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68)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68화 응애 나 애기 3군단(268/355)
< 응애 나 애기 3군단 >
“살려달라니요. 누가 태자 전하를 죽이려고 칼이라도 들고 쫓아오고 있습니까?”
황태자가 알아서 기는 듯 보이기는 해도 이걸 곧이곧대로 믿는 건 하수나 하는 짓.
통수에 통수에 통수를 치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이곳에서 상대의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는 건 스스로 호구가 되는 것이다.
아직도 청나라 말 그대로 믿는 흑우 없지?
“총리 폐하.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정말로 연관이 없습니다.”
“저는 관심법 같은 걸 쓸 수가 없어서요. 무엇과 연관이 없는지 말씀해주시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짐짓 모르는 척 너스레를 떨자 태자의 얼굴이 점점 사색이 됐다.
“설마, 저도 이미 쳐내시려고 하는 건 아니시겠지요?”
“그러니까, 먼저 자초지종을 말씀해주셔야지요.”
“그러니까······.”
먼저 전부 실토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다.
간 보려는 생각하지 말고 꿇을 거면 확실히 꿇어라.
이제야 이쪽의 의사를 읽었는지 태자의 눈에 순간적으로 갈등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만약 여기서 모든 걸 털어놓는다면 태자는 빼도 박도 못하는 청의 반역자가 된다.
적당히 줄타기하면서 눈치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태자는 결국 크게 심호흡을 하고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천자께서···조약을 어기고 영길리와 손을 잡으셨습니다.”
“세상에~ 어찌 그런 짓을.”
내가 봐도 티가 날 정도로 국어책을 읽긴 했지만 어쨌거나 나는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지금 처음 안 거다.
“인륜과 법도를 중시한다는 동방의 왕조가 이렇게 헌신짝처럼 조약을 어기다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게······.”
“아, 태자 전하는 예외십니다. 조국의 부도덕함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분연히 일어나신 태자 전하의 결단에는 찬사를 표해야겠지요.”
“가, 감사합니다. 제가 폐하를 말리려 했으나 도무지 제 말을 들어주시지를 않아······.”
대충 상황이 어땠을지는 그림이 그려진다.
가경제가 열하행궁에서 술에 찌들어 산다는 보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내 귀에 들어오고 있었다.
“참으로 비극적인 일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천자께서는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시고 사리에 밝으신 분이라 들었는데 간신들이 그런 폐하의 눈과 귀를 가린 모양이군요.”
“그러한 듯합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의화단이라는 무리와 결탁해 총리님을 압박하려 하는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다.”
“그럼 저희가 어떤 선택을 하실지 대강 예상은 가시겠지요?”
“폐하를···끌어내리실 겁니까?”
“작정하고 배신을 했다는 건 이미 도망갈 궁리까지 다 끝내놨다는 거겠죠. 굳이 지금 당장 위협도 안 되는 인간 잡으려고 군을 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아마 이쪽이 조금만 움직이려는 모양새를 취해도 가경제는 만주로 튀어버리겠지.
이미 허울만 남은 황제를 잡는데 그런 귀찮음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
모든 게 정리되면 어차피 알아서 굴러떨어질 인간이니.
오히려 모든 노림수가 박살 났을 때 반응이 어떨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
“하지만 청이라는 왕조를 계속 놔둘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이번 전쟁이 끝날 때쯤이면 왕조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러면···그러니까 제가 폐하의 뒤를 이어서 나라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돌리면 안 되겠습니까?”
“태자 전하의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현재 한족들은 프랑스를 내쫓기 위해 뭉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만주족인 태자 전하께서 우리의 편을 들어 한족의 운동을 찍어누르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불안한 상태가 계속 이어질 텐데 저흰 그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럼 저에게 황위도, 태자의 자리도 전부 내려놓고 평범한 일개 귀족으로 돌아가란 말씀이십니까? 제가 그래도 나라를 등지면서까지 선택을 했는데 조금만 편의를 더 봐주셔도······.”
