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87)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87화 프랑스는 프랑스다(287/355)
< 프랑스는 프랑스다 >
“허어···이놈들 보게.”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진짜로 나폴레옹의 추론이 맞았다니.
영국 함대의 반응을 보기 위해 군함들을 출격시켜 싸울 태세를 취해 보았다.
물론 진짜로 싸울 마음은 없었기에 적들이 각잡고 반격을 해오면 그대로 빼라는 지시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영국군은 그토록 철저하게 틀어막고 있던 황해를 너무나도 쉽게 포기하고는 뒤로 물러나 버렸다.
마치 절대로 섣불리 전투를 시작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기라도 한 듯.
그렇다고 이것만으로 확신을 가진 건 아니었다.
낮은 가능성이기는 해도 이것도 우리를 방심시킨 뒤 끌어내서 격멸하려는 넬슨의 계획일 수도 있으니.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진 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일본과 조선에서 소량의 보급품이 들어온 뒤였다.
넬슨이 있었다면 절대로 이런 사소한 빈틈을 허용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이 소식을 듣고 당장 대만과 홍콩을 탈환하자고 건의해왔다.
저쪽의 주 전력이 자리를 비웠다면 이쪽이 그걸 봐주고 있을 이유는 없는 법.
“홍콩과 대만을 다시 탈환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영국의 대함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다시 이전과 같은 일이 반복될 겁니다.”
“반대로 저쪽의 함대가 유럽에서 타격을 입는다면 이쪽의 숨통이 크게 트이겠지.”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물자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했던 건 인도양 방면을 꽉 잡고 있던 영국의 함대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최단거리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작 중간 길목을 틀어막힌 상태라 운신의 폭이 크게 제약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이 유럽에서 일전을 벌이기로 결의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막말로 이쪽은 동수 교환만 해도 크게 남는 장사였다.
영국의 인도양 장악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본국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는다면, 그날로 아시아에 있는 웰즐리와 러시아군은 살아도 산 게 아닌 상태가 된다.
“하지만 만약 유럽에서 저희 함대가 참패를 한다면······.”
“그러면 뭐, 망한 거지.”
그래도 저쪽이 초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프랑스 쪽도 섣부른 대응을 하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조금 간을 끌다가 대서양에서 누벨 프랑스 함대가 넘어오는 시기에 함께 호응을 한다든가 하면 영국으로서도 대처하기 힘들 테니.
“쩝. 그래도 아쉽긴 아쉽습니다. 보아하니 이 전쟁의 향방은 대서양에서 결정 날 것 같으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다부와 란과 함께 영러 연합군을 박살 내주고 싶었는데.”
“웰즐리와 겨뤄보고 싶었던 건가?”
“영국이 낳은 불세출의 천재, 나폴레옹에 버금가는 전략가라고 영국놈들이 자화자찬을 해대는데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건 저도 그렇습니다. 나폴레옹은 무슨, 저나 다부 선에서 정리할 자신이 있는데 불세출의 천재는 무슨 놈의 천재라고······.”
영국놈들 자뻑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러려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의식을 하고 있었던 건가.
아서 웰즐리가 원역사에서 보여준 활약을 고려해보면 그가 뛰어난 명장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 워털루에서 그가 보여준 전략은 현대에서까지 수비 전술의 극한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웰즐리의 경력을 쭉 훑어보면 여러 전선에서 다방면의 활약을 보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여기에 정치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했으니 남다른 재능을 지닌 팔방미인이라고는 충분히 칭할만하다.
애초에 진짜로 거품이었으면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에게 워털루의 빅엿을 선사할 수 있었겠는가.
물론 그렇다고 나폴레옹급의 천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역사에서라면 몰라도 지금 시대에서는 다부나 란이 자신들이 정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일리가 있다고는 보았다.
“사실 훗날 제 모든 승리가 무기의 차이라고 폄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아니, 사실 프로이센이나 영국의 역사가들은 이미 그런 식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말도 하고 있고······.”
