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66)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66화 제국의 시작(66/355)
제국의 시작
독립파의 회의는 예상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 됐다.
애덤스와 제퍼슨의 확실한 보장이 있었던 덕분에 독립파는 나를 의심하지 않고 곧바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애덤스가 오면서 보았던 영국군의 학살을 소름돋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해 단결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우리는 결코 영국의 노예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이 날 가장 큰 박수를 받았던 건 비장함마저 느껴진 애덤스의 이 한 마디였다.
프랑스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도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게 할 수 있는 요소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미국 독립 전쟁의 주역들을 대부분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였다.
아쉬운 게 있다면 알렉산더 해밀턴이나 벤저민 프랭클린 같은 이들을 보지 못했다는 점 정도일까.
미국의 초대 재무부 장관인 해밀턴은 나와 동갑이니 아직 정계에 입문조차 하지 않았으며, 프랭클린은 영국에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워싱턴의 뒤를 이어 두 번째 대통령이 될 존 애덤스와도 인사를 하긴 했는데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새뮤얼 애덤스와 제퍼슨이 번갈아 가며 계속 내 옆을 맴돌면서 존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이가 끈끈해 보이는 독립파 내부에도 갈등의 씨앗이 내재되어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 뒤로도 관광을 빙자한 정보수집 활동을 충실히 하며 13개 식민지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는 와중 계속 느낀 사실이지만 마리와 함께 온 게 정말로 좋은 선택이 됐다.
그녀가 없었다면 의심을 받을 뻔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여행중인 애처가 남편을 연기하면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의심을 거두었다.
마리는 귀국 일정 때문에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며 잠자리를 해야 하는데에 아쉬움을 토로했으나, 이건 어쩔 수 없었다.
귀국하는데 덜컥 아이라도 생기게 되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는 절대 배를 타선 안 된다.
설령 안정기가 된다고 해도 아이를 품은 채로 1달이나 되는 장기 항해를 하는 게 산모에게 좋을리가 없지 않은가.
괜찮다고 해도 내가 불안해서 그 꼴은 못 본다.
어쨌거나 순탄하게 조사를 끝마치고 인맥을 쌓으니 어느덧 해가 바뀌고 귀국할 날이 다가왔다.
오랫동안 붙어 다니며 나름대로의 우정을 쌓은 애덤스와 제퍼슨은 항구까지 나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프랑스로 돌아가시면 꼭 여기서 있었던 일을 왕실에 전해주십시오.”
“저희는 백작님을 믿고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해두겠습니다.”
“맡겨만 두십시오. 하지만 프랑스의 의지보다 더욱 중요한 건 식민지의 힘을 하나로 확실히 모으는 겁니다. 대서양 건너편에서 여러분의 성과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예. 다음에 볼 때는 이곳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그렇게 감동적인 작별인사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우와아아아아아!
항구 근처에서 갑작스레 솟아난 함성에 자연스레 시선이 돌아갔다.
“싸움이다 싸움!”
“뭐야, 집단 패싸움이야?”
“아니 집단은 아니고 한 명이 여러 명을 쥐어팬다는데?”
방향을 보아하니 마리가 마지막으로 구경 좀 하겠다며 향했던 구역이었다.
데옹이 함께 있고 멀리 가는 것도 아니니 호위도 필요 없다고 했었기에 살짝 걱정됐다.
호위들과 함께 허겁지겁 몰려가는 사람들을 따라가고 있으려니 제퍼슨이 눈을 크게 뜨고 손가락을 뻗었다.
“어엇! 저기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한번쯤은 이런 클리셰적인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에 터질 줄은 몰랐다.
제퍼슨이 가리킨 곳을 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 있는 정중앙에 당당하게 서있는 데옹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서는 마리가 난처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중이었다.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네 명의 남성들을 보니 뭔 일이 일어났었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행인들이 주고받는 대화도 선명하게 들렸다.
“와 이게 대체 뭔 일이야?”
“뭐야, 자넨 못 봤나? 저기 저 여자가 혼자서 쟤넬 다 쥐어팼는데.”
“뭐? 저기 저 귀부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들어보니 행인 중 한 명은 처음부터 일의 경과를 다 지켜본 것 같았다.
나는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시끄럽게 떠들던 남성들이 동시에 나를 돌아보았다.
“저긴 어쩌다가 싸움이 붙은 겁니까?”
“아, 그게 말입니다. 저기 쓰러진 놈들이 아마 여인 두 명을 두고 희롱하는 듯한 말을 했나 봅니다. 그래서 저 양산을 든 귀부인이 사과하라고 다그치다가 말싸움이 격화 됐는데···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들을 눕혀버리지 뭡니까. 저 양산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파바박 찌르니까 그냥 쓰러져버리던데요?”
