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54)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54화 예상치 못한 결과(154/355)
< 예상치 못한 결과 >
예상대로 귀족들과 평민들은 내 절충안을 받아들였다.
3신분 평민들은 일단 무슨 짓을 써도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 상황은 면했으니 만족.
1, 2신분도 자신들이 수적 우위가 있으니 변하는 건 없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물론 3신분 내에서도 아닌척 귀족의 편을 드려는 자들이 있고, 1, 2신분 중에서도 친평민 세력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있다.
캐스팅 보트가 되는 건 바로 이 회색분자들이었다.
“모두가 욕심을 버리고 화합으로의 첫발을 내딛었다는데 폐하께서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계신다. 특히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용단을 내려준 귀족과 성직자들의 아량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사실 저들이 진짜로 화합을 위해서 투표 방식 변경에 찬성한 건 아니다.
이렇게 해도 이기는데는 문제가 없고, 평민들의 요구를 들어줬는데도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명분을 가져가기 위해서다.
“다만 방식이 바뀌었으니 한 가지 더 주의사항을 공지하겠다. 공정한 투표를 위해 대표들은 개별적으로 다른 신분의 대표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 이는 이권을 약속받고 투표권을 사고 파는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투표는 무기명으로 이루어지며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을 저지르는 이는 국왕폐하를 모욕한 걸로 간주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겠다.”
아니나다를까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몇몇 귀족들이 나지막하게 혀를 찼다.
상황이 묘하다 싶으면 3신분 대표들을 매수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던 이들이리라.
귀족들은 절대 바보가 아니고 대다수가 무능력한 이들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생각없어 보이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 번째는 욕심에 시야가 좁아져 잘못된 걸 알면서도 억지를 부리기 때문이다.
이건 현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였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 정치인들이 정말 멍청해서, 배운 게 없어서 그럴 리가 있겠는가.
자신이 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야 하니 논리가 꼬이고 앞뒤가 맞지 않게 되는 거다.
당장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세제도에 관한 문제처럼.
“존경하는 귀족, 성직자 대표님들. 현재 저희 3신분에서 고조되는 불만은 단순히 세금을 덜 내고 싶다, 세금이 높다,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신분제를 부정하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세금이 더 오르면 생존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수가 백만을 넘습니다. 이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도 그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네. 그러니 적절한 선에서 조정을 하겠다는 거 아닌가.”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슬금슬금 빵값이 오르고 있고, 아사하는 사람들의 수가 한 둘이 아닙니다. 그 적절한 선의 조정이라는 걸 견딜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미 한계에 달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세율을 올리는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선동으로는 로베스피에르 이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바로 당통이다.
그는 귀족들도 잘 볼 수 있도록 어마어마하게 큰 종이를 앞에 펼쳐두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현재 프랑스의 인구는 2500만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1신분은 약 1만명으로 프랑스의 토지 1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0만 이상으로 추정되는 2신분은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전체 인구의 3%남짓한 이들이 전체 토지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결국 귀족들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에 비례해서 봤을 때 프랑스 귀족의 수는 영국에서 작위를 지닌 귀족보다 상대적으로 20배 이상 많았다.
면세 특권을 지닌 이들의 수가 이렇게나 많으니 국가 재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지금 평민들의 조세 부담은 거의 한계에 달한 상태입니다. 특히 아직도 징세청부업자에게 의존해 세금을 걷는 구조 자체가 큰 문제입니다. 지금 여러 국가들이 수조권 방식을 개혁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 프랑스도 이런 선진적인 사례를 적극도입해 체질개선을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귀족, 성직자 대표들께서 저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간청드립니다!”
당통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3신분 대표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이치에도 맞고 합리적인 제안으로 들렸으나 귀족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였다.
징세청부업자들에게 미리 돈을 빌리고 수조권을 부여하는 건 이 편이 훨씬 수고도 덜 들고, 귀족들에게도 이익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세금에 허덕이며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한테 우리 이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뭔가 더 그럴싸한 변명거리가 필요했다.
총대를 메기로 한 벨릴 후작이 머리를 굴리는 사이 의외의 인물이 발언권을 요청했다.
정점에서 나락으로 한 순간에 추락한 귀족의 대표격 인물.
오를레앙 공작의 자비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명문 귀족.
샤르트르 공작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3신분 대표들의 말은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로베스피에르도, 당통도 이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솔직해집시다. 수조권만 손보면 재정이 윤택해집니까? 평민들이 만족할까요?”
본래 샤르트르 공작은 평민 지식인 계층과 사이가 좋은 귀족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나에게 모든 권력을 거세 당하고 끈 떨어진 연이 된 이후로는 그것도 옛말이 됐다.
애초에 샤르트르 공작이 지식인들과 어울렸던 건 자신이 권좌에 오르고 싶었기 때문이니.
