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16)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 네가 가라 중동 >(316/355)
< 네가 가라 중동 >
훗날 프랑스 군부의 중심을 차지하는 핵심 인사들의 상당수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과거 프랑스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었던 집단. ‘오를레앙의 아이들’로 불렸던 이들이란 점이다.
나폴레옹도, 다부도, 장 란도, 마세나도, 여기에 베르티에까지.
프랑스의 육군 대원수부터 원수, 전쟁부 장관을 역임한 이들은 예외없이 전부 한때 오를레앙의 아이들이라 불렸다.
루이 크리스티앙이 오를레앙 공작이 아니라 총리라 불리게 되며 조금 잠잠해진 명칭이지만, 그래도 그 잔재는 현재도 남아있다.
물론 모든 오를레앙의 아이들 모두가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아니었다.
에마뉘엘 그루시 같은 경우는 같은 오를레앙의 아이들이라 불리면서도 끝끝내 원수의 직위를 맡지 못했다.
대신 크리스티앙의 경호실장으로서 오랜 시간 활약했다.
이외에도 클로드 빅토르나 니콜라 술트, 피에르 오주로 등 많은 이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큰 주목을 받을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영웅을 원하고, 영웅은 수가 많아질수록 극적인 요소가 떨어진다.
그렇기에 오를레앙의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재능과 실적을 보인 이들에게 주목도가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기회를 놓친 이들은 있었다.
장바티스트 쥘 베르나도트가 그 대표적인 사람 중 한명이었다.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가업을 잇는 대신 17세의 나이에 군에 몸을 던졌다.
오를레앙 공작의 대개혁이 있기전의 프랑스에서 귀족 출신이 아닌자는 장교가 될 수 없었다.
베르나도트 역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어도 결국 부사관에서 커리어를 마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재능이 출중하다면 신분에 관계없이 중용한다는 오를레앙 공작이 그에게도 손길을 내밀어준 것이다.
“네 재능은 고작 부사관에서 끝나도 좋은 게 아니다. 내가 마음껏 능력을 펼 수 있도록 도와주마.”
다른 누구도 아닌 프랑스 최고의 실세인 오를레앙 공작의 비호를 받을 수 있다.
베르나도트는 아직 젊었음에도 이게 얼마나 둘도 없는 기회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출세의 욕망으로 불타고 있던 그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공작의 손을 잡았다.
처음에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공작 전하는 워낙 바빠서 자주 뵙지 못했으나 대신 앙투아네트 왕자비가 편의를 봐주었다.
“왕자비께서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으시지. 그분께서도 일이 많으실텐데 이렇게나 우리들을 잘 챙겨주시니······.”
“그러게나 말이야.”
이제는 거의 정기모임에 가까워진 튈르리 궁에서의 식사자리는 오를레앙의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삶의 활력소가 됐다.
베르나도트도 여기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마음이 편했다.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평민이라 빛을 보고 있지 못했던 앙드레 마세나가 대표적이다.
베르티에 같은 경우는 귀족 출신이기는 했으나 말이 잘 통했고 모임에서 중심을 맡아주는 역할도 잘 해주었기 때문에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네들 그거 아나? 최근에 전하께서 우리들 말고도 더 어린 인재들을 점찍어두셨다고 하더군. 듣자하니 베르나도트보다도 여섯 살 정도 어리다던데.”
“나보다 더 어리면 이제 막 입대한 졸병인가? 아니면 학생?”
“사관학교 학생이라고 하더군.”
“사관학교? 귀족인가?”
“몇몇은 귀족이고 귀족이 아닌 자도 있다고 들었어. 공작 전하의 은혜로 평민이 사관학교로 들어갔으니 평생의 은인으로 모셔야겠지.”
평민이 사관학교에 다닌다?
베르나도트는 자신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특권을 누군가가 누리는 것에 살짝 복잡한 심경이 들었다.
물론 그가 사관학교에 가지 못했던 건 이미 군에 임관하고 오를레앙 공작을 만났기 때문이다.
만약 그 학생들처럼 6, 7살 더 어렸다면 자신 역시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겠지.
억울해할 건 없다. 그냥 나이가 많은 게 문제였을뿐.
