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81)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81화 라이프치히 전투(281/355)
< 라이프치히 전투 >
천자가 내몽골의 전사들에게 배신을 당한 것과 거의 동시에.
앙드레 마세나 임시 대원수가 이끄는 프랑스의 대군이 프로이센의 국경을 넘었다.
도합 15만의 어마어마한 군대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프로이센의 영역 깊숙하게 들어갔다.
하노버와 작센 선제후국이 프로이센을 등지고 신성로마에 붙어버렸기 때문에 후방을 걱정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프로이센이라고 대책 없이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여차하면 프랑스에 모든 걸 바치고 붙어버리겠다는 프로이센의 협박은 속된 말로 대박을 쳤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영국과 러시아는 부랴부랴 대군을 편성해 지원군을 보내주었다.
여기에 각지에서 병력을 박박 긁어모아 어떻게든 10만에 육박하는 군단을 편성해 블뤼허에게 쥐여주었다.
블뤼허는 카를 필리프 대공이 이끄는 신성로마제국의 지원군을 차단하기 위해 우측으로 빙 돌아 남하했다.
마세나는 작센의 라이프치히에 거점을 구축한 채 적의 동태를 살피며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
블뤼허가 이끄는 10만의 군대는 어차피 신성로마제국에 맡길 생각이라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아무리 신성로마제국이 못미덥다고 해도 2류 국가 수준이 된 프로이센에 적어도 질 일은 없다고 보았던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진짜로 주의해야 할 건 건너편에 진을 치고 있는 영국과 러시아였다.
양국의 군대는 도합 20만. 수만 놓고 보면 프랑스보다도 5만 이상이 더 많다.
“프로이센과 신성로마까지 합치면 도합 60만에 가까운 인원이 모여있는 건가. 유럽 역사상 이 정도의 대군이 부딪친 적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을걸?”
“그러면 우리가 새로운 유럽의 역사를 만들 수 있겠군.”
마세나는 자신의 주변을 지키고 있는 친우들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미셸 네. 조아킴 뮈라. 장 바티스트 베시에르. 루이 알렉상드르 베르티에. 베르나도트까지.
란과 다부까지 있었다면 정말 두려울 게 없었겠지만 이들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기 짝이 없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찌나 믿음직스러운 녀석들인지 그냥 슥 둘러보기만 해도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가 않다.
모르긴 몰라도 이들이 모두 한자리에 있다면 설령 상대방의 총지휘관이 나폴레옹 같은 자라 하더라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휘하에 있는 원수들이 전부 자신들의 수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여기서 승리를 결정짓는다면 역으로 영국을 봉쇄해버릴 수도 있다.”
지중해로 내려간 함대가 투르크에 질 수도 있다는 걱정 따위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임무를 숙지한 각 군단의 원수들은 슬슬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이 대전투의 최선봉으로 나선 이는 뮈라와 함께 프랑스군의 대표적인 맹장으로 손꼽히는 4군단의 원수. 미셸 네였다.
프랑스군의 진격을 허용할 리 없는 영국군도 즉각 대응에 들어갔다.
그렇게 시작된 라이프치히 전투의 경과 1일차.
타타타타! 타타타탕!
“쏴라! 병기의 성능은 이쪽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프랑스제 소총의 우월함을 보여줘라!”
“뒈져! 뒈져라 이 새끼들아!”
라이프치히 북서쪽의 시가에서 마주친 프랑스 4군단과 영국군은 서로를 향해 미친 듯이 총기를 퍼부었다.
영국군은 로열 네이비만이 자신들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는 듯 용맹하게 맞섰으나, 4군단의 집중 포격에 그대로 쓸려나갔다.
“후퇴하고 몸을 숨겨라! 놈들의 총과 정면에서 싸워주지 마!”
“야, 이 미친 새끼야! 몸을 숨긴 채로 총을 어떻게 쏘는데!”
타타타탕!
“커흑!”
“대포! 대포는 어디 있어!”
영국군이 프랑스군과 육지에서 제대로 싸운 건 7년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오래전의 일.
프로이센 전역에서는 싸우는 척만 하다가 빠졌기 때문에 진짜로 제대로 된 전투는 거의 반백 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웰즐리가 세심하게 정보를 분석해두었으나 엄밀히 말하면 그조차도 옛날 일이 되었다.
