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94)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94화 드림팀(194/355)
< 드림팀 >
사람들의 행동양식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상당부분 연관되어 있다.
장래에는 경기가 좋을 거라는 전망, 풍년이 올 거라는 기대.
그런 낙관적인 예상이 주류가 되면 사람들의 삶에는 자연스럽게 여유가 깃든다.
지금 유럽의 전반적인 정서가 딱 그랬다.
그중에서도 프랑스는 유례가 없는 태평성대라는 인식이 사회 전체에 깔려 있었다.
파리에서는 연일 대규모로 어떤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식량은 근 십여년 사이에 놀랄 정도로 값이 내려갔다.
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세 부담률조차 내려갔으니 삶이 나아졌다는 걸 체감하기 싫어도 온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회가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처음에는 등 따습고 배부르기만 하면 된다던 서민들조차 점점 문화 생활을 즐기고 싶어한다.
그 증거로 현재 파리의 극장은 연일 밀려오는 손님들로 꽉꽉 찼다.
성황리에 진행 중이던 축구 프로리그는 관중수가 감당이 안 돼서 전부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내 손길이 닿은 풋볼 클뢰브 오를레앙은 벌써부터 짭짤한 운영이익을 가져오는 중이었다.
축구에 환장하는 유럽인들의 DNA는 이때부터 각인되어 있었는지 벌써 훌리건 비슷한 사례도 나올 정도다.
“야! 리옹 새끼들 축구 진짜 개못하네.”
“뭔 개소리야! 니네 저번에 우리한테 2대 떡으로 쳐발렸잖아!”
“그래서 너네 지금 순위 몇위? 파리는 오를레앙 다음으로 2위죠? 리옹은 4등따리죠? 개못하죠?”
“와···진짜 파슬람들 역겹네. 그래봐야 결승가면 오를레앙한테 뚝배기 다 털릴 텐데 계속 설레발쳐봐라.”
“뭐 이 새끼야? 진짜 뒤지게 쳐맞고 싶냐?”
“뭐 씨바 내가 틀린 말 했냐? 쳐봐, 쳐봐!”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매 경기마다 이런 폭행사건이 터져서 안전요원의 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이게 문화생활의 예로 적절한지는 의문이긴 하지만···이렇게 축구에 과몰입할 수 있는 것도 다 먹 고 살 걱정은 없기 때문 아니겠나.
덕분에 나도 축구 경기 관전도 가랴, 오페라와 연극도 구경하랴 정신이 없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오늘 내가 마리와 함께 관람하러 온 연극은 최근에 재편된 국립 극단의 배우들이 열연하는 최신 개봉작이었다.
“브루투스···너마저!”
“이제 로마는 독재자를 필요치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와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로마의 전통의상을 입은 브루투스역 배우의 비장한 외침과 함께 모형칼을 휘둘렀다.
카이사르의 배역을 맡은 중견 배우가 미리 준비해둔 붉은 액체를 흩뿌리며 자리에 쓰러졌다.
로마 시대를 다룬 연극은 지금까지 많이 있었지만 낭만주의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는 지금은 그 유행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각본도 현대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고 연출도 구리지만 그게 또 나름의 재미요소였다.
물론 이건 나에게만 해당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고 무대 위를 응시하는 중이었다.
한참 뒤, 무대의 막이 내리고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꽤나 재미있게 봤는지 마리도 만족스럽게 눈을 빛내며 무대를 향해 우아하게 손뼉을 쳐주었다.
“그렇게 기대는 하지 않고 본 건 데 만족스럽네요.”
“재미있었다니 다행이네요.”
“재미도 재미였지만 당신이랑 오랜만에 단둘이 여흥을 즐긴 거잖아요. 그러니 즐겁지 않을리가요.”
하긴 최근에는 하도 일이 많아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마리가 넷째를 임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 둘이 뭔가를 하기도 부담스러웠고.
“그래도 이제 산후조리도 다 끝났으니 종종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죠.”
내 말을 들은 마리가 네 아이의 어머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살짝 잡았다.
아무리 임신 중이었다고 해도, 아니 그래서 더 신경을 써줬어야 하는데 양심의 가책이 팍팍 느껴진다.
내일 예정됐던 축구 관전은 취소하고 오케스트라 관람으로 일정을 틀어야겠다.
안 그래도 넷째를 낳느라 힘들었을 텐데 당분간은 마리가 원하는 쪽으로 맞춰줘야지.
그러고보니 이제 아이가 한 명만 더 생기면 아이들로 농구단을 꾸릴 수 있는 수준이 된다.
나는 괜히 마리가 불편해할까봐 눈치를 조금 봤었는데 그녀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신께서 우리 아이들을 어여삐 봐주신 덕에 모두가 건강히 자라고 있으니 앞으로 둘 정도만 더 있으면 될 거 같아요.”
