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18)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 검은 다이아몬드 >(318/355)
< 검은 다이아몬드 >
아무리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인 사이라고 해도 공통의 적이 생기면 손을 잡기 마련.
아무리 사이가 앙숙인 국가라고 해도 외계인이 나타나면 당연히 함께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대하는 상대가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야 한다.
그러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나폴레옹과 베르나도트는 서로서로 협력할 마음이 먼지만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와~누구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아라비아 출장도 해보고 기분이 너무나도 상큼한 걸?”
“누가 들으면 나는 기분이 좋은 줄 알겠어.”
선내의 숨막히는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해서인지 나폴레옹과 베르나도트를 제외한 관료들은 모두 바람을 쐬겠다며 밖으로 나갔다.
“자네는 기분이 좋아야지. 혼자 아라비아로 좌천되는 걸 기어코 내 발목까지 잡고 같이 미끄러졌는데 기분이 나쁠 이유가 있나?”
“어허, 이 사람보게. 폐하께서 아라비아가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누누이 강조하셨는데 좌천이라니? 감히 폐하의 의견에 토를 다는 건가? 이건 엄연한 하극상이야.”
“대원수인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하극상이지.”
“내가 계속 군부 소속이면 그렇겠지만 이제 나는 엄연히 아라비아령의 책임자라네. 군부와는 계통이 다르다고. 그러니 하극상도 아니지.”
“그래봐야 아라비아 반도의 10분의 1이나 될지 의문인 영토던데······.”
프랑스가 말뚝을 박기로 한 아라비아 반도의 영토는 최남단의 극히 페르시아만에 접하는 반도 동쪽의 일부였다.
사실 나폴레옹도 이 결정이 이해가 되는 건 아니었다.
해상 무역의 요충지라는 점에서는 이해가 됐으나, 그렇다고 자신과 베르나도트를 전부 보낼만한 일인지는 아직도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폐하께서 이 땅을 그렇게 중요시 여기는 이유를 정확히 아는가?”
“뭐야. 자네도 모르나? 난 자네한테는 말씀하셨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단 말이지.”
베르나도트는 항해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이가 보일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폴레옹도 결국 자신과 별 다를 게 없다는 걸 깨달았던 까닭이다.
“그게 그렇게 좋나?”
“아니, 뭐···내가 진짜로 좌천된 건 아닌 것 같으니까. 그런데 이상한 걸? 폐하께서 원래 심중을 그대로 드러내시는 경우는 없지만 이렇게까지 비밀로 하는 경우는 드문데.”
“그렇긴 하지. 파나마만 하더라도 장래 교통의 핵심지가 될 거라는 사실 정도는 말씀해주시지 않으셨나. 누구씨는 그것도 제대로 몰라서 불평만 해댔지만.”
“입장바꿔 생각해보면 자네도 별 다를 건 없었을 걸? 내가 청나라를 박살내고 있을 때 자네는 파나마에 죽치고 있었다면 느낌이 어땠을까?”
“나였다면 한달만에 인근 국가를 다 때려잡고 유럽으로 돌아왔겠지. 누구처럼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
그래 니 똥 굵다.
반박을 하고 싶기는 해도 나폴레옹의 군사적 능력 자체는 베르나도트도 인정하고 있었다.
과거 크리스티앙이 불러모았던 오를레앙의 아이들은 전원 군사의 천재들이었다.
군단을 지휘할 기량이 되지 않았던 이들도 있긴 했으나 이들 역시 예외없이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특출한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제 아무리 별들을 모아 두어도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빛나는 자는 한명 나오는 법.
나폴레옹이 바로 그런 자였다.
군사들의 천재가 모인 오를레앙의 아이들 중에서도 한차원 다른 천재 중의 천재.
오죽하면 타국의 장수들 중에서도 나폴레옹을 군사의 신이라며 추종하는 자들이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과 인간적인 매력은 별개다.
베르나도트는 아직도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을 영 좋아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경애하는 왕의 총애를 빼앗겼다는 질투가 아니다.
세상에 잘난 사람은 자기 한명밖에 없다고 여기는 저 오만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그럼 그렇게 능력이 출중한 우리 나폴레옹 대.원.수.님께서 순식간에 중동을 안정시켜줄 수 있겠군. 이것 참 기대되는 걸?”
