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92)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92화 일어서라 아메리카여(92/355)
일어서라 아메리카여
“누벨 프랑스의 총독이라···이번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한 네가 원한다면 그런 자리는 당연히 줄 수 있다. 하지만 굳이 네가 그런 궂은 일을 도맡아 할 필요는 없지 않겠니?”
새로운 식민지의 총독이라고 하면 엄청난 권력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미 안정되어 있는 식민지의 총독이라면 그렇겠지만 누벨 프랑스는 그런 곳이 아니다.
과거 프랑스가 구축해 놓았던 기반은 이미 뿌리 채 뽑혀나간 지 오래라 완전히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 형국이었다.
정말로 영국을 쫓아내고 그 지역을 넘겨 받는다고 해도 신경 써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란 말이다.
“확실히 누벨 프랑스의 초대 총독은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맡길 수 없는 겁니다. 누벨 프랑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부 초대 총독의 일처리 솜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흠···그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는 말이냐?”
루이 15세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초리였다.
“우리의 도움으로 독립하게 될 영국의 식민지들은 당연히 우리에게 호의적일 테고···남쪽을 차지하고 있는 에스파냐도 우리의 동맹국이 아니더냐. 그렇다면 마찰을 일으킬만한 자들은 인디언 원주민들일 텐데······.”
“단순히 그렇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식민지와 에스파냐도 당연히 우리의 경쟁상대라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식민지는 장차 누벨 프랑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이 될 자들입니다.”
“···저번에도 비슷한 말을 했었지. 하지만 아무리 저들이 뿌리는 영국이라고 해도 고마움을 모르는 자들은 아닐 텐데 우리에게 위협이 될까? 심지어 우리에게 시비를 걸만한 현실적인 힘이 없을 텐데?”
“그러니 제가 초대 총독의 솜씨에 누벨 프랑스의 흥망이 걸렸다는 말을 한 겁니다. 아마 제가 총독으로 있는 동안은 저들도 이쪽과 가깝게 지낼 테니까요.”
내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도움을 줬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요소를 강조한다면 나 역시 건국의 아버지들의 명단에 슬쩍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미국에서는 내게 우호적인 여론이 대세를 차지할 터.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과 3대 대통령인 제퍼슨과도 우호적인 사이였으니 걱정거리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고마움이라는 감정은 수십년이 지난 뒤에는 희석되기 마련. 당장 눈앞의 국익과 저울질해본 뒤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언제든지 뒤엎을 겁니다. 원래 국제 사회에서 동맹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흠···하지만 저들이 우리와 척을 지면서까지 이쪽의 영토를 탐내는 날이 올까?”
“예. 이쪽이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런 날은 무조건 온다고 봐야 합니다.”
루이 15세는 물론 현재 전 세계의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내가 구상중인 누벨 프랑스의 영토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품고 있다.
원 역사에서 미국이 순식간에 유럽의 열강등을 추월해 세계 최강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
바로 2차 산업혁명시기에 막대한 철광석과 산업용 담수를 무한대에 가깝게 공급할 수 있었던 오대호 지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서부의 황금과, 남부의 유전지대도 이쪽이 발을 뻗기 용이한 지리였다.
이 자리에 눌러앉고 성공적으로 개발을 할 수만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누벨 프랑스가 프랑스 본국보다 강대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프랑스는 이 땅을 지켜낼 여력이 없었다.
독립한 직후에야 미국이 아무것도 모를 테니 이쪽을 가만히 놔둘 테지.
문제는 이들이 오대호의 가치를 알고 난 다음의 일이다.
일단은 사이좋게 반땡하자고 협박에 가까운 협상을 진행한 다음, 차근차근 자신들이 모든 걸 차지하려 하지 않을까.
원 역사의 미국이 얼마나 되도 않는 논리와 근거로 영토를 확장하고, 전쟁을 벌여댔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지금 식민지에 살고 있는 미래의 미국인들보다도 훨씬 더 그 나라의 본질을 잘 꿰뚫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은 루이 15세는 물론 다른 귀족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적어도 누벨 프랑스를 실제로 차지한 뒤 철광석의 매장량을 조사하는 시늉이라도 해줘야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댈 수 있으리라.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놓은 신뢰는 바로 이럴 때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이미 내 말이라면 포도로 치즈를 만든다고 해도 믿을 루이 15세다.
그는 약간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는 말에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거니까 근거가 있겠지. 한데 네가 아예 식민지로 가버리면 정작 네 도움이 필요할 때 나나 오귀스트가 네 손을 빌리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어째서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이는 거지 싶었는데 그런 이유에서였군.
