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299)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299화 어머니를 위하여(299/355)
< 어머니를 위하여 >
원역사의 유럽은 그나마 2차 대전까지는 세계 최고의 강대국들을 배출한 위엄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후 시대의 주역들은 명백히 유럽이 아니었다.
무늬만 유럽일 뿐이지 사실상 독자적인 대륙이라 봐도 무방한 소련과 세계의 경찰을 자처한 미합중국의 갈등.
그리고 새롭게 세계의 2인자로 부상한 중국과 그럼에도 굳건하게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한 미합중국.
유럽의 국가들은 개별로는 터무니없이 방대한 영토를 지닌 이 국가들에 체급이 밀리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프랑스 땅이 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비옥하다고 해도 물리적인 한계를 초월하지는 못한다.
지금이야 선점 효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을 테지만, 결국 무난하게만 흘러가 버리면 원역사의 대영제국처럼 그 해가 져버릴 수 있다.
물론 이 시대에서 미합중국은 원역사의 위용을 절대 넘볼 수 없다.
중국 역시 탄생하지 못하도록 전부 쪼개놨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걱정할 일이 없다.
그러면 이제 남은 건 러시아뿐.
이놈의 러시아가 최강대국 중 하나로 급부상하는 건 엄밀히 말해서는 지금의 제정 러시아가 아니다.
공산혁명으로 완전히 뒤집힌 소련이었지.
지금은 공산주의의 탄생도 원역사와는 다르게 돌아갈 조짐이 보였으니 러시아가 소련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괜찮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오히려 나조차 예상 못 한 나비효과로 러시아가 더욱 강해질 수도 있고, 한 50년쯤 뒤 더욱 심한 공산화가 일어날지 누가 아는가.
그러니 가장 확실한 방법은 중국이나 미국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원래는 러시아의 동맹으로서 내부에서 러시아를 제어하면서 야금야금 내 입맛대로 나라의 성장 방향을 유도하려 했다.
그런데 이놈들도 그런 징후를 느낀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욕심에 눈이 멀었는지 갑자기 이쪽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솔직히 당황스럽긴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고 보니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다.
정신승리가 아니라 진짜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도가 연출된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동맹을 조각조각 찢을 수는 없었는데 스스로 빌미를 줬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고마워, 알렉산드르 1세야 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류에 공헌한 위대한 황제로 기억될 거야.
게다가 러시아는 자신들이 힘 좀 세졌다 싶으면 그새를 못 참고 사방으로 갑질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의 여론도 최악이었다.
오스만부터 신성로마에 프로이센에 스웨덴, 중앙아시아의 수많은 국가 중 러시아와 사이가 좋은 국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놈들이 영국처럼 바다로 나갈 수 없어서 그러지 혐성으로만 치면 절대 영국의 밑이 아니다.
오죽하면 이쪽에 신나게 얻어터진 오스만조차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제안을 하니.
“물론입니다! 제발 한팔 보태게 해주십시오! 바로 러시아와 동맹을 파기하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합류했겠는가.
스웨덴은 한술 더 떠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적질을 하려고 하니 무기 좀 빌려달라는 부탁까지 해댔다.
“크리스티앙 총리님, 총리님은 핀란드 지역을 어떻게 하려고 하십니까?”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딱히 그 영역을 정당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해방시켜야죠.”
“그러면 저희 쪽이 가져가도······.”
“스웨덴이 장기적으로 그쪽을 계속 차지해서 유지할 자신이 있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영토 확장 기회만 오면 눈이 돌아버리는 게 이 시대 특징인가.
스웨덴은 핀란드에 노르웨이까지 자신들이 다 차지하고 싶은 티를 너무 노골적으로 내는 중이었다.
그런다고 끝까지 붙들고 있을 수 없을 텐데 이건 기회가 된다면 딸 아이에게 한번쯤 말해놓긴 해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대사님, 그 아이는 스웨덴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총리님의 피를 이었기 때문인지 감탄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총명하다는 칭찬이 끊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스웨덴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여왕이 되실 거라는 말이 벌써부터 파다합니다.”