“어려울 게 뭐 있겠나. 어차피 홍해의 출구쪽···아덴이라고 했나? 이쪽은 영국에게 넘겨받기로 했으니 문제 없겠지. 남은 건 페르시아만의 해적들인데 이쪽도 다 생각이 있으니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래도 폐하께서 강조하신 바를 잊지 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가장 중요한 건 저 지역을 프랑스에 종식시켜둘 연결고리를 만들어 두는 것이니.”
어째서 크리스티앙이 중동의 일부 지역을 저토록 중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한가지 추론이 가능했다.
그 이유가 지금 단계에서 바깥으로 알려지면 지역을 종속시키는데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리라.
무역의 핵심지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터이고.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의문도 어련히 알아서 풀리겠지. 우선은 영국 놈들에게 우리의 땅을 돌려받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그건 베르나도트 자네 영역이니 나는 간섭하지 않겠네. 잘해보라고.”
홍해에서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출구를 영국에게 계속 쥐어주는 건 애초에 말이 되질 않았다.
이미 윗선에서 이야기는 다 오고 갔으니 지금와서 다른 소리를 하진 않을 것이다.
사실 그렇다고 해도 딱히 상관은 없다.
말을 듣지 않으면 그냥 쥐어패고 도로 가져가면 그뿐이니까.
※※※
영국의 식민지 사업의 중심은 언제나 인도가 있었다.
인도의 막대한 시장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부를 불려나가고, 그 영향력을 사방으로 퍼트리는 게 영국이 그린 필승법이다.
그런 점에서 아라비아 반도의 요충지들은 영국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곳이었다.
홍해의 출구를 틀어막고 있기만 해도 운하를 운용하는 프랑스에게는 압박이 된다.
여기에 페르시아만의 핵심지를 가지고 있다면 효과적으로 중동과 인도의 무역을 컨트롤 할 수 있다.
프랑스가 압도적인 체급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런 식으로라도 최대한 이곳저곳에서 이익을 긁어모아야만 했다.
하지만 대전쟁의 패배로 인도를 상실한 순간.
영국이 그리고 있던 해외식민지 사업은 근본부터 어그러져버렸다.
동인도 회사는 진즉 갈가리 해체됐고 영국 정부가 인도에 미치고 있던 영향력도 전부 소멸됐다.
더욱이 해군력마저 프랑스가 영국을 압도하게 되는 상황이 왔으니 아라비아 반도에 군을 유지하고 있을 이유가 더는 없었다.
단적으로 말해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이미 이득보다 커진지 오래다.
그렇다고 이미 차지한 땅을 반환하고 돌아가는 건 대영제국의 위신에 타격이 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프랑스가 아프리카 식민지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아리바아의 영토를 요구해왔다.
영국 의회는 기다렸다는 듯 이를 수락했고 빨리 프랑스의 새총독이 와서 이 짐을 대신 가져가주기만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이고~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소문으로만 보던 나폴레옹 대원수님을 이런 오지에서 직접 보게 되다니 이것 참 오레 살고 볼 일입니다. 하하하, 환영합니다! 아덴과 에얄레트의 책임을 맡고 있는 애머스트 백작, 윌리엄 애머스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나폴레옹이라고 합니다.”
나폴레옹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애머스트는 옆에서 멀뚱멀뚱 서있는 베르나도트쪽을 바라보며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누가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불만이 그득히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닌 나폴레옹에게 먼저 인사를 한 게 오죽이나 불만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러니까···이쪽분이 베르나도트 총독님 되시겠군요. 반갑습니다!”
“예. 반갑습니다.”
누가봐도 반갑지 않게 인사를 받은 베르나도트는 비어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고개를 까딱였다.
“저희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빠르게 진행하시죠.”
“예, 예. 앉으십시오. 이미 이쪽은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원래라면 애머스트 백작은 차기 인도 총독으로 내정된 사람이었다.
그런데 전쟁에서 패배한 끝에 이런 외딴 곳에서 총독 놀음이나 하게 됐으니 사실 속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짐을 하루빨리 떠넘기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생기가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새끼. 너도 보아하니까 이곳까지 좌천된 모양이지? 그런데 나폴레옹이 감시역으로 딸릴 정도라면 사고를 꽤나 크게 친 것 같은데······.’
