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26)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26화 조각은 전부 모였다(126/355)
< 조각은 전부 모였다 >
“이런 개같은 꼴통 군대. 드러워서 때려치든 말든 해야지.”
니스 출신의 평민 앙드레 마세나는 오늘도 밀려오는 스트레스와 싸우는 중이었다.
“지가 귀족이면 다인가? 인맥빨로 내려온 대대장 주제에 겉멋만 잔뜩 들어서는.”
마세나는 상점을 경영하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6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죽고, 재혼한 어머니는 그를 친척집으로 보내버렸다.
결국 혼자 힘으로 살아남아야 했던 그는 13세가 되던 해에 상선에서 일하며 17살까지 버텼다.
그 후 곧바로 프랑스군에 입대한 그는 현재 부사관으로 이탈리아 근방의 연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
전장을 한 눈에 파악하는 직관력과 부하들을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한 그는 누가 보아도 지도자의 상이었다.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 자라면 조금만 함께 일해 봐도 그가 얼마나 탁월한 능력을 지닌 군인인지 잘 알았다.
전 유럽을 뒤져도 앙드레 마세나만큼의 군재를 갖춘 이는 찾기 힘들었다.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람이 없는 이 재능 덕분에 짧은 시간에 부사관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천재도 지금은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한쪽 날개가 꺾인 미완의 대기에 지나지 않았다.
“후···이런 씨이발. 때려치고 싶어도 돈이 좀 모여야 그만두든 말든 할 텐데.”
현재 프랑스의 제도로 평민은 정식 사관이 될 수 없다.
부사관까지 가는 것만 해도 상당한 명예였지만 마세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장 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대장이 된 빌어먹을 귀족 놈에게 오늘도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탈탈 털렸기 때문이다.
군대의 군자도 제대로 모르는 놈이 뭘 안다고 그렇게 잘난척을 하는지.
성질 같아서는 그대로 다 엎어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무엇보다 서글펐다.
“어차피 장교가 될 수도 없는데···계속 여기 붙어 있는 게 병신이지.”
앞으로 대충 10년쯤 일하면 다른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은 모일 테니 그때까지는 더러워도 여기서 버텨야 한다.
어째서 자신은 귀족의 자제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딱히 권세 있거나 부유한 가문이 아니었더라도 좋다.
그냥 간판만 귀족인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최소한 장교는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면 능력으로 입증해 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 테고, 이렇게 궁상맞은 고민 따위는 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
별 수 있는가.
돈이라도 많은 부르주아라면 모를까 자신 같은 소시민은 돈으로 신분을 살 수도 없으니 평생 이렇게 살 수밖에.
그렇게 화를 삭이는 와중 소대장이 급하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마세나, 대대장님이 급하게 찾으신다.”
“···정찰 건이라면 이미 아침에 신나게 깨졌습니다.”
“아니, 그거 말고 다른 용무가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나게 당황하신 눈치던데?”
“알겠습니다. 바로 가보겠습니다.”
이번엔 또 무슨 지랄을 하려고 그러는 걸까.
무거운 발걸음으로 대대장을 찾은 마세나는 막사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뭔가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그도 그럴 게 대대장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독대한 적도 없던 연대장까지 심각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까닭이다.
“오오, 왔는가? 마세나. 기다리고 있었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바로 오지 못한 점 송구······.”
“아니, 아니.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말게. 자네와 나 사이 아닌가? 하하하!”
누구와 누구 사이?
부사관이 된 뒤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대대장의 자상한 말투에 소름이 쫙 돋는다.
이 인간이 뭘 잘못 처먹기라도 했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혹시 연대장이 있으니 괜히 좋은 상관인척 연기를 하는 걸 수도 있다.
여기서 또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르니 일단은 분위기를 살피기로 했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
“문제는 무슨! 자네가 평소에 얼마나 관리를 잘해주고 있는지 내가 잘 아는데 문제가 생길 리가 있겠나. 오늘은 다름 아니라 중앙에서 자네를 찾는 연락이 왔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 걸세.”
“중앙에서 저를?”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연대장이 어안이 벙벙한 마세나에게 직접 서신 한 장을 건넸다.
거기에 찍혀 있는 왕실의 인장을 본 마세나의 입이 떡 벌어졌다.
“중앙이라는 게···베르사유를 말씀하시는 거였습니까?”