최근 프랑스군이 가공할만한 무력을 뽐낸 건 전부 아시아에서 있었던 일이기에 아직 제대로 된 분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게 컸다.
결국 영국군과 러시아군은 첫날의 전투에서 본인들의 몸으로 직접 얻어터지며 정확한 견적을 내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젠장 못 해 먹겠네 진짜!”
“사령관님! 영국군이 돌파당한 듯합니다. 저희 쪽 7여단도 급하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제국 최고의 야전 원수인 미하일 쿠투조프는 사방에서 들어오는 구원 요청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러시아군에서도 독보적인 전략적 식견을 갖춘 그는 사실 지금의 전투 구도가 지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러시아로서는 프로이센이 뒈지든 말든 그냥 놈들이 본토로 들어왔을 때 싸웠으면 그만이다.
쿠투조프는 챠르에게 프로이센을 버리고 적을 러시아로 끌어들인 뒤, 청야전술로 일소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물론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실이 증명하듯 단번에 거절당했다.
“쓸모없는 프로이센 놈들. 설마하니 합스부르크 허접놈들도 못 막고 뚫리는 건 아니겠지?”
“프로이센의 블뤼허는 믿을만한 명장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지금 프로이센보다는 영국군이 더 위태로워 보입니다.”
“나도 안다. 하지만 들고 있는 총의 수준이 너무 차이 나는데 이걸 어쩌란 거야? 사거리도 딸려, 연사력은 그보다 훨씬 더 딸려. 대포의 사거리조차 이쪽이 짧은데 이걸 이기라고? 지금 제대로 사격을 해보기도 전에 이쪽 보병 부대가 쓸려나가는 거 안 보이나?”
“정면에서는 답이 없는 듯합니다. 일단 저쪽의 우월한 사거리를 봉인하기 위해 시가전으로 유도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지금 그렇게 하고 있잖나. 하지만 프랑스군의 화력이 너무 강하다고!”
기병 돌격을 해볼까도 생각해보았으나 저 화력과 연사력을 상대로 기병 돌격은 그냥 자살 돌격밖에는 되지 않는다.
실제로 몇몇 멍청한 기병 연대가 방진을 이룬 프랑스군에게 달려들었다가 그만 여름 햇살 위의 얼음 마냥 시원하게 녹아버렸다.
보고를 받은 쿠투조프는 잔뜩 화가 치밀어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뱉어버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 병신 새끼들! 누구의 명령으로 돌격을 하고 지랄이야 지랄은! 당장 7여단 보고 후퇴하라고 해!”
“이미 좁은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져 군을 물리기가 쉽지 않은 듯합니다.”
“그러면 영국 새끼들한테 지원을 해달라고 해! 이쪽이 병력이 더 많으니 인원수로라도 밀어야 할 거 아니야!”
영국군의 사령관은 아서 웰즐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분전했으나 안타깝게도 허들이 높아도 너무 높았다.
프랑스 4군단은 자신들 역시 피해를 입는 걸 개의치 않고 무자비하게 적을 사살하며 종횡무진 시가를 누볐다.
결국 2만 5천의 프랑스 4군단과 3만의 영러 연합군이 벌인 첫날의 전초전은 도합 2만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병력이 일순간에 날아가는 결과를 낳았다.
이중 프랑스군의 손해는 3천이 채 되지 않았고 영국과 러시아군의 손해는 무려 1만 7천이었다.
연합군은 첫날에 투입한 병력의 절반이 넘는 인원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셈이다.
이 날 쿠투조프 원수는 정공법으로는 답이 없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반대로 프랑스군은 자신들의 절대적인 전력 우위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네. 직접 지휘해보니 어떻던가? 적군과 아군의 격차는 어느 정도나 되지?”
“말할 필요도 없네. 좁은 공간에서 싸워 이쪽도 피해를 입은 거지 개활지에서 싸웠다면 이 절반의 피해도 입지 않았을걸?”
“좋아. 그러면 놈들도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테니 더욱 더 마을에 집착을 하겠군.”
“그러면 로켓 세례를 먹여주면 될 일 아닌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베르티에가 자신 있게 후방을 가리켰다.
“영국 놈들도 비슷한 물건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쪽의 물건이 훨씬 성능이 좋아. 게다가 놈들은 급하게 와서 그리 수량도 넉넉하지 못할걸?”
