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2)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42화 콜라보(142/355)
< 콜라보 >
토론토.
누벨 프랑스 총독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이 미친 양키 새끼들 설마 진짜로 전쟁이라도 하려는 건가?”
“텍사스 남쪽을 죄다 넘기라는데 이게 전쟁 아니면 뭐하자는 말이겠습니까?”
“아니, 그래도 일단 강하게 나간 뒤에 협상을 하려는 걸 수도 있으니 속단은 금물이죠!”
미국의 돌발행동에 사태를 낙관중이던 누벨 프랑스는 난리가 났다.
외교, 행정, 군부를 막론하고 모든 부서에서 촉각을 곤두 세우고 미국과 에스파냐의 대립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예측들이 보고서라는 형태로 최종결정권자인 나에게 쏟아졌다.
“그래도 설마 전쟁이 터지겠느냐 하는 쪽이 좀 더 우세로군.”
“그렇지 않겠습니까.. 일단 에스파냐와 미국은 현재 저희와 함께 동맹 관계를 유지 중이니까요.”
“동맹이란 건 자국의 이익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라부아지에가 설마 정말로 그렇겠냐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에스파냐는 미국이 독립할 때 같은 편에서 싸워준 우군입니다. 따지자면 혈맹 같은 건데···아무리 그래도 미국이 그 정도로 황당한 짓을 하지는 않겠죠.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요.”
“당연히 대놓고 싸우진 않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미국이 지금 텍사스를 차지하겠다는 속내를 대놓고 드러냈다는 거야. 설령 지금 바로 충돌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분쟁이 일어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소리고.”
이 시기 미국의 영토확장용은 과장없이 말해서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눈만 돌려도 먹음직스러운 광대한 영토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데 눈이 돌아가는 것도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라부아지에의 말마따나 에스파냐는 엄연히 동맹국인데 이렇게 강짜를 부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제퍼슨이 그 정도로 사리분별이 안 되는 사람은 아니니 분명 무슨 노림수가 있을 터.
“일단 남쪽으로 나가있는 나폴레옹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보고를 보내왔어. 일단 표면상으로는 미국도 진심이라는 모양새를 취한다고 봐야한다는 건데······.”
“이러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건 대충 짐작이 가. 원래 내부가 혼란스러울 때 결속을 다지는 전형적인 방법은 외부에 적을 만드는 거니까.”
제퍼슨은 애덤스를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네거티브 전술을 동원했다.
외교 참사로 인한 영토확장 실패, 노예관리 소홀로 인한 대규모 탈주, 그로 인한 사회적 불안의 책임.
원래 자신이 당사자가 아닐 때는 정부의 문제점이 너무나 잘 보이기 마련이다.
신나게 비판의 날을 세워도 상대방은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고만 있으니 이보더 더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제 이야기가 달라진다.
답답하면 네가 뛰든가 해서 실제 필드에 불려온 순간 머리에 아무런 생각도 없어진다.
제퍼슨은 본인이 그렇게 핏대를 올리며 비판했던 문제들을 본인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없는 문제거든. 자유를 원하는 흑인들이 탈출해대는데 정부가 뭘 어떻게 하겠어. 감시를 더 철저히 하고, 노예들이 목숨걸고 탈출할 마음이 들지 않게 처우를 개선하는 것 정도밖에 할 게 없겠지.”
“외교 문제도 썩 답이 없긴 하죠.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를 구입한 거야 사실상 이쪽이 내어준 거에 가까웠지만 그 이상은 무리니까요. 누에바에스파냐에게 땅을 사려고 해도 그쪽이 잠자코 팔리도 없고요.”
“그러니까 애가 탔겠지. 뭔가는 해야 하는데 뾰족한 수가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비판한 논리에 그대로 자신이 욕을 먹게 생겼잖아.”
뽑아놓고 봤더니 너도 별 다를바 없네라는 소리를 들으며 지지율이 수직하락하는 건 의외로 전형적인 사례다.
제퍼슨 입장에서는 자신이 재선에 실패하면 연방주의자들이 다시 득세할 거라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던 차에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의 경계에서 충돌이 일어났으니···그래, 이제 슬슬 감이 잡힌다.
이 참에 모든 어그로를 에스파냐쪽에 돌려버리고 시간을 벌자는 계산이겠지.
집에서 잠자고 있던 에스파냐는 옆집 소란통에 날아온 돌맹이에 맞고 머리통을 부여잡고 있는 상황이고.
“라부아지에, 미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해. 아마 기다렸다는 듯 바로 찬성할 거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에스파냐측의 움직임도 기다려봐야 하지 않을까요?”