“그거야 패배자들의 자기 위안이니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지금이야 그렇지만 먼 시간이 지나면 그런 소리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지······”
기우라고 잘라 말하려고 했지만 사실 잘 생각해 보니 꼭 그렇지 말란 법도 없어 보였다.
아니, 물론 아무리 무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 차이를 완벽히 활용하는 건 지휘관의 능력이 그만큼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나폴레옹이 거품이었으니, 템빨만 오지게 본 과대평가의 표본이라는 식으로 기록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교 기준을 원역사의 나폴레옹으로 잡는다면 조금 애매하긴 하네.
나폴레옹이 역사에 최고의 천재 중 하나로 이름을 떨친 건 전 유럽을 상대로 승리 직전까지 갔던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물론 프로이센을 갈아버렸고, 청나라를 털어버린 전적이 있긴 하지만 원역사의 나폴레옹과 비교하면 조금 쳐지는 느낌이다.
능력만 놓고 보자면 절대로 밑이 아닐 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양쪽을 다 알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나 내릴 수 있는 판단이고.
나폴레옹으로서는 자신의 능력과 상황, 나라의 국력까지 모든 게 다 받쳐주는데 그에 맞는 업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만하다.
그래서 이놈이 그렇게 청나라를 갈아버리고 아시아에서 큰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던 건가.
“그래도 기회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니 너무 낙심하진 말고. 대서양에서 우리가 이겨도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건 이곳이 될 가능성이 크니까.”
“아, 영국놈들이 최후의 발악을 할 거라 생각하시는 거군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이 전쟁에서 지면 영국은 진짜 모든 걸 토해내야 한다.
그놈들이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나도 이 기회를 그냥 넘길 마음은 없었다.
최소한 아일랜드는 다시 토해내게 하고 인도에서도 영향력을 확 깎아내 버리게 해야지.
내가 아는 피트라면 괜히 발악을 하다가 한 방 더 맞느니 최소한의 손해를 보는 방법을 택하려 할 테지만, 의회도 같은 선택을 할까?
그러나 이 모든 건 이쪽이 대서양에서 이겼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 진다면 머리가 많이 아파지는데···혹시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의 손으로 플래그를 박아 버리는 꼴이니 절대로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아아, 아무리 프랑스 해군이 강해졌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최강의 대영제국인데 승산이 별로 없겠지?
대승은 바라지도 않으니 동귀어진만 해주기를 바란다.
※※※
프로이센을 완벽히 제압한 마세나는 영웅처럼 위풍당당하게 파리로 귀환했다.
그의 승리를 축복이라도 하듯 오스만의 함대를 모조리 지중해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준 해군들도 돌아왔다.
연달아 터진 이 대승리에 시민들은 물론이고 의회도 흥분으로 반쯤 눈이 돌아갔다.
특히 지금까지 은근히 프랑스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해군이 완벽히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냈다는 게 컸다.
“그러니까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프랑스군은 의심할 여지 없는 유럽 최강이 맞습니다!”
“육군 전력은 설령 유럽 전체와 싸우더라도 밀리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해군 쪽 역시 육군 못지 않게 투자를 했었는데 약할 리가 없지요.”
“이제 영국 놈들의 진영은 영국과 러시아 딱 두 국가만 남았습니다. 저는 이 여세를 몰아 저놈들을 완전히 짓밟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의원 중에는 이제 더 무서울 게 없으니 바로 영국 본토에 상륙하자는 주장을 하는 자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얼마 전 하원 의장으로 선출된 당통이었다.
“마세나 원수, 어떻습니까? 용맹무쌍한 우리 프랑스군이 영국 놈들의 땅에 내리기만 한다면 승리는 확정이라고 봐도 되지 않습니까?”
“상륙만 가능하다면 보름 안에 승부를 결정지을 자신도 있습니다. 상륙만 가능하다면 말이죠.”
“그거야 걱정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우리 빌뇌브 제독이 이끄는 프랑스의 무적함대가 있는데!”
