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17)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17화 일단락(117/355)
< 일단락 >
오하이오는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의 남쪽에 위치해있다.
대략적인 면적이 경기도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넓은 이곳은 당연히 쇼니족 혼자 점유하는 땅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세를 떨치고 있는 대표적인 부족은 체로키족으로 이들은 17세기부터 쭉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다.
그래도 누벨 프랑스는 이들을 직접적으로 밀어내려 하지는 않았다.
이들도 쇼니족처럼 7년 전쟁 때는 프랑스의 편에 서서 싸웠기 때문이다.
대신 쇼니족의 대표가 된 푸케신와를 보내 자신들에게 귀화하라는 제안을 보냈다.
체로키족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특히 현재 체로키족을 이끌고 전투에 앞장서고 있는 치유 간치니는 푸케신와의 설득을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동맹을 맺을 생각은 있지만, 백인들의 밑으로 들어가 알랑방귀를 뀔 생각은 없다. 우리는 이미 효율적으로 백인 놈들과 싸울 방법을 찾아냈으니.”
미국에게 드래깅 카누라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된 그는 연이은 승리로 한껏 기세가 올라 있었다.
“하지만 백인들은 전투에 이골이 난 자들입니다. 언제까지나 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면 곧 먹히지 않게 될 겁니다.”
“이미 남부의 무스코지족이 우리와 함께하기로 했다. 너희들이 백인에게 붙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싸움을 막지는 마라.”
“···일단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 건 아니니 현명한 결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푸케신와는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체로키족의 영역 바깥에서 머무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드래깅 카누는 좋을 대로 하라며 쇼니족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누벨 프랑스든 미국이든 웃기지 말라고 해라. 제까짓 것들이 뭐라고 이 땅을 자신들의 사유지 마냥 마음대로 한다는 말이냐.”
푸케신와는 예전의 자신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드래깅 카누의 모습에 쓴웃음이 나왔다.
물론 저 기개가 잘못됐다고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미국과 프랑스 양쪽을 전부 적으로 돌려봐야 흐르는 건 이쪽의 피일 뿐이다.
누벨 프랑스의 영역에서 그리 긴 시간을 보낸 게 아니었음에도 푸케신와는 이전보다 시야가 훨씬 넓어져 있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내다보였다.
그리고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불길한 예상은 현실이 됐다.
놀랍게도 선공을 한 건 미국이 아니라 체로키족이었다.
물론 체로키족 입장에서는 정당한 공격이었다.
그들은 비옥하고 넓은 토양을 자랑하는 켄터키 지역에 멋대로 정착하기 시작한 미국인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당연히 미국은 체로키족의 경고를 귓등으로 듣지도 않고 개척촌을 여러 개 만들었다.
이를 침략으로 받아들인 드래깅 카누는 동맹을 맺은 무스코지족과 함께 행동에 나섰다.
무려 1천명 이상의 전사들이 동원된 대규모 공격이었다.
그러나.
“이 미개한 인디언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려라!”
“멍청하게 알아서 기어 나오다니 주제를 모르는 새끼들!”
쾅! 쾅!
야심차게 공격을 개시한 체로키족을 기다리고 있던 건 화약이 폭발하는 소리와.
타타타탕!
죽음의 비를 뿌려대는 머스킷의 굉음뿐이었다.
“으아아아! 사, 살려줘!”
“도망가! 도망가!”
“이런 씨발! 죽어, 이 침략자 새끼들아!”
일부는 도망가고, 다른 일부는 죽음을 각오하고 돌격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제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삽시간에 자중지란에 빠진 원주민 연합군은 제대로 된 전투도 해보지 못하고 빠르게 무너졌다.
“당황하지 마라! 경계 건너편으로 도망가면 놈들은 쫓아오지 못한다. 사전에 계획한 대로 후퇴하라!”
드래깅 카누는 어깨에 총탄이 스쳤어도 개의치 않고 무너져가는 병사들을 수습해냈다.
전투 전에 이런 사태가 있을지도 몰라 미리 언질을 준 게 다행이었다.
어떻게든 패닉 상태에서 빠져나온 병사들은 다시 누벨 프랑스의 영역으로 돌아갔다.
“미국 놈들의 대응이 이상할 정도로 신속한데···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불현듯 푸케신와가 했던 경고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괜찮다.
이번에는 너무 정직하게 정착촌을 공격해 움직임을 읽혔을 뿐이다.
어차피 저들은 여기까지 침범하지 못하니 병력을 재정비하고, 남부로 빙 돌아가서 공격하면······.
