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03)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303화 멈추지 않는 앵콜(303/355)
< 멈추지 않는 앵콜 >
아버지에게 모든 걸 맡기고 휴가를 만끽하려 했지만, 테오도르의 계획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아무리 총독 대행이든 프랑스 총리의 아들이든 피할 수 없는 그것.
혼기를 맞이한 총각이라면 피할 수 없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그에게 작렬하는 중이었다.
“얘야, 가문의 장남으로서 이제는 너도 혼인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니?”
“예. 하긴 해야죠.”
“네 아버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네 의사를 존중해주겠다고 하더구나. 물론 지위가 어느정도 맞긴 해야겠지만. 혹시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니?”
“···없습니다. 신대륙에서 일만 하느라······.”
누벨 프랑스의 문제만 아니라면 고민거리 따위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난제가 남아있었을 줄이야.
오를레앙 공작가의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집안의 실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아버지야 워낙 대외적인 위상이 높아서 그렇지 집안에서는 소탈한 사람이었다.
특히 딸의 애교에는 껌뻑 죽어버리고 아들들에게도 절대 압박을 가하지 않았으니 더 친근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무서운 사람은 아니었으나, 가정교육에서만큼은 굉장히 엄하다는 게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무른 만큼 어머니가 중심을 잡았다는 느낌이긴 했다.
하지만 그런 심정과는 별개로 어렸을 때부터 학습된 본능이 있어서인지 이 나이가 돼서도 어머니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너도 알겠지만 지금 우리 가문은 모든 프랑스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의지의 대상이란다. 그리고 동생들이 타국의 왕으로 간 이상 가문의 중심을 잡을 사람은 너밖에 없단다. 그러니 네 결혼은 너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연애 결혼도 좋다고 하고 있었지만 이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는 이상할 정도로 무르기 때문이다.
테오도르도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모를 정도로 무지한 건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문의 장자로서 누려온 특혜와 특권이 아니었다면 언감생심 자신이 어떻게 이런 위치에 있겠나.
받은 게 있으면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
어차피 이 시대에서는 정략결혼이 아닌 경우가 없기 때문에 크게 거부감은 없었다.
따지고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도 프랑스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금슬이 좋은 부부지만 시작은 정략결혼 아니었는가.
국왕인 삼촌 부부도 사이가 나빴던 것은 절대 아니었고.
“혹시 미리 알아보신 혼처가 있는 겁니까?”
“네가 좋다고만 하면 제발 딸을 데려가달라는 곳은 널렸지. 당연히 좀 더 비교를 해보고 네 마음에도 들어야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마리는 한쪽 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종이 다발을 가리켰다.
설마하니 저게 다 자기네 딸들과 나를 어떻게든 엮어 보려는 노력의 결과물인가.
슬쩍 보니 프랑스만이 아니라 온갖 곳에서 구애의 편지가 다 와 있는 듯했다.
에스파냐는 물론이고 영국에 이탈리아의 신생 국가들, 게다가 어랍쇼? 투르크에서까지 와있네.
“어머니께서 봐두신 곳이 있습니까? 전 지금 생각해둔 곳이 없으니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으면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곳들이지만 무조건 이곳과 관계를 맺어봐야겠다는 정도는 아직 없구나. 그래서 너의 의견을 물어봤던 것이고.”
“···그렇군요. 그러면 제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반드시 누군가와 만나야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겠습니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만 그렇다면 조금 더 네 아버지의 일을 도와드려야 하지 않겠니?”
결국 돌고 돌아 이런 흐름인가.
어머니들이란 선천적으로 다 큰 아들이 집에서 늘어져 있는 걸 보기 싫어하는 본능이 각인되어 있는가 보다.
“어머니, 제가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그런 게 아니라 신대륙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휴식하고 있는 것······.”
“네 아버지는 이제 흰머리가 조금씩 나고 있는데도 너보다 족히 두 배 이상은 일을 더 많이 한단다. 그런데도 넌 한창나이인데도 점점 나이가 들고 있는 아버지에게 모든 걸 떠넘기려 하고 있으니······.”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출근해서 아버지의 일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런 화제로 어머니가 설교를 시작하면 무조건 납작 엎드려서 따르고 봐야 한다.
한없이 자상해 보여도 아버지와 관련된 일이라면 누구보다도 무서워질 수 있는 사람이 그녀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으니.
아버지의 귀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입단속이 되어 있었으나 테오도르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그런 멍청한 인간들은 없지만 과거에는 사교계에서 총리를 악의적으로 깎아내리던 몇몇 귀부인들이 있었다.
정치적인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경제적인 문제였는지, 그도 아니면 그냥 눈치가 없어서였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런 자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나 완전히 사회에서 매장당해 버렸다.
대부분은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기도 전에 정리됐으니 아버지가 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런 일들을 했을까.
당연히 가족들에게야 자상한 훈육 정도로 그치겠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테오도르는 그대로 의복을 갖춰 입고 총리실을 향해 후다닥 달려갔다.
문자 그대로 도망치듯 나가버린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마리의 입가에 애정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총독 대행이니 뭐니 해도 여전히 애라니까.”
아무리 나이가 들고 결혼할 때가 왔어도 어머니의 눈에 아들은 그저 귀여운 아이일 뿐이다.
남편만 보더라도 남자는 나이가 들면 더욱 애 같아지는 면모가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물론 말은 이렇게 했어도 그녀는 테오도르가 진짜로 남편을 유의미하게 도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원래 이런 내조는 아들보다는 부인이 해야 하는 법.
그녀는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으며 시종을 불렀다.
“폐하를 뵈어야겠으니 기별을 좀 넣어주세요.”
일단 제일 중요한 사람의 동의부터 받아놔야 한다.