“대서양을 건너 에스파냐에 소식이 도착하는데만 한 세월이야. 아직 그쪽은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자각도 못하고 있을 걸? 그리고 이쪽에서 사태를 수습해 줬다는 모양새가 되어야 생색을 내기도 좋잖아?”
“그렇군요. 바로 외교부에 전하의 명령을 전하겠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만한 건 내가 누벨 프랑스에 있을 때 이런 사건이 터졌다는 거다.
만약 파리에서 이 소식을 받아봤다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멘탈이 반쯤은 붕괴됐을 거다.
수습하려 해봐도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상 대처에 한계가 있었을 테니까.
“그나저나 제퍼슨 이 인간도 확실히 정상은 아니야. 이렇게 뻔뻔하게 타국에 짐을 떠넘겨 버린단 말이지?”
생각하면 할수록 상당히 괘씸하네.
프랑스에서 내가 하던 짓을 그대로 배워서 써먹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건 내 업보라고 봐야 하나.
앞으로는 좀 더 타에 모범이 되도록 겸허하고 건실한 외교를 하···긴 개뿔.
기왕 이리된 거.
계획을 좀 더 앞당겨 버리는 수밖에.
※※※
영토 확장을 둘러싼 미국과 누에바에스파냐의 충돌!
이 사건이 전해지자마자 유럽이 발칵 뒤집힌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반영국 동맹이 흔들린다는 데에 영국과 프로이센은 쾌재를, 오스트리아나 네덜란드, 러시아는 불안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나는 즉각 프랑스와 에스파냐에 이쪽이 나서서 중재를 하겠다는 서신을 보냈다.
지금 반영국 동맹의 중심은 누가 뭐라해도 프랑스고, 마침 분쟁지역인 신대륙에도 누벨 프랑스가 있으니 명분은 있었다.
본국의 연락을 기다리던 누에바에스파냐 부왕령도 내 제안에 쌍수를 들고 찬성했다.
현재 북미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자랑하고 있기는 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형편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광대한 영토를 커버할 수 있는 행정력도 뒷받침 되어있지 않고 지방에 대한 통제력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의 수준.
사실상 어떻게든 그 큰 땅덩어리를 붙들고만 있는 수준인 게 현 누에바에스파냐의 실체였다.
당장 본국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단독으로는 백 번을 싸워도 백 번 다 미국에게 패배한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 싸우기에는 미국도 뒤에 있는 에스파냐의 존재가 걸렸다.
사실 에스파냐가 나선다고 해도 저 먼 대서양 건너편에서 병력을 보내 푸닥거리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불과 10년전에 자신들의 독립을 위해 싸워준 국가에게 전쟁을 걸고 영토를 강탈한다?
은혜도 모르는 천하의 호로잡놈이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은 행위지 않은가.
명분이 에스파냐에 있는 이상 다른 동맹국들도 외교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니 종합적으로 보자면 누벨 프랑스 총독인 내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구세주처럼 등장해서 단물만 빨아먹고 사라지면 그만이니까.
예상대로 이쪽의 제안을 받은 제퍼슨은 기다렸다는 듯 토론토로 건너왔다.
물론 그 와중에도 진짜로 군사를 일으키는 것마냥 군대를 소집하는 걸 잊지는 않았다.
아카데미 수상 배우 뺨치는 연기력이다.
뭐라고 해야하지.
학창시절 때 싸움 붙었는데 속으로는 제발 말려줘 하면서 말리는 친구한테 ‘야, 놔봐, 놔보라고!’하는 심리랑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어쨌거나 얼굴에 철판을 잔뜩 깐 채로 토론토에 당도한 제퍼슨은 이전과 상당히 다른 인상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크리스티앙 왕자 전하.”
“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신 것,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다 왕자 전하의 응원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됐기 때문인지 태도나 어조에서 이전과는 다른 관록이 묻어 나온다.
파리에 처음 왔을 때의 어리버리한 그 지식인이 지금 대통령이 돼서 내 앞에 앉아있다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묘한 느낌이긴 하다.
“그나저나 당선 축하 선물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런 난리가 터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악관에 막 입주하려고 하는데 루이지애나에서 자국민이 피살 당했다는 말이 들려오지 뭡니까. 게다가 한 나라를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 되다 보니 그 분노가 한층 더 끌어오르더군요.”
“저도 이해합니다. 제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물론 반은 진심, 반은 거짓이겠지만 진짜 우수한 정치인에게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없다.
