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Genius of the French Royal Family RAW novel - Chapter (97)
프랑스 왕가의 천재가 되었다 97화 또 너냐 크리스티앙(97/355)
또 너냐 크리스티앙
최근 파리와 베르사유의 귀족들의 입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밖에서는 전쟁이 한창이지만 튈르리 궁에서는 평상시처럼 평화로운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
“최근 주식하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게 확인할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니까요? 하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오는 소식이 다 승전 소식뿐이니 당연한 결과겠지만요.”
“이것도 다~전하 덕분 아니겠습니까. 이번 전쟁이 끝나면 파리의 귀족들 중 재산을 2배 이상 못 불린 사람들은 바보 소리를 듣게 생겼습니다.”
전장이 유럽 대륙이 아니기 때문일까.
귀족들 중 태반은 지금 전쟁을 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부족해 보였다.
물론 화려한 연회 같은 건 열리지 않았고, 사치를 엄금한다는 국왕의 포고문이 나오긴 했다.
그러나 연일 긍정적인 소식만 들어오니 돈이 넘치는 귀족들은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며 재산을 불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쟁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라부아지에가 미리 찍어둔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기 때문에 내 수익률은 일반적인 귀족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혹시 전하께서 최근 눈여겨 보시는 주식들이 있으십니까?”
“여러가지 있긴 하지. 그런데 자네들도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계속 전해듣고 있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걸 보니 이제 확인할 필요도 없어 보이더군요.”
“제가 아버님께 물어보니 7년 전쟁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하시더군요. 역시 이번에는 승리는 준비된 자의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와인을 주고받는 귀족들이 시원하게 웃어제꼈다.
어떤 심정일지는 짐작이 간다.
주가가 갱신될 때마다 돈이 복사가 되고 있는데 행복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는 있네. 급등은 반드시 후에 급락을 동반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거야 상승 이유가 불투명할 때 오른 주식들이 그렇지요. 이대로 전쟁이 마무리되면 핵심주들은 최소 2배는 더 오를 겁니다.”
“조금 떨어져도 전 절대 팔지 않고 쥐고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럼 부디 지금처럼 계속 야수의 심장을 가지고 임하길 바라겠네.”
“야수의 심장이라니 아주 적절한 표현이십니다. 그렇죠. 저희 모두 야수가 되어야 합니다. 하하하!”
경험상 이런 말을 하는 인간들이야말로 주식이 조금이라도 하락하는 순간 바로 패닉셀을 하던데.
안 그래도 좋은 건수를 하나 알고 있었으나 나는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아마 내일이나 늦어도 모레 정도면 파리의 주식 시장이 한 번 출렁일 것이다.
지금처럼 단체로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전쟁이 이대로 일방적으로 끝나리라 생각하는 분위기라면 효과가 더 좋겠지.
“그러면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프랑스를 위해 애쓰시는 전하를 언제까지고 응원하겠습니다.”
자기를 고래라고 생각하는 개미들은 자신들을 기다리는 미래를 짐작조차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오늘 들어온 소식을 말씀해주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그들을 배웅해준 마리가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어차피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지금처럼 지성없이 낙관적으로 돈을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상당한 충격이 갈 수도 있겠지만요.”
승전이 계속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기세가 이어질 거라는 행복회로를 태운다.
지금 싸우고 있는 상대가 영국이기는 해도 이쪽은 여러 동맹국과 함께하고 있다.
귀족들이 현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파냐 해군이 패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확실히 주식 시장에도 한 번 충격이 가긴 하겠네요. 그때 또 매수하실 생각이신 거죠?”
“라부아지에는 그렇게 하는 걸 추천하더군요. 투자에 관해서는 그의 말대로 따를 겁니다.”
물론 이건 프랑스가 전쟁에서 결국 승리할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영국이 강하긴 하네요. 프랑스에 에스파냐에 네덜란드까지 붙었는데도 바로 결판이 나지 않다니······.”
“그러니까 영국인 거죠. 실질적인 전력으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는 영국이라고 봐야 합니다.”
