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05)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05화 네가 해라 총독(205/355)
< 네가 해라 총독 >
베아트리스와 샤를의 거취가 확정 되고 일주일 후.
모두의 축복 속에 마리가 우리의 다섯 번째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였다.
남자아이였다면 스웨덴 쪽과 괜히 더 말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그리고 마리가 몇 주 정도 몸을 추리며 회복한 뒤에, 막내를 제외한 우리 가족 전원이 처음으로 다 함께 대서양을 건넜다.
이때가 아니라면 이제 가족이 다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갓 태어난 막내 아이를 두고 오는 건 마음이 걸렸지만 국왕인 루이 16세가 직접 조카를 돌봐주겠다고 해서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직도 한참이나 어린 샤를이 신성로마제국의 황태자가 된다니 기특하기도 하면서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사실 누벨 프랑스까지는 너무 멀지 않나 했는데 아이들이 좋다고 따라오니 은근 고맙네.”
“저 애들도 아빠랑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 테니까요.”
사실 이번 누벨 프랑스행은 장남인 테오도르의 견문을 넓혀주는 게 주목적이었다.
이게 어쩌다 보니 대규모 가족 여행 비슷하게 됐지만, 모두가 만족하니 오히려 좋다.
“누님. 역시 군주론 3회독 정도는 하고 가는 게 기본이겠죠?”
“읽어봐서 나쁠 건 없지만 현 신성로마제국에 잘 맞냐고 하면 그건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네가 황태자가 된다고 해도 실제로 국정을 맡는 건 한참 뒤일 테니 너무 조바심 가지지 않아도 될 거야.”
“음···그래도 준비는 열심히 해놓을수록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미래의 스웨덴 여왕과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대담이라니 이건 또 귀한 장면이네.
물론 내 눈에는 그저 귀여운 아이들의 소꿉장난처럼 보일 뿐이었지만.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스스로 도움을 구하기 전까지는 이것저것 참견하지 않는 게 내 방침이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물어볼 게 뻔하니 조금만 참자.
그렇게 무사히 도착한 누벨 프랑스.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보고처럼 토론토의 전경은 그새 내 기억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아이들 역시 구름처럼 몰려든 환영인파보다 놀랍도록 발전 중인 도시에 눈길이 더 가는 듯 보였다.
“우와~말로만 들었는데 진짜 장난 아니다.”
“이렇게 봐서는 파리에 뒤질 게 없어 보이는데?”
“그러게. 역시 말로만 듣는 거랑 직접 보는 건 다르네.”
원래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보면 눈을 반짝거리며 사족을 못 쓰기 마련이다.
이제 총독으로 밀린 업무를 봐주면서, 틈나는 대로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신문물을 보여주며 가족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면 된다.
물론 단순히 가족 유람이 아니라 앞으로 타국의 왕이 될 아이들의 견문이 조금이라도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어쩌면 테오도르보다도 베아트리스와 샤를에게 이번 여행이 더 중요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테오도르는 앞으로도 내가 옆에 붙어서 이것저것 알려줄 수 있지만, 저 두 아이는 그게 아니니까.
“자, 얘들아. 너흰 대규모의 공장이 실제로 돌아가는 걸 본 적이 없지?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은 산업화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느냐에 따라 갈릴 거란다. 그러니 잘 둘러보고 궁금한 게 있다면 뭐든지 물어보렴.”
“네!”
“감사해요, 아빠!”
의욕 가득한 두 아이는 새로운 지식을 찹찹 빨아먹을 의욕이 가득했다.
역시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곳을 찍기를 잘했어.
혹시 또 아는가.
내 아이들이 스웨덴과 신성로마제국 역사상 최고의 군주로 역사에 기록될지.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절로 어깨춤이 나올 것만 같다.
이렇게 최고조로 올랐던 내 기분은 총독 집무실의 문을 열자마자 푹 가라앉아 버렸다.
“오셨습니까, 총.독.각.하.”
