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9)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9화 두유노우 백신?(9/355)
두유노우 백신?
루소와의 대화로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은 나는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라부아지에를 찾았다.
그 역시 내 감상을 묻고 싶었던 것인지 즉시 부름에 응해 나를 집무실로 들였다.
“루소와의 만남은 어땠습니까?”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어.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거든.”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의 사상에 공감할 점이 많던가요? 제가 볼 때 그가 주장한 직접 민주주의는 공상 속의 개념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만.”
내 말을 철학이나 사상과 관련된 깨달음이라고 착각한 라부아지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그가 혼자 오해를 하든 말든 딱히 내가 알 바는 아니다.
난 그의 말을 받아 주는 대신 대뜸 질문을 던졌다.
“라부아지에. 지금부터 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줬으면 한다. 너는 위로 올라가고 싶겠지?”
“······예?”
상상도 못 하고 있었던 질문이었는지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눈만 끔뻑거렸다.
“사실 말하지 않아도 네 마음은 대충 짐작이 간다. 솔직히 짜증나고 역겨울 테지? 수십 년 전만 해도 평민이었던 자들이 우르르 귀족이 되자마자 바로 다른 사람들이 신분 상승 수단을 막아버리고 있는 모습이.”
“그건······.”
현재 프랑스의 신분 비율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명백히 이질적이었다.
선대 왕과 현 왕대에 이르러 새롭게 귀족으로 편입된 부르주아들의 수는 어마어마했다.
당장 옆나라 영국이 전체 인구 중 귀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0.5%도 되지 않았던 반면, 프랑스는 그 몇 배에 달하는 수의 귀족들이 특권을 누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새롭게 올라온 신진귀족들이야말로 누구 보다 앞장서서 부르주아들을 찍어눌렀다.
이미 귀족들의 수는 포화 상태였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타고 올라온 사다리라 그런지 그걸 치워내는 수완도 끝내주게 좋았다.
이제 새롭게 귀족이 되려면 이전보다 몇 배는 더 수고를 들이고 돈을 퍼부어야 했다.
부르주아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라부아지에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 나는 아주 잘 알았다.
훗날 거액의 돈을 들여 아들에게 귀족의 작위를 구해주고, 세금징수조합에 들어가도록 힘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선택이 오히려 먼 훗날 아들의 삶을 단두대에서 끝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게 비극이라면 비극이겠지만.
“라부아지에, 나는 왕족으로 인정받을 거다.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네?”
도저히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게 된 라부아지에의 입가가 떡 벌어졌다.
잠시 숨을 가다듬고 사고의 흐름을 정리한 그가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물론 도련님께서 왕족으로 인정을 받으시도록 저희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겁니다. 하지만 저번에 말씀드렸듯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니 시간을 더 들여야 합니다.”
“그래. 하지만 난 그럴 마음이 없어.”
나는 여유롭게 소파에 등을 묻었다.
반대로 라부아지에의 몸은 조급해지는 마음을 대변하듯 앞으로 기울었다.
“이런 문제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임해야 합니다. 대체 루소에게서 어떤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루소와는 상관없어.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내가 최선의 방법을 떠올렸을 뿐이니까.”
나는 여전히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는 라부아지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사실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놈의 처우를 어떻게 결정해야 좋을까.
지금의 라부아지에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놈의 살인교사 때문에 두 번이나 죽음을 맛보았다.
그때는 나를 암살하라고 사주한 놈들은 나중에라도 철저하게 몰락시킬 생각이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느 선까지 골로 보낼지는 아직 확실히 정하지 못했다.
일단 마음속에서 고등법원의 윗대가리들 만큼은 단두대행 급행열차 티켓을 예약해두었다.
이건 확정 사항이다.
나를 손아귀에 쥐고 이용해 먹으려는 놈들이 멀쩡히 있는 한 내 위치는 안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라부아지에 같은 케이스는 조금 애매했다.
처음에야 주범인 줄 알았으니 마음속 살생부에 0순위로 올려놨지만, 이놈도 사실 그냥 고등법원의 하수인A 정도에 불과했던 까닭이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기반이 없는 나로서는 능력 있는 협력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고등법원의 법률 자문이자 상당한 부를 가지고 있는 라부아지에보다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아니, 사실 이 자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앞으로 요긴하게 써먹을 수만 있다면 지난날의 허물 정도야 잊어줄 수도 있다.
“도련님, 최대한 빠른 시간이라는 건 정확히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디보자···. 지금이 67년이니까 늦어도 3년 안에는 끝내야 할 것 같은데.”
“무리입니다. 단순히 귀족 신분을 인정받는 거라면 몰라도 왕족으로의 편입은······.”
“보통은 무리라고 말하고 싶겠지? 그러니 그만한 공을 세울 생각이야.”
라부아지에가 푹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내 계획을 모르는 그로서는 이 모든 게 어린아이의 철없는 헛소리로만 들릴 것이다.