※※※
이야~내가 인기가 정말 많았구나.
괜히 기분이 으쓱해지는 걸···은 개뿔.
대체 그놈의 왕이 뭐라고 모두가 왕왕 거리며 사람을 이렇게나 들들 볶는다는 말인가.
홍콩에서 소식이 도착하기 무섭게 의회는 이들의 요청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검토하기 시작했고, 여러 갑론을박이 오고 갔다.
그리고 당연히 강력하게 이 의견을 지지하는 건 아시아에 남아있던 나폴레옹이었다.
그는 어째서 내가 아시아의 왕이 되어야 하는지 구구절절하게 10장이 넘는 장문 보고서를 적어서 보내왔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아시아에서 그토록 큰 공훈을 세운 국민적 영웅의 지지 선언이다.
이 소식을 놓칠 리가 없는 신문사들은 일제히 기사를 찍어냈고 파리 시민들 모두가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솔직히 총리님 정도면 왕을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왕이 뭐야, 아시아에서는 황제라고 하시던데?”
당연하겠지만 찬성의 목소리가 대다수.
그나마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이유를 들어보면 진짜로 싫어서가 아니었다.
“총리님이 저쪽의 왕이 되면 프랑스에 별로 못 계시게 되는 거 아니야?”
“어? 그건 싫은데. 총리님은 우리 프랑스의 총리님이어야지!”
“그러니까. 아니, 아시아나 신대륙 놈들이 뭐라고 총리님을 데려가려고 해? 웃기지도 않는 소리지.”
여러 가지 말이 오가고 있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시민들만의 반응이 아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프랑스 왕가의 주인은 루이 16세며 이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사실이다.
아무리 국왕과 내가 친하다고 해도 식민지에서 다른 왕을 원한다는 게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는가.
다행히도 루이 16세는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베르사유궁으로 달려온 나를 흔쾌히 맞아주었다.
“오, 크리스티앙 오늘은 웬일로 연락도 없이 왔나?”
“근래에 돌고 있는 여러 화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고 왔습니다.”
“아~너도 그랬구나.”
나도?
혹시 누가 먼저 다녀갔나 싶어서 보니 확실히 루이 16세는 평소에 즐기는 와인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의원 중 누군가가 와서 먼저 입을 털고 갔던 걸까.
행동도 빠른 인간일세.
“누벨 프랑스와 홍콩에서 너보고 왕이 되어달라며 매달리고 있다지?”
“예. 뭐···그래서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던 참입니다.”
“자신이 왕이 되겠다고 하는 경우는 봤어도 여기저기서 서로 왕이 되어달라고 하는 건 또 처음 보는데? 진귀한 광경이란 말이야.”
“다 나름대로 계산이 있기 때문에 저러는 거지요.”
누벨 프랑스야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고, 홍콩과 광동이 저러는 이유도 어렵지 않게 예측이 가능하다.
원래부터 홍콩은 이쪽의 땅이었고 광동성은 친프랑스파가 많았던 곳이다.
청나라가 갈가리 쪼개지며 독립적인 나라로 우뚝 서긴 했으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여기에 원래부터 셈이 빠른 지역이었으니 어떻게 하면 신생국들이 난립할 중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지 계산했을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천자와 동격의 대우를 받기로 합의한 나를 왕으로 삼으면 일단 명분으로도 크게 앞서나갈 수 있다.
이 외에도 프랑스의 제후국 같은 위치로 남는다면 떡고물도 더 쉽게 받아먹을 수 있다는 생각일 터.
당장 일본이나 베트남은 물론이고 조선마저도 서로 이쪽에 줄을 대려고 안달인 상황이었으니.
“그래도 전 그런 자리는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프랑스의 국왕은 폐하이신데 제가 왕이 될 수 있을 리가요. 애초에 전 왕의 자리에 오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지금 자리에 오른 사람이기도 하고요.”
“생각해 보니 그런 일도 있었지. 너무 옛날 일이라 기억이 아득하구만.”
“···그런 걸 기억 못 하시면 안 되죠.”
눈치를 보아하니 삐지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아니, 삐지기는커녕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여지없이 예감이 적중하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도 내 예상은 빗나가지를 않았다.
“그거야 프랑스의 계승권을 버린 거였으니 다른 나라는 상관없지 않을까?”
“···예?”
“사실이 그렇잖아? 프랑스 계승권이 없다고 다른 나라 왕이 되지 말란 법이 없을 텐데?”
아니, 아니, 그쪽이 그렇게 나오면 안 되지.
형님이 반대를 해줘야 내가 그걸 구실로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다고요!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이 16세는 어디 옆집 아이에게 사탕을 건네듯 대수롭지 않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네가 하면 되겠네. 누벨 프랑스와 아시아의 왕.”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앞으로 딱 5년만 더 기틀을 잡고 은퇴를 해서 여유로운 여생을 누리······.”
“그럼 총리 은퇴하고 왕 하면 되겠네. 그래도 왕이 총리보다는 더 편할걸?”
설마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혹시 내가 은퇴해서 편하게 사는 꼴 보기 싫어서 이러는 건 아니지?
당연한 말이지만 루이 16세는 타고난 천성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능숙하게 속여서 말하지는 못한다.
지금까지의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 본 바 루이 16세의 지금 말은 순도 100프로의 진심이었다.
아. 미쳐버리겠네.
거참 박수칠 때 떠날 수 있게 무대 좀 깔아달라고.
아무리 흥한 노래라도 계속 부르면 1절을 넘어 2절, 3절, 뇌절이 된다니까?
프랑스가 좀 됐다 싶으니 이제 신대륙에 이어 아시아인가···이놈의 1절은 대체 언제쯤 그칠 생각인지.
< 멈추지 않는 앵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