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30)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30화 이렇게 된 이상 청으로 간다(230/355)
< 이렇게 된 이상 청으로 간다 >
희망찼던 19세기의 시작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험악해진 런던의 봄.
새로운 소식을 들은 한 젊은 노동자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하는 중이었다.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함께하는 곳.
매일매일이 투쟁의 연속이기는 했으나 마음만큼은 오히려 평온했다.
지금 함께하는 이들은 단순한 노동자 연합이 아니었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맹우이자 혈맹이나 다름없다.
처음에는 모두가 공상에 빠진 멍청한 놈들이라 비웃었지만 지금 우리가 이룬 성과를 보라.
지금 이 거대한 흐름의 한복판에 있는 자신들이야말로 세계의 노동자들을 선도하는 혁명가들이었다.
그리고 그 대열에 든든한 선구자들이 합류한다는 사실에 심장이 더 없는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사실 영국 공산주의 운동에 찬동하는 이들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제각각이긴 했다.
누구는 완전한 공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온건한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했으며, 또 누군가는 그냥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되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여겼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 역시 마지막 의견에 찬동하는 사람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이 많은 영국 노동자들이 무슨 공산주의며 자본주의를 논하겠는가.
그냥 이대로 쥐어짜이며 사는 건 도저히 못 견디겠으니 들고 일어난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상당수의 사람은 이번 모임에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영국보다도 한 발 더 빠르게 성과를 낸 위대한 사상가들.
프랑스의 생시몽과 푸리에가 영국의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비밀리에 입국해 사람들을 소집한 것이다.
프랑스 사람이기는 했으나 같은 사상을 공유하는 동무들 사이에 국경의 문제 따위는 중요치 않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영국인과 프랑스인이 아니라 위대한 공산주의 운동가와 그에 동조하는 지지자들일 뿐이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클로드앙리 드 루브루아 드 생시몽입니다. 귀족 나부랭이라 잘난 척하고 싶지는 않으니 그냥 편하게 생시몽 동무(Comrade)라 부르십시오.”
“환영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동무!”
생시몽에 관한 전설적인 일화는 영국 노동자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프랑스의 철인 총리 크리스티앙과 훌륭히 협상해내 노동자들의 인권을 크게 진보시킨 혁명가.
이런 위대한 사람이 자신들을 도와주러 왔다는 사실에 노동가들은 감동을 넘어선 희열마저 느꼈다.
“생시몽 동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이미 충분한 성과를 이룩해냈습니다. 이만한 여론이 결집되었다면 이를 바탕으로 충분히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정부와 협상을 하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이미 옆에 프랑스라는 훌륭한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프랑스 노동자들과 같은 대우를 보장하라는 조건을 내세우면 정부는 거절할 명분이 없을 겁니다.”
혁명이 아닌 협상.
지금까지와는 다른 현실적인 탈출구의 등장에 순식간에 사람들의 의견이 두 방향으로 나뉘었다.
“정부와 협상을 하자는 건 그들에게 굽히고 들어가는 겁니다! 프랑스야 처음부터 노동자들의 고충을 이해해 줬지만, 이 나라는 아니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신나게 탄압을 당했는데 이제 와서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니요!”
“아니···그래도 훨씬 더 좋은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거 아닌가? 프랑스 사람들 노동환경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정도만 되도 나는 아무런 불만 없을 것 같은데?”
“저도 그렇습니다. 꼭 정부를 무너트려서 우리가 원하는 걸 손에 넣는 게 정답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유약한 태도로 어떻게 혁명을 이룩할 수 있단 말입니까!”
“유약한 게 아니라 현실적인 겁니다!”
지금 영국의 공산주의자들은 어떤 하나의 통일된 이념으로 완벽히 뭉쳐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애초에 영국 공산주의의 거두인 로버트 오언부터 근본이 선량한 사람이었기에 폭력투쟁과는 거리가 먼 탓도 있었다.
지금까지 이들이 하나로 뭉쳐있을 수 있었던 건 영국의 시궁창 같은 노동환경 문제 때문이었다.
만약 그게 해결된다면 필연적으로 여론이 분열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던 건 영국 정부가 프랑스처럼 할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프랑스처럼 할 수 없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이리라.
느긋하게 좌중들의 갑론을박을 지켜보던 생시몽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자, 진정들 하십시오. 저는 여러분들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제가 협상을 권하는 건 단순히 영국만이 아니라 국제 정세를 고려한 판단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제 정세라니요?”
“공산혁명이 지금보다 더욱 거세져 정말로 혁명을 이룩할 상황이 왔다고 가정해 보죠. 과연 타국이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야 전 세계의 노동자가 결집해 일어나겠죠!”
공산혁명을 이룩하자는 파벌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전 세계의 공산화.
이를 위해 범유럽 공산주의 연맹을 결성하는 건 과격파들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그리고 크리스티앙이 걱정하는 것도 이런 흐름이 다른 나라들에 영향을 미치며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여러분의 열망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고분고분 혁명이 일어나는 걸 기다려줄 리가 있을까요? 분명히 군대가 투입될 겁니다. 그리고 그에 대항해 시민들이 뭉친다면 내전에 가까운 결과가 일어나겠죠. 만약 이긴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그런데 과연 프랑스가 영국이 혼란을 수습하는 걸 가만히 놔둘까요?”
“그건······.”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이미 개선된 노동환경에 만족 중이고 심지어 총리가 사회주의 이론의 일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말마저 했습니다. 이쪽의 주장에 들고일어나는 사람은 적어도 프랑스에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영국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총리다.