“음? 한 명도 아니고 둘?”
내가 볼 땐 아들 둘, 딸 둘이 된 지금이 가장 황금 밸런스 같은데 역시 이 시대는 마인드부터가 다른 모양이다.
하긴 마리의 어머니 테레지아도 무려 16명을 낳았으니······.
“네 명이 다 아들이면 몰라도 아들이 둘 밖에 없으면 불안하지 않아요?”
“불안? 누가?”
“당신은 어떨지 몰라도 주변에서는 다들 그렇게 본다고요. 당장 우리 오라버니조차 편지로 계속 물어보는데.”
“요제프 2세 폐하요? 그 양반은 뭔데 여동생이 아들 몇 몇 낳는지에 관심이 그렇게 지대하다십니까?”
저번에 첫째 아들인 테오도르의 장래에 대해 묻길래 그 아이는 내 뒤를 이어 누벨 프랑스 총독에 부임할 거라고 못을 박았다.
당연히 아직 확정된 일은 아니었으나 요상한 수작을 부릴까봐 사전에 여지를 없애버린 거다.
그쯤 했으면 알아서 포기할 줄 알았는데 설마하니 한참이나 어린 애들로 타겟을 바꾼 건가?
그냥 한 번 찔러보는 게 아니라 진심이었다면 진짜로 귀찮아지는데.
“오라버니는 이제 속내를 숨기지도 않던데요? 첫째는 당신의 자리를 물려받을 수 있어도 둘째나 셋째는 그렇지 못하지 않느냐, 그러니 자신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조카를 양자로 삼아줄 수 있다···이런 말을 했어요.”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네요. 신성로마제국이 좀 안정되면 생각을 바꾸려나 했었는데 역효과가 나버린 것 같네요.”
마리의 핏줄이면 정통성도 문제없고, 무엇보다 앞으로도 프랑스에게 붙어서 꿀을 쭉쭉 빨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겠지.
내가 관심없는 듯 보이니 이제 마음을 접은 척 하면서 마리쪽과 이야기를 트고 있다는 데에서 요제프 2세의 집요함이 느껴졌다.
“어떻게 할까요? 이전에 얘기가 나온 대로 제가 알아서 하는 걸로?”
“그렇게 해주세요. 아무래도 이쪽은 당신이 저보다 더 냉정하게 일을 잘 할 것 같으니까요.”
대강 이야기를 마치고 귀빈석을 나오자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총리님! 이번 연극은 파리 국립연극단에서 기획한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재조명하는 현재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데 총리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는 어떤 걸까요?”
“어느 문화권이든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그 뿌리라는 게 나옵니다. 유럽의 모든 국가는 사실상 로마를 공통된 어버이로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 로마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게 고대 그리스의 문화고요. 시대가 흘러갈수록 고전의 가치는 더욱 더 빛나는 법입니다. 로마와 그리스의 문화는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의 삶에서 살아 숨쉴 겁니다.”
“왕자비···아니, 영부인께서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요? 음 그러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리의 말이 이어지자 기자들이 정신없이 펜을 휘적이며 타이틀을 뽑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따로 말을 해주지 않았는데도 그녀는 내 의도를 다 이해했는지 그리스 문화에 대한 예찬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궁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묘한 웃음을 흘렸다.
“어쩐지~단둘이 로마 시대 연극을 보러 가자던 이유가 뭔가 했더니 다 꿍꿍이가 있으셨던 거네요?”
“아니, 뭐 꿍꿍이까지야···기왕이면 사적인 유흥을 즐기면서도 공적인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표현해 줘도 괜찮잖아요.”
“네네, 어쨌든 이제 며칠 뒤면 저와 당신의 관람기가 프랑스 전역에 쭉 걸릴 테고, 안 그래도 대유행 중인 그리스 문화 열풍이 또 한 번 탄력을 받겠네요. 비꼬는 게 아니라 진짜로 대단한데요? 이런 그림을 한참 전부터 그리고 있었다는 게···낭만주의 열풍이 도래할 거라는 예측은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가 없으면 불가능할 텐데.”
“예술하면 또 이 루이 크리스티앙 아니겠습니까.”
“아, 하긴 당신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누구보다 빠르게 간파하기도 했었죠?”
모차르트도, 베토벤도, 낭만주의의 거장 들라크루아도 전부 지식으로 아는 사람들이었지만, 어쨌든 아는 건 아는 거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루이 크리스티앙 총리는 정치만이 아니라 예술과 각종 문화에 관한 식견도 풍부한 팔방미인이었다.
귀족적인 품격을 동경하는 유럽 상류층 사회에서는 이런 인식이 굉장한 힘이 되는 법이다.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아우라를 풍기게 된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저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요. 그리스 독립 여론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게 생각만큼 잘 될까요?”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생각하나요?”
