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94)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94화 지옥행 급행열차(294/355)
< 지옥행 급행열차 >
우리 친애하는 형님이 그런 분노를 마음에 품고 있을 줄은 몰랐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면 항상 뭐든지 넘어가던 사람이 저렇게나 화가 났을 줄이야.
하긴 나도 만약 마리가 죽었는데 신성로마제국이 그녀의 죽음을 가지고 장난질을 쳤다면 눈에 뵈는 게 없어졌을 것 같기는 하다.
아마 신성로마제국을 갈기갈기 찢어서 영원한 삼류국가로 남아버리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루이 16세에게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진즉 이걸로 언플하지 않은 이쪽이 너무 신사적으로 대응했던 것이지.
전쟁은 어차피 이긴다.
이긴다는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마무리를 하느냐는 것이지만···영국이나 러시아가 계속 추하게 빌미를 주고 있으니 문제는 없으리라.
“총리님. 영국 의회는 이쪽의 항복권고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해왔습니다. 오히려 다음 해전에서도 본때를 보고 싶지 않으면 이쪽에 항복을 하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예상대로군. 이러면 진지하게 피트가 불쌍해지려고 하는데······.”
이놈들이 뭘 잘못 먹고 이러나 싶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제 얼추 분석이 끝났다.
런던의 정확한 분위기를 상세히 기술한 보고서도 얼마 전 받아보았다.
피트는 인도를 떼주고 항복하자고 했다가 같은 여당 의원들에게 불신임을 당해 물러났고, 런던의 시민들은 퇴진하는 피트에게 계란과 돌멩이로 화답을 해주었다고 한다.
호위들이 없었다면 머리가 깨져서 자택이 아닌 병원으로 호송됐을 거라 하니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했을지 예상이 간다.
십수 년이 넘도록 영국을 이끌어온 위대한 정치인치고는 너무나도 초라한 말로라 나까지 짠해질 정도였다.
“테오도르에게 연락은 왔나? 함대는 얼마나 준비됐다고 하지?”
“건조 자체는 이제 다 끝났다고 합니다. 병사들의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하니 전투 준비 자체는 끝났다고 봐야 할듯합니다.”
“그 녀석이 예상보다 참 일을 잘한다는 말이야.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이제 슬슬 임시 총독 자리에서 임시라는 직함을 빼도 될지도 모르겠어.”
“라부아지에 님의 말씀에 의하면 총리님을 빼다 박았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공장이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왠지 모르게 굉장한 뒤끝이 느껴지는 일침이로구만.
역시 자식은 부모의 반사광이라더니 살짝 양심에 찔리긴 한다.
그래도 지금은 전시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어쨌든 나는 일하는 만큼 초과수당은 확실히 챙겨주라고 일러뒀으니까.
“영국 놈들은 알려나 모르겠네. 지금도 실시간으로 자신들이 배상해야 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중인데.”
“모르겠지요. 그래도 누벨 프랑스 쪽은 완전히 신이 난 듯합니다.”
“이번에도 남의 돈으로 신나게 물건을 찍어내는 중이니까.”
사실상 공짜로 테크트리를 뻥뻥 올리는 중인데 이게 재미있지 않으면 세상에 무슨 일이 더 재미있을까.
“그나저나 궁금하네···피트 그놈은 과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피트는 공적인 인성은 영 별로였어도 애국심 하나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던 인간이다.
그런 사람이면 과연 자신을 찍어낸 조국이 이기기를 바랄까, 아니면 한번 처절히 본때를 보기를 바랄까.
아무리 나라가 미워졌어도 자신이 평생을 걸쳐 이룩한 나라가 박살 나는 꼴을 보면 피눈물이 흐르긴 하겠지?
하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자신이 옳았고, 불신임을 의결한 여당 놈들이 틀렸다는 게 드러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위로의 편지라도 한 장 써서 주기로 해볼까.
다른 건 몰라도 지금부터 내가 그 사실을 확실히 증명해줄 테니 신문을 잘 챙겨보고 있으라고.
※※※
전쟁이 한창인데 벌어진 내각불신임과 피트 총리의 퇴진.