“내 생각도 그래. 어차피 첫날의 전투만으로도 포위망을 형성하려는 저들의 계획은 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니. 그러면 굳이 시가전에 어울려 주지 말고 일대를 모조리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자고.”
워낙 전쟁에 능한 이들이니 대략적인 그림만 말해줘도 모두가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곧장 흩어졌다.
병기의 우월함이 전장에서 얼마나 큰 강점이 되는지 다시 한번 실감한 마세나는 문득 해전도 비슷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우리가 심각하게 쫄아있던 것일 뿐, 해전도 압도적으로 이기는 거 아니야?’
물론 이건 추측에 불과할 뿐 섣불리 행동으로 옮길 마음은 없었다.
아무리 영국 육군이 호구처럼 말랑말랑해도 저놈들은 원래 바다에 올인한 변태들이 아니던가.
괜히 얕잡아 봤다가 일격을 당하면 지금의 좋은 분위기가 뒤집히는 건 일순간이다.
“내일은 4군단이 버려진 거점을 점령할 테니 그 틈에 내 군단이 영국놈들을 동쪽으로 더 밀어낼 거다. 뮈라의 기병대라면 러시아 놈들을 상대로 시간을 끄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닐 테니 우리 쪽은 압박을 느낄 일이 없을 테고.”
이런 수십만의 대군이 격돌한 전투는 어지간해서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는다.
하지만 마세나는 사흘이면 적에게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들의 전력은 특출났다.
어쩌면 유럽 전체와 싸워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품어볼 정도로.
※※※
마세나를 비롯한 프랑스 원수들이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영러 연합군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다.
“어디 이야기나 들어봅시다.”
쿠투조프는 이제 마흔이나 됐을 법한 영국의 사령관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우리 여단이 신나게 쓸려나가는 동안 몇 번이고 지원 요청을 했는데 어째서 오지 않은 겁니까?”
“이쪽도 보내려고는 했는데 적의 포병대의 사격이 너무 거셌습니다.”
“놈들의 대포 성능이 우월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형편없이 깨진 자신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웃기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영국군은 자신들보다는 더 나아야 했고, 그러는 게 당연한 병력 구성이었다.
쿠투조프가 본 영국군은 프랑스군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자신들보다는 더 나은 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헨리 파제트 원수라고 하셨지요? 당장 내일부터는 프랑스 놈들의 공세가 한층 더 거세질 텐데 우리가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도 이를 막긴 힘듭니다. 하물며 오늘처럼 지휘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래도 프랑스 놈들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정보는 확실히 얻었습니다. 참모진들과 더 상세한 논의를 해보고 이쪽의 방침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 헨리 파제트도 할 말은 있었다.
그가 원래 지휘하던 병력은 사단 정도의 규모였지 이 정도로 무식하게 큰 군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아시아에 가고 웰즐리 경이 여기 있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은데.’
물론 아시아에 가서 나폴레옹과 대치해 보라고 하면 또 다른 소리가 나왔겠지만, 지금 헨리는 그저 억울할 따름이었다.
그런 마음이 얼굴에 다 티가 났는지 쿠투조프는 헛기침을 하며 담배를 꺼내 헨리에게 권했다.
“그래도 우리는 동맹이니 이 곤경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예, 그래야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헨리는 진짜로 저놈들을 이기는 게 가능은 할까 하는 의문을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그냥 처음 계획대로 바다만 틀어막고 있을 것이지 대체 왜 여기서 자신들이 엄한 피를 흘려야 한다는 말인가.
당장 프로이센 놈들은 합스부르크를 막겠다는 핑계로 여기 나와 있지도 않은데.
‘음? 프로이센이 없다?’
순간, 헨리는 악마도 공중제비를 돌며 감탄할만한 놀라운 돌파구를 떠올렸다.
“쿠투조프 원수님. 그냥 프로이센 놈들을 미끼로 던져줘 버리면 되지 않을까요?”
이전에도 한 번 버려봤는데 두 번이라고 못 버리겠는가.
원래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운 법이다.
처음에는 경악으로 입을 떡 벌리던 쿠투조프도 이내 감탄의 기색이 섞인 신음을 흘렸다.
“오오···역시 영국······.”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한 의미가 섞인 감탄사였다.
< 라이프치히 전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