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21)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 별들의 탄생 >(321/355)
< 별들의 탄생 >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해군과 육군의 자존심을 건 격돌.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대승부의 서막이 마침내 그 막을 올린 것이다.
‘이런 분위기면 진짜 송장 하나 치우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오와 열을 맞춰서 늘어서 있는 대열의 한복판에 서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계속 침을 꼴깍꼴깍 삼키게 된다.
옆을 돌아보니 이제는 영혼의 동지가 된 박민흥과 손성지도 긴장으로 다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야···진짜 폐하가 오시는 거냐?”
“그렇다잖아. 너희는 여기에 온 지 꽤 됐다며. 폐하 본 적 있어?”
“폐하는커녕 국회의원 얼굴도 제대로 본적이 없는데?”
“그런데 원래 여기 분위기 이래? 사람 하나 죽일 것 같은데······.”
역시 자신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었나보다.
눈빛으로만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이미 맞은 편에 있는 육사놈들은 전부 이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아니, 저쪽도 비슷하게 이쪽을 노려보고 있으니 이 자리에 살아남을 사람이 없었겠다.
‘아니 씹. 이거 교류전 아니었어? 자존심 싸움이긴 해도 이 정도로 험악할 건 없지 않나?’
외젠 추아는 새삼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국왕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갔다.
황제 위에 국왕 있다는 농담이 있다더니 이게 어쩌면 과장이 아닐수도 있겠다.
‘하긴 아시아에서는 폐하를 국왕이 아니라 황제로 인식하고 있으니······.’
이야기를 듣자하니 지금까지의 교류전에도 졸업한 선배들이 찾아왔었다고는 한다.
당장 저번에도 개회사를 해군 소장으로 재임중인 장성급 장교가 맡아주었다고 하니까.
많은 선배들이 오기 때문에 이곳에서 확실하게 활약을 하면 앞으로의 군생활에 탄탄대로가 깔린다는 말도 있었다.
반대로 처참하게 발리면 앞으로의 생활이 대차게꼬인다.
당장 저번 대회에서 대패를 한 해사 대표팀은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년과는 격이 달랐다.
“야···저기 봐봐 저분 태평양 프랑스 해군참모총장 가스파르 대장 각하 아니야?”
“와 씨···작년에 개회사를 해주신 소장 각하가 말석에 앉아 계시네. 이거 지금 무슨 상황이냐?”
“저기 도열해 계신 분들 전부 영관급인데?”
객석의 상황을 둘러본 생도들의 얼굴은 이제 창백함을 넘어서 얼음장이 되어 버렸다.
군의 장성급이 아니면 아예 자리에 앉지조차 못하는 사관학교 교류전이 있다?
장성급들이 보기 편하도록 점수판을 들고 있는 사람이 대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코스믹 호러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었는 중이다.
“아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하라는 거냐고······.”
“해도해도 너무하네. 씨발, 차라리 파리 시민들 앞에서 영국 대표팀이랑 경기를 하는 게 낫겠다.”
“얼씨구? 저기 저 사람들은 대서양 프랑스 장성들 아니야?”
왜 영관급이 앉을 자리가 모자란가 했더니 바로 옆의 대서양 프랑스 장성들까지 총집한 게 보였다.
육군참모총장부터 해군참모총장, 심지어 해병대사령관에 차장들까지 총집결한 명실상부한 별들의 잔치.
군인생활하면서 평생동안 볼 별의 개수가 오늘 본 별의 개수보다 많을지 의문이다.
올해를 끝으로 졸업하는 골키퍼, 마크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내가 골을 먹히면···저분들이 내가 실점하는 장면을 다 본다는 거지?”
다행이다. 자신이 키퍼가 아니라서.
동시에 마크의 말을 들은 박민흥이 헛웃음을 흘렸다.
“내가 어이없는 실축하기라도 하면 저분들이 그 모습을 다 지켜본다는 거네.”
다행이다. 자신이 중앙 공격수가 아니라.
‘나는 패스만 똑바로 해야지.’
미친 듯이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여기서 활약을 한다면 저 모든 장성들의 뇌리에 외젠 추아라는 이름이 각인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번 교류전의 최우수선수는 폐하가 직접 메달을 수여해준다는 말도 들었다.
