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0)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40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140/355)
<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
유럽의 관용과 지혜, 결단이 돋보였다고 평가받게 되는 파리 논쟁.
흑인의 인권을 인정해준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후대의 평가와 달리 막상 이를 둘러싼 상황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영국과 프랑스만이 아니라 신대륙에 발을 걸쳤던 대다수 나라들은 바로 정치적 공방에 돌입했다.
“노예들을 착취하며 비양심적으로 돈을 챙겨온 이들이 과연 공직에 있을 자격이 있는 겁니까?”
“흑인만이 아니라 몰래 인디언들을 노예로 거래한 이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이들도 색출해내야 합니다.”
원래 도덕적 우월감은 상대를 일방적으로 구타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되는 법이다.
미국과는 달리 이 시기의 유럽은 노예제와 크게 연관이 없는 이들이 명백한 다수였다.
이런 사람들에게 노예제 폐지는 반대파에게 휘두를 수 있는 최고의 무기나 다름 없었다.
흑인들의 인권?
그딴 건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다.
게다가 이 흐름을 주도한 건 영국의 총리와 프랑스의 최고 실세인 크리스티앙 왕자다.
노예제로 부를 쌓은 이들을 공격하는 계층은 마치 자신들이 피트와 크리스티앙과 동지인 것 마냥 행동했다.
사실상, 마녀사냥에 가까운 찍어내기가 시작됐다.
크리스티앙과 피트는 이런 상황이 될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굳이 막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들을 부추기지도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는 듯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관조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반면, 에스파냐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에스파냐는 영국과는 다르게 신대륙에 아직 누에바에스파냐라는 광대한 식민지를 경영하는 중이다.
당연히 절찬리에 노예들을 운용하는 중이었고, 그 규모도 엄청났다.
실제로 파리 논쟁에서 노예제 폐지 반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이들은 대다수가 에스파냐 출신이었다.
하지만 에스파냐가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봐야 교황을 등에 업은 영국과 프랑스의 의사를 거스를 수는 없다.
작금의 에스파냐는 바야돌리드 논쟁 때도 인디언들을 노예로 부리려고 하더니, 파리 논쟁에서도 흑인들을 착취하려고 한 염치없는 국가라는 욕을 먹는 중이었다.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에스파냐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파리 논쟁의 결정사항은 범유럽 국가들에게 적용되는 사항일 뿐, 타대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역시 인정한 사실이다! 앞으로 에스파냐 역시 노예 무역을 엄격히 금지할 것이며, 전 유럽에서 노예제와 같은 비인간적인 제도가 존속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보면 에스파냐가 노예들을 부리지 않는다고 오해할 정도로 완벽한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물론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에스파냐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행해지던 노예 무역에서 손을 뗐고 더 이상 노예들을 팔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선언의 핵심은 결국 누에바에스파냐는 유럽이 아니란 것이었다.
그러니 누에바에스파냐는 노예들을 새로 구매하지만 않을 뿐, 노예제를 계속 유지했다.
미국은 에스파냐의 선언에 힘입어 자신들도 유럽의 선언을 ‘참고’하겠다는 공식적인 논평을 냈다.
“노예무역의 비인간성을 고려해 대서양을 건너오는 노예들은 구매하지 않겠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민의 재산권을 존중하고 이를 침해하는 일은 결단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애덤스와 제퍼슨의 공통된 선언이기도 했다.
사실 이는 말장난에 불과한 게 어차피 이 시기의 미국은 노예무역을 점차 줄여가는 추세였다.
이미 흑인 노예의 수는 충분할 정도로 공급되었기 때문에 어차피 노예는 자급자족이 가능했다.
결국 미국도 에스파냐처럼 현실과 타협한 것이다.
노예제 폐지를 반기고 환영하는 건 정작 노예를 별로 쓰지 않는 국가들에 불과할 뿐.
파리 논쟁은 분명 커다란 진일보이긴 했으나, 실제 현실에 미친 영향은 미미할 따름이었다.
아직까지 이 세상은 너무나 계산적이고, 냉정했기 때문이다.
※※※
오클라호마에서 거둔 전공을 치하하며 나폴레옹 소령을 중령으로 임명한다.
연대장까지 광속에 가까운 승진을 한 나폴레옹은 바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전에 했던 예상 그대로의 상황이었다.
미국이 노예제를 폐지할 리가 없다는 건 머리통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예상했던 사실.
그렇다면 미국의 노예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중부와 동부 지대라면 몰라도 서쪽 변경에 있는 자들이라면 탈출의 기회를 보려 하는 게 당연하다.