“제가 고향에 있을 때는 프랑스와 영국이 비슷하고 저희 역시 두 국가에 별로 모자랄 게 없다고 배웠는데 말이죠.”
“뭐···신성로마제국의 자존심이란 게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그게 맞는 말이지만 지금은 본국의 경제력과 국력만 봐도 신성로마제국은 프랑스나 영국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해외 식민지에서 벌어들이는 수입까지 고려한다면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스워지는 수준이 된다.
물론 그걸 알든 모르든 신성로마제국이 그걸 순순히 인정할리는 없겠지만.
“전장이 육지라면 몰라도 신대륙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서양을 장악할 필요가 있으니 영국의 이점이 극대화 된다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사전에 에스파냐와 네덜란드 측에도 개별행동은 최대한 지양하자고 말을 해둔 거였는데······.”
아무리 신신당부를 해봐야 이쪽의 의도대로 그들이 무조건 따라줄 리가 없다.
처음에는 논의한 그대로 일이 진행됐다.
프랑스의 지중해 함대는 성공적으로 대서양으로 빠져나와 네덜란드, 에스파냐의 해군과 합류했고, 케펠 제독의 영국 함대를 완벽하게 박살냈다.
박살냈다고 해봐야 영국에서 제대로 된 지원도 못받은 소규모 함대를 5배가 넘는 수적 우세로 쫓아낸 정도에 불과하긴 했다.
그래도 이 사실이 퍼지자 아군측의 사기는 굉장이 올라갔다.
영국의 자존심인 해군이 초장부터 깨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파리의 주식장이 요동친 것도 이때부터가 기점이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에스파냐가 과욕을 부렸다.
이 틈에 지브롤터에서 영국을 몰아내겠다는 야망을 품은 그들은 야심차게 함대를 세인트빈센트 곶으로 파견했다.
그리고 역시나 독단으로 행동한 그들은 영국에게 참패했고 지브롤터 공략은 수포로 돌아갔다.
처음부터 이런 사태가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마음고생좀 할 뻔했다.
19세기의 최전성기가 아니더라도 대영제국은 대영제국이다.
바다에서 정석적으로 맞붙어서는 답이 없는 상대다.
“···그러면 큰일 난 거 아닌가요? 에스파냐가 이번 패배로 위축된다면 괜히 전쟁이 지지부진해지는 게 아닌지······.”
“괜찮습니다. 이 정도의 변수야 예상했던 바니까요.”
확실히 제정신을 차린 영국의 저력은 막강했다.
대서양에서 3국의 연합 함대를 상대로 어떻게든 싸우면서 아메리카로 보급을 보내고, 아메리카에서는 에스파냐, 미국, 인디언 연합에 맞서 수비전을 펼치며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에서도 프랑스, 마라타, 마이소르의 연합군에 맞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솔직히 경이로울 정도였다.
“동맹국들 없이 단독으로 이런 넓은 전선을 다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엔 어디 한군데가 뚫릴 수밖에 없어요.”
“아하, 그렇군요.”
마리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허리를 바짝 피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완연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복부에 저절로 눈이 갔다.
“그나저나 의사는 뭐라고 합니까?”
“안정기에 들어섰으니 너무 무리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해요.”
“그러면 이제 슬슬 들어가서 쉬는 게 어떨까요? 괜히 이런 흉흉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하면 태교에 좋을 것 같지도 않고······.”
“걱정 마세요. 안 그래도 아마데우스가 태교에 좋은 음악을 거의 매일 들려주고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현대에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태교에 좋다고 자주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시대에도 음악 태교라는 게 있었던 건가.
무엇보다 그 모차르트 본인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니 뭔가 엄청나게 신기한 기분이었다.
“그럼 저도 오늘은 우리 아이와 함께 태교를 즐겨보죠. 덕분에 귀호강도 하고 좋겠네요.”
“그럴까요? 오늘은 그럼 아이를 두 명 돌봐준다는 기분으로 가야겠네요.”
마리가 문자 그대로 거의 까르르 웃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재빠르게 그녀의 몸을 내게 기대게 하고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응애라고 애드립을 쳐볼까 했지만 차마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다.
