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43)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43화 정당방위(143/355)
< 정당방위 >
누에바에스파냐 부왕령 출신 성직자인 미겔 이달고 코스티야는 1753년 과나후아토주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크리오요 출신이었던 그는 젊었을 시절부터 계몽주의 관련 서적에 심취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아메리카 출신의 백인, 즉 크리오요 태생인 이달고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늘 괴로워했다.
누에바에스파냐에서 상류층을 독점하고 있는 건 페닌술라르.
이베리아 반도에서 태어나 신대륙으로 넘어온 에스파냐 본국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현재 아메리카의 국가들 중 본토 출신 백인과 현지인들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건 에스파냐뿐이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누에바에스파냐에서 가장 불만이 많은 계층은 이 크리오요들이 대다수였다.
“아니, 저 본토 새끼들이랑 우리가 대체 다른 게 뭔데? 우리도 엄연히 백인 출신들인데 왜 차별을 받아야 하는 거야.”
“이번에도 부왕과 총독은 페닌술라르 출신인가?”
“당연하지. 주교직도 주지 않으려고 발악을 하는데 총독은 무슨. 이번에도 지네들끼리 다 해쳐먹으라고 해.”
300년에 가까운 역사동안 누에바에스파냐에는 약 170명의 부왕들이 존재했다.
이중 단 4명만이 크리오요였으며, 총독은 600명에 달하는 이들 중 고작 14명뿐이었다.
주교와 장군 같은 고위직도 당연히 페닌술라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여기에 이들은 생산할 수 있는 작물의 종류조차 통제를 받고, 고액의 세금까지 납부하는 처지였다.
이러니 박탈감을 느끼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이었다.
그래도 여기서 끝이었다면 크리오요들도 속으로 자신들끼리 욕하는 정도로만 끝낫을 것이다.
바로 위에 누벨 프랑스와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리를 잡은 게 결정타였다.
“듣자하니 미국은 독립해서 나라를 세웠다는데?”
“거긴 영국 식민지 아니었나? 어떻게 독립한 거야?”
“그쪽도 우리처럼 식민지 본토 출신들이 차별과 억압을 받았다더라고. 그래서 들고 일어난 거지. 지금은 완벽하게 우리 같은 식민지 출신들이 주류를 차지했다는데?”
“그런데 그걸 보고도 본토는 우릴 무시한다고? 우리는 미국처럼 못할 거라고 확신이라도 하는 거야 뭐야?”
백번 양보해서 미국은 그렇다고 치자.
이쪽은 실력행사를 해서 뒤집어엎은 거니까.
그런데 누벨 프랑스의 운영 방식은 누에바에스파냐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차이가 컸다.
“누벨 프랑스는 현지 사람들을 적극 등용한다더라.”
“능력만 있으면 설령 인디오들이라고 해도 자리를 준다는데?”
“제기랄. 우리는 그럼 그쪽에서 보면 인디오만도 못한 유사 인간이라는 거냐?”
식민 당국도 점점 거세져가는 크리오요들의 불만을 모르지 않았다.
이들은 차별을 폐지하는 대신 감시를 강화한다는 강경책을 택했다.
이걸 계기로 크리오요들의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고, 이달고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차별에 신음하는 동포 여러분! 대체 언제까지 이 말도 안 되는 억압에 저항조차 하지 않고 있을 겁니까! 위에 있는 자들은 가만히 있는다고 알아서 차별을 거둬주지 않습니다. 미국을 보십시오! 그들은 압제자인 영국을 스스로의 힘으로 쫓아냈습니다. 누벨 프랑스가 현지인들을 중용하는 것도 그 미국과 함께 전쟁을 수행하며 그들의 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흐름을 타고 이쪽도 도약해야 할 때다.
이달고는 원주민들과 백인과 원주민들의 혼혈인 메스티소들에게도 호소했다.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들고 일어난다면 순수 페닌술라르만으로는 절대 이들을 막지 못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드높았다.
사회 전체에 불만이 쌓여있는 건 현실이었으나 이걸 물리적인 힘으로 바꾸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당장이라도 이 썩은 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여겼지만, 진심으로 귀를 기울인 이들은 원주민과 메스티소들뿐이었다.
신나게 비판을 늘어놓던 크리오요들은 힘을 빌려주려 하지 않고 눈치만 볼뿐이었다.
그나마 상류층에 가까운 이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원주민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무기는 어디서 조달할 것이며, 훈련은 또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자신들은 결국 여기서 끝이라는 절망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구원의 동아줄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우리는 귀하들이 부당한 억압에서 벗어나 독립하는 걸 응원하겠습니다!’