거짓도 본인이 진실이라 자기최면을 걸어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래도 누에바에스파냐는 굉장히 당황했을 겁니다.”
“이해는 하지만 타협할 수는 없습니다. 이쪽은 엄연히 자국민들이 목숨을 잃었으니까요.”
“하지만 텍사스 남부를 판매하라는 건 저쪽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일텐데요.”
“당연히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저희 측의 입장입니다.”
혼란한다, 혼란해.
누가봐도 억지를 부리고 있는데 본인도 그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오는 결론은 하나.
이쪽에게 탈출구를 제시해달라는 신호였다.
자신은 강할만큼 강하게 나갔고, 덕분에 상대국에게 이만큼의 양보를 얻어냈다.
이런 식의 그림을 노리고 있는 게 뻔하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그냥 그렇게 막을 내리면 이쪽만 독박을 쓰는 게 되잖아?
“대통령께서도 에스파냐와 정말로 전쟁을 하실 마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하지만 텍사스 남부는 손에 넣고 싶으시겠죠?”
“그럴 방법이 있다면 물론.”
이 시대의 정상회담은 현대와는 다르다.
현대의 정상회담은 국가간 수장이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고, 정보의 확산속도가 빠른만큼 비밀협약을 맺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든지 겉과 속이 다른 이면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그것도 에스파냐는 물론 프랑스와 미국조차 모르게.
“이전에 제가 파리에서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제퍼슨 대통령께서도 분명 그걸 마음에 두고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요.”
“파리에서?”
잠깐 의아하게 눈을 깜빡이던 제퍼슨의 입가가 순간적으로 씰룩거렸다.
“아아, 당연히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그게···아시지 않습니까? 굉장한 보안을 요하는 일이지요.”
“이곳에서는 아무도 저희의 대화를 엿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대화는 기록으로도 남기지 않을 테니 부담 가지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대통령께서도 적당한 양보만 받는 형태로 이 소동을 마무리 짓는 건 아깝다고 여기시지 않습니까?”
“그거야 당연하지요. 적어도 재선이 확실할 정도의 성과는 세워두고 싶은 게 솔직한 바람입니다.”
제퍼슨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이전보다 묘하게 사악하게 보였다.
물론 사돈 남 말할 필요 없이 지금 저쪽에서 보는 내 얼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준비는 어느 정도나 해두셨습니까?”
“이미 저쪽 지역의 유지들과 비밀리에 접촉은 해두었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 지역도 독립에 대한 열망이 꽤 있는 편입니다. 저희의 성공적인 독립에 자극을 받은 덕분이겠죠.”
“긍정적인 신호로군요. 진행시켜볼만 하겠어요.”
파리에서 헤어질 때 넌지시 힌트를 준 정도였는데 설마 벌써부터 행동으로 옮겼을 줄이야.
이제 완벽하게 확신이 들었다.
내 영향 탓인지 제퍼슨은 분명 원역사보다 더 교묘하고 수준 높은 계략가가 되었다.
“그러면 누벨 프랑스도 암묵적인 동조를 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예. 누에바에스파냐가 에스파냐령이 아니게 된다면 저희가 개입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지요. 저희는···‘동맹국’을 공격하는 게 아니니까요.”
누에바에스파냐가 에스파냐령이 아니게 되는 경우는 이 세상에 딱 한가지밖에 없다.
멕시코제국의 독립.
물론 제퍼슨이 멕시코를 독립시키려는 건 그가 자유의 투사여서도 아니고, 그쪽 사람들을 동정해서도 아니었다.
에스파냐령이 아니게 되면 미국이 텍사스를 구매할 필요도 없이 그냥 쳐들어가면 된다.
동맹국이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신생 독립국을 치는것 뿐이다. 그 신생독립국이 자국민을 죽이기까지 했다면 더더욱 문제 없다.
그 다음 위로금으로 몇 푼 던져주고 자신들은 이 땅을 샀다고 우기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쪽도 당연히 보고만 있을 생각은 없다.
적어도 기름이 콸콸 나는 텍사스 북부 유전은 이쪽이 먹어야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어그로는 미국이 충분히 끌어줄 테니 이쪽은 중간에서 은근슬쩍 한발 걸치면 된다.
미합‘중국’과 유럽의 중심국가인 유럽의 중ㄱ···아니, 프랑스.
두 나라의 역사적인 첫 합작이 막을 열 순간이다.
이렇게 나쁜 놈이 되어가는 거 같지만 역사가 증명하는 사실이니 괜찮다. 제일 나쁜 놈이 있을 땐 그 다음 나쁜 놈들은 잊혀지잖아?
< 콜라보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