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10)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 지금 이 순간 >(310/355)
< 지금 이 순간 >
“프로이센을 신성 로마 연방으로 편입하겠다···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건가?”
“예. 어차피 프로이센과 저희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든 결판을 내야만 하는 관계니까요. 내부에서는 서로가 게르만 문화권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상 이렇게 따로 분리되어 있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오는 중입니다.”
이상하다. 현대에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따로 떨어져서 잘만 지내고 있던데.
물론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어느나라 사람이냐 같은 문제로 병림픽을 할 때가 있기는 해도.
“내 귀에 그건 영토확장의 야욕을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하는 걸로만 들리는구나. 이미 로마 연방의 영토는 충분할 정도로 넘치는 것 같은데.”
현 신성로마 연방제국의 영토는 원역사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보다 훨씬 넓다.
당연히 프로이센의 최고 전성기 때보다도 더욱 크고. 원역사와는 다르게 알짜배기 땅도 꽤나 많이 가지고 있었다.
“우리쪽이 게르만 문화권의 선도자인데 저쪽도 그걸 표방하고 있으니 통합해야겠다. 라는 건 너무 유아틱한 사고방식의 발로가 아닌가 싶은데?”
“과거 튜튼 기사단이 건재할 때 한창이었던 동방식민운동의 잔재로 보인다는 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유아틱한 사고라는 것도 틀리지는 않죠. 하지만 동시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제국은 명분만 생기면 쌈박질을 해댔던 관계긴 하다.
원역사와는 힘의 구도가 반대라는 게 아이러니했지만,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잘 구워삶기만 하면 통째로 꿀꺽할 수도 있어 보이니 얼마나 탐이 나겠나.
“지금의 평화적인 분위기가 얼마나 어렵사리 조성된 건지는 알고 있겠지?”
“당연히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죠. 아버지에게도 그렇게 가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려는 겁니다.”
이대로 가면 언젠가는 충돌할 수밖에 없으니 그렇게 되기전에 자신을 밀어주라는 말인가.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말 같기는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그냥 침략자의 논리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만큼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관계가 특수하다는 건 고려해야겠지만.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차 올라오는 이 찝찝함을 어떻게 확실하게 설명해줘야할까.
아들놈한테 ‘그거 완전 레벤스라움 아니냐?’ 라고 해봐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내가 볼 때 프로이센 병합은 지금 시점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구나. 그렇기에 한번 다시 생각해보는 걸 권하고 싶다.”
“구체적인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우선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자. 지금 산업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서 국가의 힘은 곧 경제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경제력은 곧 확실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토지에서 나오는 법이지. 하지만 지금 너희가 하려는 건 경제적인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세대적인 영토확장일 뿐 아니더냐.”
레벤스라움이니 안슐루스니 해봐야 씨알도 안먹힐테니 최대한 논리적인 방식으로 반대를 할 수밖에.
사실 이미 2류 국가가 된 프로이센을 먹는 것 자체보다는 독일 제국이 현실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찝찝할 뿐이다.
내가 현대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감성적인 거부감일 수도 있지만, 왠지 감성적인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거든.
“경제적으로 실리가 없다······.”
“그래. 생각해 봐라. 지금 로마 연방 제국의 영토는 안 그래도 인구 증가 속도보다 너무 빠르게 늘어나지 않았느냐. 여기서 의미없이 영토를 넓혀봐야 결국 인구 유출만 일어날 뿐이지.”
근대 국가들이 가장 쉽게 빠졌던 함정이 바로 이런 식의 무분별한 식민지 개척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식민지 개척이나 노예제도는 절대 가성비가 잘나오는 사업이 아니었다.
식민지 개척은 무역보다 효율이 좋지 않고, 노예제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에 비해 낭비가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노예의 경우 의식주를 전부 제공해줘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돈이 결국 노동자를 쓰는 돈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노예는 무조건 착취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노예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진짜로 살지 못할 정도로 쥐어짜면 반항하게 되는 법이고, 그럴 경우 이들을 진압하는데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들게 될 것이다.
식민지도 별 다르지 않았다.
금광이나 석유가 미친 듯이 펑펑 터지는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땅이 지구상에 얼마나 있겠나.
물론 그 얼마 있지 않은 소수의 땅은 프랑스 연방이 대부분 먹어버렸으니 안심하라고.
“당장 프로이센이 로마 연방에 편입되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느냐? 당연히 반발이 일어날 텐데 이걸 진압하는데 드는 비용이나 인력 낭비는 전부 국력하락으로 이어질 거다.”
이런 모순에 빠진 전형적인 국가들이 원역사의 프랑스와 영국이었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있으면 현재의 영국도 그 리스트에 추가될 예정이었다.
피트에게 듣자하니 이미 영국 의회는 현재 돈 안되는 식민지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머리를 싸매는 중이라고 한다.
“로마 연방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로군요.”
“그래. 그러니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아버지께서 신대륙에서 통합과 화합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건 이런 점을 내다보셨기 때문이군요.”
어떻게든 말이 끼워맞춰진 건가.
납득하는 듯한 아들의 얼굴을 본 나는 내심 안도하며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고민해 보거라.”
아들내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만족스러운 답을 들은 나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난 나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아이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다.
“먹으려면 좀 더 철저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먹으라는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
-프로이센은 몰락하고 로마는 승리했다. 이건 결국 독일의 중심은 우리 연방이자 우리의 체제가 더 우월하다는 증거와 다름없다.