정말로 억울했는지 하소연을 이어가는 태자의 어조에는 억울함이 덕지덕지 묻어나왔다.
물론 심정은 이해가 간다.
이렇게 납작 엎드려서 기고 있으니 콩고물 좀 던져주라는 건데 나도 그렇게까지 냉혈한은 아니다.
청이라는 나라를 그대로 놔둘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태자가 꽤나 유용한 카드라는 것도 사실이니까.
“일개 개인으로 돌아가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태자 전하께서 아무리 원하셔도 천자라는 지위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는 뜻이죠. 제가 괜한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아실 겁니다.”
“···그건···그렇군요.”
이미 사방에서 소수민족의 독립 요구가 빗발치고 있고, 한족들은 이제 청 황실을 신뢰하지 않았다.
의화단이 부청멸양을 부르짖으며 천자의 부름에 응하기는 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프랑스라는 제일주적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시도마저 무위로 돌아가면 한족들의 여론은 어떻게 될까.
거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청의 황태자가 프랑스 편에 붙어서 자신들을 찍어누른다면?
황태자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제 청이라는 대제국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원 역사의 만주족처럼 학살당하면서 만주까지 쫓겨 나갈 가능성도 충분했다.
영민한 황태자는 결국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애초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이들의 목숨은 건사하고자 나를 찾아온 거겠지.
“천자라는 지위는 유지하실 수 없겠지만 만주족의 왕이라는 지위는 프랑스의 이름으로 확실히 보장해드리겠습니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정권 유지에도 힘을 빌려드리죠. 만약 다른 누군가가 태자 전하의 국가를 위협한다면 저희가 방패가 되어 지켜드리겠습니다.”
“만주족만의 국가라······.”
“현실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설령 저희가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고 해도 태자 전하께서 옛 중원 천자의 위상을 되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원역사의 만주국처럼 제대로 된 나라 꼴을 갖추지 못한 괴뢰국을 세우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청이라는 나라가 완벽히 해체됐다는 걸 증명하는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확실한 구색을 갖추게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저희가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 중원에서 밀려나면 변방의 소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족을 중심으로 한 중원의 왕조가 새로 들어서면 또다시 흡수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중원을 장악할 한족의 단일국가 따위 다시는 나오지 못할 테니까요.”
끝가지 반신반의하던 황태자는 이어지는 내 말을 듣고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는 듯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귀국을 제외하고도 최소 열다섯 개 이상의 나라로 쪼개질 테니까요.”
※※※
황태자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돌려보낸 뒤 정확히 한 시간 뒤.
“의화단이 집결하고 있다는 보고가 도처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체계화된 이들이 아니었던 만큼 의화단의 움직임은 이쪽에서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북경을 점령하고 있는 이 긴 시간 동안 당연히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다.
중원 땅은 말이 안 될 정도로 넓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이쪽의 군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원활한 연락을 주고받는 걸 우선시했다.
“영국과 러시아군은 보란 듯이 계속 서쪽으로 진군 중입니다. 의화단과는 달리 저쪽은 일부러 우리에게 움직임을 노출시킨 느낌이었습니다.”
“양동 작전을 노리는 건가?”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홍콩은 영국 손에 들어갔으니 다음으로는 광동을 손에 넣겠다는 계획이라고 봅니다. 영국과 러시아군은 눈속임이고 진짜는 광동으로 오고 있는 의화단이겠죠.”
나폴레옹은 커다란 중국의 지도 위에서 쉴 새 없이 말을 하며 각국의 군을 상징하는 체스 말을 움직였다.
“광동은 처음부터 청 황실에 대한 여론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의화단의 사상에도 그리 공감은 하지 않고 있고요. 무엇보다 프랑스와 협력한 현지인들이 많아 의화단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의화단의 손에 들어가면 대학살이 벌어질 수도 있겠군.”
