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196)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196화 동맹을 빨리 깨는 비법(196/355)
< 동맹을 빨리 깨는 비법 >
“아니, 영국 그 미친 코쟁이들은 대체 뭘 잘못 먹고 이러는 것인가!”
“그것이···물어봐도 이전과 같은 대답이 돌아올 뿐입니다.”
“그러면 결국 전쟁을 하자 이 말 아닌가! 영국이 진짜로 그걸 원하는 거라고?”
대 오스만 제국의 28대 술탄 셀림3세는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완전히 뚜껑이 열렸다.
술탄의 분노에도 신하들은 우물쭈물하며 별다른 대답을 올리지 못했다.
“당장 영국 대사를 호출해라! 내 직접 그 자에게 대답을 들어볼 것이다!”
“그것이······.”
“왜 또! 설마 영국 대사가 내 부름에 응하지 않겠다는 소리라도 했느냐?”
“영국 대사관이 이미 텅 비었습니다. 어제 자로 다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대사관이 방을 뺐다는 이 상황에 셀림 3세가 잠시 멀뚱멀뚱하게 눈을 깜빡였다.
“···영국 대사들이 설마 이곳을 떠났다는 말인가? 왜?”
“···그것이······.”
“그놈의 그것이라는 말 좀 그만하고! 영국 대사들이 갑자기 돌아간 이유가 대체 뭐냔 말이다.”
“케밥이 입에 맞지 않다고······.”
빠직!
셀림 3세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신하들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 이유가 바로 납득이 갔다.
케밥이 맛이 없어서 대사관을 뺀다고?
이건 조롱 외에는 그 어떤 의도로도 해석이 되지 않는다.
“이 미친놈들이 본국이 그토록 우스워 보였단 말이지······.”
“저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대사관을 철수시킨 건 전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 분명합니다. 영국 놈들이 정말로 우리와 싸울 모양인가 봅니다.”
“그리스를 독립시켜서 자신들의 괴뢰국으로 삼기라도 하려는 건가? 대체 왜?”
얼마 전만 하더라도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오스만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또 손바닥 뒤집듯 의견을 바꿔서 이래도 전쟁 안할 거냐며 모욕적인 도발을 쏟아내는 중이다.
심지어 그 내용조차 어이가 없었다.
요리가 입에 맞지 않는다고?
정어리로 파이나 만들어 먹는 놈들이 감히 어디에 트집을 잡는다는 말인가.
아니, 혀가 단체로 맛이 가버린 인간들이라 정상적인 맛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아마 그리스 쪽이 우리 손에 있는 한 러시아의 남하는 결국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를 독립시켜 버리고 자신들이 깃발을 꽂으려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보는 게 합리적이겠군. 놈들이 이유도 없이 설칠 리가 없으니.”
“일단 영국이 이렇게 나온 이상 분명 그리스도 움직임을 보일 겁니다. 더 늦기 전에 함대를 편성해야 합니다.”
“그래야겠지. 그런데 이쪽이 영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면 어느 정도나 승산이 있겠는가?”
“술탄께서 열과 성을 다해 기도하신다면 신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겁니다. 충분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예니체리로 대표되는 구세대 군인들의 호언장담에 셀림 3세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니자므 제디드라는 신식 군대를 조직해 군사 개혁을 이루어 보려고 했으나, 기성세력인 예니체리들의 반발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신앙심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신께서 우리의 바람에 응해주시지는 않는다. 그만한 실천이 뒷받침되어야지.”
“경건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보다 중요한 실천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러시아에 패했던 게 경건한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예. 이전부터 내려오던 전통을 버리고, 저 이교도들의 방법을 배우려고 했던 게 바로 문제이자 죄의 씨앗이었습니다. 제국의 성세가 꺾인 것도 바로 그즈음부터였습니다.”
“허허허······.”
전후 관계가 완전히 뒤바뀐 억지 논리를 들으니 반박할 기운마저 사라져버렸다.
예니체리들은 근대화는 타락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은근히 자신을 돌려 까고 있는 것이다.
제국이 날개 없는 새처럼 추락하게 된 원인이 도리어 목에 핏대를 세우는 걸 보고 있으려니 절로 머리가 아파왔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신께 기도를 드리겠네. 그러니 자네들이 영국군을 격퇴해 보겠나?”
“···그것과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지라······.”
차라리 이번 전쟁에서 시원하게 꼴아 박고 이를 빌미로 대개혁을 실시해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패해도 적당히 패해야지 그리스가 통째로 독립해 버리면 그건 이쪽에도 타격이 너무 크다.
개혁을 하더라도 성장동력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전쟁에서 참패하면 복구하는 데만 한 세월이 걸리게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한다고 해도 그리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메흐메드 알리가 나선 건 바로 그때였다.
“이집트의 맘루크들을 이용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집트?”
“예. 객관적으로 현재 영국의 전력은 막강합니다. 하지만 영국이 그리스로 오려면 함대가 상당히 먼 거리를 돌아와야 합니다. 지리상의 이점은 이쪽에 있으니 이집트의 맘루크들을 동원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셀림 3세는 한참 이어지는 알리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지금보다 더 확실한 자치권을 악속해주는 대가로 협조를 받는다면···일리가 있어.”
러시아와 오스만은 서로가 쉽게 병력을 동원할 수 있었으니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영국은 다르다.
어쨌든 영국의 본토는 저 멀리 있지 않던가.
병력의 우세로 밀어붙이면 어떻게든 백중세를 유지하다가 전쟁을 흐지부지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셀림 3세는 메흐메드 알리의 의견대로 곧바로 이집트에 전령을 급파했다.
원래 나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던 맘루크들은 아예 법적으로 그 권리를 보장해주겠다는 오스만의 제안을 곧바로 수락했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메흐메드 알리는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누르기 위해 온 힘을 쥐어짰다.