아마 내가 식민지 쪽에 자리를 잡아버리면 혼자 국정을 이끌어갈 자신이 없는 거겠지.
루이 15세 본인은 몰라도 이후 왕위를 이을 오귀스트는 분명 능력의 한계를 보일 것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그만큼 내게 의존적이 됐다는 증거니.
“당연히 거기 계속 눌러앉지는 않을 겁니다. 화급한 문제만 다 처리하고 저는 계속 본국에 있을 생각입니다. 그쪽에는 제 대리를 세워두고 일처리를 시키면 되겠죠.”
“아 그러면 되겠구나. 그렇게 운영할 거라면 나도 불만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누벨 프랑스의 운영에 관한 전권을 저에게 주셨으면 합니다.”
“전권이라면···단순히 행정권이나 사법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소리냐?”
나는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냉정하게 봤을 때 식민지 경영은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지속될 수 없는 구조다.
내가 보고 듣고 살아온 역사가 그걸 증명한다.
그러니 단순히 누벨 프랑스를 지금의 식민지 운영하듯 운영한다면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다스리는 한 그런 미래로 흘러가는 건 절대 두고 볼 수 없다.
“누벨 프랑스는 프랑스에게 단순한 식민지로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그 이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프랑스가 되어야겠지요.”
“흐음···나로서는 감이 잘 오지 않는구나.”
“즉, 일반적인 식민지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아마 대다수의 프랑스인들은 누벨 프랑스를 영국이 신대륙 식민지를 경영하듯 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됩니다. 당장 지금 신대륙의 식민지들이 부와 힘을 얻자마자 바로 독립을 달라며 들고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확실히···그건 그렇구나. 지금 영국의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서 이쪽의 운영방침을 정할 필요가 있겠어.”
“하지만 일반적인 총독에게는 그걸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하나하나 본국의 허가와 동의를 받으며 움직여서는 제대로 일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가 총독을 맡는 동안은 저에게 전권을 맡겨주셨으면 합니다. 무리한 요구로 보일 수도 있지만 결과로 증명해보이겠습니다.”
루이 15세는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누벨 프랑스를 경영하는 일은 아직 한참이나 더 남은 미래의 일이다.
아직 전쟁에서 이긴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이런 일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금 타이밍에 이런 부탁을 올린 것이다.
루이 15세에게는 전쟁이 끝난 뒤 식민지 총독의 권한을 결정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전쟁의 재원을 마련하는 문제가 1억배는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힘을 실어주마. 대신 이후 있을 회의에서 귀족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네가 맡아줘야 한다. 영국과 전쟁을 한다는 데에 불안감을 보일 이들이 적지 않을 테니.”
“물론입니다. 맡겨주십시오.”
사실 지금의 프랑스는 순전히 과거에 쌓아둔 힘과, 유럽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체급빨로 영국과 비비고 있을 뿐 실속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처참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지방 행정은 물론, 후진적인 조세 제도, 답이 없는 금융, 모든 게 총체적 난국이라 봐도 좋았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대체 이런 나라가 어떻게 유럽의 맹주 행세를 하고 있을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당장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은행의 존재 유무였다.
영국은 이미 17세기에 영국 중앙 은행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제도권에 안착시켰다.
반면 프랑스는 영국을 따라 은행을 설립했다가 미시시피 거품 사건 때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덕분에 현재의 프랑스는 18세기 말에도 아직 중앙 은행의 존재조차 없었다.
전쟁을 벌일 때면 세금을 더 걷거나 주먹구구식으로 빚을 져야 했다.
그러나 프랑스 왕실의 신용도가 지하 멘틀을 뚫고 들어간 지금은 빚을 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나는 이번 전쟁을 승전으로 마무리하고 나면 이런 케케묵은 제도를 하나둘씩 수정할 생각이었다.
한 번에 모조리 뜯어고치기는 무리지만 최소한 근대 국가에 어울리는 행정과 금융 체계는 갖춰놔야 한다.
물론 상당한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이때를 위해 준비해놓은 좋은 패가 있으니 상관없다.
이후 식민지의 안정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때부터는 한숨 돌릴 수 있다.
누벨 프랑스는 그 이름처럼 새로운 프랑스의 시대를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게 될 인물은 당연히, 초대총독이다.
※※※
1774년.
기어오르는 식민지를 밟아버리기로 작정한 영국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가장먼저 보스턴 항구를 폐쇄하고 메사추세츠 자치령의 권한을 완전히 박탈했다.