나중에···아이가 태어난 뒤에 기회를 봐서 한 번 해봐야지.
※※※
크리스티앙의 예상대로 대영제국은 호락호락 쉽게 당해주지 않았다.
에스파냐를 해전에서 격퇴한 그들은 여세를 몰아 기어코 상당수의 대군을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시키는데 성공했다.
조지 3세는 직접 의회에 출석해 모든 의원들의 앞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식민지의 독립은 결단코 인정할 수 없으며, 영원히 약속된 무한한 전쟁의 연장으로 그들의 불봉족을 단죄할 것이다!”
영국 정부는 식민지의 독립을 명백한 반역으로 규정했기에 발을 뺄 수도 없었다.
반역도들에게 굴복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대영제국의 위신 자체에 금이 가는 까닭이다.
하지만 잠시 반전됐던 분위기도 잠시.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연합 함대가 서인도 제도에서 50척이 넘는 영국 상선을 나포하며 영국 해상 무역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영국의 귀족들과 거상들은 사실 북아메리카 식민지보다 인도를 훨씬 더 중시하고 있었다.
단순히 돈이 되는 여로 특산품만이 아니라 초석을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캐서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화약의 중요한 재료가 되는 초석의 공급 루트를 얼마나 원활히 확보하느냐에 따라 군대의 화력이 달라지는 게 지금 시대였다.
프랑스가 어떻게든 인도를 부여잡고 있으려는 것도 초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식민지를 징벌하는 것도 좋지만 인도를 잃는다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겐 엄청난 손해만 될 뿐입니다. 폐하께서 식민지의 역도들을 처벌하려는 의도는 백 번 이해하지만 지금은 인도쪽에 병력을 더 집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옳습니다. 인도를 잃는다면 식민지를 지킨다고 해봐야 본말전도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인도를 잃는다는 건 곧 인도가 프랑스의 손에 들어간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식민지를 제압해 봐야 한 번 이렇게 들고 일어난 저들을 억누르려면 엄청난 자원이 소모될 겁니다. 조금 더 전력 분배에 신경 쓸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 사태를 미증유의 위기라고 인식한 영국 의회는 이제 하찮은 권력 다툼을 완전히 멈췄다.
여야는 언제 그랬냐는듯 한데 뭉쳐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짜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현재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건 겉치레가 아니었다는 듯 그들의 대처는 지금까지 굉장히 훌륭했다.
“그래프턴 경, 프로이센에게 보낸 협력 제의는 어떻게 됐습니까?”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요청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입니다. 최근에 한 번 더 외교관을 보냈는데도 이상한 핑계만을 대고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군요.”
“우리를 도와주기는커녕 식민지의 반란군들에게 교관을 보내 병사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프로이센의 지원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속이 뻔히 보이는군요. 우리의 힘으로 해쳐나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노스 경의 낯빛이 침울하게 가라앉았다.
확실히 지금 유럽 그 어디를 뒤져봐도 자신들의 편에 서겠다는 국가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직접적으로 프랑스의 편을 들지 않는 국가들도 내심 영국이 이번 기회에 추락하기를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버틸만했다.
어떻게 해전에서 한 번만 대승을 거둔다면 여세를 몰아 연합군의 결속을 부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에스파냐든, 네덜란드든 어느 한쪽만 연합에서 빠지게 하면 이쪽도 충분히 숨통이 트인다.
어떻게 한 번만 기회를 잡는다면.
그러나.
이런 노스 경의 간절한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추가로 영국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비보가 의회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오, 신이시여······.”
아연실색한 그래프턴의 한숨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러시아와 프랑스의 결혼 동맹을 주선한 사람은 크리스티앙 왕자로 러시아의 참전의 배후에는 이번에도 그가 있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황을 분석하는 관료들의 이야기를 들은 노스 경은 말없이 반사적으로 뒷목을 잡았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 이름인가.
“이런 빌어먹을 새끼! 내 이 자식을 기필코 씹어먹을···어억!”
“노스 경!”
“의사! 의사를 불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