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25)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25화 소년의 꿈(125/355)
< 소년의 꿈 >
며칠 간 더 지켜본 결과 나폴레옹의 재능은 진짜라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세상에, 그 아이 정체가 뭡니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마주 앉아서 차를 기울이던 브리엔 백작의 관심 역시 온통 나폴레옹에게 가있는 듯했다.
“학교장, 그 나폴레옹이라는 아이가 코르시카 출신이라고?”
“그렇습니다.”
자신의 집무실에서 자리에 앉지 못하고 한쪽에 서있던 학교장은 직접 나폴레옹의 인적사항이 담긴 자료를 가져다주었다.
“나폴레옹은 무려 왕자 전하께서 직접 추천서를 써주신 학생입니다. 솔직히 이유를 몰랐는데 이번에 벌써부터 교사들의 칭찬이 자자하더군요.”
“여억시! 왕자 전하십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어린아이의 재능을 미리 꿰뚫어 보시고 이렇게 미리 안배를 해두셨습니까. 전 나폴레옹이라는 학생의 능력보다 전하의 신통력이 더 신기하네요.”
“능력이 있는 자는 그만큼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게 내 철칙일세.”
나폴레옹은 생각보다도 빠르게 더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아마 나의 비호를 받는 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덕분에 교사들의 관심도 그만큼 집중되었기 때문이리라.
원래 시골에서 온 배경도 없는 소년이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하면 자연스럽게 무시당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사관학교에서 나폴레옹을 무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프랑스의 최고 실권자가 후원자로 있는 학생을 감히 누가 무시하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나폴레옹의 천재성이 더 빠르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 소년은 참으로 운도 좋습니다. 재능이 있어도 환경적인 문제로 꽃을 피우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왕자 전하께서 이렇게 구제를 해주셨으니 말입니다.”
“아니. 아마 그 정도의 천재라면 혼자만의 힘으로도 충분히 올라왔겠지. 내가 한 건 그저 조금 더 빠르게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뿐.”
“왕자 전하께서는 그 아이를 정말로 높게 평가하고 계시는군요.”
당연하지. 다른 누구도 아니고 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인데.
원역사에서도 프랑스의 황제까지 올라간 인물이니 가만히 놔둬도 저 구름 위까지 올라갈 거라는 내 말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나 때문에 오히려 더욱 높이 올라가지 못하게 될 테니, 무조건 운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으려나.
하지만 적어도 파멸의 운명을 맞이할 일은 없을 테니 그 점에서는 감사의 인사를 받아도 되겠지.
“어쨌든, 브리엔 백작과 학교장은 앞으로도 저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도록.”
“이를 말씀입니까. 저 아이를 그 누구보다 훌륭한 졸업생으로 만들어 파리의 사관학교에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파리에서 브리엔까지는 거리가 거리인만큼 내가 직접 살펴줄 수가 없으니 자네만 믿고 있겠네. 물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면 내 자네의 공을 잊지 않도록 하지.”
원하는 대답을 들은 브리엔 백작의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올라갔다.
그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넙죽넙죽 고개를 숙였다.
“저야 왕가를 향한 충심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이 마음만 알아주셔도 저로서는 더 할 나위가 없사옵니다. 대가라니, 저는 그런 건 추호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 원한다면 베르사유에 자리를 만들어 주려 했는데 자네가 원치 않는다면······.”
“온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하겠나이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제 양자로 들이시라고 하면 기꺼이······!”
“아니, 그 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냥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게만 해주게. 그리고 원하는 책이 있다면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해주고. 너무 과한 혜택을 주면 오히려 게을러질 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나폴레옹은 유년사관학교를 조기졸업하고 파리로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파리에서 정식 사관학교까지 졸업하게 되면 바로 누벨 프랑스로 데려가 실전 경험까지 쌓게 해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경험을 쌓게 해주면 더욱 더 완성도 높은 전략전술의 귀재로 자라날 터.
그때가 온다면 내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마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아니, 오히려 유일한 약점이 최고의 강점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시간이 됐을 텐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오라고 했으니 지금쯤 오고 있을 겁니다.”
학교장이 초조한 얼굴로 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파리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있는 상황이라 언제까지나 여기 머물 수는 없다.
그래도 돌아가기 전에 나폴레옹과 한번쯤 말을 섞어보고 싶었기에 마지막으로 시간을 냈다.
아마 이곳으로 오고있는 그쪽도 긴장으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 역시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사실 나폴레옹은 인격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까지 존경스러운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한 면이 남아있는 어린 시절의 그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과연 나폴레옹은 어떤 얼굴로 저 문을 통해 들어올까.
나는 오랜만에 밀려오는 기대감을 즐기며 굳게 닫혀 있는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
-왕자 전하께서 파리로 떠나시기 전 너를 보고 싶다고 하신다. 즉시 학교장실로 오도록.
수업이 끝나고 교사가 건넨 한 마디에 나폴레옹의 머리가 하얗게 물들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는 어느새 학교장실의 문 앞에 서있었다.
여기까지 어떤 생각을 하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반드시 찾아 뵙고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이 나라의 정점에 군림하고 있는 왕족이다.