당연하지만 의원들이 단순히 국뽕에 미쳐서 이러는 건 아니었다.
오스만을 이겼다는 사실 자체가 그렇게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딱 하나.
이전에 영국이 오스만과 벌인 해전과 간접 비교를 해보았을 때 자신들의 우위가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영국의 로열 네이비도 그동안 놀고만 있지는 않았겠지만, 놈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늦게 증기선을 도입했습니다. 절대적인 수에서 우리를 감당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죠. 피에르 빌뇌브 제독. 우리 프랑스 해군의 위엄을 만방에 떨친 영웅의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어···음 그러니까······.”
피에르는 갑자기 자신에게 쏟아지는 과한 찬사와 관심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실 그는 결코 경력이 일천한 장교는 아니었다.
미국 독립 전쟁을 지원할 때부터 장교로 복무한 그는 이집트 침공과 그리스 독립 전쟁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때 승리의 주역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히 넘어갔다.
전쟁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칠만한 커다란 결정을 내릴 위치에 서본 적도 없었다.
애초에 천성이 모두의 위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타입도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자리가 부담스러울 뿐이었다.
“오스만과 해전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국군과 오스만군은 하늘과 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격차가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암요, 암요. 당연히 신중해야지요.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전면전을 벌였을 때 과연 바다에서 우리에게 승산이 있냐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던데 제독님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어······.”
지금 여기서 자신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건가.
사실 피에르는 아직도 확신이 가지 않았다.
딱히 질 것 같지는 않지만 무조건 이긴다고 하기엔 꺼려지는 점도 많았다.
어쨌거나 경험적인 측면에서 저쪽은 이쪽과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지금 자신이 이렇게 말했다가는 한껏 기세가 오른 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또 자신있게 이긴다고 했다가 지기라도 한다면?
어차피 지금 프랑스에서 해전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니 지휘를 피할 수는 없다.
그랬다가 지기라도 한다면 한순간에 프랑스를 말아먹은 대역적의 낙인이 찍혀서 조리돌림을 당하리라.
‘하, 씁! 왜 하필 이럴 때 총리님께서 없으셔가지고.’
만약 크리스티앙 총리가 있었다면 이런 곤란한 자리에 지휘관들을 세우는 일은 절대 없었을 텐데.
한참을 고민하던 피에르는 마음을 굳혔다.
그래도 지금 당장 욕을 먹는 것보다는 내일로 미루는 게 낫지 않을까.
게다가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는 프랑스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으로 남을 수도 있으니.
“영국의 해군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지···않을까요?”
“역시!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하하하!”
“영국놈들이 자랑하던 로열 네이비를 모조리 켈트 해 앞바다에 가라앉혀 버리면 얼마나 통쾌할까요!”
“굳이 누벨 프랑스에서 도착할 함대를 기다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언제 올지 아직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그랬다가 영국 놈들이 오히려 겁먹고 싸워주지 않을 수도 있잖습니까.”
“제독이 승리를 확신하셨는데 더 볼 것도 없지요!”
어라, 언제 자신이 승리를 확신한 적이 있던가.
뭔가 정정을 해주고 싶었지만 이미 불이 붙어버린 의원들을 제지할 방법은 없었다.
피에르는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 영국 본토를 직접 타격하자는 의회의 제안을 수락하고 말았다.
“총리님께서도 여기 계셨다면 분명 같은 선택을 하셨을 겁니다.”
“물론입니다! 총리님께서 러시아에 꼬라박지 말라고 하셨지 사실 영국 쪽에는 별말 없지 않으셨습니까.”
“총리님께서도 분명 이런 전개를 내다보고 계셨을 겁니다. 하하하!”
의원들의 자축이 연달아 이어지는 가운데 흥이 오른 마세나도 피에르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저는 바다 쪽은 잘 모르니 제독에게 맡기겠습니다. 하하하!”
“아···네···맡겨 주십시오.”
피에르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식은땀을 훔쳤다.
‘이거···괜찮은 거 맞겠지?’
< 프랑스는 프랑스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