대충 그런 과정일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래서 한두 명이라도 호위를 데리고 다니라고 했던 건데 떠나기 전에 이런 일이 터지네.
사실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볼 문제는 아니긴 했다.
마리가 진짜로 희롱당했다면 몰라도 데옹이 시비 건 인간들을 죄다 때려눕힌 시점에서 사소한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다.
내가 인파를 제치고 나아가자 이쪽의 모습을 확인한 데옹이 쓴웃음을 지으며 슬며시 시선을 피했다.
“어···이렇게까지 이목을 끌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야기는 대충 들었네. 여기 굴러다니는 인간들이 마리를 희롱하려 했다고?”
“직접적으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자기네끼리 음담패설을 주고 받은 정도긴 했습니다. 아마 저희가 영어를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그래도 그 내용이 그냥 넘기기엔 너무 저질이라 머리에 피가 쏠렸던 것 같습니다.”
데옹이 면목없다는 듯 양산으로 땅바닥을 찔렀다.
양산이 부딪칠 때마다 무거운 금속성이 귓가를 때린다.
설마하니 양산 끝부분에 강철을 박아놓은 건가.
쓰러져 있는 남성들이 어째서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됐다.
저걸로 펜싱처럼 사람을 두들겼는데 뼈가 안 부러졌다면 그게 이상한 거겠지.
“그런데 실제 전쟁터까지 나갔던 자네가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면 저들이 꽤나 심한 말을 주고 받았나 보지? 혹시 부인도 들었나?”
“그랬다면 아예 남성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었을 겁니다. 다행히 부인께서는 구경하는데 여념이 없으셔서 듣지 못하셨습니다.”
“그래? 그럼 됐네. 뭐라고 했는지 들으면 더 화만 날 테니 나도 듣지 않기로 하지.”
딱 봐도 양팔이 부러진 인간도 있어 보이는데 이 정도면 입을 잘못 놀린 대가로는 충분할 것이다.
데옹의 실력이 마리의 옆을 맡겨도 충분하다는 게 검증되기도 했으니 나름 가치 있었던 사고로 치기로 하자.
실제로 마리는 기사들의 무용담에서나 나올법한 경험을 했다며 오히려 들떠 있었다.
데옹의 솜씨가 너무 멋졌다며 해맑게 웃는 그녀를 보니 이 이상 저들에게 벌을 주기도 좀 그랬다.
결국 뒤늦게 달려온 병사들에게 대충 뒷수습을 맡기고 프랑스로 돌아가는 배로 향하기로 했다.
애덤스와 제퍼슨은 내 무사도착을 기원하며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배가 항구에서 출항하기 직전.
뒤를 돌아 신대륙의 광활한 땅을 다시 한번 눈에 새겨두었다.
지금은 그저 손님으로 왔다가 다시 돌아가지만.
다음에 올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다.
※※※
프랑스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바로 베르사유 궁으로 돌아오라는 호출을 받았다.
여행의 피로 따위는 풀 시간조차 없었다.
그만큼 국왕의 관심이 크다는 뜻이었기에 마리를 먼저 파리로 보내 쉬게 하고 나는 데옹과 함께 베르사유로 입궁했다.
-루이 크리스티앙 드 프랑스는 지금까지 수 차례나 프랑스의 위신을 드높이고 맡긴 모든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으므로······.
나는 귀족들의 앞에서 정식으로 라마르슈 백작위를 물려받았다.
당연히 백작령도 내 영지가 됐다.
루이 15세는 직접 내 가슴팍에 훈장까지 매달아주었다.
고된 여행길이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얻은 게 많았으니 만족스러운 여정이었다.
“이번에도 수고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루이 15세는 거울의 방에 도열해 있는 귀족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번 주말에는 왕자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는 만찬이 열릴 것이다. 참석은 자유이니 시간이 되는 이들은 고려해보도록.”
오지 않으면 뒤진다는 말을 부드럽게도 돌려말하시네.
무조건 참석하겠다는 귀족들의 약속을 받고 국왕은 자리를 파했고, 뒤이어 대신 회의가 시작되었다.
미리 언질이 갔었던 사안인지 4명의 대신들과 재정총감, 총리가 전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에는 나와 데옹까지 참석했기 때문에 평소와는 분위가가 조금 다른 듯 했다.
물론 나는 평소의 분위기 따위는 잘 모르지만.