당장 한 때 샤르트르 공작과 어울렸던 장폴 마라 같은 사람은 저 놈 뭐 잘못 먹었나 하는 표정이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샤르트르 공작은 얼굴에 철판을 깐 채 말을 이어나갔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귀족들이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이라서 이권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귀족들은 무능한 주제에 욕심만 많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으니 이야기가 평행선을 그리는 겁니다. 우리가 평민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거기에서 그치지 않을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건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아니요. 지금까지의 숱한 역사가 증명하는 부동의 진리입니다. 하나를 주면 둘을 원하고 둘을 주면 이내 열을 내놓으라 하는 게 군중의 심리입니다. 수조권을 고쳐달라고요? 그렇게 하면 이 다음에는 세금 부담을 경감시켜달라 할 겁니다. 그다음에는 왜 평민들만 세금을 내냐 귀족들도 내자는 목소리가 나오겠죠. 그 다음에는 어째서 평민들이 더 많이 내는 거냐 재산이 많은 자가 더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겁니다. 그 종국은 결국 신분제 폐지일 거고요.”
“옳소, 옳소!”
1, 2 신분 대표단이 앉아있는 곳에서 찬동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로베스피에르나 당통의 말만큼이나 샤르트르 공작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단순히 지금 논쟁은 ‘고작 이 정도도 양보를 못해준다고?’ 라는 말로 퉁 칠 사안이 아니다.
하나를 주면 결국 전부를 주게 된다.
이런 위기감이 귀족들 사이에서 팽배하게 퍼져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샤르트르의 연설은 이런 귀족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게다가 군중들의 심리상 자신들이 뭔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면 앞으로도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같은 방식을 쓸 겁니다. ‘이렇게 하니까 되네?’ 라는 생각을 심어주면 안 됩니다. 물론 개혁이 필요하고 백성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주도로 이뤄줘야 합니다.”
“존경하는 샤르트르 공작 전하. 그 말씀은 저희 3신분은 앞으로도 귀족들이 선심성으로 던져준 호의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까? 제 귀에는 감히 고귀한 성직자와 귀족들을 상대로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행위를 시도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선을 지키라는 겁니다. 신분제의 벽을 허물 여지가 있는 민감한 사안이 아니라면 충분히 우리들도 이야기를 들어줄 겁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불순한 의도가 엿보이는 제안은 당연히 들어줄 수 없는 겁니다.”
이 순간 샤르트르 공작은 이 땅에 살아가는 귀족들의 대변자였다.
“샤르트르 공작의 말이 맞습니다!”
“하나를 주면 결국 모두를 주게 됩니다!”
“수조권 개편? 어림도 없다! 암! 암!”
예상대로다.
그럴듯한 명분이 하나 생기니 기가 막힐 정도로 단결이 잘 되는 귀족들은 이제 완전히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3신분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봐야 이제는 안들려~안보여 에베베베가 될 뿐.
물론 1, 2 신분이 이렇게 대화를 원천차단해 버리니 3신분 대표들의 얼굴에는 분노를 넘어선 증오가 서렸다.
“그러면 지금 국가의 위기를 그냥 두고만 보겠다는 겁니까? 여기서 재정 파탄을 막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모두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왜 모르십니까! 평민들은 이 이상의 세금을 부담할 수 없습니다!”
“그럼 여유가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세율을 올리면 되지!”
“그래봐야 지금 만성적인 재정 파탄을 해결하긴 어림도 없는 액수입니다. 귀족들이 저희들과 같은 비율의 세금만 부담해줘도 재정적자는 순식간에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해야 합니까!”
“하! 이것 보게 이제야 본심이 나오는군. 동지분들, 지금 들으셨습니까? 3신분의 본래 목적은 역시 우리들의 면세특권 폐지였습니다! 수조권 개편 같은 건 그럴싸한 거짓 명분에 지나지 않았어요!”
말 실수를 한 평민 대표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도로 앉았다.
내 옆에서 주의 깊게 회의를 지켜보던 루이 16세가 작게 물었다.
“이거 좀 위험하게 돌아가는 거 아닌가?”
“뭐가요?”
“이대로 가면 3신분이 제시하는 합의안은 다 부결될 것 같은데? 그러면 저들의 분노가 폭발하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되면 화가 나긴 하겠죠. 하지만 생각만큼 거세게 타오르진 않을 겁니다.”
3신분은 이미 3부 회의의 표결 방식을 자신들의 요구에 가깝게 바꾼다는 양보를 얻어냈다.
즉, 표결에 들어가서 졌을 때 분노를 응집해 뿜어낼 수 있는 힘이 그만큼 약해진다는 뜻이다.
원역사에서 평민들이 완전히 폭발해버린 건 그들의 모든 요구가 일방적으로, 철저하게 무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때는 프랑스 곳곳에서 식인 사례가 보고될 정도로 극한의 상황까지 몰린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 정도로 상황이 나쁘지도 않고, 적당한 양보를 얻어낸 성과도 있었다.
만약 이번에 진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다음 열심히 사전작업을 하면 다음 삼부회에서 이길 수 있지 않느냔 의견이 나올 것이다.
“원래 사람은 완전히 뒤가 없어야 들고 일어나는 법입니다. 퇴로가 있는 쥐는 고양이를 물지 않죠.”
