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69)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69화 제발 하라는 대로만 하자(269/355)
< 제발 하라는 대로만 하자 >
수백 년간 영화를 누려온 막부의 중심, 에도.
지금까지 쇄국을 고수해왔던 흐름에 변화가 온 만큼 대내적으로도 각양각색의 의견이 오가고 있었다.
개혁이라는 게 본디 단순히 앞으로 하겠다! 라는 말로 시작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나리는 하루빨리 개혁을 완수해 아시아의 최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 있었으나, 모두가 그의 의견에 찬동하는 건 아니었다.
특히 지방의 다이묘 중에는 대놓고 쇼군의 정책에 의문을 표하는 자들도 있었다.
특히 사쓰마 번의 즈쇼 히로사토는 가까스로 개선해 놓은 현 재정상황에 악영향이 갈까 봐 걱정스러워했다.
사쓰마 번과 함께 지방 최고 수준의 경제력을 가진 조슈 번의 모리가 역시 쇼군 주도의 개혁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단순히 이들이 중앙정치에 관여하기 힘든 도자마 다이묘라서가 아니다.
지금 한창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이들로서는 새롭게 들어올 프랑스 세력이 어떤 변수를 일으킬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굳이 양이의 힘을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양이들은 위아래도 없다는데 괜히 천황폐하의 존엄에 해만 끼치는 거 아니야?”
물론 모두가 반대만 하는 건 아니었다.
“청나라가 작살나는 걸 보고도 그런 안일한 말을 하는 인간들이 국제정세를 논하는 것 자체가 범죄다!”
“지금 이 혼란스러운 틈바구니야말로 우리가 아시아의 맹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개화를 이룩하자!”
다이묘들의 의견이 대놓고 양극단으로 갈리니 막부도 선뜻 자신의 뜻을 밀어붙이기만 할 수 없었다.
물론 아무리 지역 군벌이 힘이 강해지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막부의 힘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저들이 내세우는 변명거리인 존황양이가 걸렸다.
천황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정면에서 찍어누르는 건 아무리 쇼군이라도 부담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청나라에서 대전쟁이 터졌다.
청의 천자는 자신들을 돕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중립을 지키고 있을 것을 요구했다.
어차피 프랑스는 패퇴하게 되어 있으니 괜한 화를 자초하지 말고 사태를 관망하라는 반협박성 발언이었다.
대신 끝까지 중립을 지키고 있으면 막부가 그토록 원했던, 입조 없는 자유무역을 약속해주었다.
이것만 허락받는다면 류큐 왕국을 존속시킬 이유가 없으니 단숨에 병합해버려도 무방하다.
쇼군 도쿠가와 이에나리는 이 전쟁을 국내 의견을 통일시킬 기회로 판단하고 각지의 다이묘들을 에도로 불러들였다.
“청의 말대로 굳이 우리가 이 전쟁에 끼어들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중립을 지키다가 이긴 자의 편에 슬쩍 붙으면 그만이죠!”
“그렇게 뒤늦게 붙어봐야 얼마나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요. 차라리 프랑스의 편을 듭시다! 그러면 그들이 이겼을 때 우리에게 엄청난 전리품이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청보다는 오히려 프랑스가 낫지요. 청나라 놈들이 지금까지 우리를 왜라고 칭하며 얼마나 얕잡아 봤습니까.”
회의가 길어지자 인신의 앞이라는 것조차 망각한 몇몇 대형 군벌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새하얀 옷을 입은 국가 최고의 존귀한 존재.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는 천황, 고카쿠 덴노가 천천히 손을 들어 쇼군을 지목했다.
“모두의 생각이 이토록 다르니 며칠이 가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내 쇼군에게 묻겠노라.”
“예! 하문하시옵서!”
“이전에 경은 저 바다 건너 프랑스라는 나라의 힘이 실로 범상치 않고 하락세인 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하였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가?”
“물론이옵니다. 지금도 프랑스에 있는 제 가신들에게서 정기적인 보고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 프랑스는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과학이 발전하고 있고 청과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강대한 국가가 우리와 교역을 하는 게 과연 좋기만 하겠는가? 일방적으로 착취당하는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의외로 예리한 덴노의 질문에 양이론을 울부짖던 다이묘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쇼군 이에나리는 예상한 질문이라는 듯 당당히 답변을 이어나갔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이쪽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사옵니다. 하오나, 교역의 진정한 목적은 저들의 우월한 기술을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쇄국을 고수하고 있다면 지금 프랑스에 수도가 점령당하고 황제가 피신 간 저 청나라 꼴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겠나이까!”
