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32)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32화 전쟁은 기다리고 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132/355)
< 전쟁은 기다리고 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 >
흡족하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광경을 구경하는 재미는 그 어떤 명작 영화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루이지애나 양도 조약을 체결하겠다고 온 제퍼슨은 비장하기 짝이 없는 표정이었다.
딱 회의실의 입구 앞까지만.
“왕자 전하, 차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하하하!”
“청에서 직접 공수한 일급품이니까.”
“이 소식을 들은 애덤스의 표정이 어떤지 직접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미국에는 뭔가 세기의 협상처럼 보도가 됐지만 사실 이미 사전에 합의문이 전부 작성되어 있었다.
아마 지금쯤 이미 협약 체결 소식이 미국에 당도했을 것이다.
그것도 그 연방주의자들이 어깃장을 놓을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루이지애나에 이어 플로리다까지 판매하신다니 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플로리다는 애초에 우리가 유지가 불가능한 땅이니 빠르게 처분할 생각이었네.”
“덕분에 애덤스를 공격할 아주 좋은 구실이 생겼습니다. 아니, 이제 공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저와 차이가 많이 벌어졌을 겁니다.”
“내 말하지 않았나. 차기 대통령은 자네 외에는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고.”
프랑스가 루이지애나를 판매한 가격은 단순히 금전으로만 보면 누가봐도 헐값에 넘긴 수준으로 저렴했다.
현대였다면 무슨 동영상 파일이라도 갖고 있냐는 말이 나왔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방적으로 손해만 보고 판 건 아니다.
현 시대에서 루이지애나의 강점은 역시 멕시코 만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다.
나는 이 지역을 파는 대가로 미시시피 강의 수운을 이용한 물류 수송에서 상당한 양보를 얻어냈다.
어차피 미시시피 강의 상류는 이쪽의 영역이었으니 미국 입장에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루이지애나를 이렇게 신속하게 팔아버리면 에스파냐에서 불만을 표시하지 않겠습니까?”
“에스파냐가? 지네가 그러면 어쩔건데.”
지브롤터를 가지고 있는 이상 에스파냐는 어차피 영원히 영국의 편에 설 수 없는 입장이다.
즉, 영국에게서 지브롤터를 지키고 싶다면 무조건 이쪽의 손을 잡고 있어야 한다.
신대륙의 누에바에스파냐 전체를 잃는다고 해도 절대로 사수해야 하는 곳이 바로 지브롤터 유역이기 때문이다.
“지브롤터를 에스파냐가 점유하도록 한 게 대단한 한 수였군요. 사실상 에스파냐를 프랑스에 메여있게 만들어버렸으니······.”
“그렇지. 어차피 우리가 차지했어도 이쪽 단독으로는 영국을 막을 수 없을 테니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었네. 시야가 좁은 이들은 이쪽이 차지했어야 한다고 거품을 물었었지만 뭐든지 상황은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법.”
이 계획을 짜낸 호세 모니노는 지금쯤 뒤통수를 망치로 한 대 두들겨 맞은 심정이겠지.
하지만 자신이 계략을 꾸몄으면 그대로 돌려받을 각오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자신이 나보다 모자랐으니 어쩌겠는가.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지 딱히 답이 없다.
만약 이걸로 앙심을 품고 뭔가 뒷공작을 더 벌이려고 든다면?
그러면 처내버리면 그만이다.
“에스파냐도 이번에 한 번 데였으니 섣불리 뭔가를 더 하지는 않겠지요. 그나저나 루이지애나를 받아서 일단 한숨 돌리긴 했지만 앞으로 일을 생각하면 여전히 걱정이 되긴 합니다.”
“재선 때문인가?”
“예.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를 편입한다고 해도 확장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솔직히 저는 이 정도로 시민들의 열망이 강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신대륙은 광활하니까. 그만큼 뻗어 나가고 싶은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겠지.”
그 놈의 명백한 천명 때문에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과 이웃 나라들이 피해를 봤을까.
사실 그 조짐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에스파냐도 누에바에스파냐를 유지하는 한 끊임없이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흐름을 적절히 유도할 수만 있다면?
손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쉽게 밀어버릴 수 있다.
“왕자 전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미국의 여론을 잘 제어해낼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자네는 충분히 그럴만한 역량이 있네.”
“하지만 에스파냐가 저희에게 땅을 팔려고 할까요?”
“사실 누에바에스파냐는 미국과의 접경지대를 관리할 역량이 되지 않네. 물론 그렇다고 영토를 팔지는 않겠지만.”