대대장이 소름이 끼칠 정도의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것도 정확히 앙드레 마세나 자네를 지목했네. 거참, 자네도 참 짓궂다니까. 아니, 크리스티앙 왕자 전하와 연줄이 닿아 있었다면 진즉 말해주지 그랬나.”
왕자와 연이 있다는 게 무슨 또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가.
자신은 왕자는커녕 동네 유지와도 안면을 트지 못한 허접한 평민 출신인데.
그러나 연대장에게 건네받은 서신의 내용을 확인한 순간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충격이 전신을 내달렸다.
-앙드레 마세나를 누벨 프랑스 일리노이 주둔군의 장교로 임명한다.
“제가···장교로?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정규군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누벨 프랑스의 군대는 크리스티앙 왕자 전하의 소관이니 그분께서 자네를 지명했다면 당연히 가능하겠지. 전투에서 공을 세우면 귀족의 작위까지 내려주시겠다고 하니 보기 힘든 엄청난 특혜인 건 맞지만.”
머나먼 신대륙까지 가야하지만 꿈에도 그리던 장교가 될 수 있다.
거기에 공을 세운다면 귀족의 작위까지 내려주겠다는데 그 어디인들 못갈까.
그런데 대관절 갑자기 어째서?
프랑스의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이 자신이란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아는 것부터가 신기한데 이렇게 출세의 기회까지 준다고?
이 당연한 의문이 마세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왕자 전하께서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까? 어째서 저를 지명하셨는지 그 이유를 적어두셨다든가······.”
“그냥 자네의 준비가 끝나는 대로 파리의 튈르리 궁으로 오라는 전언이 끝이었네. 거기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시겠다고 하시더군.”
그런 거였군.
마세나는 돌아가는 상황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현 프랑스의 최고 실세인 크리스티앙 왕자는 자신을 눈여겨 보고 있다.
그 중간 과정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으니 누가 보더라도 사적인 친분이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대대장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도, 연대장이 여기까지 직접 온 것도 혹시라도 내가 왕자에게 불만을 늘어놓을까 걱정해서였으리라.
다른 왕자라면 몰라도 루이 크리스티앙은 일반적인 왕족이 아니다.
루이 15세의 아래에 있는 육군 원수 34명 중 상당수가 그를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네사, 내 자네에게 지금가지 엄하게 대한 건 다~자네의 재능을 알아보고 더욱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키워주기 위해서였네. 내 진실 된 마음을 자네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일세.”
“예. 물론 알고 있습니다.”
키워주기는 개뿔.
무능력이란 개념이 형상화됐다고 봐도 좋은 자가 대체 누굴 키워준다는 소리를 씨부리는 거야.
속이 뒤틀리긴 했어도 마세나는 최대한 평온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제가 여기까지 클 수 있었던 것도 다 대대장님께서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압니다.”
“암암, 역시 알아주는구만! 왕자 전하께 가서 우리 부대가 얼마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 좀 말해주게.”
왕자가 자신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경거망동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마네사는 들뜨려는 마음을 죽이고 정중하게 경례를 올렸다.
뭐가 됐든 구질구질한 삶에 기적처럼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이 천금같은 기회를 헛된 일로 만들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파리든 신대륙이든 아무곳이라도 상관없다.
자신의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내고 정당한 평가를 받아볼 수만 있다면.
※※※
프랑스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를 가든 보통 시골 촌락의 모습은 비습하다.
복잡한 도시와 다르게 오늘이 어제와 그다지 다르지 않고, 내일도 딱히 달라질 건 없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그런 시골에도 최근 이색적인 일들이 여럿 일어나고 있었다.
제르에서 마부의 아들로 태어난 장 란은 갑작스레 찾아온 귀족들의 방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염색공의 도제로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던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전액 장학금을 약속받고 근처의 유년 사관학교로 진학하게 됐다.
장 란의 아버지는 혹시 사기가 아닐까 했지만, 무려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가 그 귀족들의 신원을 보증해주기까지 했다.
“저기···저는 그저 마부의 아들일 뿐인데 어째서 제가 이런 지원을 받게 된 겁니까?”
이 믿기지 않는 행운에 얼떨떨해하는 장 란에게 귀족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너는 위대한 프랑스 왕국의 제 1귀족, 오를레앙 공작께서 직접 선택하신 아이다. 앞으로 오를레앙 장학재단이 너와 너의 가족들의 삶을 책임져줄 테니 최선을 다해 전하의 은혜에 보답하거라.”