저 멀리서 우아하게 걸어오는 앙투아네트 왕자비를 보니 그게 뭐 대수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솔직히 사관학교가 뭐 별거인가.
거기 나온 누가 자신들처럼 이 프랑스에서 가장 존귀한 사람들 중 한명과 이렇게 자주 식사를 할 수 있겠나.
“여러분 다들 음식은 입에 맞으신가요?”
“예! 천하에 다시없을 진미입니다!”
“이토록 영광스러운 자리에 항상 불러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들 드세요.”
앙투아네트 왕자비는 음식을 더 가져다놓으라 명한 뒤 다시 몸을 돌렸다.
아무래도 자신이 여기 남아있으면 사람들이 편히 식사를 하지 못할거라 생각한 듯 싶다.
외모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자애로움까지.
중세의 기사들이 어째서 저런 귀부인들을 섬기는 걸 영예라 여겼는지 알 것도 같았다.
“저···왕자비님.”
베르티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자 궁으로 돌아가려던 마리가 살며시 고개를 돌렸다.
“혹시 더 필요한 거라도?”
“그건 아닙니다. 혹시 공작 전하께서 친히 추천하셔서 사관학교에 들어갔다는 후배들을 볼 수 있을까 해서······.”
“아~그 아이들이요? 부르긴 했었는데 이제 갓 사관학교에 들어간 참이라 시간을 내기 힘든가 보네요.”
“왕자비께서 부르셨는데 오지 않는다고 했다고요?”
“최단기로 조기졸업을 해서 그이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하니 졸업 전에는 부르지 않으려고요. 그이도 더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감히 왕자비의 초대를 마다하고 자기관리에 힘쓰겠다고 했다고?
그리고 그걸 오히려 기껍게 보셨다?
베르나도트는 새삼 공작이 그 학생들을 얼마나 총애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 가슴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라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어쨌든 나폴레옹 보나파트르에 대한 베르나도트의 인식은 이렇게 만나기도 전부터 최악으로 치달았다.
※※※
“후···이해할 수가 없군.”
“왜 또? 아직도 나폴레옹 때문에 꽁해 있는 거냐?”
“꽁해있기는 누가. 그냥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거지. 베르티에, 자네는 어차피 나폴레옹 패거리만큼 폐하의 총애를 받고 있지 않나.”
“내가 볼 땐 자네도 비슷한 거 같은데······.”
“비슷하긴 개뿔. 내 이름이 신문에 실린 꼬라지를 거의 본적이 없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오를레앙의 아이들이라 불리며 장안의 화제를 독점한 지 어언 수십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능력을 뽐내고 있었지만 베르나도트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프랑스는 영국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최강의 국가가 됐다.
프랑스 양군통합 대원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프랑스 국방참모의장 베르티에.
육군 대원수 다부에 전쟁부 장관 장 란.
이 외에도 마세나나 베시에르, 뮈라, 미셸 네 등등 전장을 주름잡았던 그의 친우들은 모두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에 자네도 프랑스령 중동방면 사령관으로 가게 되지 않았나? 그래도 한 개 지방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군.”
“진짜 모르겠나? 나만 변방으로 돌고 있잖아! 자네들이 역사에 남을 대전쟁에서 활약하는 동안 나만 변방에서 짬처리를 하고 있었다고!”
“대서양 프랑스···그러니까 옛날 누벨 프랑스는 폐하께서 가라고 하셨는데도 자네가 말을 듣질 않았잖나.”
“내 인생 최대의 판단착오였지.”
먼 옛날 누벨 프랑스가 아직 다 개척되지 않았던 시절 크리스티앙은 오를레앙의 아이들을 신대륙으로 보냈다.
영토도 넓히고, 심복들이 장교로서의 경험도 쌓고 다가올 전쟁에서 활약도 시키겠다는 일석삼조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베르나도트는 크리스티앙의 그런 속마음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다른 경쟁자들이 모두 신대륙으로 건너가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더 주목받을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다른 동기들이 전부 신대륙으로 갔지만 베르나도트는 완전히 정반대인 이탈리아 전선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누벨 프랑스에서 활약하던 친우들과 달리 바로 부대를 지휘하는 장교는 되지 못하겠지만, 정규군에서 경험을 쌓는 게 더 값진 경험이 되리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이보다 더 확실할 수 없을 정도로 갈렸다.