“우선 오스만이 그리스 독립을 환영할 리가 없으니 분명 전쟁이 나겠죠? 그럼 러시아가 그 기회를 놓칠 리가 없으니 바로 끼어들 거예요. 오라버니도 아마 남쪽으로 영향력을 확장할 좋은 기회라 생각할 테니 끼어들려고 할 거고요.”
“그렇죠.”
“그러면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열강들은 달가워하지 않을 게 뻔하잖아요. 대표적으로 영국 같은 나라가 러시아가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걸 두고 볼 리가 없을 텐데요. 러시아가 흑해쪽으로 남하하지 않겠다고 협정을 맺은지 얼마나 됐다고······.”
구구절절 옳은 예상이다.
그녀의 식견대로 원 역사에서도 영국은 초창기에 그리스 독립을 반대했다.
영국만이 아니라 다른 열강들도 초반에는 영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다.
의도적으로 그리스 독립 여론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 그리스 동정론이 퍼지는 속도가 역사와는 비교가 안 됐다.
아마 다음주만 가도 프랑스 지식인들의 회의는 대부분 그리스와 관련된 화제가 주제로 오르내릴 것이다.
“눈치 빠른 영국이라면 당신처럼 슬슬 눈치를 챘을 겁니다. 그래서 이미 궁으로 손님을 불러뒀죠.”
“아~오늘 방문한다는 대사가 설마······.”
“네. 영국 대사입니다.”
지금까지는 언제나 앙숙이기만 했던 영국과 프랑스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안에서 갈등만 일으키는 건 아니다.
왜, 당장 미국 남북전쟁에서도 서로가 암묵적인 합의를 맺고 쏠쏠하게 돈을 챙기지 않았던가.
언제나 두 국가가 충돌한 건 결국 유럽의 패권을 쥐려는 국가끼리의 피할 수 없는 주도권 다툼이었을 뿐이다.
싸울 이유만 없다면···굳이 자기 돈 써가면서 싸우고 싶어하는 머저리는 이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다.
※※※
“총리님! 프랑스는 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귀청 떨어지겠네.
초대를 받은 영국 대사는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을 보여주며 노발대발했다.
“아니, 평화 협정을 맺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지금 여론이 어떤지 아시지 않습니까. 여기서 정부가 대놓고 그리스에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이상 걷잡을 수가 없어요!”
“걷잡을 수가 없다는 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 겁니까?”
“또 또 아시면서 모르는 척을···당연히 그리스가 독립을 시켜달라고 아우성칠 거 아닙니까! 그리고 유럽 전역에서 불쌍한 그리스 동포들을 구해야 한다며 어주 벌떼처럼 일어날 거고요.”
“사실 저희가 이번에 제창한 평화 조약에 의하면 그리스의 독립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 유럽 문화의 뼈대가 된 그리스가 지금은 이슬람 세력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고요.”
“허, 참···아무리 프랑스가 신성로마나 러시아와 동맹이라고 해도 너무 아낌없이 퍼주는 거 아닙니까? 저들이 그리스까지 치고 내려가서 말뚝이라도 박아버리면 어떻게 하려고요. 본국은 절대 그걸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설령 평화 조약을 백지로 돌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건 영국 측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엄밀히 따지면 이번 건은 저쪽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길길이 날뛰는 게 정상이니까.
그러니 이제 준비된 수를 둬야 한다.
“물론 그러시겠죠. 저희도 귀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영국 의회와 피트 총리님께 제 이야기를 잘 전달해 주신다면 그쪽도 분명 납득을 할 겁니다.”
“···설마 프랑스도 그리스 독립에 찬성하지 않겠다는 작정입니까?”
“아니요. 그리스는 독립해야 합니다. 다만 신성로마제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한 완전한 독립국으로 바로 서야지요. 물론 이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귀국과 본국이 적절한 지원을 해줘야 할 테고요.”
지원이라는 이름의 상품 판매라는 걸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영국 대사는 아둔하지 않았다.
감정을 가라앉힌 그는 눈을 빛내며 턱을 한차례 쓰다듬었다.
“···오스만은 절대로 그리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전쟁은 피할 수 없어요.”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대사께 프랑스의 의지를 전달드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총리님께서는 그러니까······.”
“맞습니다.”
나는 영국제 유리잔에 프랑스의 와인을 가득 따라 대사의 앞으로 천천히 밀었다.
“오래된 앙숙이라고 해도 때로는 공통의 적을 위해 손을 잡는 법이지요. 모든 건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허어……”
“프랑스와 영국. 두 대제국의 동맹.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근대판 펠레와 마라도나, 현 시점 세계의 두 축인 파리와 런던의 세기의 드림팀을 결성할 시간이다.
< 드림팀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