이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어떻게든 광동을 탈환하라는 지령이 웰즐리에게 도착했다.
동인도 회사의 모든 전력을 끌어모아 홍콩을 재탈환할 테니 그에 맞춰서 광동으로 밀고 들어가라는 심플한 계획.
심플하다 못해 뇌까지 청량해지는 듯한 이 계획에 웰즐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 넬슨이 다시 동인도로 오는 건가?”
“아닙니다. 넬슨 제독께서는 부상이 심해 퇴역하시기로 하셨습니다.”
“···전투에서 이겼다고 들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로군.”
“예. 하지만 확실한 건 저희가 전투에서 이겼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홍콩과 광동을 재탈환한다면 아시아의 프랑스군은 고사하게 될 겁니다.”
확실히 일리는 있다.
웰즐리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곁들인 보고는 받지 못했기에 어떻게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해보려 노력해 보았다.
프랑스의 육군과 전면전을 펼치는 건 부담되지만 저쪽도 제대로 된 보급을 장기간 받지 못했기에 전력이 온전치 않다.
자랑하는 최신식 무기들을 정비하기가 용이치 않아 구식 무기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부대도 상당수 있다는 첩보도 들어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어떻게든 밀어붙여 볼 수 있을지도?
“적의 프랑스는 2개 군단. 약 5만에서 5만 5천. 이쪽은 있는 대로 끌어모으면 8만 정도까지는 될 것 같은데······.”
약 1.5배 정도의 병력이지만 무기의 질 차이를 고려하면 딱히 이점이 있는 건 아니다.
저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신형 무기 중 절반만 사용이 가능한 상태여도 1.5배의 전력 차이는 그냥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싸우기 꺼려졌다.
정말로 해전에서 이겼다면 그걸 기반으로 더욱 더 적을 조이면 되지 않나?
어째서 굳이 지금 상황에서 적을 치라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혹시 해전을 이긴 건 구라고 피트 총리는 이에 대한 책임으로 해임된 건 아닐까, 넬슨은 사실 죽은 거 아닐까.
이런 허황된 의심마저 피어오를 지경이었다.
“어쨌거나 국왕폐하와 의회의 이름으로 명령이 떨어진 이상 싸우긴 해야겠지.”
이전에도 나폴레옹과 같은 전장에 있었던 적이 있지만 그때는 사실상 전투를 가장한 소풍이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두 지휘관이 격돌하는 이번이 처음.
‘그래. 러시아군을 잘만 다루면 이쪽도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만전 상태의 프랑스군을 상대로는 절대 싸우지 않겠지만 저들은 너무 오래 타국에서 보급을 받지 못하지 않았나.
전황이 여의치 않으면 이번에는 러시아군을 미끼로 삼고 도망가버리면 될 터.
사전에 알아둬야 할 정보는 거의 다 알아놓았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웰즐리는 나폴레옹이 얼마나 그와의 회전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는지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다.
아니, 꿈에서도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
피트가 퇴임 당한 뒤 영국의 의회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열차마냥 폭주하기 시작했다.
피트를 끌어내린 명분은 그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쟁에서 항복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자신들은 무조건적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어차피 피트 말대로 했으면 다시는 정치판을 기웃거릴 수 없게 될 테고, 그건 전쟁에서 져도 마찬가지다.
즉, 대다수의 의원들은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영국은 군부가 정치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모두가 한 몸처럼 엮여 있는 사이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영국은 결국 최악의 선택을 내리게 된다.
프랑스의 전력이 더 모이기 전에 속전속결로 적을 몰아치고 유리한 조건에서 휴전 협정을 맺는다.
다행히도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덕분에 해군의 사기는 드높았다.
영국은 즉시 여세를 몰아 함대를 이끌고 프랑스의 주요 항구를 타격하고 전함들을 모조리 고기밥으로 만들겠노라 선포했다.
이 소식을 들은 넬슨은 “지랄하지마!”라고 절규했지만 그의 발언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부쳐졌다.
세간에는 대영웅 넬슨은 프랑스의 흉탄을 맞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니까.