나폴레옹은 신대륙에서 엄청난 전과를 쌓고 휘하에 수많은 병사들을 거느린 장군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그때문일까.
프랑스가 입헌군주정으로 전환하게 된 위대한 대혁명에서 베르나도트의 자리는 없었다.
왜 없었냐고?
지휘할 수 있는 병사가 끽해야 수십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주목을 받을 수 있겠나.
위대한 혁명이 끝난 뒤 평민들도 정규군의 장교가 될 수 있게 바뀐 뒤에는 베르나도트 역시 다른 동기들처럼 장교의 자리에 올랐다.
“억울해할 수도 있겠지만 널 바로 연대장에 꽂아버리신 것부터 폐하께서 널 총애하셨다는 증거 아닌가?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건 그렇지. 난 폐하에게 불만이 있는 게 아니야.”
신대륙과 혁명전쟁에서 검증된 친우들은 바로 사단장 이상의 자리로 올라갔지만, 베르나도트는 그럴 수 없었다.
물론 연대장 자리만 해도 감지덕지였던 건 진심이다.
어차피 다음 전쟁에서 능력을 증명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게 웬걸?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베르나도트의 자리는 없었다.
총지휘를 맡은 나폴레옹은 자신과 손발을 오래 맞춰온 원수들을 이끌고 떠났으며, 베르나도트는 영국이 상륙하지 못하도록 해협을 봉쇄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열불이 터졌으나 이견의 여지가 없는 합리적인 결정이라 뭐라 반박을 할 수도 없다는 게 슬플뿐.
물론 아예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크리스티앙은 베르나도트를 주로 해외 영토로 파견보냈다.
해외령에서 벌어진 반란을 진압하거나, 영국의 식민지를 제압하는 일에 뛰어난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기이할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가 뭔가 업적을 올릴 때면 나폴레옹이 기다렸다는 듯 훨씬 더 커다란 공을 세워 모든 관심을 가져가 버렸다.
일부러 노리고 한 건 아니겠지만 진짜로 좋아할 수가 없는 놈이다.
“폐하가 나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신다면 나도 해낼 수 있는데!”
“음···그래도 나폴레옹의 전과는 못넘지 않았을까. 나는 뭐 지금 상황이 만족스러운데.”
“베르티에. 자네는 프로이센과 영국을 때려부쉈으니 당연히 만족해야지!”
“자네도 파나마 점령을 훌륭히 해냈잖아?”
“내가 프랑스 시민이어도 파나마 같은 찌끄레기 땅을 손에 넣는 건 아무런 관심이 없었을 걸세! 한쪽은 청나라를 때려 부수고 있는데 나는 파나마 같은 똥땅이나 제압하고 있었으니······.”
물론 경애하는 폐하는 파나마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곳이 될 거라 하긴 했다.
자신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건 고맙지만 솔직히 아직도 별로 믿음이 가지는 않았다.
모기만 드럽게 들끓어대는 그 땅이 뭔 쓸모가 있겠나.
게다가 이번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라비아 반도의 일부 지역을 안정화시키고 오라고 하는데···그저 착잡할 따름이다.
“폐하는 대체 날씨만 덥고 척박하기만 그 땅에서 뭘 얻으시겠다는 건지······.혹시 이건 내가 너무 불만이 많은 거 같으니 벌을 내리시는 게 아닐까?”
“베르나도트. 폐하께서는 다른 모든 곳을 내팽개쳐도 그곳만큼은 반드시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하셨지 않나. 나중에 반환하더라도 최대한 뽑아먹을 대로 뽑아먹어야 한다고.”
“그니까 대체 뭘 뽑아드시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거지.”
혹시 나폴레옹 그 놈이 자신을 견제하려고 폐하에게 모함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 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네놈이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다 방법이 있다. 왕비께서는 나를 아직 좋게 보신다는 걸 모르나 본데······.”
베르나도트는 아라비아행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로 두뇌를 풀가동시켰다.
나폴레옹. 네가 가라 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