“양이들의 칼끝이 이쪽을 향할 수도 있다?”
“예. 지금 저들이 이쪽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은 건 청이라는 먹음직스러운 먹이가 바로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프랑스가 이기든, 영국이 이기든 청은 승자의 손에 떨어지게 될 겁니다.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더욱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겠습니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쇼군의 말에 설득력이 있도다. 실제로 이번에 청과 프랑스의 수도에 다녀온 사신들의 의견도 양국의 수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하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기술을 흡수해야 한다는 쇼군의 생각은 틀린 점이 없어 보인다.”
덴노의 인정에 쇼군이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절을 올렸다.
사실 이게 다 짜여진 각본이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었으나, 여기서 정면으로 반박을 했다가는 감히 덴노의 권위를 부정한 역도가 된다.
이에나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반대파들이 더 입을 놀릴 수 없도록 아예 못을 박기로 했다.
“폐하! 신은 그런 연유로 현재 청에서 벌어지는 대전쟁에서 저희가 프랑스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감히 아뢰옵니다!”
“타국의 전쟁에 소중한 신민들의 피를 흐르게 하자는 말인가?”
“저 전쟁의 승자는 결국 아시아 전체로 영향력을 확장하게 될 터인데 빠르든 늦든 결국 저희 역시 말려들게 될 겁니다. 여기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더 많은 신민의 목숨을 지켜줄 구국의 용단이 될 것입니다.”
“경들의 뜻이 그렇다면 서로 협조해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보라.”
쇼군과 덴노의 뜻이 이리도 일치하니 어쩌겠는가.
저 우유부단한 쇼군이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온다는 건 이미 프랑스와 이야기가 다 되어 있다는 방증일 터.
어쩌면 군을 파병하는 시기와 그에 따른 대가까지 전부 조율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잔뜩 반대 논거를 가져왔던 사쓰마와 조슈의 대표는 쓰디쓴 속을 억누르며 대가리를 더욱 깊숙이 처박는 수밖에 없었다.
※※※
“뭐라고? 누가 참전을 해?”
홍콩을 점령하고 광동으로 향하는 모든 보급로를 성공적으로 차단하던 와중.
넬슨은 생각지도 못한 보고에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렸다.
“아시아 국가들이 죄다 청의 명령을 거부했다는 건가?”
“예. 베트남 같은 나라는 원래 그럴 거라 예상했지만 조선도 파병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조선은 꽉 잡고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병신 같은 놈들. 뭐, 처음부터 하나도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 타격은 전혀 없다.”
어차피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청나라가 제 몫을 해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의 말대로 조선이 산둥반도에서 깨작거리기만 해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겠으나, 조선이 미쳤다고 여기에 참전을 하겠나.
‘내가 조선의 국왕이어도 엿이나 먹으라 하겠지.’
동방의 책봉-조공 질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넬슨은 이게 얼마나 심각한 사안인지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차피 기대가 없었으니 실망도 없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마음에 아무런 동요가 일지 않았다.
“모자란 놈들이 자기네끼리 지지든 볶든 관심 없고 가장 중요한 건 프랑스의 움직임이다. 프랑스군은 어떻게 하고 있지? 본토의 상황은?”
“우선 유럽에서 들어온 보고에 따르면 프랑스가 해군을 집결 중이라 합니다. 저희 함대와 진짜로 한 판 해보려 하나 봅니다.”
“본국에 상륙할 생각인가···아니면 운하를 막고 있는 병력을 뚫어버리고 보급로를 확보하려는 건가.”
어느 쪽이어도 허용하는 순간 이쪽의 패배는 거의 확정적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저 두 개만 허용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이쪽이 지지는 않는다.
“유럽에 있는 프랑스의 육군 전력은?”
“일단 잠잠합니다.”
“러시아의 수도를 공격하는 선택지도 고를 수 있다고 보았는데···그렇게까지 강수를 두지는 않는가 보군.”
물론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아직 이쪽에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러시아로 진군을 개시했을 수도 있으니.
프로이센이나 투르크라면 몰라도 러시아가 발을 빼버리면 이 전쟁의 균형은 단숨에 프랑스로 기운다.
