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guitarist RAW novel - Chapter 150
153화. 이 피크는 어디서든지 해줍니다 (3)
-너무해ㅠㅠ
얀데레좌의 도배가 멈췄다.
불법 프로그램이라도 돌리는 건지 채팅 속도가 진짜 장난 아니네.
지금 시대에는 유튜브에 도배 방지 장치 같은 게 없었나?
잘못 걸렸다간 뼈도 못 추릴 것 같다.
– 얀데레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들어오자마자 채금먹은거임?
– 채금아직안먹었어ㅠㅠ
– 에이트라 대인배네 ㅋㅋㅋ
– 빨기좌너무해얀데레금지라니이건너무가혹한처사야난더이상살아갈수가없어
– 따라하지마스페이스바없어?
– 없는데?
– 너빨기좌앨범몇개샀는데
– 80개
– 빨기좌에대한마음이그것밖에안되는거야?짭은짭이네
– 사실800개야오타났어ㅠㅠ
– 짭이랑 찐이랑 만났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 ㄹㅇ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이다
그냥 방송 좀 켰을 뿐인데 자기들끼리 막 치고받고 난리가 났다.
생방송은 이런 맛이 있구나.
반응이 실시간으로 다 보이는구나.
채팅이 엄청나게 빨리 올라온다.
시청자 1만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잡혔는데.
여러 의미로 대단하네.
“큼큼.”
에이트라가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서 아주 정갈한 목소리로 오프닝을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이트라입니다!”
– 에하
– ㅎㅇㅎㅇㅎㅇ
– 오랜만이에요
– 와 빨기좌도 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ㅃㅎ
– ㅃㅎㅂㅎㅂㅎㅂ
– 빨기좌 등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가 살다 살다 라이브로 빨기좌를 보게 될 줄이야
– …
-..
사람들의 호응은, 에이트라의 평소 방소보다도 훨씬 거셌다.
“네! 이번에는 특별 게스트 … 가 아니라 두 번째 채널주 기타리스트 김수재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에이트라는 카메라가 켜지면 제2의 인격이 튀어나오는 듯했다.
프로다운 모습이다.
난 프로 기타리스트긴 해도, 프로 방송인은 아닌데.
그러니 그냥 평소대로 해도 될 거다.
에이트라도 별말 없었고.
– 앞으로도 쭉 같이 나오나요?!
– 방송 자주 켜주세요 ㅠㅠ
– 지금까지왜안나왔어지금까지왜안나왔어지금까지왜안나왔어
“아뇨~ 이번에는 특별 출연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방송에 나왔을 때는 뭔가 있는 겁니다!”
“그렇죠! 몬가몬가 있는 거죠! 오늘은 몬가몬가 있음~”
아주 자연스럽게 오프닝 멘트를 치는 에이트라.
“디자인도넘나넘나이쁨~”
옆에서 듣고 있으니 몸이 좀 근질근질하네.
괜히 내가 다 창피해지는 기분이다.
저런 대사를 서슴없이 내뱉어야 진정한 방송인으로 거듭나는 건가?
역경과 고난의 길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에이트라는 아주 자연스럽게 트위드 재질의 기타 케이스를 카메라에 비췄다.
금색깔 메이커 마크가, 조명을 받아 반짝인다.
진짜 엄청 고급스럽다.
– !!!!!!!!!
– !!
– !!!
채팅창에 무수히 많은 느낌표가 갱신되기 시작했다.
-!!@#!@#!
-%!@$@!#
그외에 아랍어, 영어, 일본어, 각종 유럽언어 등등
아주 난장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에이트라는 그런 난장판에 전혀 굴하지 않고, 방송을 속행했다.
“저희가 이번에 100만 맞이했잖아요?”
테이블 가운데에 올려지는 골드버튼.
그리고 황금 기타를 받아드는 나.
“짜잔~ 그래서 구독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상품은 다들 예상이 가시죠?”
– 와…
– 와 상품이 저거임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100만 이벤트로 이런 거 뿌리는 사람 처음봄
에이트라는
척-!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골-든 기타를 연결했다.
이미 컴퓨터에는 앰플리튜브가 실행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제 치는 대로 기타 소리가 깨끗하게 송출이 될 거다.
진짜 준비성 하나만큼은 레전드다.
“상품은 바로 이 기타입니다! 100만 기념으로 아주 어렵게 구한 50주년 모델이에요. 갖고 싶죠? 갖고 싶죠?”
구독자 이벤트로 250만 원을 태우다니.
나는 손에 쥐고 있는 기타를 스윽 훑었다.
바디를 감싼 유광 골드 우레탄 도장은 물론이요, 모든 파츠가 금빛으로 번쩍인다.
금장 기타는 좀 부담스럽긴 한데.
그 부담스러운 맛이 또 매력적이다.
솔직히 내가 갖고 튀고 싶다.