“그건 다행이군요. 이제 스웨덴 왕실로 들어간 아이지만 그래도 피가 이어진 딸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인 게 아니라서요.”
“하하하, 이해합니다. 저희도 총리님의 마음에 공감하는 바이니 언제라도 부담 없이 물어봐 주십시오, 물론 공주님께는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여왕이 즉위하면 프랑스와 연계해서 여기저기에 숟가락 올려버리려는 속셈인가.
행복회로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이런 걸 쭉 보고 있으면 사실 좀 불안하긴 하다.
전쟁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전쟁을 생각하고 있는 놈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
앞으로 세상에 진짜 개판이 벌어지게 하지 않으려면 해놔야 할 일이 참으로 많을 것 같다.
※※※
프랑스와 영국에 버금가는 초강대국이 되어보겠다며 야심 차게 칼을 빼 들었던 러시아 제국.
알렉산드르 1세는 예카테리나 2세를 뛰어넘는 챠르가 되겠노라 맹세했으나 실상은 참담하기만 했다.
단순히 전쟁에서 지기만 하면 이런 말이 나오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엄밀히 말해서 패배를 모르는 국가도 아니었고, 이기기도 많이 이겼지만 진 적도 많았으니.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문제가 심각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요구하며 현지에서 연일 폭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현지 군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핀란드 쪽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문제는 스웨덴입니다. 이놈들은 아예 대놓고 해적으로 위장해서 우리 쪽 배를 털어가고 있습니다.”
“투르크와 영국도 별다를 건 없습니다. 이놈들은 심지어 우리 동맹이었는데도 프랑스의 말을 따르는 중입니다.”
여기에 러시아가 전쟁에서 궁지에 몰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중앙아시아의 수많은 국가가 봉기를 일으켰다.
이대로 가면 과장하지 않고 실제로 쓸모 있는 땅의 3분의 1 정도가 떨어져 나가게 된다.
러시아가 이미 진 전쟁을 끝끝내 붙잡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프랑스의 요구대로 항복을 해야······.”
“그럴 수 없으니까 지금 이러는 거 아닙니까! 놈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자는 겁니까?”
“프랑스는 독립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정당성이 있을 경우 모두 들어주라고 했습니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이건 우리나라를 끝장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어요!”
결사항전을 주장하는 건 챠르의 고집이 아니었다.
상당수의 귀족이 먼저 입에 거품을 물고 항복을 거부하는 중이었다.
오히려 챠르가 항복을 하겠다고 하면 암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러시아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그러면 마땅한 수는 있는가?”
“어차피 놈들의 육군은 깊숙하게 들어오지 못합니다. 놈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 해봐야 해상을 둘러싸고 시위하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러면 이쪽의 경제가 버티지 못할 텐데······.”
사실 말이 좋아서 버티는 것이지 지금 러시아는 그냥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 거나 다름없었다.
동맹국이 단 하나도 없고 주변의 모든 국가가 나서서 제재를 하고 있는데 경제가 버텨낼 재간이 있을 리가 없다.
영국이라도 멀쩡하면 어떻게 교역이라도 해보겠지만 이 영국 놈들은 오히려 스웨덴 뺨치게 자신들을 압박하는 중이었다.
세상에 믿을 나라가 없어서 영국을 믿다니.
프랑스에 선전포고한 것보다 영국을 믿은 게 더욱 큰 실책이었다.
“아니, 대사! 당신들에게는 양심이란 게 있습니까? 당신들이 전쟁을 하자고 꼬드겨 놓고 이제와서 우리를 제재하는 데 동참하는 건 뭐 하자는 겁니까!”
“저희도 하고 싶지 않지만 프랑스가 강제로 권해서······.”