모스크바가 그리 쉽게 함락되겠냐마는 프랑스 육군이 강한 건 사실이니 어떻게 될지 몰랐다.
“일단 유럽은 그쪽에서 알아서 잘해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청나라에 있는 프랑스군은 뭘 하고 있지?”
“예! 이쪽의 의도대로 군을 나누고 있는 모양입니다. 2군단은 하북을 지키고 3군단이 광동을 지키기 위해 남하할 듯 보입니다.”
“진짜로? 북경과 광동이 자유롭게 왕래할 정도로 가까운 게 아닐 텐데 정말로 군단을 따로 배치할 셈인가······.”
물론 프랑스의 협력자가 많은 광동을 버릴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다만 나폴레옹이라면 조금 더 과감하게 최고 정예병력인 2군단을 보내 단숨에 적을 괴멸시키려는 시도를 할 줄 알았다.
“장 란 원수가 이끄는 3군단이라···2군단 만한 명성은 없지만 웰즐리 원수의 말로는 절대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고 했었지.”
웰즐리는 프랑스의 군단 하나하나가 전부 나라 하나를 갈아버릴 수 있는 전력을 가졌다는 전제하에 작전을 짜야 한다고 했다.
넬슨 역시 절대로 프랑스군을 얕보지 않았다.
만약 3군단을 보내서 이쪽의 방심을 유도할 생각이었다면 그건 너무나도 얄팍한 술책이라고밖에 해줄 말이 없었다.
“일단 청나라 쪽에 전해서 절대로 전면전을 펼치지 말라고 전하도록. 아니다, 그놈들은 믿을 수가 없으니 수시로 내가 관리를 해야겠다.”
어차피 광동은 홍콩의 앞마당이나 마찬가지.
청나라 놈들이 아무리 말이 안 통해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면 충분히 통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넬슨의 계산을 비웃듯 뜻밖의 소식이 부관을 통해 들어왔다.
“긴급 소식입니다! 일본의 군함 수척이 항구를 떠났다고 합니다. 아마도 톈진을 통해 북경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듯합니다.”
“일본? 저 남쪽에 박혀 있는 섬나라?”
“예. 청나라에서 중립을 지켜 달라고 했다는데 아무래도 이쪽 제안을 무시하고 프랑스의 편에 붙기로 한 듯합니다. 청의 말로는 그다지 대단한 전력을 보유한 나라는 아니라고 합니다. 군함도 조악하고, 문명 수준도 낮다고 합니다.”
“자랑이군. 그런 놈들도 통제 못 하고 얕보였다는 건데···그런데 북경으로 향하고 있다면 보급품을 전달하려는 건가?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무기 같은 건 보급이 불가능하겠지만, 식량이나 화약의 재료 정도만을 가져다준다고 해도 이쪽에는 치명타가 된다.
절대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이런 사소한 변수 하나도 통제를 못 하다니.”
“어떻게 할까요? 청에 알아서 조치하라고 할까요?”
“아니. 그랬다가 청나라 놈들이 지거나 저들을 저지하는 데 실패하면 괜히 계획만 더 틀어지게 될 뿐이다.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이쪽 군함들의 우월한 속도를 고려하면 충분히 놈들의 배가 톈진에 도달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끝낸 넬슨은 침착하게 지도의 이곳저곳을 짚으며 지시를 내렸다.
“즉시 출항할 준비를 마쳐라. 단 한 척의 배도 프랑스 측에 물자를 전해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청나라 놈들에게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프랑스군과 전면전을 하지 말라고 이르도록. 자신들을 과대평가하지 말고 얌전히 이쪽의 명령에 따르라고 해.”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후다닥 밖으로 나가는 부관을 바라보는 넬슨의 입가에 절로 쓴웃음이 걸렸다.
병력은 많지만 믿을만한 놈이 그만큼 부족하니 그다지 여유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이 정도로 말해놨으면 아무리 멍청한 청나라 놈들이라도 말뜻은 알아 먹겠지.
설마하니 스프를 떠먹여 준다는데도 뱉어버리겠는가.
해놓을 수 있는 일은 이제 다 해놓았다.
남은 건 주제도 모르고 배를 띄운 원숭이들의 배를 모조리 바다 밑으로 수장시키는 것뿐.
< 제발 하라는 대로만 하자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