“저번 회의에서는 크리스티앙 왕자가 주장한 신대륙 재확보의 타당성에 관해 결론이 나지 않았지. 그 이유는 판단의 근거가 너무나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제안을 한 당사자인 크리스티앙과 내 명을 받은 데옹이 함께 식민지의 현황을 조사해 왔다. 보고서는 이미 읽어보았을 테니 다시 의견을 취합해 보도록 하지.”
“예, 폐하. 저 해사대신 모레파가 먼저 발언하겠나이다. 다방면으로 검토한 결과 제 확신은 이전보다 더 강해졌습니다. 프랑스가 국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은 식민지 개척뿐이고, 신대륙에 재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진 이상 당연히 이를 수용해야 합니다!”
모레파가 찬성하고 나설 거라는 건 처음부터 상수였다.
물론 이번에는 적극적인 찬성 정도가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집념마저 느껴졌다.
“단순히 제 위치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히 저희가 새로운 식민지를 개척한다면 그건 저희쪽에만 이득이 될 뿐입니다. 하지만 신대륙을 저희가 차지하면 저희는 이득이고 영국은 손해를 보지요. 이보다 좋은 상황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교묘하게 반영심리를 자극하는 그의 말에 총리 모푸와 다시 외무대신의 자리를 거머쥔 슈아죌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옳습니다. 이전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왕자 전하의 보고서를 보니 확신이 섰습니다. 영국의 지배 아래에 있는 13개 식민지를 부추겨서 독립을 시킨 뒤, 우리가 그 빈틈을 찌르고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왕자 전하 혼자만 이렇게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데옹도 비슷한 내용을 적어두지 않았습니까. 13개 식민지 전부 영국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있어 몇 년 뒤에는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요.”
모푸와 슈아죌이 번갈아가며 말하자 반대입장인 내무 대신과 재정총감이 짜게 입맛을 다셨다.
이미 세 명이 찬성으로 돌아선 이상 반대파는 수적에서부터 열세였다.
하지만 재정총감은 꿋꿋하게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제 의견은 저번과 같습니다. 예산이 부족합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레파가 면박을 주었다.
“어허, 지금 당장 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지 않소. 그렇지 않습니까, 왕자 전하?”
“예. 아무리 빨라도 최소 3년에서 4년 이상은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그 정도로 준비기간이 길면 충분히 예산을 분배해서 미래 대비를 해둘 수 있습니다. 그런 걸 하라고 재정총감이 있는 겁니다. 무조건 반대만 하라는 게 아니라.”
상석에 앉아있는 루이 15세가 물었다.
“재정총감은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상식적으로 신대륙 식민지를 뺏기면 영국이 가만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면 고작 3년, 4년의 준비기간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정도로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준비를 한다고 해도 영국의 눈에 띄지 않게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줄어듭니다.”
그러자 왕실 사무와 국유지를 담당하는 내무대신이 크게 외쳤다.
“재정총감의 말이 옳습니다. 지금은 내실을 더 튼튼히 다져놔야 합니다.”
모레파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보고서는 읽어보았소? 영국이 저 신대륙을 꽉 잡고 있으면 우리와의 차이가 계속 벌어질 뿐이란 말이오. 여기서 승부를 봐야 한다니까?”
“국가의 중대사를 그런 도박수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도박수가 아니라 합리적인 예측이겠지!”
점점 언성이 높아지면서 논쟁이 격화되자 루이 15세가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야기가 계속 빙빙 돌고 있구나. 크리스티앙, 네가 생각하는 구도를 확실히 말해주거라. 먼저 그걸 다들 확실히 인지해야 좀 더 건설적인 토론이 될 것 같으니.”
“예, 폐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에 거대한 지도를 펼쳤다.
현대의 초정밀한 지도에 비교하면 모자라도 이 시대의 지도만 해도 신대륙의 대략적인 윤곽은 충분히 다 그려져 있었다.
나는 깃펜으로 루이지애나부터 캐나다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뉴펀들랜드까지 쭉 선을 그었다.
“다음 전쟁으로 우리 프랑스가 되찾을 땅은 제가 그은 선의 서쪽. 옛 누벨 프랑스(신 프랑스)의 모든 영토입니다.”
예상 이상의 스케일이었던지 모레파 백작마저 입을 떡 벌렸다.
“다시 말해 그 말씀은······.”
“예.”
나는 신대륙에 갈 때부터 줄곧 그려왔던 거대한 계획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선언했다.
“우리는 신대륙에 누벨 프랑스를 재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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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게 두들겨 맞고 신대륙에서 런하기 전의 누벨 프랑스의 영토는 대략 이 정도였다고 합니다.
(출저는 누벨 프랑스 위키피디아의 지도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