“그러면 하는 척 시늉만 해야지 사흘 전에 귀국의 배가 이쪽의 상선을 나포해 갔어요!”
“뭔가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던 영국 대사 놈은 새벽에 대사관을 비우고 줄행랑을 쳐버린 뒤 소식이 끊겼다.
영국의 통수 전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은근슬쩍 아직 남아 있는 함대를 동원해 러시아 제국령 핀란드 항구를 습격했다.
러시아의 군수물자를 확보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이유였지만 영국은 당당하게 자신들이 쓸 물자를 박박 긁어서 돌아갔다.
“뭐야···이거 이렇게 대놓고 해도 되는 거였어?”
오히려 당황한 쪽은 해적 흉내를 내며 자신들은 모르는 척 약탈을 하던 스웨덴이었다.
사방이 이런 식이니 각지의 독립 요구도 더욱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군대는 본토에 틀어박혀 있을 뿐 섣불리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나오지 못했다.
섣불리 나왔다가 프랑스군이나 프랑스의 동맹군에게 덜미를 잡힐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프랑스 육군이 강해도 러시아 본토까지 진격하는 건 쉽지 않지만, 외곽지역까지 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러시아라고 이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으니 외곽에서 난동을 부리는 세력을 잡기 위해 군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군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은 각지의 독립세력은 더욱 격렬하게 극성을 부렸다.
이 악순환의 연속에 이미 러시아의 인내심은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 더는 참지 못한 알렉산드르 1세는 벨라루스 독립을 요구하는 일련의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비밀리에 군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던 동맹국의 움직임은 빨랐다.
벨라루스는 이미 말을 맞춰 놓은 신성로마제국군과 연계해 러시아군과 충돌에 들어갔다.
어설프게 군을 파견한 대가는 더욱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러시아 놈들이 보낸 진압군이 바로 털렸다며?”
“말했잖아. 이 새끼들 그냥 호구라니까?”
“그럼 이제 눈치 안 보고 더 목소리를 높여도 되겠구만! 폴란드 독립 만세!”
“러시아 놈들은 니네 고향으로 꺼져라!”
고작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은근슬쩍 러시아가 들어가서 차지하고 있던 위구르마저 역으로 러시아 세력을 쫓아내 버렸다.
제3의 로마, 새롭게 떠오르는 유럽의 강대국, 정교회의 수호자.
온갖 거창한 호칭으로 스스로를 추켜세웠던 제국은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눈에 보일 정도로 쪼그라들고 있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오면 정해진 결말은 하나뿐이다.
폴란드가 자신들끼리 사실상의 독립을 선언하고 독자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지 정확히 일주일 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궁을 포위한 쿠투조프 원수는 참담한 심정으로 챠르의 알현실로 들어섰다.
“원수! 자네가 대체 어째서······!”
“폐하. 이 나라는 더 이상 전쟁을 이어나갈 힘이 없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병사가 희생되어야 이 전쟁이 끝나겠습니까. 이대로 있다면 폐하는 물론이고 저와 다른 군의 장교들도 모두 성난 병사들과 시민들에게 잡혀 죽을 겁니다.”
“결국 그런 허울 좋은 소리로 반역을 일으켰다는 것 아니냐!”
“반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다행히 로마노프 황가의 피를 이은 왕자님들이 계시니 프랑스와도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외교부의 생각입니다.”
이게 또 무슨 소리인가. 자신은 아들이 없는데?
아니면 동생들을 말하는 것인가.
“전쟁에서 패한 무능력한 반역자가 이제는 챠르를 끌어내리려 해? 네놈이 정말 미친 것이냐!”
쿠투조프는 길길이 날뛰는 알렉산드르 1세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담아 허리를 숙였다.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알렉산드르 1세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모를 모호한 말을 중얼거렸다.
“저에게 있어 폐하는 아버지와 같은 분이나···조국은 제 어머니와도 같습니다. 모든 것은 어머니 러시아를 위하여······.”
< 어머니를 위하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