베르나도트에게 자신의 심경을 이입한 애머스트 백작은 필사적으로 속내를 숨기며 자리에 앉았다.
아무리 지리상의 요충지라고 해도 외지는 외지.
이런 곳의 책임자로 왔다면 중앙과는 연이 없는 인간이라는 뜻이니 저렇게 얼굴에 불만이 그득할 수밖에.
충분히 다 이해할 수 있다.
“원래라면 성대한 환영 인사를 해야하지만 두분께서 공사가 다망하다고 하시니 최대한 절차를 당겨놓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게 되었군요.”
“이곳의 정세는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페르시아만 남서쪽이 해적으로 들끓는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 말대로입니다.”
애머스트 백작은 책상위에 펼쳐진 아라비아 반도의 지도 한쪽을 가리켰다.
“먼저 페르시아만 최북쪽은 에얄레트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유목민 출신 민족들이 살고 있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인간들입니다. 얼마전까지 오스만의 압제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저희가 구해주었죠. 하지만 인도쪽 교역루트가 다시 막히면서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진 않습니다.”
“원주민들이 유럽에 적대적이진 않습니까?”
“오스만을 싫어하는 거에 비하면 애교수준입니다. 원래 적의 적은 친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도 이건 꼭 알아둬야겠습니다. 영국이 인도를 포기하는 조건은 프랑스가 인도를 차지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알고 계시겠지요?”
만약 프랑스가 영국을 쫓아내고 자신들이 인도를 먹는다고 했다면 영국은 이렇게 순순히 물러나진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 역시 당연히 이 점을 잘 알았다.
그렇기에 인도는 확실한 독립국으로 남겨두겠다는 조약을 따로 체결하며 영국을 안심시켜주었다.
하지만 인도를 차지할 마음이 없는 자들이 굳이 에얄레트까지 넘겨받을 이유가 있을까?
아덴이야 홍해의 출구이니 먹는 게 당연하다.
애초에 해군력이 프랑스에게 열세로 돌아선 영국은 이 지역을 계속 지키고 있을 자신도 없었기에 넘겨주는데 큰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에얄레트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중동-인도의 교역이 활발할 때 그 가치가 빛나는 지역이었던 까닭이다.
“설마하니 대 프랑스가 한번 맺은 조약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인도에 마수를 뻗치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물론입니다. 프랑스는 조약을 지킵니다. 우리가 동맹국의 뒤통수를 친 적이 한번이라도 있습니까? 영연방도 이제 프랑스의 동맹인데 당연히 함께 공생해야죠.”
“그렇다며 에얄레트는 어째서······.”
“인도를 직접 지배하지는 않아도 중개무역 정도야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저희는 아시아에서 상당한 양의 물건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에얄레트를 거점으로 중동-아시아 무역을 활성화 시켜보려고 합니다.”
베르나도트는 이미 준비해둔 핑계를 대강 읊어주었다.
“그리고 남쪽의 트루셜 오만을 원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앞으로 무역을 한창 할건데 해적이 들끓으면 피해가 막심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이 지역을 교두보로 인근의 해적을 싹 쓸어버릴 겁니다.”
“일리가 있는 말씀이지만 해적 놈들이 워낙 교활해서 쉽지는 않을 겁니다.”
“아아, 그거야 걱정 마십시오. 우리 세계제일의 대전략가 나폴레옹 대원수께서 놀랍고도 신출귀몰하기 그지없는 전략으로 해적 놈들을 일소해버릴 테니까요.”
“아~그래서 대원수께서 이곳에 직접 오신 거로군요.”
대강 납득이 갔는지 애머스트 백작은 종이에다가 무어라고 끄적인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 프랑스 연방제국의 건투를 빕니다. 저희는 필요한 물건들을 넘겨드리고 내일바로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예. 살펴가시죠.”
서로가 웃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양쪽의 속내는 명백하게 엇갈려 있었다.
‘병신들. 백날을 뛰어다니면서 애써봐라. 이 똥땅에 사는 원주민들이 말을 순순히 들어줄지.’
‘이런 간단한 핑계에 속아넘어가다니 역시 영국놈들은 모자란 놈들이라니까.’
정작 당사자들은 짐작도 못하고 있건만.
검은 다이아몬드를 움켜쥐려는 공작은 현재진행형으로 착착 진행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