누구라도 그랬을 테니 이걸로 그를 나무랄 마음은 없었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방법으로는 전쟁에서 엄청난 공을 세우는 것 정도인데 지금은 전시상황이 아니죠. 설령 영국과 전쟁을 한다고 해도 도련님은 너무 어려서 전쟁터에 나갈 수조차 없습니다.”
“처음부터 전쟁터 같은 데엔 나갈 마음도 없었어. 내가 하려는 건 사람을 죽이는 쪽이 아니라 살리는 쪽이니까.”
“사람을 살린다? 의사라도 되실 생각이십니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을 텐데요.”
“라부아지에,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병이 뭐지? 창궐한 것만으로도 온 국가에 비상령이 떨어질 만한 병이 뭐가 있을까?”
뜬금없는 질문이었으나 대답은 즉각적으로 돌아왔다.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물음이었기 때문이다.
“천연두겠지요.”
“그래. 누구에게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야.”
현대 사람들에게 말라리아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병이 뭐냐고 물어보면 각양각색의 대답이 나올 것이다.
그중 상당수의 사람은 보통 흑사병이라 답한다.
아니면 인플루엔자라고 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흑사병은 누적 사망자만 3억에 달하고 인플루엔자 역시 3억 이상의 사람을 사망케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저 질병들보다도 더욱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최악의 질병이 바로 천연두였다.
천연두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3억 5천을 넘어가고 5억 이상으로 추산하는 경우도 많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아주 골고루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병으로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종종 기록으로 등장한다.
조선에서는 이 병을 보통 두창, 혹은 마마라고 불렀다.
마마라고 굽신거리며 어서 나가기를 빌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담긴 이름이었다.
천연두에 걸리면 차마 눈 뜨고 보기 흉할 정도로 온몸에 발진이 솟아오르는데, 이때 고통이 말도 못 할 정도로 심했다.
엄청나게 열이 오르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사망에 이르고, 운 좋게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뇌가 손상되거나 실명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온몸에 난 발진이 흉터처럼 남아 병이 나았다고 해도 평생을 곰보로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
사람들은 이를 역신의 저주를 받은 거라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병이 무서운 점은 공기로도 전파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가 한 번 발생하면 귀족이든 왕족이든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목숨을 앗아갔다.
21세기에 유행한 가장 큰 전염병인 코로나와 비교한다면 전염성이 훨씬 강한데 치명률이 10배에서 20배 가까이 더 높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시대에는 천연두 환자가 단 한 명만 발생해도 온 나라가 뒤집히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현대에서 이 병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는 인류가 백신을 통해 이 병을 완전히 박멸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대와 달리 아직 천연두에 고통받고 있는 근대인들의 인식은 어떻겠는가.
별다른 거창한 설명 없이 공포라는 두 글자로 간단히 요약이 될 것이다.
당장 라부아지에만 하더라도 천연두라는 병을 입 밖에 내는 것 자체를 꺼려 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천연두 이야기는 왜 꺼내시는 겁니까?”
“만약 누군가가 이 병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다면 어떨 거 같아?”
“당연히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게 되겠죠. 전 세계에서 경의를 표할 만한 업적···. 잠깐, 설마 도련님의 계획이 천연두의 치료 약을 만드는 거였습니까?”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던 라부아지에의 목소리가 이내 실망감으로 가라앉았다.
뭔 생각을 하는지 훤히 내다보인다.
시간 낭비했네.
역시 어린아이의 헛소리에 불과했던 거로군.
굳이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이런 속마음이 표정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도련님,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천연두를 치료해보겠다고 덤볐는지 아십니까?”
“알지. 이걸 먹으면 치료가 되네, 저걸 먹으면 치료가 되네, 병에 걸리는 이유를 밝혀냈네, 하는 등 무수한 헛소문과 사기가 횡행했다는 것 또한.”
“그렇습니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그중 단 하나도 들어맞았던 역사가 없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이제 천연두는 신께서 인간의 죄를 벌하기 위해 내린 심판이라고 여깁니다. 도련님이 하시려는 건 지금까지 넘쳐흘렀던 헛된 사기극에 한 줄 더 이름을 올려놓는 행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건 결과를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이건 결코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만용이 아니다.
지금이야 천연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불치의 저주라고 보이지만 미래에는 아니다.
당장 현 시점만 해도 유럽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인두법이라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건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단점이 있어 완전한 예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더라도 10년도 되지 않아 천연두를 극복할 실마리를 찾을 인물이 영국에서 등장한다.
그리고 20년이 더 지나면 인류는 자연스럽게 천연두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된다.
내가 하려는 건 단지 그 시기를 조금만 앞으로 당기려는 것에 불과했다.
“많은 지원을 원하는 게 아니야. 그냥 영국에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데려오기만 하면 돼. 정보의 신뢰성 역시 걱정할 필요 없어. 루소와 데이비드 흄이 나눴다는 대화로 교차검증까지 마쳤으니까.”