– 주세요
– 제발주세요제발주세요
– 진짜 존나갖고싶다 ㄹㅇ 이렇게까지 갖고싶은 적은 처음임
에이트라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열심히 준비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듯했다.
“… 응?”
하지만 팬들이 이 기타를 갖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타가 고가라서, 금장이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 빨기좌 겨드랑이에 껴있었던 기타 ㄷㄷ
– 빨기좌가 사용한 중고기타ㄷㄷㄷㄷㄷㄷㄷㄷ
… 뭐지?
– 오늘 방송하는 동안 그거 계속 칠 건가여?
“아 … 네. 이걸로 방송을 진행할 예정 … 이긴 한데.”
-개이득
-ㄱㅇㄷ
-ㅋㅋㅋㅋㅋㅋ포상ㅋㅋㅋㅋㅋㅋㅋㅋ
-받으면 기타줄 안 갈아야지 ㅋㅋ
쓰나미처럼 채팅이 밀어닥치기 시작했다.
“아, 기타줄은 교환해서 드릴 예정 …”
– 하지마
– 하지말라고!!!!!!!!!!!!!!!!!
– 제발 그러지 마세요 ㅠㅠㅠ
반대의견도 폭풍우처럼 쏟아졌다.
에이트라는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상황 파악을 마친 듯했다.
“여러분들은 줄을 갈지도, 닦지도 않고 받기를 원하시는 건가요?”
그의 얼굴에 씨익, 비릿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네네네네네
-여윽시 에이트라는 뭘 좀 앎 ㅋㅋ
“방송 열심히 참여해 주시면 그렇게 할게요. 도배나 욕설하시면 바로 리페어샵에 풀 클리닝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표정에서 광기가 느껴집니다.
– 여윽시 에이트라 구독자를 가지고 놀 줄 앎 ㅋㅋㅋㅋㅋ
– 구독자를 협박하는 유튜버 ㄷㄷㄷㄷㄷ
– 장난이라도 제발 그러지 마세요 ㅠㅠ
“장난 아닌데요?”
–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 안돼애애애애애애앵
좀 기분이 이상하네.
이 사람들은 내 손땀이랑 손때랑 지문이 왕창 묻은 기타를 갖고 싶은 건가?
이 반짝반짝한 금빛깔 도장 위에 잔뜩 지문이 찍혀 있길 바라는 건가?
모르겠다.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다.
“그럼! 바로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이번 100만 이벤트는 총 두 가지를 준비했는데요… 그중 하나는 ‘빨기좌 커버 챌린지!’입니다!”
에이트라는 아주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커버 챌린지.
내 자작곡들을 커버해서 올리면 상품을 준다는 이벤트다.
기타를 못 치는 구독자들은 순간 실망스런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악기든 노래든 춤이든 심영물이든 상관없다는 소식을 듣고서 다시금 의욕을 불태웠다.
– ㅋㅋㅋㅋ100만 기타 딱대 ㅋㅋㅋ
– 입기타로 도전합니다.
– 리코더 갑니다.
– 어이 심영이
과연 어떤 영상들이 올라올까?
1위를 가리는 게 힘들기는 하겠지만, 너무나 기대된다.
이런 이벤트를 벌인 적이 없어서 더더욱 기대된다.
띠링 -!
스피커에서 경쾌한 알림음이 뿜어져 나왔다.
“tkfkdgo 님, 50만 원 슈퍼채팅 감사합니다!”
“가, 감사합니다!”
– 그냥팔면안될까너무갖고싶은데ㅠㅠ
… 띄어쓰기를 안 하는 거 보니 tkfkdgo가 얀데레좌구나.
근데 가만히 있어보자. 50만 원이라고?
채팅 한 번에 50만 원을 썼다고?
역시 얀데레좌는 엄청난 재력을 가진 아저씨가 아닐까?
이 정도 씀씀이인데 내 또래라는 건 진짜 말이 좀 안 되네.
“당연히 안 됩니다! 판매용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여러분들 많이많이 참가해 주세요! 아, 참가하시기 전에 우선 연주 들어주시고요!”
– 오
– 오오오오오오오!
– 설마사카
모니터 스피커에서 익숙한 피아노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블루 퍼플 바의 MR이었다.
역시 여기까지 왔는데 연주는 하고 가야겠지.
“어디 보자 피크가 ….”
“그냥 이거 쓰셔도 될 거 같아요. 다들 좋아하실걸요?”
“그런가요?”
“그럼요~”
나는 빨간 피크를 쥐고 블루 퍼플 바의 연주를 시작했다.
에이트라도 기타에 대한 지식이 꽤 있는 편이다.
내가 와우페달을 쓸 수 없다는 걸 미리 알아채고서, 오토 와를 걸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 진짜 한이 풀리네요 ㅠㅠ 서울은 시간없어서 못 가고 부산은 멀어서 못 갔는데
– 지방럽니다. 서러웠습니다 ㅠㅠㅠㅠㅠ
팬들은 부산, 서울에 찾아왔던 사람들만이 다가 아니었다.