미국인은 자세한 내용까지는 입에 담지 않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야음을 틈타 수많은 무기들이 이달고가 이끄는 세력에게 전달되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으나 무기 자체를 구할 수 없던 이전에 비하면 극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달고는 남자의 뒤에 미국 연방정부가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토머스 제퍼슨. 그 남자야말로 멕시코를 위해 하느님이 보내주신 메시아가 틀림없었다.
‘이달고. 너의 주장이 어째서 힘을 얻지 못하는지 아는가? 너는 원주민들과 혼혈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달콤한 말을 속삭였겠지만 정작 크리오요들에게는 그게 위협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단순히 무기만 제공해주는 게 아니라 효과적인 독립의 방향까지 제시해주었다.
‘크리오요들을 끌어들여라. 이들의 협력이 없으면 절대 독립을 이룰 수 없다.’
말은 쉽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크리오요와 원주민들을 융화시킬 수 있는가.
놀랍게도 미국은 그 해결책도 알려주었다.
‘크리오요오의 유력자를 왕으로 추대해라. 그리고 원주민들과 메스티소들에겐 공정한 대우를 약속하면 된다.’
이달고는 미국이 내려준 신탁을 그대로 따랐다.
비밀리에 누에바에스파냐 정부군과 접촉한 그는 크리오요 출신의 장교들과 비밀리에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우리들을 중심으로 독립을 이루겠다고 하면 거절할 이유는 없겠지. 그러면 남은 문제는 에스파냐 본국이 간섭해 오는 건데······.”
“그것도 문제 없습니다. 미국은 우리가 행동을 일으켜도 에스파냐가 당분간은 신경쓸 여력이 없을 거라고 확신했으니까요.”
“그래? 이유가 뭐지?”
“자세한 건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프랑스와도 이야기가 된 것 같더군요.”
미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이쪽의 편이라면 더 볼 것도 없다.
북아메리카가 하나로 결집해 단단히 뭉친다면 유럽이라고 한들 두려울 게 있을쏘냐.
차별에 대한 분노.
자유를 향한 갈망.
여기에 이념적인 뒷받침과 외국의 지원 약속까지.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이상 이제는 누구도 걷잡을 수 없다.
멕시코 제국의 독립은 그렇게 유럽이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예상치 못한 속도로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
누벨 프랑스 남서 개척 지휘본부.
연대장 나폴레옹 중령은 부하들과는 다르게 편안히 탁자 위의 지도를 응시하고 있었다.
“누에바에스파냐의 혼란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미 부왕령은 분열됐고 각지 세력들이 서로 독립을 하겠다며 들고 일어났습니다. 일반적인 내전이 아니라 부왕령의 체제 자체가 바뀌는 걸 염두에 둬야할 것 같습니다.”
“이미 누에바에스파냐는 지방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이쪽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전에 언질을 받지 못했다면 나폴레옹 역시 부하들처럼 당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의 실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즉, 취해야 할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일단 병력을 배치해 상황을 관망하고 있으라는 게 전하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만약 이쪽에도 내전의 불길이 번질 거 같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겠지. 이미 허가도 받아두었다.”
“선제대응이라면···설마 저희가 먼저 국경을 넘는 겁니까?”
“아니. 그건 외교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불허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쪽이 먼저 넘지 않을 뿐이다.
저쪽에서 먼저 넘어와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누벨 프랑스는 어디까지나 정당방위를 했을 뿐.
이쪽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불온분자들이 있는 지역을 타격하는 것이다.
잘못은 국경 통제력을 상실해 도적들이 날뛰게 놔둔 누에바에스파냐다.
미국도 같은 주장을 하며 동시에 군대를 일으키기로 했다.
“하지만 중령님, 누에바에스파냐가 혼자 수습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에스파냐군이 오지 않겠습니까. 병력 편성에 걸리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아도 두달에서 세달 정도면 소동이 끝나지 않을지······.”
“아니. 에스파냐는 제때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거다.”
그가 단언하자 간부들이 일제히 미간을 좁혔다.
“상식적으로 에스파냐가 신대륙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시기를 놓쳐서 반란군이 완벽히 승리하고 자리를 잡는다면 뒤늦게 토벌군을 보낸다고 해도 진압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게 됩니다.”
“그래. 그러니까 누에바에스파냐는 이걸로 끝이다. 앞으로는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 국가가 우리와 국경을 접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도록.”
나폴레옹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간부들에게 어디부터 설명을해줘야 할지 난감한 심정이었다.