모든 게 파리에서 들은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크리스티앙과의 계약은 전부 지켰다.
이제 남은 건 영국과 프랑스가 약속을 이행하는 것뿐.
만약 여기서 저 두 나라가 패한다면 계획은 전부 물거품이 되지만, 그런 걱정 따위는 들지 않았다.
아직도 신앙심이 부족해서 전쟁에서 졌다는 소리를 하는 인간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
알리의 소리 없는 비웃음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
오스만은 결국 영국의 요구를 묵살하고 혁명가 리가스를 교수형에 처했다.
이 강경한 태도가 신호탄이 되어 그리스 전역에서 격렬한 반발이 쏟아졌다.
마케도니아, 펠로폰네소스, 중앙 그리스는 오스만의 잔혹한 처사를 비판하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리스 독립파는 오스만과 전면전을 벌일 마음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직 그럴만한 준비가 다 되지 않았으니까.
이 사건을 이용해 여론을 결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유럽 열강과 접촉하려는 게 그리스 독립파의 본래 목적이었다.
분명히 그랬을 터인데···돌아가는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
[그리스 드디어 오스만의 압제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포하다!] [마케도니아의 영웅들. 용맹한 알렉산드로스 대제의 기적적인 전술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자유를 향한 그리스의 열망!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독립의 깃발을 올리다!]그리스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스는 이미 독립을 선포한 국가로 되어 있었다.
유럽 각지에서는 그리스의 독립을 대서특필로 다루었으며, 이들을 응원하는 각국 지식인들의 글귀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어이, 어이, 믿고 있었다구!”
“역시 소크라테스의 후손들!”
“그리스에 자유를! 자유를 억압하는 압제자들에게는 철퇴를!”
놀랍게도 러시아와 신성로마제국에는 이미 독립한 그리스의 영토를 반영한 지도까지 나왔다고 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나름대로 신중을 기해보려던 그리스 지도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이미 자신들은 독립을 해버린 것으로 되어있는데 여기서 뭔 말을 더 하겠는가.
“우, 우리는 신생 그리스 독립국의 건국을 선포하며 오스만의 지배를 단호하게, 다, 단호하게 거부한다!”
등 떠밀리듯 최전선에 나온 그리스 연합은 후다닥 군대를 끌어모아 현지 오스만 세력과 전투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리 오스만이 쇠퇴했다고 해도 제대로 된 정규군도 없는 그리스군이 어떻게 할 수준은 아니다.
심지어 오스만은 영국의 개입을 차단하고자 이집트의 맘루크들을 포섭해 대규모 군사들을 투입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리스 독립군만으로는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유럽의 경찰을 자처하는 영국이 구원투수처럼 마운드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오스만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국가는 영국만이 아니었다.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럽 최강국의 한 축.
자유, 평등, 우애의 기치를 내건 프랑스가 전쟁에 참전하며 그리스 독립 전쟁의 본격적인 서막이 올랐다.
※※※
프랑스 육군 제1군단.
지휘부의 분위기는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금부터 연합 작전을 수행하게 될 상대국의 핵심 인사들과 회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근 수백 년간 죽일 듯이 싸워온 원수사이다.
잠깐 동맹을 맺었다고 그간 쌓여온 해묵은 원한이 사라질 리가 없었다.
“소문이 자자한 나폴레옹 대원수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영제국 해군 청색 중장 호레이쇼 넬슨입니다.”
“반갑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영국 해군의 중심을 만나게 되니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서로에 대한 인식이 결코 좋지는 않았지만 양국의 무력을 대표하는 두 명장은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번 전쟁에서는 서로 손을 잡고 싸워야 하는 아군이다.
여기서 삐걱거려봐야 돌아오는 결과는 아군의 사망률 상승일 뿐.
이미 두 사람의 머릿속은 저놈을 어떻게 이용해야 아군의 피해를 최소한도로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먼저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는 영국군이 우리와 손발을 맞춰서 완벽히 작전을 이행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중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그리고 온 유럽이 그러길 원하고 있으니 다른 방도가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저희는 함께 싸워 승리를 쟁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무조건 공동작전을 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지요.”
“···그 말은?”
“바다는 영국에 맡기겠습니다. 대신 육지는 프랑스에 맡겨주십시오.”
내심 바라고 있던 제안에 넬슨이 씨익 웃었다.
“즉, 이쪽이 프랑스군을 적지에 상륙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단독으로도 적의 육군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로군요. 대단한 자신감입니다.”
“어차피 보급은 신성로마제국과 러시아가 도와주기로 했으니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이쪽이 바다에서 참패한다면 프랑스군도 자칫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저희는 바로 북쪽으로 올라가 전선에서 이탈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겠습니까?”
약간의 조소가 섞인 나폴레옹의 물음에 넬슨은 태연하게 고개를 저으며 딱 한 단어로 답했다.
“없습니다.”
“그러면 문제없군요. 그리고 이쪽의 정보대로라면 이집트의 맘루크들이 투르크군에 합류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그쪽부터 털고 가려고 하는데 귀국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각개격파는 전략의 기본이지요. 알겠습니다. 처음 행선지는 이집트로 잡겠습니다.”
최소한도로 필요한 대화만을 나누고 양군의 지도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틀리는 심정이었다.
저놈들과 1초라도 더 오래 동맹을 지속하는 건 생리적으로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넬슨과 나폴레옹은 자연스럽게 한 가지 공통된 결론을 도출해냈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양국은 좋든 싫든 서로 도와가며 싸워야 할 동맹이다.
그 말은 전쟁이 끝난다면 이 불편한 동맹 관계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뜻.
그러니.
이 전쟁을 끝낸다. 순식간에.
< 동맹을 빨리 깨는 비법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