그의 이름을 팔면 아무리 부정적인 예측이라고 해도 신기할 정도의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생시몽의 말에 반박하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왠지 크리스티앙이라면 정말로 저 상황에서 악랄한 계책을 짜내 자신들의 목을 졸라 버릴 것만 같다.
더 이상 이견이 쏟아지지 않자 생시몽의 목소리에도 한층 더 힘이 쏠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협상을 한다고 해도 딱히 정부의 밑으로 숙이고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법적으로 보장된 휴일을 얻고, 규정된 근로시간 이상의 노동에 시달리지 않게 될 겁니다. 이건 명백한 진보이며 사회의 발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우리의 목소리가 관철되면 앞으로도 쭉 그렇게 될 여지가 열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저는 여기에 우리의 파업권을 법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영국 정부가 받아들이도록 뒤에서 압박하겠습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탄압받으며 피를 흘릴 필요도 없어집니다.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공산주의 이념의 완성과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닙니까? 결국 자본가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텐데요?”
“반대입니다. 점점 자본가들이 지금처럼 횡포를 부리지 못하는 사회가 되겠지요. 전 영국을 단순히 프랑스와 같은 수준으로 만들고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의 주도로 세계 노동자 연맹을 창설해 그 어떤 노동자들도 피눈물을 흘리지 않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결국 폭력적인 수단을 배제했을 뿐, 생시몽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에 맞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단순히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프랑스에서 이룩한 성과도 있었다.
결국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생시몽의 방침에 따르기로 했고, 소수의 인원은 욕설을 내뱉으며 떠나갔다.
“만약 정말로 영국이 협상에 응해준다면 저는 생시몽 동무의 의견에 찬성하겠습니다!”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프랑스 노동가의 영웅이라길래 기대했는데 이리도 유약한 사람이었다니!”
“됐소! 우리는 따로 행동할 테니까!”
“떠날 인간들은 떠나라고 합시다! 우리가 성과를 낸다면 어차피 저 사람들도 다 알아줄 테니.”
그렇게 생시몽과 푸리에가 도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견고했던 영국 공산주의자들의 협력체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 모든 게 누군가의 각본이었다는 사실을 그들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여론을 주도하는 생시몽과 푸리에는 어차피 모르는 게 약일 거라 여기며 한층 더 분열을 조장시켰다.
어차피 결과는 다 좋게 나올 테니 딱히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원래 세상만사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
“로버트 오언은 뭐라던가?”
“총리님께서 정말로 약속을 지키시겠다면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사리더니 여론이 분열되자마자 바로 반응을 보이는군. 역시 갈라치기가 효과가 아주 좋단 말이야.”
크리스티앙의 소개로 건너온 생시몽과 푸리에는 예상보다도 더 수완이 좋았다.
단순한 빨갱이 두목이 아니라 로버트 오언처럼 확실한 지식을 갖춘 이들이라 말도 잘 통하니 일을 처리하기가 편했다.
“크리스티앙 그 자에게 빚을 지는 느낌이라 영 껄끄럽긴 하지만······.”
“딱히 빚을 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자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우리를 도운 것뿐이니까요.”
“그렇긴 하지. 우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됐으니.”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자는 크리스티앙의 술책은 확실히 큰 효과를 보았다.
우선 철통같았던 공산주의자들의 틈에 생시몽과 푸리에를 잠입시켜 여론을 갈라친다.
그다음 영국 정부가 협상에 응해주면서 일부 노동자들을 이탈하게 하니 효과가 배가 됐다.
여기에 푸리에가 여성 운동으로 화제를 분산시키기까지 하니 영국의 공산주의는 이전처럼 큰 힘을 지니지 못하게 됐다.
갈라치기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피트는 여기서 영리하게도 여성들의 편을 적극적으로 들어주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 총리를 자처한 그는 영국을 여성들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과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을 한편으로 만든 이상, 이제 여론은 자신들의 편이나 마찬가지.
이제 정부가 완전히 뒤집힐 걱정은 덜어도 좋은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이게 꼭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뜻은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서 이 방법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불안 요소를 만든 미봉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총리님. 아시겠지만 이번에 저들에게 약속한 것들은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가져올 겁니다.”
“그건 나도 알지만 어쩔 수 없지 않았나. 미래의 나에게 부탁할 수밖에.”
“미래의 총리님이 과거로 돌아와 총리님의 멱살을 잡고 흔들지도 모르겠군요.”
“···지금부터 미리 준비를 하긴 해야겠지.”
이제 이렇게 된 이상 영국은 프랑스와 같은 수준의 노동법을 제정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게다가 여성들의 권리가 신장되면 적당한 일자리를 요구하기 시작할 텐데 그에 맞는 정책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영국은 프랑스와 같은 수준의 노동을 한다면 프랑스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오히려 이 파격적인 수준의 노동법 때문에 경기 침체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선거에서 개같이 멸망할 게 뻔하다.
“역시···크리스티앙이 제안한 그 방법밖에 없나?”
“일단 가장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방법이기는 합니다. 이게 결과적으로 프랑스에도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겠지만.”
“···후우······.”
피트는 진한 한숨을 내쉬며 책상 앞에 크게 걸려 있는 세계 지도로 눈을 돌렸다.
기업의 이익을 떨어트리는 정책을 취하면서도 경기를 침체시키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이쪽의 상품을 일방적으로 떠넘겨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의 존재를 피트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넬슨과 웰즐리에게 내 명령을 전해주게.”
이제는 진짜로 망설일 시간이 없어졌다.
일을 일으키면 프랑스도 호응해주겠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청나라를 갈가리 찢어서 이쪽의 시장으로 편입시켜야 하니. 지금 당장 시행하라고.”
< 이렇게 된 이상 청으로 간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