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03)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03화 위대한 부모의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203/355)
< 위대한 부모의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 >
스웨덴이 건넨 부탁은 순식간에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런 특종거리를 눈뜨고 지켜볼 리가 없는 기자들이 아주 큰 일조를 했다.
[후계구도가 불명확한 스웨덴의 기책! 오를레앙 공작 크리스티앙 총리의 핏줄을 원한다!] [스웨덴이 프랑스의 혈통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평론가 알랭 경이 말해주는 스웨덴의 노림수. 프랑스에겐 오히려 좋다!]무슨 건수만 터졌다하면 자연스럽게 국뽕으로 연결시키는 프랑스답게 지금 인식은 스웨덴이 마치 항복이라도 한듯한 분위기였다.
물론 괜히 이런 식의 이야기가 쏟아지는 건 아니었다.
몇몇 사람들은 스웨덴이 왕의 자식이 아닌 총리의 자식을 원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했다.
현재 프랑스의 국왕 루이 16세는 왕비와의 사이에서 왕자만 내리 셋을 보았다.
장남이야 왕위를 이어야 하니 차치한다 하더라도 차남이나 삼남은 한번쯤 노려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프랑스가 절대왕정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국왕은 국왕.
부르봉 왕가의 핏줄이 가지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어차피 총리님도 왕실의 피를 이은 분이잖아?”
“아니지. 총리님은 계승권이 없잖아. 내가 듣기로는 귀족들 사회에서는 이런 사소한 명분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데?”
“뭔 명분 같은 소리하고 있어. 그딴거 없어도 우리 총리님이 무조건 최고지. 스웨덴도 그걸 아니까 저러는 거잖어.”
“그건 그렇지? 솔직히 내가 스웨덴 국왕이어도 저랬을 것 같은데.”
정신이 온전한 프랑스 사람들 중에 현재 최고 실세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스웨덴도 비슷한 판단을 한 거겠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사건을 물고뜯고씹으면서 즐길 하나의 쇼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화제의 주인공으로 도마 위에 오르는 사람들의 기분은 또 다른 법이다.
크리스티앙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느긋하게 이 과정을 지켜볼 수는 없는 심정이었다.
“베아트리스. 혹시 아버지나 어머니가 너한테는 다른 말을 한 적 있어?”
“아니요~없는데요.”
“후···스웨덴 대사와 이야기가 끝난 뒤 말해주시려는 건가?”
루이 크리스티앙의 장남 테오도르는 쉴 새 없이 탁자를 두드리며 한시도 시선을 가만히 있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짜증스럽게 보고 있던 장녀 베아트리스가 찻잔을 쾅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다.
“아, 진짜! 그렇게 신경 쓰이면 가서 물어보든가요. 어떻게 된 게 열 살도 안 된 샤를보다 더 평정심이 없어요?”
“쟨 그냥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자세히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런 거겠지.”
“형님, 그건 좀 상처받는 말인데요.”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샤를이 훌쩍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쪽으로 다가왔다.
사실 테오도르의 말대로 셋째인 샤를의 입장은 이제 나이가 성인에 가까워진 테오도르나 베아트리스와는 많이 달랐다.
아직 걸음마나 뒤뚱뒤뚱하고 있는 넷 째 크리스티나는 말할 것도 없다.
아직 어린 동생들과 달리 테오도르는 이제 슬슬 자신도 일선으로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 나이였다.
그것도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는 루이 크리스티앙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벌써부터 온갖 기대가 자신에게 모여드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니, 솔직히 아버지가 뛰어난 거랑 자기랑 대체 뭔 상관이냐는 말이다.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아버지가 날 스웨덴으로 보낼까?”
“제가 저번에도 말했죠. 오빠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까요? 보내도 차남인 샤를을 보내겠죠. 아니면 지금 어머니 배에 있는 우리 막내를 보내든가.”
“···걱정하는 건 아니고 솔직히 거기 가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게 중얼거리는 테오도르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베아트리스는 낮게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꼭 남자만 가란 법은 없지 않나···제가 가는 건 어떨까요?”
“그쪽이 여자를 왕으로 받아줄까?”
“스웨덴에 여왕이 즉위한 사례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할머니의 사례도 있고요.”