“음···설마 네가 노린 게 그런 거였나? 적당히 평민들을 어르고 달래주면서 귀족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 그런데 그러면 재정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데······.”
혼자 자문자답을 하던 루이 16세가 혼란에 빠져 관자놀이를 어루만졌다.
일국의 왕치고는 믿음직스럽지 못하긴 해도 어쩔 수 없지.
아직 모든 계획의 전말을 들은 게 아니니 이게 당연한 반응이었다.
심약한 우리 형의 성격상 앞으로 이 땅에 일어날 일을 전부 알게 되면 예상치 못한 트롤링을 해버릴 수도 있거든.
리스크는 최소화 시켜놓고 봐야하는 법.
나는 대답 대신 거의 파국에 가깝게 치닫고 있는 회의를 지켜보았다.
이제 설득과 합의할 마음 따위는 완전히 벗어던진 양쪽은 바로 투표로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3신분측이 제시한 합의안은 다음과 같았다.
[1, 2신분의 면세특권 폐지]이쯤 되면 이제 막나가자는 건가라는 감상이 절로 드는 제안이다.
성직자와 귀족들 역시 코웃음을 치며 표결에 들어갔다.
궁지에 몰리니 자폭해 버리는 패배자들의 전형적인 모습.
결국 이번은 글렀으니 다음 기회를 노려보자라는 마음이 물씬 느껴진다.
승리를 확신한 귀족들은 저마다 덕담을 주고받으며 투표 용지를 받아들었다.
“이야, 뭐니뭐니해도 샤르트르 공작의 연설이 좋았어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역시 일시적으로 가세가 기울었어도 타고난 고귀한 신분이 어디 가지는 않네요.”
“샤르트르 공작 전하! 제가 다음에 근사한 자리를 한 번 마련하겠습니다.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요. 기꺼이 가겠습니다.”
화기애애한 귀족들과 달리 3신분 대표들은 태반이 똥씹은 표정으로 투표용지를 제출했다.
로베스피에르와 당통 역시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가만히 자리를 지키는 중이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가 지나자 집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불안해하는 루이 16세의 시선과 반대로 나는 여유롭게 일어나 시종들에게 결과를 들었다.
“우선 마지막까지 정해진 규칙대로 토론해준 모든 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어떤 부정행위도 개입할 수 없도록 다방면으로 검증하며 개표를 했기에 집계에 시간이 걸렸다. 폐하께서는 이미 이번 삼부회에서 합의된 안을 그대로 가결하겠다 말씀하신 바 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여유로운 자세로 앉아있는 귀족 대표들이 한껏 승자의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발표하겠다. 1신분 대표 290명, 2신분 대표 270명, 3신분 대표 550명. 1110명의 인원이 투표한 1, 2신분의 면세특권 폐지는······.”
나는 일부러 잠깐 말을 멈추고 좌중의 반응을 살폈다.
어떤 이들은 체념, 또 어떤 이들은 확신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1110명의 인원중 과반을 넘는 572명이 1,2 신분의 면세특권 폐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럼으로 1, 2신분의 면세특권 폐지는 이번 삼부회를 기점으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
“역시 이런 말도 안 되는 안이 가결될 리가 없······지?”
“당연히 부결이지! 당연한······아니, 잠깐?”
반사적으로 환호의 함성을 내지르려던 귀족들이 번쩍 팔을 들어올린 자세 그대로 굳어졌다.
뇌가 귀를 통해 들어온 소리를 이해하기를 거부한 것처럼, 천천히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마치 지금 자신들이 제대로 들은 게 맞냐는 얼굴로.
“저, 전하. 집계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지······.”
“아니. 들은 그대로다. 원하는 자들은 언제든 투표용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확인해 보도록.”
“···면세특권 폐지가 가결?”
막상 투표에서 이긴 3신분 대표단마저 태반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눈만 끔뻑거렸다.
그러나 의문은 잠시.
이내 실내를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
“가결 됐다! 진짜로 가결 됐어!”
“크하하하하! 꼴 좋다! 귀족들이 천국에서도 세금을 안 내긴 개뿔!”
“국왕폐하 만세! 프랑스 만세!”
그렇게 평민 대표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기를 몇분 뒤.
믿기지 않는 현실에 패닉에 빠진 귀족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무효야! 이 투표는 조작되었어! 무효다! 무효!”
순간. 지금까지의 소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싸늘한 적막이 실내에 내려앉았다.
나와서는 안 되는 그 단어에 모두가 불안한 시선으로 나와 루이 16세가 있는 연단을 돌아보았다.
엉겁결에 조작이라 외친 귀족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 역시 이대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말이 안 되지.
누군가는 이렇게 나와줘야지.
잘했어, 아주 잘했다.
예상보다 더 열렬한 반응에 기분이 좋아져 그만 웃음이 나올 뻔 했다.
그런데 왜들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는 거야?
화 안 났는데 표정 좀 풀지?
< 예상치 못한 결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