“그래. 지금까지 대행 일을 맡느라 수고했다. 잘 지내···지는 못한 것 같군.”
거의 좀비같은 몰골로 나를 맞이한 라부아지에의 정수리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대학원에서 굴러다닐 때 나도 경험했던, 이른바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라는 놈이다.
“저번에 유럽에서 봤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총독 각하. 어떻게 된 게 이 미친 땅은 처리해야 할 일이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라부아지에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구멍이 뚫린 라플라스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기술과 체제 발전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빨라요! 아무리 인력을 늘린다고 해도 결국 이쪽으로 집중되는 일의 양은 줄어들지를 않는단 말입니다!”
“하긴 그도 그렇겠군.”
안 그래도 원 역사에서 19세기 미국의 발전 속도는 엄청났다.
그런데 누벨 프랑스는 그 미국의 초고속 성장을 한 번 더 압축해서 겪는 중이다.
사회적인 혼란이 없다면 그게 더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더욱이 이 모든 걸 컨트롤해야 할 총독대행과 누벨 프랑스 의회에 걸리는 부담은···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총독 각하! 저는 거짓말 안 하고 최근 몇 달 동안 일주일 평균 100시간 이상을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라부아지에 이놈이 휴가계를 승인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월권이고 횡포가 아니겠습니까! 각하가 돌아오셨으니 말씀드립니다.”
“뭐라고? 야 인간아, 내가 너보다 평균 근무시간이 많으면 많지 적지가 않은데 뭘 잘했다고 혼자 휴가를 써? 내가 휴가를 가기 전에는 아무도 휴가를 쓸 수 없어! 이게 누벨 프랑스 총독실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칙이다!”
“뭐라고 이 미친놈아? 여기에 머리숱이 다 빠진 거 보고도 그딴 소리가 나오냐?”
“내 머리숱도 다 빠졌는데 너만 치료하고 오겠다고? 어림도 없지! 우리 모두 대머리가 되는 거다아아아아!”
거의 광기에 가까운 비명을 외치며 라플라스와 라부아지에가 서로 멱살을 잡으며 드잡이질을 시작했다.
나는 혹시라도 아이들이 이 광경을 볼까 봐 슬쩍 출입문을 닫아버렸다.
안 되겠다. 바로 휴가를 내주진 못하더라도 업무강도는 대폭 줄여주도록 하자.
한때 날로 적어지는 머리숱을 보고도 눈물의 논문작성을 멈출 수 없었던 사람으로서.
저 고통에는 공감을 해주지 않을 수가 없네.
※※※
평생을 프랑스에서 살아온 테오도르에게 누벨 프랑스는 신비로 가득 찬 별천지와도 같았다.
이곳은 파리와도, 오를레앙과도 완전히 달랐다.
이제는 전 유럽 공포의 상징이 된 프랑스 2군단의 주요 구성원인 흑인과 아메리카 원주민들.
여기서도 주류라고 하긴 힘들었지만 그래도 돌아다니면 은근히 눈에 자주 띌 정도로 많았다.
여기에 오대호를 둘러싼 공업 도시들의 생소한 풍경은 절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오대호라는 게 진짜 바다가 아니라 호수입니까?”
“예. 온타리오호를 끝으로 모인 물이 대서양 쪽으로 흐르긴 하지만 일단 호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제 평생 이렇게 넓은 호수는 처음 봅니다.”
“이 다섯 개의 호수를 전부 합치면 어지간한 나라보다도 큽니다. 워낙 커서 파도도 쳐서 처음보면 영락없이 바다로 착각하기 쉽지요.”
크리스티앙이 머무는 동안 총독 대행이라는 업무에서 해방된 라부아지에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사라진 머리숱이 바로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테오도르의 가이드를 자처하는 그의 얼굴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 누벨 프랑스는 정말로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땅입니다. 크리스티앙 총독께서는 앞으로 100년만 지나도 누벨 프랑스가 유럽의 그 어떤 국가보다도 강해질 거라고 확신하시더군요.”