광동은 원래 중원 본토에서 조금 떨어져 자신들만의 고유색을 지켜가고 있는 지역이었다.
사용하는 언어부터 일반적인 지역방언 수준이 아니라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외국어에 가까운 방언이었다.
계산에도 굉장히 능해 나폴레옹의 말처럼 일찍부터 이쪽과 협력한 현지인들의 비율도 높았다.
개중에는 아예 투자이민 형식으로 프랑스 시민권을 받아 간 지역유지들도 꽤나 많았다.
“총리님. 이들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현지 세력들을 포섭하는 데 엄청난 악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옆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장 란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폴레옹의 의견을 지지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듣자 하니 의화단이라는 이들은 단순한 폭도들이 아니라 지방의 군벌들도 합쳐진 세력이라고 하더군요. 광동에 남겨둔 소수의 병력만으로는 막지 못할 겁니다. 우선 수적으로 너무 열세니까요.”
광동으로 밀려올 걸로 추정되는 의화단과 청의 관군들은 최소 10만을 훌쩍 넘는다.
당연히 이들과 맞상대하려면 최소한 1개 군단 이상을 내려보내야 했다.
“우리가 2군단이나 3군단을 내려보내면 이쪽의 방어에 지장이 생길 거라는 게 영국의 계산인가?”
“일단 청나라는 그렇게 확신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러시아군이 북경까지 도달하려면 한세월일 텐데···하긴, 의화단도 통일된 체계를 갖춘 건 아닐 테니 실제로 대군을 광동에 보내려면 꽤나 오래 걸리겠군.”
그렇다는 건 이쪽이 방어 병력을 내려보낼 시간 자체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오히려 영국 쪽이 신경 쓰는 건 그 긴 시간 동안 이쪽이 추가 보급을 받지 못하도록 바다를 꽁꽁 틀어막는 것이겠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란이 슬쩍 나폴레옹과 다부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런데 하나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는데······.”
“뭔가?”
“저놈들은 어째서 우리 병력이 분산되면 자신들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다부의 2군단에는 맞아봤지만 자네의 3군단과는 싸워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안 그래도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흑인병사들이 주축인 2군단은 겉모습부터가 다른 군단들과는 이질적이었다.
여기에 프랑스군이 싸운 주요 전장에서 워낙 초월적인 전공을 세웠으니 2군단은 어느새 프랑스의 무력을 대표하는 집단이 됐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다른 군단은 2군단보다는 약하지 않나 하는 어떤 막연한 느낌이 여기저기 퍼져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청나라 같은 경우 지금까지 줄곧 2군단하고만 싸워 왔으니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넬슨이나 웰즐리라면 그런 안일한 판단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애초에 의화단이 영국 말을 들을 리가 없지 않나? 청 황실의 말을 들을지부터 의문인데.”
연합군이란 이래서 귀찮다.
아무리 큰 그림을 잘 짜놓는다고 해도 구성원들이 잘 따라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영국의 원수라면 어디까지나 양쪽에서 양동작전을 피는 척만 하지 절대 전면전을 걸지는 않을 거야. 놈들의 목표는 어쨌든 이쪽의 보급을 차단해서 고사시키는 걸 테니. 아마 웰즐리나 넬슨이라면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거기까지 말한 나폴레옹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저쪽의 머리들이 전부 웰즐리나 넬슨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란. 자네가 3군단을 이끌고 밑으로 좀 내려 가주게. 2군단이면 몰라도 3군단이 내려가면 청나라 놈들은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일 테니.”
“···이걸 좋아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화를 내야 하는 건가.”
장 란이 살짝 굳어진 얼굴로 입술을 씹었다.
“···만약 정말로 놈들이 3군단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 프랑스군에는 2군단만 있는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모른다면?”
이후에는 자신의 마음대로 해도 되겠느냐.
그 질문이 내포한 의미를 모를 리가 없는 나폴레옹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알게 해주면 될 뿐이지.”
< 응애 나 애기 3군단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