그렇게 영국이 끌어모으고 모은 군함들은 트라팔가르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용맹하게 출항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 듯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트라팔가르에서 패배한 빌뇌브 제독도 축출되지 않았다.
최고사령관에서 한 계단 내려왔을 뿐, 오히려 다음 전투에서 설욕하겠노라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은 프랑스가 보이는 자신감의 원인을 온몸으로 마주해야만 했다.
퍼퍼퍼펑!
“으아아악!”
“안돼! 놈들에게 접근해! 접근하면 된다!”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넬슨의 전법을 다시 한번 구사하려고 했던 콜링우드 제독은 저번과는 완전히 달라진 프랑스군 함대의 위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잡스러운 목조 전열함은 이제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군의 함대는 철갑을 둘둘 두른 기선, 혹은 기범선이 도합 25척.
트라팔가르 때보다 수는 훨씬 줄었지만 그 위력은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수만 보면 영국 해군이 압도할 수 있었으나 저번의 패전에서 경험을 쌓은 프랑스군은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았다.
사실 원래 못 막는 게 이상한 돌격을 당해준 것일 뿐, 최소한의 대처만 해도 영국 군함은 프랑스군에게 제대로 붙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그런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 증명이라도 하는 듯, 전황은 순식간에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고폭탄의 난사에 목조군함들이 터져나가며 병사들의 비명이 해풍에 실려 퍼져나갔다.
“씁···진즉에 이랬어야 하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이걸 써서 제대로 된 실전을 해봤어야 뭘 알지, 그땐 수도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였고요.”
“내 말이 그 말이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백병전을 할까 봐 철저하게 준비해왔는데······.”
콰콰콰쾅!
빌뇌브가 집중포격에 걸레짝이 되어버린 채 멈춰버린 적의 전열함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이는군.”
새삼스럽게 자신이 얼마나 병신 짓을 했었는지 실감이 갔다.
할 수만 있다면 쥐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가 숨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렇게라도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물론 저쪽도 소수나마 기선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쪽의 피해가 전무하지는 않았다.
신기하게도 저놈들은 기선을 몰아본 경험이 자신들과 비슷하거나 더 적을 텐데도 짜증 날 정도로 운용을 잘했다.
하지만 어차피 물량 앞에 장사 없다고.
저번처럼 완전히 대형이 다 꼬여버린 상태가 아니니 차분히 대응을 하면 맞으면 때리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적 전열함 제압 완료!”
“프리깃 격침했습니다!”
시원하게 터져나가는 나무 조각들이 대서양 위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다.
“의회의 병신들만 아니었어도···충분히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것도 그렇지만 적의 지휘관이 바뀐 점이 큰 것 같습니다. 그놈이 있었다면 또 무슨 기상천외한 전술을 들고 왔을지 모르니까요.”
“하긴. 그랬어도 우리가 지진 않았겠지만···피해는 이보다 더 컸을지도 모르겠군.”
넬슨 그놈과는 길을 가다 가도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
어차피 부상도 심해 앞으로 쭉 런던의 자택에서만 생활할 거라고 하니 천만다행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 그놈이 없는 바다는 이토록 잔잔하고 얌전한 것을.’
빌뇌브의 눈에 얼마 전만 해도 굴욕과 절망으로 범벅이 됐던 바다가 어머니 품마냥 따스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럼에도 로열 네이비의 전력은 대단하긴 했다.
어떻게든 이쪽으로 파고들어 포격을 쏘면서 변수를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적이지만 놀라울 따름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여전히 대단한 녀석들이다
아무리 박살 나고 배가 반파되더라도 필사적인 저항을 이어나가는 걸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다 끝났다.
여기서 완전히 결판을 내지 않더라도 이 파, 삼 파가 대기 중이니 도망갈 길 따위는 이제 없다.
마침 로열 네이비의 깃발을 높이 단 전열함 한 척이 어마어마한 파열음과 함께 바다 한가운데에서 가라앉는 게 보였다.
대영제국의 드높은 자존심을 상징하는 로열 네이비의 깃발이 점점 바다 아래로 잠기는 광경이 상징하는 건 곧, 영국의 침몰이었다.
< 지옥행 급행열차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