“추장! 정찰병의 보고로는 미국 놈들이 우리를 쫓아 천천히 서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경 쓰지 마라! 어차피 놈들은 국경을 넘지 못한다.”
“아닙니다! 이미 경계를 넘어서 계속 일대를 수색 중입니다!”
“뭐라고!”
미국이 오하이오로 넘어오지 못할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드래깅 카누는 일순간 혼란에 빠졌다.
푸케신와는 설마 이런 사태를 내다보고 경고를 했던 것인가.
그렇다면 프랑스와 미국이 손잡고 남하하고 있다는 뜻.
양쪽에서 협공당하게 된다면 상황은 절망적이다.
“미국 놈들의 진로 상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대피시켜라! 그리고 북쪽으로 정찰병을 보내 누벨 프랑스의 군대가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
“예!”
“이런 제기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당황하는 와중에도 드래깅 카누는 나름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대책을 짜내려 했다.
문제는 미국의 움직임이 그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
조지 워싱턴은 산발적인 전투경험이 다인 원주민 추장들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사람이다.
소탕 작전을 결정한 순간부터 워싱턴은 각 주와 연계해 사방에서 일제히 병력을 몰아쳤다.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2500의 병력이 강을 건너 원주민 마을들을 수색했고, 펜실베니아에서도 2천 명의 정규군이 경계를 건너왔다.
삽시간에 30개 이상의 마을이 파괴되고 수백의 민간인들이 사살당했다.
심지어 살아남은 자들도 포로로 잡혀 노예로 팔려갔다.
“이런 개자식들!”
지금까지 했던 전투는 장난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거센 공세였다.
드래깅 카누는 남은 병력을 정비해 강기슭에서 매복 공격을 시도해 보았으나, 그마저 사전에 읽혀 역공을 당했다.
작정하고 전쟁에 임하는 미국의 국력은 이미 원주민 부족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북쪽에서 누벨 프랑스의 병력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보고가 도착했다.
결국 고작 2달 만에 체로키족은 더 이상의 항전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손에 사살당한 병사만 수백이요, 불타버린 가옥과 과수원은 헤아릴 수가 없었다.
원주민들을 숙청하는 미국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빗자루로 먼지를 쓸어내는 것처럼, 미국의 영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터전을 잃고 오하이오와 인디애나까지 밀려왔다.
아무리 가족과 땅을 지키기 위해 결사의 각오로 싸운다고 해도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너무 난다.
하나로 통합되고 영국과의 전쟁을 거치며 싸움에 익숙해진 미국의 군대는 이전과는 수준이 달랐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압도적인 힘의 열세에 밀려 나온 원주민들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패배감과 공포감이 심어졌다.
드래깅 카누는 그렇게 쫓겨난 이들을 규합해 마지막 대항전을 치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누벨 프랑스의 군대까지 당도하면 모두에게 남은 건 죽음밖에 없습니다. 크리스티앙 왕자는 누벨 프랑스의 국민이 되고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면 우리의 안전을 보장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푸케신와는 피난 온 원주민들과 접촉해 설득을 시작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 입에 발린 말만 하고 우리를 노예로 삼으려는 생각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이미 저희만이 아니라 여러 부족이 프랑스에게 붙기로 했고, 실제로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누벨 프랑스는 미국과는 다릅니다.”
“···그래 봐야 같은 백인들인데······.”
“우리 원주민들도 다 같은 원주민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당장 몇 년 전만 해도 그들끼리 치고받고 싸웠고요.”
크리스티앙은 사전에 확실하게 주의를 주었다.
가장 먼저 제안을 받아들이는 부족들은 이로쿼이 연맹이나 쇼니족과 동등한 대우를 해준다.
그리고 조금 늦었어도, 군대가 도착하기 전에 굽히고 들어오는 자들은 의회에 자리를 주지는 않아도, 강제 이주는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누벨 프랑스의 군대가 도착한 뒤에 편입되는 이들은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될 것이고, 시민권도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무기를 놓지 않은 이들은 부족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즉,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푸케신와와 쇼니족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설득을 이어나갔다.
다행히도 미국의 군대에 호된 꼴을 당한 원주민들은 상당수가 누벨 프랑스의 밑으로 들어가는 걸 택했다.
옆에서 지우개처럼 사람들을 쓸어버리며 전진해오는 자들의 압박감이 무시무시했기 때문이다.
한 부족이 이탈하자 도미노처럼 다른 부족들도 일제히 누벨 프랑스에게 붙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무리 결사항전을 해보려 한들 따르는 사람이 부족하면 자살돌격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굴하지 않는다! 침략자들의 밑에서 살아가느니 영혼이 되어서라도 침략자들을 저주하겠노라!”