특히 자신같은 아시아인이 최우수 선수로 뽑히면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터.
이를 발판삼아 아시아인 최초의 장성이라는 간판을 다는 것도 망상의 영역이 아니게 된다.
그렇게 옆에 늘어선 동지들과 함께 필승의 의지를 다지던 찰나.
마침내 터져나오는 축포 소리와 함께 프랑스의 국왕이 연단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 프랑스 연방제국의 크리스티앙 폐하를 위해 전원 경례!”
일반 사관들은 물론이고 모가지가 뻣뻣하기 그지없는 장성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를 하는 모습은 엄청난 장관이었다.
가볍게 그들의 인사를 받아준 뒤 자리에 앉은 왕은 시합에 임할 선수들을 둘러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그의 시선이 자신과 박민흥, 손성지의 위에서 잠시 머물렀다.
아마 아시안계 학생이 1명도 아니고 3명이나 대표로 뛰는 게 신개해서였으리라.
‘좋아. 우선 눈도장을 찍는데는 성공했다.’
이제는 시합에서 이기기만 하면 만사형통이다.
둥근 축구공을 바라보는 모든 선수들의 눈이 거의 광기에 가까운 열기를 뿜어냈다.
※※※
“우와아아아!”
“막아! 막으라고!”
“또 저 새끼들이야! 저 아시안 새끼들을 막으라고!”
함성을 넘어선 욕설이 난무하는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단연코 아시아 유학파 3인방이었다.
외젠 추아는 현란하기 그지없는 개인기로 수비수를 최소 2명 이상 끌고 다니며 쉴새없이 빈공간으로 패스를 찔러넣었다.
동시에 손성지는 두 개의 심장을 지녔다는 별명답게 90분 내내 달리는 걸 멈추지 않으며 팀에 활기를 더했다.
이렇게 결정적인 찬스가 만들어지면 여지없이 결정골을 찔러넣는 역할은 박민흥이 맡는다.
“고오오오올! 박민흥 추가 골을 터트리며 경기는 3:1! 해군사관학교쪽이 확실하게 앞서갑니다!”
해설을 맡은 마티아스 대령의 함성에 맞춰 해군쪽의 장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조오오오았어! 이거지! 육군 새끼들은 우리 상대가 안되지!”
“이게 대 프랑스 제국 해군의 힘이다!”
영관급 장교들처럼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으나 장성들도 엉덩이를 들썩이며 히죽이죽 웃는 건 마찬가지였다.
특히 크리스티앙의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태평양 프랑스 해군참모총장 가스파르는 은근슬쩍 자신을 어필하는 걸 잊지 않았다.
“하하하, 저것 보십시오 폐하. 제가 이번에는 특별히, 엄중하게, 단호히 실력순으로만 대표들을 구성하라 학교장에게 당부를 해두었습니다. 그 결과 나온 게 바로 저 아시아 3인방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아시아 계 학생들이 저렇게 날아다니는 건 진귀한 광경이기는 하지.”
“그렇습니다. 저저저, 육군 대표팀을 보십시오. 거의 9할의 인원이 백인 아닙니까. 우리 태평양 프랑스의 인구 분포상 말도 안 되는 비율이죠. 그러니 저렇게 맥을 못쓰고 밀리는 겁니다.”
“어허, 가스파르 대장! 그 말은 우리 육군사관학교가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인종차별을 저질렀단 말씀입니까?”
옆에서 듣고있던 태평양 프랑스 육군참모총장이 발끈해서 대화에 끼어들었지만, 가스파르는 태연히 어깨를 으쓱였다.
“차별을 저질렀다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학생들의 잠재력을 다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우리 해.군.과는 다르게. 그 결과가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겁니다. 다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우리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각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지요. 하물며 군대라면 더더욱.”
원래 이기고 입을 터는 건 승자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나 마찬가지.
육군 대장들은 입에 똥을 가득 밀어넣은 표정으로 이를 갈 뿐이었다.
육군은 내심 막판 뒤집기를 기대했으나 결국 한골을 더 먹히며 결과는 4:1 해군의 승리로 끝났다.
“이것 참 그냥 한번 와본건데 이렇게나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줄은 몰랐구만.”