불현듯, 급하게 호출을 받고 토론토로 급히 돌아갔던 때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폴레옹 중령. 사안의 심각함은 알고 있겠지?”
“예, 전하.”
사적인 자리가 아니라 총독과 그 지시를 이행하는 군인의 입장이 되자, 나폴레옹은 묘한 긴장과 기대가 공존하는 마음으로 떨렸다.
“이번에는 자네와 마세나와 베르티에 전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 말이 무얼 의마하는지는 이해하리라 믿는다.”
“단순히 경계만을 서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작전수행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바라던 바다.
나폴레옹은 이제 고작 일개 대대나 중대를 지휘하는 말단 장교가 아니었다.
일개 연대를 지휘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고, 자신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해줄 병사들도 있었다.
마세나와 베르티에도 만만치 않은 자들이었으나 자신은 둘보다 더 큰 공을 세울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티앙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읽은 듯 살짝 주의를 주었다.
“알고 있겠지만 아군과 경쟁하려는 생각은 현명하지 않아. 나는 이번에 너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작전을 수행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예정이니.”
“명심하겠습니다. 저도 공을 세울 마음은 넘쳐나지만 그렇다고 아군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할 마음은 맹세코 없습니다. 전하께서 바라시는 대로 마세나와 베르티에 연대장과 협력해 최고의 결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우선 정해진 위치에서 국경을 강화하는 척 연기를 하고 있도록. 적절한 때가 오면 알아서 연락이 갈 거다. 그때부터는 현장의 판단을 우선시해서 움직이는 걸 허락하지.”
기다리라고?
무언가를 시도하려면 당연히 속전속결로 임해야 하지 않나?
이치에 맞지 않는 명령이었다.
크리스티앙 왕자는 언제나 이렇게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명을 내리곤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시간이 지나면 그 진의를 깨닫고 감탄하게 된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곧바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에스파냐가 제정신이 박혀 있다면 당연히 반란 소식을 듣자마자 군대를 파병하려고 하겠지?”
“예.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하필 그 시기에 영국 군함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영국은 원래부터 수많은 물자를 인도로 보내기 위해 주기적으로 군함과 상선들을 남쪽으로 보낸다.
하지만 시기가 공교롭게도 겹치면 의심하려고 하지 않아도 의심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법.
“에스파냐 입장에서는 영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최악의 경우 반란의 배후에 영국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이미 다 조치를 취해뒀어.”
크리스티앙이 클클웃으며 말했다.
영국 군함은 에스파냐의 해역에서 실수로 손이 미끄러져서 화포를 한 대 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역 안쪽으로는 쏘지 않겠지만.
대체 어떤 조건으로 영국의 총리에게 그런 약속을 받아낸 건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면 화들짝 놀란 에스파냐는 당연히 우선적으로 지브롤터에 병력을 모조리 집켤시킬 거고, 우리에게도 구원 요청이 들어오겠지? 그리고 이쪽이 동맹의 요구에 응하는 척 적당히 연기를 해주면 그걸로 사태는 마무리 될 거야. 영국 군함은 아이고~죄송합니다라고 해주고 유유히 남쪽으로 빠져버릴 테니까.”
그렇게 시간을 다 끌릴 대로 끌릴 때즘이면 누에바에스파냐는 난장판이 되어 있을 게 뻔하다.
그리고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한 변경이 어떤 꼴이 되는지는 세 살짜리 코흘리개도 아는 사실.
크리스티앙이 지도 위의 체스말을 남쪽으로 슬그머니 밀어 넣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자위권을 행사한 거지 절대 불법적인 침략을 하는 게 아니야. 물론 우리가 입은 정신적인 피해와 낭비된 물자에 관해서는 이 소란이 다 끝난 뒤 정산을 받아내야 할 거고. 여기까지 설명 중에 이해 되지 않는 점은 있나?”
“없습니다.”
이게 권모술수라는 건가.
딱히 에스파냐가 불쌍하진 않다.
애초에 저들이 이쪽처럼 똑바로 나라를 운영했다면 이런 사고도 터질 리가 없었으니까.
오히려 이쪽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계속 판을 깔아주는 저들의 행보가 고맙기까지 했다.
“흡족한 보고만을 듣게 되실 겁니다.”
크리스티앙은 베르티에나 마세나와 경쟁하지는 말라고 했지만, 옆에서 치고 들어올 미국과 경쟁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저양키놈들이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하게 만들 방법들이 나폴레옹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나갔다.
< 정당방위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