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342)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 감당하라 초강대국이여 >(342/355)
< 감당하라 초강대국이여 >
“덴노 헤이카 반자이!”
“반자이! 반자이!”
“대일본제국 반자이!”
“반자이! 반자이!”
나폴레옹은 당황스러웠다.
어제까지만 해도 얌전히 처박혀 있던 놈들이 뭘 잘못 먹었는지 해괴한 구호를 외쳐대며 갑자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뭐, 뭐야 저 미친놈들!”
“침착해라! 대열을 유지하고 대응하면 그만이다. 달라질 건 전혀 없다.”
타타타탕! 퍼퍼퍼펑!
갑자기 쏟아진 적의 공세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프랑스 장교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적이 나오지 못하게 봉쇄를 해놨는데 저렇게 마구잡이로 나오면 움직이는 과녁판이 될 뿐이다.
순식간에 총알과 포탄 찜질을 당한 일본군은 불과 수십여분만에 공세를 지속할 힘을 잃어버리고 도로 후퇴했다.
“···저놈들은 뭐였던 걸까? 혹시 이쪽의 주의를 끌기 위한 양동작전?”
자신감은 가지되 자만은 하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바로 적이 둘 수 있는 최선의 수를 머릿속으로 굴려보고 대비에 들어갔다.
“이 상황에서 저쪽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추가병력으로 이쪽을 역포위하는 거겠지.”
도시를 포위한 상황에서 배후를 공격당하면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전멸당할 위험이 높다.
나폴레옹은 이걸 알기 때문에 해군을 이용해 철저하게 적의 접근을 막았다.
적어도 복건쪽에는 절대 상륙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보다 좀 더 위쪽에 몰래 병력을 내려놓고 먼 길을 빙 돌아와서 이쪽을 치려는 계획이라면?
상식적으로 그전에 걸릴 가능성이 99%겠지만 1%의 요행을 노린 도박수를 배제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런 요행수에 럭키펀치를 맞아서 크나큰 피해를 본 사례는 전쟁사에 얼마든지 있었다.
“놈들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말고 해군과도 계속해서 정보를 공유해라.”
“예!”
“내 사전에 방심이란 단어는 없다. 저런 허접한 양동작전 따위에 말려들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는 걸 보여주지.”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적의 증원군 따위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일본군은 덴노 어쩌고 하는 구호를 외쳐대며 방어선에 돌격을 하고 산화하는 걸 반복하는 중이었다.
물론 조금 피해를 입으면 바로 군을 뺐으니 완전히 끝장나지는 않았지만 의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래도 군의 사기가 유지가 되나?
듣자하니 저 요상한 단어는 천황 폐하 만세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저렇게 자살공격을 하는 게 자신들의 황제를 위해서라니···대체 어떤 의미란 말인가.
어쨌든 지금 이 순간도 이쪽의 해군이 신나게 저쪽의 해안을 두들기고 있을 테니 항복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경제가 바닥으로 처박혀도 과연 그때도 만세를 외쳐댈 수 있을까.
사람은 돈 앞에서는 솔직해지는 법이다.
계산대로라면 일주일안에 항복권고가 올 터.
나폴레옹은 느긋하게 기다려보기로 했다.
시간은 어차피 자신의 편이었으니까.
※※※
나폴레옹이 느긋하게 항복선언을 기다리고 있을 즈음, 대한제국의 황실은 일본에서 온 연락으로 발칵 뒤집혔다.
“총옥쇄 작전? 내 귀가 잘못 된 건 아니겠지?”
“···분명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일본제국은 국토 전역이 불타고 마지막 한사람까지 쓰러지더라도 싸울 생각이니 대한제국도 함께하라고······.”
“·········미친 새끼들인가?”
황제는 얼이 빠진 듯 중얼거리다가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깨닫고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약용은 헛기침을 하고는 일부러 못들은척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일본제국은 우리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연맹의 의리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참가를 해야 한다고······.”
“아니. 상식적으로 그렇게 하란다고 백성들이 하겠나?”
“폭동이 일어나겠죠.”
“···그런데 막상 또 항복을 한다고 하면···지금 상황을 부드럽게 넘길 수 있을까?”
“그건······.”
가로로 움직이려던 정약용의 고개가 순간 멈췄다.
여기서 계속 싸우는 선택지를 고르면 대한제국은 파멸이다.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든다는 건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과연 솔직하게 말한다고 황제가 말을 들을까?
잘 모르겠다.
어느쪽을 골라도 황제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쪽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라에 가장 도움이 되는 쪽을 고르는 게 참된 애국자의 길이 아닐까.
솔직히 정약용은 현재 군주정의 효율성에 회의감이 들고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감히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경이었으나 지금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번 전쟁은 터진 것부터가 잘못된 일이었다.
백성들은 국뽕에 취해서 한사발 더 말아달라고 주모의 이름을 외칠 수 있다.
하지만 최고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러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현재 황제는 자신이 일구어놓은 업적에 취해 제대로 된 사리분별이 되지 않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인 체제가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지금보다도 더 확실한 입헌군주국으로 틀어서 황제의 권력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둔다거나······.
“총리. 왜 대답이 없나? 이쪽이 항복의사를 밝히면 백성들이 순순히 받아들이고 프랑스가 물러가줄까 묻지 않나.”
“아, 예. 잠시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프랑스야 물러나겠지만 백성들이 과연 납득을 할까요? 고작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켰던 거냐고 항의가 빗발칠 겁니다. 감당하기 힘든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흐음···역시 그렇군.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네. 항복을 하더라도 성난 백성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해야 뒤탈이 없겠지······.”
사실 이 말은 거짓은 아니었다.