크리스티앙은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 세명을 자신이 직접 뽑았다.
혼자 3번의 도움을 기록한 외젠 추아와 2개의 골을 기록한 박민흥.
마지막으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90분 내내 미친 듯이 필드 위를 뛰어다닌 손성지까지.
세 사람은 기쁨과 일말의 두려움이 공존하는 얼굴로 단상 위로 올라왔다.
“이거 사관학교에 리그앙에서 뛸재목들이 복무하고 있는 줄은 몰랐군, 자네들은 이름이 뭔가? 거기 마르세유 턴이 일품이었던 자네부터.”
“예! 외젠 추아입니다.”
“외젠 추아라···크크큭, 그래 이름부터 왠지 축구를 잘할 것 같구만. 그럼 거기 자네 둘은?”
“손성지입니다!”
“박민흥입니다!”
“손성지···박민흥···아~! 그렇구만. 그래, 그래. 자네들의 이름은 내 꼭 기억해두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급격하게 기분이 좋아진 크리스티앙이 소리내어 웃음을 터트렸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왕이 흡족해한다면 그건 곧 오늘 참석한 모든 장성들의 승리다.
뒤에 도열해 있는 휘황찬란한 별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걸 본 외젠 추아는 확신했다.
저 광채가 자신들의 앞길을 비추는 서광이 되리라는 것을.
효과가 나타나는 건 굳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당장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자 지금까지 한번도 말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까지 은근슬쩍 황인들을 무시하던 백인 생도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세 사람에게 악수를 청해왔다.
“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구! 나 알지? 나 너 친구 장!”
“지랄! 언제부터 친구 행세를 했다고. 나 알지? 줄리앙. 처음 축구 경기에서 내가 너한테 패스해줬잖아.”
“우리 프랑스의 별! 앞으로 아시아에 대한 욕은 곧 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 아, 참고로 내 이름은 나엘이라고 해. 기억해주면 고맙겠다.”
“저기···난 노아라고 하는데 다음에 우리 모임할 때 한번 와줄 수 있을까?”
그 이후로 거의 30분 동안 외젠 추아는 사관학교의 거의 모든 생도들과 통성명을 해야만 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프랑스의 국왕 크리스티앙이 직접 어깨를 두드려주고 이름을 기억해주겠다고 한 사람이다.
생도들만이 아니라 현역 장교들까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은근슬쩍 자신들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했다.
“크흠, 크흠! 아까 보니 가스파르 대장께서 자네를 식사 자리에 한번 초대하시겠다고 하시더군. 그래서 말인데 그때가 되면 내 이름을 슬쩍 흘려줄 수는 없겠나?”
“내가 저번 경기에서 지고 육군 놈들 기고만장해 하는 꼴을 보느라 진짜 속이 뒤틀리는 줄 알았는데 오늘 자네 덕분에 한을 풀었네. 나랑 같은 곳으로 잘해줄 테니 지금처럼 계속 정진하라고.”
훗날 아시아인 최초로 태평양 프랑스의 장성까지 올라가는 외젠 추아의 전설은 이런 사소한 축구 경기 하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다른 의미에서 외젠 추아보다 더욱 더 유명해진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손성지와 박민흥이다.
두 사람은 사관학교 졸업을 앞두고 돌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프랑스 본토로 향하는 배를 타게 됐다.
이후 아시아계 최초로 꿈의 무대 리그앙에 오른 이 두 사람의 이름은 한동안 파리의 신문에서 끊임없이 오르 내렸다.
-아시아계 최초의 대선수! 미눙앵 바크! 과연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파리의 역대 최고 이적료 제의 거절! 미누앵 바크! “나의 왼발은 오직 리옹과 태평양 프랑스 상대편의 골문을 향해서만 움직인다.” 모든 리옹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내 두 개의 심장은 하나는 태평양 프랑스, 다른 하나는 리옹을 위해서 뛴다.” 생 쥬 쏭의 명언. 우리는 앞으로 아시아를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새롭게 대제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프랑스는 이제 확실히 백인만의 나라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백인과 흑인, 원주민만의 나라도 아니다.
새롭게 편입되고 있는 아시아계까지 포용하며 대제국 프랑스는 명실상부한 다인종, 다문화의 나라로 거듭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