“···왕자 전하께서 직접······?”
장 란은 자신의 인생에 다시없을 기회가 왔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행운을 거머쥔 이는 비단 그만이 아니었다.
로트 주 라바스티드포르튀니에르에서 여관 주인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님의 일을 돕던 조아킴 뮈라 역시 같은 경험을 겪었다.
이후 전 유럽에서 둘도 없을 최고의 기병대 지휘관으로 손꼽히게 될 그는 오를레앙 장학재단의 도움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도 신분의 한계 때문에, 혹은 가문이 기울어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이 오를레앙 장학재단의 도움으로 아이를 사관학교나 명문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소식은 왕실의 다른 인물들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됐다.
“요새 갑자기 자선사업에 힘쓰고 있다며?”
오랜만에 함께 차를 기울이던 오귀스트가 별 대수롭지 않은 어조로 물었다.
“형님께서도 들으셨습니까?”
“요새 오를레앙 공작이 희한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귀족들이 있어서 말이야. 갑자기 평민들을 수집하는데 재미라도 들렸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네요. 평민만이 아니라 귀족들도 모으고 있는데.”
내가 인재를 모으고 있는 방법은 현재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이미 성인이 된 즉시전력감을 포섭하는 것.
이미 군인으로 활동 중인 마세나를 데려온 게 그 예였다.
앙드레 마세나는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의 26인의 원수 중 군사적인 재능만이라면 최고라고 평해졌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출세길이 막힌 불운한 남자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평민 출신 군인들을 끌어들이는 건 솔직히 쉬웠다.
그냥 능력에 맞는 자리를 주겠다고 하고 귀족 작위와 함께 장교직을 주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이다.
당장 마세나도 대대장의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그 자리에서 충성을 맹세했다.
하지만 이미 장교의 자제인 이들을 구워삶는 건 좀 더 수고가 많이 들었다.
최고의 참모장으로 손꼽히게 될 알렉상드르 베르티에 같은 인물은 좀 더 훌륭한 미끼를 준비해야 했다.
그래도 시간문제였을 뿐.
프랑스의 최고 실세인 내가 직접 수족으로 삼아주겠다고 하는데 끝까지 거절하는 이는 없었다.
이렇게 나이가 찬 이들은 누벨 프랑스로 보내 실전 경험을 풍부하게 쌓으며 원역사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깔아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폴레옹이나 장 란, 뮈라처럼 아직 나이가 차지 않은 유망한 인재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오를레앙 장학재단이라는 기관을 만든 진짜 이유는 바로 이를 위함이었다.
재단은 조직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을 스카우트해서 착실하게 교육하는 중이었다.
“제가 찾아낸 아이들은 모두 프랑스에 큰 도움이 될 재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나중에 형님의 치세에서 그 진가를 드러낼 겁니다.”
“···단순한 자선사업이 아니라 나를 위한 안배였다고?”
“그렇지 않다고는 못하겠죠. 지금 고관들은 대다수가 형님과 제 사람이 아니라 폐하의 사람입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미리 준비를 해둬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구나···확실히 그렇지.”
뭐 결과적으로 내가 잘되는 게 오귀스트가 잘 되는 거였으니 이건 절대 거짓말이 아니다.
내 말을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인 오귀스트는 결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앞으로 누가 뭐라고 해도 나도 네 편을 들어줄 테니 마음 놓고 팍팍 밀어붙이도록 해. 뒤에서 이상한 말을 하는 귀족들은 내가 책임지고 잘라 주지.”
“감사합니다. 형님께서도 편을 들어주신다면 저도 든든하죠.”
아무리 나라고 해도 평민들에게 귀족 작위를 마구 뿌리고 다니는 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왕태자가 동조해준다면 그것도 이야기가 달라진다.
흡족한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며 와인 한 병을 더 따려던 찰나, 급하게 들어온 데옹이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전하.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이 급히 전하를 뵙길 청한다고 합니다. 시종의 말로는 화가 난 기색을 애써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제퍼슨? 하긴 이제 진짜로 올 때가 되긴 했지.”
사실 진즉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조금 늦은 감도 없잖아 있다.
나는 유유히 잔에 와인을 따르며 데옹에게 메모지를 한 장 건네주었다.
“오늘은 왕태자 전하와 식사 약속이 있으니 내일 궁으로 오라고 이르도록.”
< 조각은 전부 모였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