신대륙 영토에 집착하는 에스파냐의 욕심 또한 보통은 아니다.
이대로 놔두면 100에 수렴하는 확률로 충돌이 있을 테지만, 아직 그걸 막는 억제기의 존재가 남아있다.
“그래도 에스파냐도, 미국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동맹의 일원이니 외교적인 마찰이 일어나는 건 조금 그렇지 않을까요?”
그렇다. 바로 양국의 분쟁을 중재할 수 있는 프랑스가 있는 이상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침 누벨 프랑스도 누에바에스파냐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까.
“확실히 어느 한쪽에서 요청한다면 동맹의 도리상 거절을 할 수는 없겠지. 그러나.”
“···그러나?”
“누에바에스파냐가 더 이상 에스파냐의 영토가 아니게 된다면 미국이 망설일 이유는 없지 않을까?”
의미심장한 내 말을 곱씹던 제퍼슨이 이내 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서 눈치 빠른 사람은 좋다니까.
부연설명이 따로 필요 없잖아.
※※※
누벨 프랑스령 아칸소 지역의 아칸소강.
자신의 포병 중대를 이끌고 현장에 나와있는 신임 대위 나폴레옹의 심기는 결코 편치 못했다.
그 원인을 제공한 원주민 출신의 병사와 백인 출신의 병사는 침중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설명을 좀 해보지.”
서슬퍼런 그의 한 마디에 부사관이 잽싸게 보고를 올렸다.
“알겠습니다, 대위님. 얼마 전, 대위님의 예측대로 우리 군에 대항하던 인디언 부대의 일부가 이쪽 강변을 따라 도주하려 했습니다.”
“내 명령에 그대로 따랐다면 도망가는 놈들의 뒤통수에 포탄을 쏴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된 거지?”
“예. 그것이···이쪽의 병사가 인디언 출신이 동족을 쏘겠느냐, 오히려 역으로 이쪽에게 위협이 되는 짓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에 발끈한 인디언 출신 병사들이 언성을 높였고 졸지에 도망가는 적을 앞두고 자신들끼리 싸움을······.”
“미친 새끼들이로군.”
나폴레옹은 문제를 일으킨 병사들을 살기어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오랜 훈련과 교육을 끝내고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된 역사적인 순간에 이 무슨 추태라는 말인가.
당장 함께 출격한 다부와 장 란의 중대는 상당한 전공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자신의 중대는 뒤를 보이고 도주하는 적을 눈앞에서 보내버리는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음식을 떠먹여줘도 뱉어버리는 멍청하고 무능한 놈들······.’
자신의 계획은 완벽했다.
아군의 배치와 움직임, 그리고 적의 규모와 지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지휘를 해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면 뭐하는가.
지휘관이 완벽히 명령을 내려도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병사들이 무능의 극치인 것을.
물론 이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나폴레옹은 기본적으로 일반 병사들 사이에서의 인망은 굉장히 좋았다.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왕자의 비호를 받는 초엘리트임에도, 병사들과 고락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는 병사들을 장악하는데에는 지금까지 어려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간과했던 건 누벨 프랑스의 군대가 지금 다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병사들 모두가 나폴레옹을 존경하고 따르는 것과, 자신들끼리 화합이 잘 되는 건 다른 문제였다.
‘어쨌든 나는 이번에 잘못한 게 전혀 없어. 내 작전과 지휘는 완벽했으니까. 저 무능한 놈들만 아니었어도 전부 일이 잘 풀렸으니 그 점을 강조해서 보고서를 쓰자.’
나폴레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군사의 천재인 그에게도 중대한 결점은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끊임없는 남탓이었는데 그는 이걸 별로 심각한 문제라 여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마저 전부 완벽한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 치부했다.
물론 이번에는 실제로 병사들의 실책이 컸으나 나폴레옹의 사전에 내탓이오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최대한 자신에게 똥물이 튀지 않도록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던 찰나, 문득 이쪽으로 오기 전에 크리스티앙 왕자에게 들었던 충고가 뇌리를 스쳤다.
“나폴레옹, 자네의 재능은 두말할 나위 없이 독보적이야. 내가 끌어모은 우수한 군인들 가운데서도 아마 독보적일 거라고 생각하네.”
“영광입니다. 전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아니,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종류의 말이 아니라 그런 자네에게도 부족한 점이 있다는 충고를 하고 싶어서였네. 그래도 내 이야기는 좀 귀담아 들을 테니까.”