누벨 프랑스는 공식적으로 노예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에 미국과 달리 원주민들을 합리적으로 대우해 준다는 소문도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유럽의 노예제 폐지라는 소식에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 절망으로 떨어진 흑인들의 탈출을 염려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민할 부분은 하나였다.
‘노예들이 주로 탈출하는 경로는 어디가 될까?’
남부 국경은 미시시피 강이 자연경계를 형성하고 있으니 이쪽은 논외다.
그러니 탈출하는 노예들은 자연히 인디애나와 오하이오 쪽으로 향하려 할 터.
미국은 누벨 프랑스에 공식적인 협조 요청을 보냈다.
“노예들이 국경을 넘어 탈출할 수 없도록 해주십시오. 무리하게 들어가려고 하면 사살해도 무방합니다.”
동맹국의 공식적인 부탁이고 지금은 미국과 척을 지고 싶지 않았던 크리스티앙은 이를 받아들였다.
겉으로는.
“나폴레옹. 누벨 프랑스에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건 인구다. 특히 험준한 개척지도 아무렇지 않게 가고, 군대에서 목숨조차 거리낌 없이 바칠 수 있을 정도로 절박한 사람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나폴레옹은 크리스티앙의 지시를 정확하게 이해했다.
아파치 부족을 토벌할 때도 느꼈지만 단순히 싸움만 잘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단순히 전투만 반복했다면 대평원 일대를 개척하는 건 한참이나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아무리 나폴레옹이 전술의 천재라고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실제 전투에 앞서서 행해지는 적의 포섭과 분열, 그리고 이간질.
따지고 보면 국가간의 전쟁도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이와 크게 다를 건 없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실제로 저번 전쟁에서 프랑스가 영국을 이긴 방식도 이와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기에 그는 여느 때보다 지금이 만족스러웠다.
프랑스에서 이론만 파고 있었다면 절대로 배우지 못했을 경험을 실시간으로 쌓을 수 있으니까.
“중령님! 말씀대로 배치 완료했습니다.”
“좋아. 그러면 명령대로 정말로 건너오는 노예들이 있다면 생포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총 몇발만 위협으로 쏴줘도 충분할 것 같은데······.”
미셸 네가 미국의 영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폴레옹이 지휘를 맡은 지역은 미셸의 대대만이 아니라 장 란과 다부의 대대도 배치되어 있었다.
언뜻 보면 과도할 정도의 전력이 주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누벨 프랑스는 동맹국 프랑스의 요청에 이만큼 진심으로 응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종의 연기였다.
“미셸. 우리 군이 어째서 원주민들을 상대로 전투를 했다하면 이기는 줄 아나?”
“그거야 기본적인 기술력의 차이, 전술과 전략의 차이, 그리고 병사들의 훈련 상태 차이 때문이겠죠.”
“기술력의 차이라면?”
“역시 총이나 제철기술의 차이 정도?”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 바로 포병이지. 총이야 이제 유럽에서 건너온 물건들은 손에 넣은 원주민들이 꽤나 있지만 이 포병만큼은 그럴 수 없거든.”
프랑스는 7년 전쟁을 거치면서 대포의 규격화와 개량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이게 최근들어 큰 성과를 거두었고 나폴레옹 같은 이들은 이 발전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진보한 군의 편제도 그렇고 나폴레옹은 시대적인 운도 꽤나 잘 타고난 케이스였다.
근대 시기 과학의 발전 속도는 엄청났고, 병기의 개선도 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전술의 발전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아직도 중세 시대에서 군을 운용하는 방식을 적당히 바꾸기만 한 교범으로 강의하는 사관학교가 유럽에 즐비한 게 현실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대이기에 나폴레옹 같은 수준의 천재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중령님께서는 포병들을 특히 중시하시는 느낌입니다.”
“느낌이 아니라 사실상 그렇지. 미셸, 너도 잘 기억해둬라. 전장의 신이 있다면 그 신은 가장 강력한 포병을 갖춘 군대를 향해 미소 짓는 다는 사실을. 너의 가슴속에 새겨 두어라. 포병의 전장의 신이다.”
“알겠습니다. 반드시 기억해 두겠습니다. 포병은 전장의 신······.”
화력덕후 나폴레옹의 포병에 대한 사랑은 젊었을 시절부터 대단했다.
포병은 전장을 지배하는 신이며, 강력한 화력은 그 신을 불러들이는 기도와도 같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 포병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기동력을 부여하는 것.
나폴레옹은 신대륙에서 자신의 구상과 신념을 착실히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사실 아무리 노예들이 절박해도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는 국경을 대놓고 넘을리는 없다.
그러나 그건 어느 정도의 학습과 경험이 쌓은 뒤의 이야기.