물론 거짓말이었지만 흄과 루소라는 이름의 무게는 가볍게 흘려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영국에서 데려오라고 콕 집어서 말한 것도 한층 더 그럴듯하게 들렸으리라.
사실 국내에서 적당한 과학자를 섭외해서 진행해도 상관은 없었지만, 굳이 영국에 가서 그 사람을 데려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지금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의 업적을 송두리째 훔치기보다는 협업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목적을 달성하니 좋고, 그쪽도 30년은 시간을 더 아낄 수 있을 테니 손해는 아닐 터.
그리고 두 번째.
사실 앞의 이유는 적당히 가져다 붙인 변명에 가까웠고 이게 내 진짜 노림수였다.
“왜 굳이 영국에 사람을 보내야 하는 겁니까? 설마 천연두를 치료할 방법이 그쪽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인가요?”
“정확히 말하면 그 실마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영국에 있어. 사실 단순히 천연두를 예방하는 방법만 발견한다면 그냥 찬양만 받고 끝나버릴 가능성도 있을 거야. 하지만 영국이 원래 누려야 할 영광을 우리 프랑스가 대신 누리게 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걸 주도한 사람이 왕가의 혈통이라면?”
“그거야···. 시민들은 열광하겠죠. 아니, 열광이라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될지도 모르겠군요. 안 그래도 요새 날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왕실로서는 도련님을 절대 무시할 수가 없게 될 테고요.”
그 말대로다.
굳이 영국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건 바로 프랑스가 가진 영국에 대한 열등감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영국은 프랑스가 패전했던 7년 전쟁에서 천연두를 전쟁에 이용하는 비윤리적인 전술을 펴기까지 했다.
그 천연두를 퇴치하는 방법을 프랑스 왕가의 혈통이 영국 사람을 부려 개발한다.
영국 정부는 졸지에 발아래에 떨어져 있는 보물조차 알아보지 못한 머저리가 되는 셈이다.
프랑스 국민들에게 이보다 더 통쾌하게 느껴질 업적이 있을까.
한국인으로 비유하면 월드컵 4강에서 중국을 이긴 뒤, 결승에서 일본을 이기고 우승하는 것 이상의 쾌감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라부아지에. 기회를 잡아라.”
나는 망설이는 라부아지에에게 쐐기를 박아넣었다.
“이번 계획에는 의사만이 아니라 우수한 과학자의 도움이 필요해. 그러니 네 아들 앙투안 로랑 라부아지에의 협력도 받을 생각이야.”
“예? 제 아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파리 과학 아카데미 입성이 거의 확실시되는 천재라지? 이대로만 쭉 가도 부와 명예는 이미 따놓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더군.”
잠시 말을 멈추고 슬쩍 반응을 살피니 라부아지에의 눈가가 살짝 씰룩거렸다.
과연 아들 사랑 대단한 팔불출답게 자부심을 숨기기 힘든 모양이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일이 성공한다면 네 아들은 인간을 천연두에서 구원한 영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이게 어느 정도의 명성을 가져다줄지는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거라 믿는다.”
“정리하자면···. 사람을 찾아주는 것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3년 안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확인을 구하는 라부아지에의 얼굴에 결단의 빛이 서렸다.
이쯤 되면 거의 다 넘어온 거나 다름없다.
사실 3년이라는 시간도 일부러 기한을 늘려 잡은 것이다.
처음부터 아무리 길어도 2년을 넘기지 않을 작정이었다.
“추가로 1년이 지나도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면 언제든 투자를 끊어도 돼. 이러면 너에겐 손해도 거의 없겠지?”
“실패했을 때의 금전적인 손해를 두려워하는 게 아닙니다. 세간에 도련님에 대한 인식이 사기꾼으로 박히는 걸 우려하는 것이지요. 법조인은 본디 확실치 않은 사안에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무언가를 붙잡으려 하는 건 상인의 마음가짐이니까요.”
그렇게 말한 라부아지에는 눈을 감은 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상인의 심장으로 주사위를 던져보도록 하죠. 도련님에게 가능성을 보았던 제 눈이 옹이구멍이 아니었길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누굴 데려오면 되는 겁니까?”
나는 쾌재를 부르며 벌떡 일어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천천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게, 거물인 척 행세해야 효과가 더 극대화되는 법이다.
“영국 남서부에 있는 치핑 소드베리에서 견습의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 있을 거야. 작은 마을이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고.”
“이름은 뭡니까?”
“에드워드 제너.”
엄청난 업적을 이룩한 사람이지만, 천연두가 박멸된 현대에는 의외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회귀하기 전, 전염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유럽에서 그의 이름이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제너가 인류사에 끼친 공헌을 기려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백신의 선구자.
역사상 최초로 백신을 만든 위대한 의사에게 더없이 어울리는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