이렇게 무력하게 얻어터지고 항복하면 필연적으로 너네 뭐 믿고 전쟁했냐는 여론이 생길 수밖에 없을 터.
그러면 전쟁을 주도한 황실의 위엄은 땅에 떨어지고 한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군림하려던 황제의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이런 속내 때문에 황제는 일본의 요구를 미쳤다고 여기면서도 바로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백성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굳이 꼽자면 소소한 전투에서라도 승리를 거둔다거나···다른 3 나라와는 다른 업적을 거둔다거나 하는 방법 외엔 없어 보입니다.”
“흐음···일단 조금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해야겠군. 솔직히 지금 바로 항복을 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미친 짓에 어울려 주는 것도 좀 그렇지.”
황제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아무것도 안하고 방관하기를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이 수가 기적적으로 잘 먹혔지만 이번에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정약용은 내심 그럴 리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괜찮다.
새로운 집을 지으려면 기존 집을 아예 허물어버리고 새로 짓는 게 제일 깔끔한 법이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고통 받게 될 백성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이지만···이렇게 하는 게 장기적으로 오히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나라도 어떻게든 민간의 피해는 최소화 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밖에.’
앞으로 황실이 계속된다면 이런 비극은 몇 번이고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임진년 때 조선 왕실이 무너졌다면 정묘나 병자의 굴욕이 있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최근 역사를 탐독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한번씩 들때가 있었다.
먼 훗날 후손들이 자신과 같은 상상을 하며 지금 시대의 역사를 공부하는 일이 없도록.
길고 길었던 이 이야기에 막을 내릴 때가 왔다.
앞으로의 한반도에 왕실은 필요없다.
정약용은 들키면 당장이라도 목이 날아갈 상상을 하며 황제의 비위를 맞춰주는척 하기로 했다.
※※※
“폐하! 아시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나폴레옹 대원수께서 보내신 연락입니다!”
오. 역시 나폴레옹은 신속해. 지금쯤이면 슬슬 승전보가 도착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처음에 아시아가 훼까닥 돌아버렸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드디 어 올 게 왔다는 기분이었다.
사실 아무리 진주만의 민족이라고 해도 진짜로 ‘진주만’을 해버릴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
그냥 어디까지나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만 했을뿐.
하지만 역시 이런 종류의 예상은 전부 플래그가 되는 법이라고 절대 일어날 거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버렸다.
뭉치면 용감해지는 건 만국공통이라지만 아시아는 유독 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 역사와는 다르게 네 명이 똘똘 뭉쳐있다는 게 이번에 그들의 등을 밀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밀어버린 곳이 천길 낭떠러지 절벽이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흠···그래. 언제쯤 항복한다고 하지?”
“예? 항복이요?”
“음? 아시아의 항복을 받아냈다는 연락이 온 게 아닌가?”
“어···아닙니다. 물론 대원수께서 패배하신 건 아닙니다. 지금 연일 승전보를 울리며 적을 몰아붙이고 계십니다. 베트남은 이미 무력화 됐고, 만주국도 주력 부대가 전부 괴멸당했습니다. 일본제국이 점령하고 있던 복건성도 대원수님의 군이 해방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 저쪽도 백기를 들어야 하지 않나?”
“아···예 그런데 일본제국이 정식으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자신들은 결코 항복하지 않겠다고······.”
전쟁부 장관인 란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내게 보고서를 가지고 왔다.
대체 어떤 미친 내용이 써있을까 기대반 불안반으로 검은 글자를 읽어내려가는 내 눈이 점점 더 황담함으로 물들어갔다.
“···우리가 몰래 광동 프랑스에 주력 부대를 옮겨놨다고? 아시아를 정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꾸민 음모?”
언제부터 광동 프랑스 함대가 유럽 프랑스의 함대로 탈바꿈한 거지.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유럽이나 대서양, 태평양의 전력이 광동으로 간 적이 있었나?”
“혹시나 몰라서 찾아봤는데 역시나 없었습니다. 이번에 나폴레옹 대원수가 광동으로 가며 함대를 대동하긴 했는데 말이 좋아 함대지 사실상 의전용에 가까운 전력이었습니다.”
아 혹시 그런건가? 이 녀석들 우리의 정예군을 이렇게도 쉽사리 박살내다니?
이런 녀석들이 절대로 적의 2군일리 없어.
녀석들은 정예를 데려온 게 분명해! 라는 흐름의 사고였다면 이해는 간다.
게임을 하다가 털리면 ‘아 얘, 이거 부캐네. 여기 있을 실력이 아니야.’ 하면서 정신승리 해버리는 게 멘탈에 좋으니까.
하지만 이걸 공개적으로 선언할 줄은 몰랐는데 설마 진지하게 믿는 건가.
“후우···그래. 뭐 그냥 너무나 큰 충격 받고 짖어대는 걸로 이해하지. 그러니까 요약하면 이런 우리의 비열한 음모에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는 거로군. 구슬처럼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들의 한몸 바쳐 아시아를 수호하고 유럽의 음모를 분쇄하겠다라···눈물나는구만.”
아주 대단한 평화의 투사 납셨어.
그런데 이쯤되니 슬슬 헷갈리는데 이거 저쪽이 선빵 쳐서 전쟁이 벌어진 거 아니었나?
왜 갑자기 자신들은 억울한 피해자가 된 거고 이쪽이 가해자가 된 거지?
갑자기 핵을 쏜 잔학무도한 이들이라고 비판받은 원역사 모국가의 심정이 공감된다.
대충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하긴 그 나라도 온갖 음모론을 겪어야 했었지. 이게 초강대국의 몫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