지금 국경 근처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저 반대편에 프랑스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게다가 국경선이 워낙 길어서 단기간에 촘촘하게 감시망을 깔아두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터졌다.
늦은 밤 한 무리의 흑인 노예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나폴레옹이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갔다.
보고대로 제대로 된 행색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중이었다.
이쪽에 병력이 있다는 걸 안다면 소수의 인원으로 쪼개져 올 텐데 아직 그것도 모르는 모양이다.
“중령님. 사격 명령을 내릴까요?”
“아니. 위에서 내려온 명령은 일단 생포다. 물어볼 것도 있고.”
“어차피 총 몇 발 쏴주면 겁먹고 주저앉지 않겠습니까?”
“아니. 총소리는 저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할 거다. 총소리가 들리면 바로 사방팔방으로 흩어져서 도망가버릴 걸?”
그렇게 되면 일일이 추격해서 때려잡아야 하는데 그럴 수고를 감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원시적인 방법으로 전원 생포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지금부터 화포 사격 훈련이다. 내가 지시하는 지시에 정확히 포탄을 꽂아넣도록.”
“예? 노예들을 대포로 쓸어버리실 겁니까?”
“생포해야 하는데 그럴 리가 있냐. 적당히 무서우면 사람은 도망가는 법이지만 도를 넘은 공포를 마주하면 다리가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는 법. 화약이 아깝긴 해도 실험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을 거다.”
훈련받은 군인들조차 대포가 지근거리에 떨어지면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리는 게 보통이다.
그 정도로 화약의 시각적, 청각적인 공포는 압도적이었다.
하물며 내성이 없는 민간인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나폴레옹의 지시에 맞춰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대포의 각도를 맞춰 조준을 완료했다.
진짜로 노예들이 쓸려나가면 안 되니 적당한 여유공간을 두고 목표를 설정한 나폴레옹이 신호를 내렸다.
“발사!”
콰콰콰쾅!
곧이어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흑인들이 향하던 길 저 앞이 폭발로 터져나갔다.
“으, 으아아악!”
“씨발 이게 뭐야!”
잔뜩 긴장한 채로 걷고 있던 흑인들 대다수가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머리를 감싸쥐고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오줌을 지려버린 이들도 있었다.
“좋아. 이제 잡아와라. 만약 도망갈 거 같으면 한 발 정도 위협용으로 또 쏴버리고.”
나폴레옹의 진의를 모르는 병사들은 새삼 연대장의 냉정함에 혀를 내둘렀다.
세상에 아무리 탈출한 노예들 때문에 국경에 배치된 게 짜증나더라도 대포를 쏴버릴 생각을 하다니.
병사들은 자신들에게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잽싸게 바들바들 떨고 있는 흑인들을 포박해 끌고왔다.
“수고했다. 이쪽으로 탈출한 노예들은 이자들이 전부인가?”
저 사람이다. 자신들을 향해 다짜고짜 대포를 발사한 프랑스의 장교.
나폴레옹을 처음 마주한 흑인들의 얼굴이 공포와 절망으로 얼룩졌다.
수틀리면 총부터 쏘는 미국놈들을 피해 왔거늘 여기는 총이 아닌 대포를 쏘고 있다니.
누가 봐도 이쪽이 한 수 위가 아닌가.
누벨 프랑스에는 노예가 없다는 말도 어쩌면 탈출을 꿈꾸는 노예들을 죽여 본보기를 보이기 위한 헛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늑대에게서 도망쳐 왔더니 설마하니 사자 우리로 들어와 버렸을 줄이야.
포박당한 흑인들의 눈동자가 불안감으로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번에 이어서 일단 대략적인 국경정도만 알 수 있는 간략한 지도입니다.
제 능력이 허락한다면 스토리가 더 진행된 뒤에는 퀄리티 좋은 지도록 작업해 공지로 올려두겠습니다.
저번이랑 똑같이 붉은색이 누에바에스파냐, 푸른색이 누벨 프랑스, 검은색이 미국입니다.
저번에 올린 것과 다른 점이라면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가 미국의 검은 색으로 들어갔습니다. 붉은색과 닿아있는 미국 최남단의 검은 네모가 루이지애나입니다.
그리고 갈색 영역은 누벨 프랑스가 실질적으로 다스리고 있는 땅이며 바깥의 푸른색은 제대로 개척이 되지 않은 땅입니다.
초록색 영역은 미시시피 강을 제외한 미국과 누벨 프랑스의 경계선이자 이번 화에서 나폴레옹과 병사들이 퍼져 있는 지역이라고 보시면 될듯 합니다.
<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