-신황제 요제프 3세 폐하께서 로마 연방을 단순히 게르만 문화권으로 한정짓지 않으시겠다 천명. 게르만이라는 틀에 얽매인 프로이센은 처음부터 경쟁상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진정한 로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첫걸음은 프로이센 병합이 되어야 한다!
요제프 3세 카를은 크리스티앙에게 거짓을 말한 게 아니었다.
신성로마제국은 새롭게 연방제국으로 변화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이렇게 된 건 아니었다.
원래 통합에는 적이나 어떤 대의명분이 필요한 법.
카를은 즉위 초기 누더기에 가까운 제국을 수선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을 다 사용했다.
<로마라는 이름에 걸맞는 진정한 제국>
<그 제국의 통합에 장애가 되는 가증스럭운 적>
이 두가지 문구를 집요할 정도로 제국 전역에 퍼트렸고 이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안 그래도 바로 이웃나라인 프랑스가 성공적으로 연방제를 정착해나가고 있었기에 많은 시민들도 여기에 호응해주며 따랐다.
로마 역시 고대시대에도 여러 민족들을 통합한 대제국이었기에 로마뽕의 자극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제국 시민들의 욕받이가 되어줄 샌드백.
프로이센의 존재가 있었기에 통합은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하여간 저 프로이센 놈들은 잘난 것도 없으면서 아직도 버티고 있네.”
“자네 그거 들었나? 저 놈들 최근 역사왜곡도 하고 있다는데? 우리 제국의 위인들을 은근슬쩍 지네 나라 출신이라고 하고 있다는구만.”
“엥? 설마 그런 멍청한 짓을 하려고······.”
“진짜라니까? 왜 그 있잖아. 현재 세계 최고의 거장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모차르트. 내가 듣자하니 프로이센이 그 모차르트도 자기네 출신이라고 우긴다더군.”
당연한 소리지만 이는 연방에서만 퍼지고 있는 괴소문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유언비어가 제국 내에서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저거 미친 새끼들 아냐? 모차르트가 왜 지네 나라 사람이야?”
“그러니까 말이야. 이러다가 안토니아 님도 지네 나라 사람이라고 우기겠네.”
“그냥 게르만 피가 섞였으면 죄다 지네 나라 사람이라고 우기고 보는 거구만.”
교차검증이 어려운 근대시대 특성상 한번 불붙은 소문을 잠재우는데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연히 신성로마 연방은 이런 괴소문을 진정시키는데 그리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폐하. 지금 시민들은 물론 귀족들도 프로이센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황실이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폐하가 전면에 나선다면 외교적인 문제로 격화될 수 있습니다.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짐의 생각도 그렇다.”
요제프 3세의 선택은 방관이었다.
장관들의 말대로 여기서 황제가 나선다면 이건 무조건적으로 국제 문제가 된다.
애초에 모차르트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하는 것 따위는 황실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프로이센이 역사왜곡을 하면서 신성로마를 깎아내리고있단 것이다.
그리고 연방제국의 황제가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이 문제는 일파만파 퍼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요제프 3세는 이게 근거없는 유언비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섣불리 입을 놀리지 않는다.
나중에 헛소문으로 결론이나면 괜히 이쪽만 덤터기를 쓸 뿐이니까.
“그런데 프로이센이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인가?”
“일단 저쪽은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확인이 필요하겠군. 일단 엄정한 확인을 거친 뒤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말하게.”
조금 더 여론이 조성될 때까지 숙성시키겠다는 의도다.
황제의 뜻을 이해한 신하들은 모두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폐하. 그런데 프랑스에 가셨던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요제프 3세가 어째서 직접 프랑스로 향했는지 이유를 알고 있는 슈바르첸베르크 후작, 필리프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프랑스가 편을 들어만 준다면 프로이센 병합 따위야 순식간에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신성 로마의 육군 원수 중 한명인 슈베르첸베르크 후작은 줄곧 무력을 통한 통일을 주장해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미 양국의 국력 차이는 몇 배로 벌어진 상황이다.
적당한 명분만 하나 주어지면 그대로 밀고 들어가 베를린을 점령할 수 있다.
그는 이미 몇 번이나 구체적인 군사계획을 세워 황제에게 직접 보고한 바 있었다.
“말은 해보았지만 전쟁을 통한 방식은 협력해 줄 수 없다고 하더군. 하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덕분에 더 정교한 계획을 세울 있게 되었지.”
“경하드립니다!”
“성과가 있으셨군요!”
“그래. 이왕 할거면 조금 더 확실한 방법으로. 더욱 더 세련된 수단으로 임해야 할 듯 하다.”
게다가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를은 크리스티앙과 대화할 때 묘한 위화감을 느꼈었다.
‘아버지는 말씀은 그렇게 했지만 내가 프로이센을 먹는 걸 꺼려하시는 듯 보였지.’
어째서일까.
정치적인 목적의 병합 따위는 실익이 없다며 열심히 자신을 설득하던 것과는 대조된 반응이지 않은가.
‘혹시 그런 건가? 이쪽의 통합이 프랑스에 위협이 된다는?’
프랑스는 이미 과거 로마의 위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압도적인 국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프랑스가 자신들의 통합을 두려워한다.
정말로 그렇다면 신성로마는 이름만이 아니라 진정한 로마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럴싸한 문구를 하나 생각해놔야겠군.”
그러고보니 예전에 아버지에게 들은 바 있다.
뒷말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천하의 대세란 분열이 오래되면 언젠가 반드시 합쳐지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이미 마음을 확고하게 다진 신성로마의 황제, 카를은 확신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