“할머님도 그래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칭하지는 못하셨지. 후계자가 아무도 없는 거면 몰라도 그게 아닌 이상 여자를 데려갈 일은 없을 거다.”
“그렇긴 하죠. 하지만 그 이상으로 아빠가 오빠를 스웨덴으로 보낼 가능성은 없어요. 보내도 누벨 프랑스로 보내겠지.”
누벨 프랑스 차기 총독 대행으로 테오도르가 내정되어 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였다.
사실 테오도르도 프랑스 본토보다는 누벨 프랑스에서 데뷔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긴 했다.
물론 이건 누벨 프랑스에서 크리스티앙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지만.
“잠깐. 그러면 나는 장남이니까 빼고, 베아트리스와 크리스티나는 여성이니 제외하면 소거법으로 남는 건 샤를밖에 없잖아?”
“몇달 뒤에 나올 우리 막내가 남동생이라면 걔도 후보에 들어가겠죠?”
“설마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를 보낼까.”
“어차피 현 스웨덴 국왕이 오늘내일 하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50정도 됐다는데 그 정도면 10년쯤은 더 버텨줄 거라 생각하고 막내까지 후보군에 넣을지도?”
테오도르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유로워 보이는 베아트리스의 태도가 내심 부러웠다.
“베아트리스, 네가 우리중에 아버지와 가장 친하니 가서 좀 물어보면 안 될까?”
“아니. 왜 내가?”
“그거야 아버지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네가 애교만 피우면 뭐든지 다 들어주셨으니까. 이번에도 네가 작정하고 매달리면······.”
“그새 까먹었어요? 그러다가 엄마한테 불호령 맞는다고요. 공적인 일은 절대 물어보지 않는다. 이게 우리 가족 원칙인 거 알잖아요.”
하긴.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과할 정도로 받고 자란 베아트리스가 개념없는 귀족이 되지 않은 건 전적으로 어머니 덕분이었다.
만약 어머니가 엄하게 잡지 않았다면 베아트리스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한심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역시 동생들이 자신보다는 훨씬 더 축복받은 환경에서 자랐다.
루이 테오도르.
프랑스가 영국에게 완벽히 설욕한 전쟁이 끝난 날에 태어난 신의 선물과도 같은 아이.
루이 크리스티앙의 뒤를 이어 프랑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희망.
이 모든 게 자신을 가리키는 수식어라는 게 지금도 믿기지가 않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형님은 대단하십니다. 주변에서도 형님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를 않아요. 저도 교사들에게 항상 형님처럼 총명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듣는데 쉽지가 않네요.”
“맞아. 그건 인정. 주변에서 그렇게나 압박을 주는데 보면 표정 하나 안바뀐다니까? 얼마나 강심장인지. 우리끼리 있을 때 보면 쫄보도 이런 쫄보가 또 없는데 사람은 확실히 겉만 봐서는 모르는 법인가봐.”
“···아버지의 뒤를 이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지.”
언제나처럼 표정관리를 하며 웃어주니 모두가 감탄사를 흘리며 엄지를 치켜들어준다.
차라리 어렸을 때부터 난 아버지만한 그릇이 못된다면서 동네방네 외치고 다녔어야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동생들조차 조금 소심한 면은 있어도 할 때는 확실히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진짜로 그냥 스웨덴으로 가버리면 안 될까.
아니면 누벨 프랑스라도 괜찮다.
하지만 그건 헛된 바람일 뿐, 테오도르는 아버지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아버지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설령 아들이라고 해도 총독 대행 같은 중임에 자신을 꽂을 사람이 아니다.
분명 중앙정계에서 몇 년간 경험을 쌓으며 실력을 기르라고 하겠지.
“하아······.”
그때가 되면 자신의 밑천도 금방 드러나게 될 터.
앞으로 정계에서 구르며 거품도 이런 거품이 없었다며 까일 걸 생각하니 위장이 시큰거릴 정도로 아파왔다.
※※※
국제관계는 언제나 촘촘하게 얽혀 있다.
두 나라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단순히 두 나라에만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건 아니다.
특히 근대로 접어든 지금의 시기는 더더욱 그랬다.
“총리님. 우리 스웨덴은 절대로 신의를 저버리지 않을 겁니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
“애초에 총리님의 아드님이 저희의 왕이 된다면 자동으로 스웨덴은 프랑스와 한 배를 타는 입장이 되지 않겠습니까. 배신하고 싶어도 절대로 배신할 수가 없는 족쇄를 차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스웨덴 대사는 자신들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열렬하게 떠들어대며 구애를 펼쳤다.