게다가 메사추세츠는 영국의 관리가 고발당했을 시 영국 본국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비교적 온건파에 속하는 워싱턴조차 이 법안에는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다.
막말로 영국 관리가 식민지인을 살해해도 영국 본국에 가서 재판을 받아버리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방적으로 영국 군의 편의를 봐주도록 하는 법률들도 속속들이 통과되었다.
식민지인들은 이 법률을 ‘참을 수 없는 법’이라 명명하고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나, 영국은 이 모든 목소리를 가뿐하게 묵살했다.
영국은 이미 식민지를 협상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 건방지게 식민지 따위가 본국의 결정에 왈가왈부하느냐.
이런 고압적인 태도는 당연히 식민지인들의 분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독립파 중에서도 가장 과격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새뮤얼 애덤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식민지 전역에서 여론전을 펼치며 식민지들의 반영감정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식민지인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13개 식민지의 대표가 모이는 대륙회의가 개최되었다.
독립파의 행동이 훨씬 더 계획적이면서도 효과적이었기에 이번 회의는 원 역사보다도 규모가 더 컸다.
우선 1차 대륙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조지아의 대표도 지금은 참석 의사를 밝혔다.
조지아를 위협하던 인디언 세력마저 지금은 식민지와 뜻을 함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쪽의 이로쿼이 연맹도 대륙회의에 대표를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밝아온 회의 당일.
벤저민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의 카펜터스 홀에서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는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던 와중 익숙한 얼굴의 중년이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여기 계셨군요.”
“애덤스···역시 자네도 왔군.”
“당연하지요. 이런 역사적인 자리에 어떻게 빠질 수가 있을까요.”
“이 모든 혼란이 자네들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자각은 있는가?”
애덤스는 조금도 찔리는 구석이 없다는 듯 당당히 프랭클린의 눈을 마주보았다.
“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지금 이 상황을 보십시오. 13개 식민지는 거악 영국에 대항해 하나로 뭉쳤고 인디언 원주민들마저 우리에게 동의해 대표를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래···나도 그건 놀랐네. 인디언들을 설득한 건 역시 자네의 작품인가?”
“프랭클린 님이 주신 자료가 굉장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금 영국이 이 식민지를 전진기지로 삼아 신대륙을 완전히 차지하려는 야욕을 품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방파제로 삼아 영국을 막아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역시 대단한 선동 능력일세.”
프랭클린은 새삼 크리스티앙이 건네준 자료의 위력을 실감하고 놀랐다.
동시에 의문도 들었다.
그는 대체 어떻게 저 멀리 프랑스에서 이곳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런 그럴싸한 선동용 자료까지 만들 수 있었을까.
반년 가량 신대륙을 돌아다녔다고는 하지만, 고작 그 정도로 이런 내용들을 다 파악했다고는 믿기 힘들었다.
“그나저나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 라마르슈 백작이 설마 프랑스의 크리스티앙 왕자와 동일인물이었을 줄이야.”
“말도 말게. 나도 어찌나 놀랐던지 이 늙은 심장이 멈춰버릴 뻔했으니까.”
“그래도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시니 어떻던가요? 확실히 믿을만한 분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던가요?”
“고작 한 번 봤을 뿐이라 인성쪽에 관해서는 확답할 수가 없을 것 같네. 하지만 능력만큼은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 같더군. 영국에 있을 때 숱한 거물 정치인들을 직접 보았지만 그들보다도 한 수 위의 인물이지 않을까 싶은데.”
애덤스는 프랭클린의 평가에 만족스럽게 웃었다.
신대륙에 있을 때 찰싹 붙어다녔다더니 굉장히 친해진 듯 싶었다.
“애덤스, 예전에 자네가 본 크리스티앙 왕자의 인상은 어떻던가? 솔직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보게.”
“예. 굉장히 총명하면서도 솔직하고,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독립하는데 그 이상의 좋은 동맹이 될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그런가.”
프랭클린도 비슷한 느낌이긴 했으나 어쩐지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한데 그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그보다 조금 먼저 뒤에서 그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슬슬 회의가 시작할 시간입니다. 프랭클린 님, 애덤스 님, 들어가시죠.”
“아아, 알겠네. 바로 가지.”
목구멍 바로 위까지 치솟았던 의문을 도로 억누르며 프랭클린은 몸을 돌렸다.
그래.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일로 괜히 의심을 조장할 필요는 없겠지.
나중에 프랑스로 건너가 다시 한 번 얼굴을 맞대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프랭클린은 도무지 속내를 읽어낼 수 없었던 크리스티앙의 얼굴을 뇌리에서 떨쳐 버리고 애써 태연히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