그것도 보통 왕족이 아니라 프랑스의 제 1귀족, 가장 고귀한 귀족이라는 칭호를 지닌 오를레앙 공작이었다.
반면 자신은 본토에서 저 멀리 떨어진 시골 변두리의 하급 귀족의 자식이었다.
물론 왕자가 넓은 마음으로 자신을 후원해 준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만나달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조금 잘 대해줬더니 주제넘게 나댄다는 인상을 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데 설마 저쪽에서 먼저 대화를 하자고 부를 줄이야.
“후우···후우······.”
진정하자.
나폴레옹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며 문고리를 잡았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다.
일단 지금 확실한 건 왕자는 확실히 이쪽에게 호감이 있다는 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황상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덕분에 예상과는 다르게 사관학교에서 텃세에 시달리는 일 따윈느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 그런 기미가 있었으나 첫 수업을 기점으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히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후원자가 크리스티앙 왕자라는 소문이 돌자마자 자신에게 굽신거리는 귀족들마저 생겨났다.
심지어 몇몇 귀족들은 아예 자신의 본가에까지 선물을 보내 환심을 사려 했다.
어린 나폴레옹으로서는 어떨떨할 수밖에 없는 환경의 변화였다.
그래. 일단은 문을 열고 들어가서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더욱 노력하겠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다는 말을 하자.
왕자가 뒤를 봐준다면 브리엔이 아니라 파리에 가서도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을 테니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마음을 가다듬은 그는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자리에 앉아 있지도 못하고 서있는 학교장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이인 브리엔 백작과 그조차 쩔쩔매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오를레앙 공작이 앉아 있었다.
“왕자 전하를 뵙게 되어 생에 다시 없는 영광입니다! 위대한 프랑스 왕실에 영광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괜찮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부른 거니까. 학교 생활에 별 문제는 없느냐?”
“예! 전하의 배려 덕분에 편안하고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너 같은 인재가 잘 성장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이 루이 크리스티앙이 해야할 일이니.”
왕자는 정말로 별거 아니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어린 나폴레옹에게는 그런 모습조차 굉장히 멋지게 보였다.
신분이나 출신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중시하고 키워주는 것.
이거야말로 나라를 이끄는 왕족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 아닐까.
감동에 젖어 있는 나폴레옹에게 왕자의 자상한 말이 이어졌다.
“학교장에게 들어서 알고 있겠지? 너는 이 브리엔 사관학교는 물론 파리 사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액장학금이다. 이 내가, 그리고 프랑스가 너에게 기대하고 있음을 잊지 마라.”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쩐지 그 의미를 알 것만 같았다.
아무리 내색하지 않으려 해도 격동으로 몸이 조금씩 떨렸다.
“나도 일이 많이 밀려 있어서 그리 오래 머물수는 없겠구나. 혹시 내게 묻고 싶은 게 있느냐?”
“저기 그게······.”
여기서 헤어지면 앞으로 최소 몇 년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이다.
나폴레옹은 용기를 내서 계속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문을 입밖으로 꺼냈다.
“왕자 전하께서는 제 무얼 믿고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겁니까?”
“말하지 않았나. 재능이 있는 아이는 그만큼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전하께서는 제가 이 학교에 들어오기도 전부터 손을 써주시지 않았습니까.”
“너에게 군사적으로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는 것뿐이다. 물론 나라고 바로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지. 그래서 너의 진가를 확인해 보기 위해 며칠 간 이곳에 머무르며 지켜봤던 거다.”
크리스티앙 왕자는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내가 너를 지원하기로 한 건 코르시카도, 너의 아버지 때문도 아니다. 순수하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는 사람의 장래가 기대 됐기 때문이다.”
“제가···정말로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 겁니까?”
“너에겐 그럴만한 재능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도 자신을 과신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저 범재로 끝나버리겠지. 부디 내 기대가 실망으로 끝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구나.”
“최선을 다해 왕자 전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렇게까지 은혜를 입고 부응하지 못한다면 이건 남자가 아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속에서 끓어넘치는 기분이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말해보아라.”
“예. 전하.”
마음을 굳힌 나폴레옹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만약···제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적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한다면······.”
“졸업한다면?”
“왕자 전하의 눈길이 닿는 곳에서 군을 이끌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터무니없어 보일지도 모르는 어린 소년의 치기 어린 꿈일지라도.
나폴레옹은 그걸 굳이 입 밖으로 꺼냄으로서 자신의 결심을 확고히 다졌다.
“군인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가고 싶습니다.”
브리엔 백작이나 학교장은 살짝 고개를 돌리고 웃었다.
코르시카 촌동네 출신이 왕자의 눈에 들었다고 너무 과한 꿈을 꾸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어린 그의 눈에도 확실히 보였다.
하지만. 루이 크리스티앙은 어떤 비웃음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진지하게 그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약속하마. 너의 능력이 그 중책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면.”
그저 꿈 많은 소년을 격려하기 위해 대강 던진 말일 수도 있겠으나, 아니 필시 그런 거였을테지만.
나폴레옹은 자신을 격려해주고 떠나는 크리스티앙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언젠가 반드시, 저 사람의 옆에 나란히 설 수 있는 군인이 될 것이다.
왕자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자신의 행보로 증명해 보이리라.
< 소년의 꿈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