나는 바로 대답을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하며 잠시 대답을 보류했다.
애초에 자식의 미래가 걸린 일을 즉답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어째서 하필 제 아들이 후보로 오른 건지 솔직한 이유를 들려주시죠.”
“알겠습니다. 총리님에게 거짓말을 해봐야 통하지도 않을 테니 솔직하게 털어놓겠습니다. 이번 기회로 프랑스와 강력한 동맹관계를 형성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무섭기도 했을 테고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저희는 러시아와도 갈등 중이고 폐하에게는 후계자가 없습니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전부 국가의 상태가 말이 아닌 상태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후계자를 데려온다면 이 두 가지 불안요소를 전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프랑스와 결혼 동맹으로 맺어진 사이다.
여기서 스웨덴의 차기 국왕이 프랑스 왕실의 일원이 된다면 프랑스에게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요청할 명분이 서게 된다.
프랑스 역시 남일 보듯 모른척할 수는 없을 테고.
“스웨덴이 얻을 이득이야 명확하니 넘아간다 치고, 이쪽이 그 요구에 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뭐가 있겠습니까?”
“총리님의 아드님이 스웨덴의 왕이 되는 겁니다. 총리님 개인에게는 이게 가장 큰 이득일 겁니다. 그리고 북쪽에 확실한 아군을 하나 둔다는 게 프랑스에게도 절대 손해가 되는 일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알겠습니다. 며칠 내로 답을 드릴테니 오늘은 이쯤하죠.”
스웨덴 대사는 자신들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거라 의심치 않는 듯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나는 저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혼자 고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기에 나는 마리가 쉬고 있는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스웨덴 대사와의 만남은 다 끝났나요?”
만삭인 배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고 있는 그녀를 보니 복잡했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기분이다.
나는 그녀에게 충격이 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옆에 누웠다.
“며칠 내로 답을 준다고 했어요.”
“딱히 나쁜 제안은 아니었을 텐데 고민하는 건 역시 오라버니 때문인가요?”
“···역시 그게 제일 크죠.”
스웨덴 국왕이라는 자리는 확실히 이쪽에게 그리 리스크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내 처남인 요제프 2세도 내 아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스웨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오라버니는 먼저 요청한 사람은 자신이니 이쪽의 부탁부터 들어달라고 하겠죠. 그렇다고 스웨덴은 되고 신성로마제국은 안된다고 하면 분위기가 묘해질 테고요.”
“수락을 하면 둘다 수락하고 거절을 하면 둘다 거절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그런데 양쪽 다 아들을 원한다는 것도 문제에요.”
“장남인 테오도르를 보낼 수는 없으니 샤를과 앞으로 나올 이 아이를 보낼 수밖에 없겠네요. 아, 그런데 이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면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어요.”
“그것보다는 타국으로 갈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느냐가 더 걱정인데······.”
합스부르크라면 몰라도 스웨덴이 원하는 건 어차피 이쪽의 핏줄이다.
정말로 상황이 여의치 않는다면 딸이라도 괜찮다고 할 게 틀림없다.
그보다는 이 시대 최고의 노답집단 중 하나인 신성로마제국에 가게 될 아이가 더 걱정이었다.
“그래도 저쪽도 예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요. 프랑스가 프로이센을 완전히 밟아뒀으니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도 문제가 없고요.”
“물론 옛날보다야 낫긴 하죠.”
“그리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타국의 왕으로 가는 걸 더 좋아할 수도 있어요. 프랑스에 남아봐야 당신의 유산을 다 물려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하긴 본인들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겠네요.”
확실히 아이들의 행복을 생각한다면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는 건 모순이다.
일단은 들어보고 결정하자.
혹시 아는가.
마리의 말대로 내 아이들에게 숨겨진 야망이 꿈틀거리고 있을지도.
그렇게 되면 유럽 왕실의 상당수 혈통이 본의 아니게 내 자손들로 채워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막상 나 자신은 왕이 될 마음도 없었고, 그런 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자식들이 그렇게 된다면······.
뭔가 묘한 기분이다.
< 위대한 부모의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