그 와중에도 드래깅 카누처럼 끝까지 굴하지 않는 자들은 있었다.
푸케신와는 마지막까지 설득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결국 마지막 순간은 무정하게 찾아왔다.
“시간은 충분히 주었다.”
그 선언을 끝으로 누벨 프랑스는 오하이오와 인디애나에서 더 이상의 원주민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드래깅 카누가 이끌던 최후의 전사들은 해일처럼 밀어닥친 미군에 의해 쓸려나갔다.
이 전투를 끝으로 누벨 프랑스령 인디애나와 오하이오, 미국령 캔터키에서 대규모의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어지간한 유럽의 국가보다 더 넓은 이 광대한 영토가 잠잠해지는 데에는 고작 반년도 채 걸리지 않은 것이다.
물론 산발적인 전투는 가끔씩 일어났고, 개척이 완료됐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개척촌이 생기는 속도는 한층 탄력이 붙었다.
훗날 대 개척 시대라고 불리는 양국의 영토 확장은 이렇게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
······일이 잘 풀리는 것과 별개로 요즈음 토론토의 관청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회의가 열리는 정도를 넘어 하루 24시간 중 회의가 있는 날이 아닌 날보다 많았으며, 내가 굳이 눈치를 주지 않아도 퇴근하지 않는 이들이 줄을 섰다.
행정 시스템을 처음부터 새로 세워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쉬면서 일해야 하지 않아요?”
내가 사흘 만에 침실로 돌아오자 마리가 건넨 걱정 어린 말이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상태가 어떤지는 훤히 예측이 됐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부하들이 밤낮으로 애쓰고 있는데 내가 쉬러 갈 수는 없잖아요.”
“아니···당신이 가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이 퇴근하지 못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가?”
설마 나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연구실에서 나가지 않고 무언의 압박을 주던 교수 같은 사람이 되어버린 건가.
“그럼 시험 삼아서 내일은 일찍 돌아갈 거라고 말해봐야겠네요.”
“그게 좋아요. 어제 제가 슬쩍 살펴보러 가봤는데···라부아지에는 눈 밑의 검은 기미가 턱까지 내려왔더라고요. 그러다가 사람 진짜 죽는다니까요?”
“···사전에 분명 경고를 했다니까요. 네가 선택한 신대륙이니 악으로 깡으로······.”
“못 버틴다고요.”
생각보다 단호하군.
어조를 보니 조금 언짢은 기색도 느껴졌다.
솔직히 최근 1달은 마리와 함께 있었던 날이 일주일에 하루 있을까 말까 했으니 화가 났을 법도 하다.
특히 여기는 파리와 달리 한적하고, 살롱 같은 교류회도 적었으니 오죽 심심했겠는가.
지금은 한창 프랑스에서 오고 있는 이민자들의 행렬까지 겹쳐서 정신이 없는 것도 있었으나, 앞으로도 쭉 이럴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약속은 하지 않는다.
대신 프랑스에서 도착한 서한을 꺼내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
“어제 일이 너무 바빠서 못 봤는데 형님에게서 편지가 왔더군요. 저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 한 번 같이 읽어볼까요?”
“그러세요.”
마리가 의자에 등을 기댔다.
가늘게 눈가를 좁히는 그녀에게서 슬쩍 시선을 돌린 나는 소리 내어 편지를 읽었다.
앞부분은 대부분이 자질구레한 신변잡기였고 본론은 중간 이후로 이어졌다.
-순조롭게 개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인디언 중 순종적인 이들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네가 하는 일이니 의심 없이 믿고 맡기는 게 옳다고 하고 있다. 할아버님께서도 누벨 프랑스는 너의 소관이니 할 말이 있으면 너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라고 하셨고.
역시 내가 파리에 없으니 슬슬 잡음이 생기는 건가.
늦어도 내년 중으로 한 번 돌아갈 일정을 잡아야겠다.
-그나저나 최근에 할아버님께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부쩍 하셔서 걱정이 크다. 이제 곧 연세가 70이 되시니 항상 건강하실 수는 없겠지만······.
거기까지 읽은 나는 잠깐 편지를 든 채 그대로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마리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뒷부분의 내용을 대충 눈으로 훑은 나는 서신을 접어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아무래도 밤낮없이 일한 관료들에게 휴가를 줄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네요.”
마리가 복잡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온 소기의 성과는 이미 달성했고, 이쪽이 없어도 몇 달 정도야 잘 굴러갈 테니 오히려 괜찮은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나는 즉시 라부아지에를 호출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잡혀 있던 공식적인 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아무래도 잠깐 파리로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 일단락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