상관없다.
스텔라 아카데미라는 공간은 한정 되어 있고, 결국 백유설이 할 수 있 는 일은 적을 테니까.
애드먼 자신이 직접 개입한다면, 백유설은 틀림없이 얼마 버티지 못 하고 자퇴할 것이다.
‘.••그런 버러지 하나 쳐내는 것쯤 은, 일도 아니지.’
어쩔 수 없이 파벌원을 직접 풀어 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도련님!”
동아리 부실의 문이 열리며 애드먼 의 추종자 한 명이 손에 신문을 들 고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아, 그래.”
매일 아침 신문은 꾸준히 보고 있 다. 마법 사회가 어떻게 홀러가는지 발 빠르게 파악하는 건 필수였기 때 문이다.
그런데 어째.
신문을 들고 온 소년의 표정이 굉 장히 창백한 게, 느낌이 좋지 않았 다. 어린 나이에도 어두운 정계를 어느 정도 경험해 보았던 애드먼이 었기에, 불현듯 직감하고 말았다.
‘느낌이 좋지 않다.’
애드먼은 어쩐지 가슴이 서늘해지 는 느낌을 받았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키고서 신문 을 향해 손을 뻗었다.
* * *
한편, 백유설은 결투 당시 소모형 아이템을 활용하여 전투하는 현장을 직접 영상으로 촬영하여 연금성으로 보냈다.
가장 기초 단계의 아이템일 뿐이었
지만, 마법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서 스텔라의 2학년 생도를 잠깐 이나마 압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성능은 충분히 증명되었다.
거기에 더해 각종 실험과 전문 마 법 전사들의 활용 영상을 더하여 알 테리샤 학파는 아이템의 실용성을 인정받아 마침내 신문의 한 면을 장 식할 수 있었다.
[연금술사 알테리人卜, 미래 마공학 신기술을 개발해 내다.]그리하여.
별구름 상회의 멜리안 또한, 그 영 상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아버ス], 그게 ‘아이템’이라는 건가 요?”
“그래. 신기하지 않니?”
별구름 상회장 멜리안은 자신의 딸, 젤리엘이 다가오자 따스하게 웃 으며 구슬 같은 것을 건네주었다.
“이것을 던지면, 전기 충격과 함께 약간의 마비 효과가 발생한다더구 나. 여성들의 치안 필수품으로 개발 해볼 생각이지.”
“괜찮네요.”
그녀의 눈동자가 푸르게 물들었다. [만물의 가치]를 통해, 저것의 가치 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흐음, 쓸만하네……
당장 저 물건의 가치는 낮았지만, 성장 가능한 한계치가 굉장히 높았 다. 즉, 저것이 가진 ‘연금마공학’이 라는 기술 자체의 가치가 굉장히 높 다는 의미였다.
“이런 아이템을 활용한 마법사들의 실전 전투를 촬영한 영상이란다. 너 도 보겠니?”
”재미있겠네요.”
그녀는 자신의 뾰족한 귀를 만지작
대며 영상을 흥미 깊은 눈으로 바라 보았다.
젤리엘 또한 하이 엘프로서 별꽃나 무 마법 학교에 재학 중인지라, 마 법 전사들의 전투에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영상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 하나.
”이건……
“아, 그렇지. 연금마공학의 공동 개 발자 중 한 명인 백유설이 직접 실 험 영상을 담았다더구나. 듣기로는 2학년 선배를 상대로 아이템만을 사 용하여 전투를 벌였다는데….”
“이거부터 봐요.”
젤리엘은 영상 녹화 수정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허공에 네모 난 창이 떠오르더니, 영상이 재생되 었다.
그러자, 흑색의 머리칼에 흑색의 눈동자를 가진 소년 한 명이 등장하 였다.
‘……어?’
그리고 순간.
젤리엘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말 았다.
,뭐야……?,
제아무리 영상 속에 기록된 무언가 라도 그녀의 특성 [만물의 가치]를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백유설의 가치 또한 당 연히 젤리엘의 눈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의 가치가, 보이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이 세상에 자신이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존재는 아버지를 제외하고 서는 아무도 없을 텐데.
만물의 가치로도 대상을 파악할 수 없을 때는, 단 두 가지의 경우밖에 없다.
대상이 사랑하는 존재이거나.
대상이 자신의 분석력으로는 측정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지의 가치를 지니고 있거나.
‘내가,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 니고 있다고?’
그 어떤 사람도 물건도 그녀의 눈 을 피해갈 수는 없다.
고대의 아티팩트와 보물조차도 모
두 가치가 존재했으며.
심지어 스칼벤 제국의 황제와 아돌 레비트의 국왕조차도 모두 공평하게 젤리엘의 눈에 가치가 보였다.
그런데 고작 스텔라의 생도 따위의 가치를 알아볼 수 없다니.
무지한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을 만나면, 호기심을 느낀다. 모르는 게 존재하는 건 당연한 진리 였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만나면 공포를 느낀 다.
그건,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 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젤리엘은 공포를 느꼈다.
“젤리엘? 괜찮니?”
“네, 네…?”
뒤늦게, 그녀는 자신이 식은땀을 심하게 흘리며 숨을 거칠게 내뱉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서둘러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젤리엘은 애 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에, 괜찮아요.”
“…아프면 말하도록 하거라.”
“정말로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
요.”
젤리엘은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었 다. 그래, 처음 보는 낯선 것에 잠 시 두려움을 느꼈으나…… 천천히 파헤치면 그만이다.
호기심.
그래, 공포라는 감정이 완전히 걷 히자 젤리엘은 난생 처음으로 호기 심을 느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미지의 무언가 를 알아내고자 하는 욕망.
그건, 젤리엘로서는 굉장히…… 낯 선 기분이었다.
어차피 조만간 백유설이 투자자 설
명회를 열겠다고 했으니, 직접 만나 보면 될 터.
’……그때, 정체를 파헤쳐주겠어.’
묘한 두근거림이, 그녀의 심장에서 요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