나폴레옹이 오만하고 독선적인 건 사실이긴 해도 본인이 인정한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정도는 경청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보다 위라고 인정하는 인물.
루이 크리스티앙의 말은 아무리 나폴레옹이라고 하더라도 한 귀로 흘릴 수는 없었다.
“제 결점이 무엇입니까? 알려주신다면 반드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네의 군재는 확실히 범인과는 차원이 다르네. 하지만 그래서 자칫 독선에 물들기 쉽지. 하지만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무조건 정확한 판단만을 내릴 수는 없네. 어딘가에서는 실수할 수도 있고, 자칫 간과하고 지나치는 사안도 생길 수 있으니.”
“예. 저도 당연히 제가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너무 뛰어나니까 자네의 밑에 있는 지휘관들은 독자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병사들이야 자네의 명령만 따르면 된다지만 장교들은 다르지 않나.”
아직 크리스티앙의 지적을 몸으로 겪지 않은 나폴레옹은 그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크리스티앙은 차분하게 자신이 할 말을 다했다.
“천재란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밑에 있는 이들의 개성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게.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미리 부하들의 잘못을 감싸주고, 본인의 탓으로 돌리는 연습을 해야겠지. 나는 자네가 올린 전공을 받아볼 때 이런 점을 중점적으로 볼 테니 잊지 말게나.”
그래. 분명 크리스티앙 왕자는 지금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저런 충고를 했던 것이리라.
나폴레옹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숨을 가다듬었다.
“우선 인···아니, 원주민 출신의 병사에게 폭언을 한 병사가 이 일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확실히 말해두겠는데 누벨 프랑스에서 출신과 인종으로 차별 행위를 하는 건 총독 각하의 뜻에 반기를 드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특히 함께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대에서 그런 망언을 했다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중범죄다.”
백인 병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나폴레옹은 그런 병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당장이라도 옷을 벗기고 제대시켜야 하지만 이번 문제는 사실 사전에 이런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의 잘못도 있다. 아직 배속되지 않은 신참 병사들이 느끼는 위화감을 장교들이 살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진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일에서 나폴레옹의 잘못은 없었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지휘관의 이런 말 한마디가 부사관들과 병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작전을 망친 병사들에게 처벌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누벨 프랑스의 군대에서 언젠가 반드시 일어났을 일이기도 하다. 그 점을 상층부에 보고하고 병사들의 의식교육에 힘쓰겠다. 불쾌한 경험을 겪은 원주민 출신 병사들에게는 계급을 떠나 한 사람의 프랑스인으로서 사과하겠다.”
나폴레옹이 아주 살짝 고개를 숙였다가 바로 다시 들었다.
고작 그정도이긴 했지만 똥씹은 표정을 짓고 있던 원주민 병사들의 안색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나폴레옹은 다른 병사들을 둘러보며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했다.
“명심해라. 이곳은 목숨을 걸고 헤쳐나가야 하는 전장이다. 제군들의 옆에 있는 이들은 단순히 함께 싸우는 동료가 아니라 서로의 목숨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전우다. 인종? 출신? 그따위 요소로 차별하는 건 아군의 피해를 늘리는 이적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라. 이시간부로 그 어떤 차별적인 발언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위님의 선처에 감사드립니다!”
나폴레옹은 단순한 대위가 아닌 누벨 프랑스의 군권을 통솔하는 총독과 끈이 닿아 있는 사람이다.
그의 의견은 당연하게 군 최상층부까지 전달된다고 봐야 한다.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던 병사들의 얼굴에는 수치심과 미안함이, 분노를 삭이고 있던 원주민 병사들의 얼굴에는 통쾌함이 스쳐지나갔다.
병사들의 면면을 확인한 나폴레옹은 한숨 돌린 채 오늘 일을 크리스티앙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왕자 전하는 커다란 전쟁이 다가와도 능히 헤쳐나갈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하셨었지.’
그때는 대충 흘려 넘겼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현재 누벨 프랑스의 적은 고작해야 끝까지 반항을 멈추지 않는 몇몇 인디언 부족들이 다였다.
이런 자들과 싸우는 건 주로 소탕의 성격을 띠지 전쟁에 가까운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왕자가 언급한 커다란 전쟁은 과연 무엇일까.
혹시 남쪽의 미국과 에스파냐에게도 시선을 떼지 말라고 한 게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가.
나폴레옹의 시선이 무심결에 아칸소 아래의 멕시코 만을 향했다.
방금전만 해도 선선하게 느껴졌던 강바람이 어딘지 모르게 피냄새를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전쟁은 기다리고 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