“···다 둘러본 건 아니지만 정말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는데 사실인가요?”
“예. 이 오대호 인근은 세계에서 최고로 발전된 공업 도시입니다. 그리고 중부지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옥한 곡창지대죠. 신에게 축복받은 땅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땅의 잠재력을 미리 꿰뚫어 보시고 그렇게 공을 들였던 거로군요.”
이 땅을 영국이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을까.
어쩌면 프랑스는 영원히 영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만년 2등 국가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영국이 인도를 차지하는 걸 아버지가 개의치 않는 자신감의 원천도 확실히 이해가 갔다.
역시 사람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실감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총독으로 부임한다면 과연 이 땅에서 무얼 해낼 수 있을까.
잠시 상념에 빠져 있던 테오도르는 옆에서 들려오는 라부아지에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나저나 총독 각하께서는 테오도르 님을 차기 총독으로 내정하고 계시단 소문이 있던데······.”
“그런 소문이 있긴 한데 확실한 건 아닙니다. 애초에 아버지께서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저에게 총독 자리를 주실 리가 없지요. 라부아지에 경처럼 지금까지 이 땅을 지킨 분들이 그런 요직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사실 라부아지에 같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신처럼 아버지 빽으로 출세하는 이들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저 사람의 입장이었다면 얼마나 아니꼽겠는가.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해냈을 텐데 총독의 아들이랍시고 새파란 애송이가 부임해 온다면.
그런 뻔한 이치를 모르지 않았기에 테오도르는 누벨 프랑스의 자리에는 짐짓 관심이 없는 척 손을 저었다.
그런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연히 총독 각하의 장남이신 테오도르 님께서 차.기.총.독이 되어주셔야지요!”
“···예? 하지만 그래도 경험이라는 게······.”
“경험은 압도적인 천재성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입니다! 저 라부아지에! 프랑스의 그 누구보다도 총독 각하를 오랜 시간 보필해왔습니다!”
“그, 그렇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테오도르 님께서는 총독 각하의 어린 시절을 쏙 빼다 박았습니다. 그 증거로 이 누벨 프랑스의 가능성을 바로 꿰뚫어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거야 목 위에 머리라는 게 달려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오히려 모르는 쪽이 더 문제 같은데.
테오도르가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라부아지에가 입에서 침을 튀기며 말을 이었다.
“부족한 경험이야 저와 라플라스가 옆에서 거들어 드리면 될 일입니다. 누벨 프랑스에서 총독 각하는 살아있는 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테오도르 님이 오신다고 하면 시민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처럼 할 자신이 없는데요······.”
“사자는 고양이를 낳지 않는 법! 제가 볼 때 테오도르 님께서는 자질이 충분할 정도로 넘치십니다.”
누벨 프랑스 땅을 밟은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대체 뭘 보고 자질이 넘친다는 걸까.
그래도 옆에서 끝없이 찬송가를 불러대는 라부아지에의 말을 듣고 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정말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오! 포크와 나이프를 쓰는 자세부터 품격이 느껴집니다. 그야말로 총독의 자질!”
“나이프와 포크를 다루는 게 총독의 업무와 상관이 있습니까?”
“없을 리가 없지요!”
“예를 들자면?”
“···아, 그러고 보니 다음 일정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걸 깜빡했네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라부아지에의 칭찬 공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급기야는 의자에 앉아 쉬고 있기만 해도 감격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이러다가 ‘세상에, 물을 마시다니! 천재인가?’라는 칭찬이 쏟아질지도 모르겠다.
차기 총독이 정해진다면 총독대행이라는 막강한 직위는 당연히 자동소멸하게 된다.
라부아지에가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역시 아버지가 눈여겨보신 인재답게 권력에 초연한 저 모습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아직 이 땅의 총독이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눈부시게 발전하는 곳의 총독이 된다는데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열망을 담은 라부아지에의 눈을 바라보며, 테오도르의 가슴 속에서도 한 줄기 열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 네가 해라 총독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