묵묵히 나의 연주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어디든지 존재했다.
뭔가… 되게 가슴이 웅장해진다!
카아아아앙-!
나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블루 퍼플 바와 겨울 숲의 노래를 마쳤다.
– 더듣고싶다
– 뭐야 내10분 어디갔음 돌려줘요
– 이거 보고도 믹싱빨이니 뭐니 하는 놈들은 나가 죽어야 할 듯 ㅋㅋ
– 아직도 그런 말이 도나요?
– 돌더라구요 ㅋㅋ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어디서 돌기는 도나 보다.
뭐, 연주자인 이상에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 This is live? I can’t believe it.
– Trust him.
– He’s the best guitarist I’ve ever seen in Korea.
– YWM : FUCK yeha
“잘 들으셨나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 어떻게 저렇게 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의욕 꺾기 max
– 리코더로 조져 드리겠습니다.
에이트라는 챌린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회사에서 이벤트 참가용 MR도 받아온 모양이다.
원곡에 들어가는 거랑은 살짝 다른 버전이었다.
둥 !
화면속 우리 머리 위에 24:00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기한은 단 하루다.
하루 안에, 내 곡을 커버해서 올려야 한다!
– 빨기좌가 지금 쥐고 있는 피크는 뭔가요?
“이거요?”
알아봤구나.
역시나 팬들의 눈은 못 속이겠구나.
나는 밀려드는 질문을 대비하고 후우,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
“빨간 피큰데요?”
카메라 앞으로, 아주 당당하게 피크를 내밀었다.
– 어?
– 엥!?!??!?!!?
– 혹시 우승하면 그것도 주시나요????
“물론입니다.”
– 아니 이게 대체 무슨…
– ㅇㅁㄴㅇ?
– ㄴ…
-ㄴ…!
-ㄴㅁㄴㅇㅁㅇㄴ!
-$%#
뚝!
채팅이 멈췄다.
동시에 …
“터졌네?”
에이트라의 얼굴에 당황이 물들었다.
아주 초창기 때 빼고는, 나는 유튜브 스트리밍이 터지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다.
근데 터졌다.
매우 신기하면서도 희귀한 광경이었다.
“채팅창 잠시 멈출게요~”
에이트라는 급히 방송 복구를 시작했고, 나는 옆에서 멀뚱히 릭이나 후렸다.
레드 제플린 곡의 기타 솔로부터, 잉베이까지.
근데 … 슈퍼채팅은 고장이 안 난 모양이다.
“YWM님 10달러 후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Super chat : That’s a really nice music. Play some more! ‘◡’
잉베이를 아주 좋아하는 듯한 외국인도 후원을 해줬다.
YWM이라니. 아이디도 잉베이 약자다.
나이스한 곡이니까 더 치란다.
얀데레좌의 50만 원 후원의 임펙트가 너무 크긴 했지만, 10달러도 절대 적은 돈은 아니지.
1시간도 안 쳤는데 최저 시급 벌었잖아.
나는 적당히 팬서비스를 하는 차원에서 라이징 포스를 후렸다.
오른손의 컨디션을 완전히 되찾은 현 상태에서는 딱히 부담스러운 곡까지는 아니다.
뭐 잉베이 뉘앙스를 완전히 흉내 낼 수야 없겠지만.
“어 돌아왔다.”
채팅창이 복구됐다.
– 와 ㅋㅋㅋㅋㅋ 갑분라이징포스ㅋㅋㅋㅋㅋㅋㅋ
– 오늘 방송 진짜 전설이다.
– 에이트라님 제발 오늘 방송 지우지 말고 남겨주세요 나중에 듣고 싶어요 ㅠㅠ
“걱정 마세요! 연주영상은 꼭 편집해서 올릴게요~”
그럼 돈이 두 배네요.
역시 프로 유튜버야.
판단력이 아주 훌륭하기 그지없다.
에이트라는 입담을, 나는 연주를.
둘이서 힘을 합치니, 막힘 없이 매끄럽게 라이브 스트리밍이 진행됐다.
방송을 막 켰을 때는 시청자가 1만 명이었는데, 어느새 1.4만 명까지 불어나 버렸다.
보통은 시간 지날수록 시청자가 빠지는 게 정상 아닌가?
잘 모르겠네.
늘어나면 좋은 거겠지 뭐.
나는 계속해서 채팅창을 훑었다.
동시에, 아까부터 자주 올라오던 질문을 포착했다.
– 빨기좌 피크 다 모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제는 대답해야 할 때였다.
“아, 피크 7개를 다 모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묻고 계시네요~”
“그러고 보니…! 저도 참 궁금한데요. 어떻게 되나요?”
에이트라는 아주 살짝 긴장한 듯한 얼굴로 물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해둔 효과를 입으로 읊었다.
“이건 … ‘빨기좌 소환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