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131)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 131화(131/537)
국서 (3)
캐나다를 통해 무엇을 이룰 건지, 장래 대영제국의 패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이기도 했고 지금 당장은 그 누구도 공감해줄 수 없는 헛소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태평양의 중요성을 어떻게 알 것이며. 미국이 영국 러시아 프랑스를 다 찜쩌먹는 지구대장이 될 줄 누가 알겠나.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 이상자 취급받으면서 망상은 네 일기장에나 적으라고 하겠지.
나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품고 있는 웰즐리마저 아메리카 대륙이 대체 영국의 패권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눈치이지 않나.
“일단 제 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메리카 대륙이 얼마나 사기적인 땅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대영제국 역사상 최악의 실책은 다름아닌 식민지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미합중국이 독립하게 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저 땅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입니다.”
“뭐···유럽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넓고 광활한 땅이긴 하니까.”
“그 정도가 아닙니다. 식량 생산을 하고 싶으면 식량생산에 적합한 대평원이, 공업을 발전시키고 싶으면 세상 그 어디보다도 지리적으로 적합한 땅덩어리가 도처에 널려 있는 곳입니다.”
1차 산업부터 3차 산업까지. 그냥 뭘 하려고 해도 다 국내에서 최적의 환경이 되는 곳을 찾을 수 있는 사기적인 땅이 바로 미국이다.
“그 정도라는 말인가?”
“제가 캐나다가 얼마나 가치 있는 땅인지 다방면으로 조사한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습니까. 합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그것보다 한 술 더 뜹니다. 그리고 저 땅은 바깥에서 아무리 많은 이민자가 몰려오더라도 그 모두를 수용할만한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구가 미친 듯이 불어날 거라는 거죠.”
“허어···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 합중국의 국력이 프랑스나 러시아를 넘어설 거다?”
“시간문제입니다. 인구가 폭증해도 그들을 수용할 땅과 식량이 생산되고, 공업을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자국내에서 해결이 되고, 필요한 인구는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계속 수혈할 수 있는데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상상이 가십니까?”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정작 그 미국조차 자신들이 얼마나 강한지 제대로 알지 못했으니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적어도 나는 저 나라가 얼마나 미친 나라가 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자네가 캐나다에 그렇게 정성을 쏟았던 이유가 캐나다를 이용해 합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나?”
“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캐나다가 그만한 체급이 될 수 있게 키워줘야 합니다.”
원래라면 미국으로 갔을 대규모의 아일랜드 사람들을 캐나다에 정착시키고, 추가로 흑인들을 끌어모으면 당장의 인구 부족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나머지는 서부개척을 하며 최대한 많은 이민자들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이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직 한 가지 산을 더 넘어야만 했다.
“문제는 영토 확장에 눈이 먼 합중국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들의 이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달려들 거라는 점입니다. 최소 수십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캐나다가 아무리 커봐야 합중국을 견제하기는 힘드니까요.”
“그럴까? 아무리 그래도 캐나다는 대영제국의 영토인데 영토 좀 더 빼앗겠다고 우리와 척을 질 거 같지는 않은데.”
“아니요. 합니다.”
미국은 루이지애나를 프랑스에게 구입할 때도 팔지 않으면 언젠가는 공격해서 빼앗겠다는 의지를 은연중에 드러낸 바 있다.
명백한 천명이라는 되도 않는 헛소리로 북아메리카는 미국이 죄다 먹는 게 신의 섭리라고 하는 인간들에게 무슨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겠는가.
“설마 서쪽 땅 좀 더 얻자고 우리와 전쟁을 벌인다고?”
“제가 합중국 측 인사들이라면 어차피 대영제국은 대서양에서만 깔짝대지 신대륙 서쪽으로는 쉽게 군대를 보낼 수 없다. 그러니 일단 밀어붙여서 서쪽을 점령한 뒤에 협상을 하면 저쪽도 응할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생각할 거 같은데요.”
“그거야···사실 그렇긴 하지. 우리가 캐나다 서쪽까지 군대를 보낼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으니까. 동서를 횡단하는 철도가 깔리면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자네 말대로 최소 수십년은 필요할 테고.”
“맞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겁니다. 이 때를 넘기면 이제 아메리카에서 합중국을 견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저쪽이 무한대로 체급을 키우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네 말은 대강 이해했네. 그런데 그거랑 곧 전쟁이 벌어진다는 게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
어느새 내 이야기에 완전히 집중하게 된 웰즐리와 디즈레일리는 매의 눈으로 나의 입이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입맛을 다셨다.
“방금 전에 말했지만 합중국은 자신들이 만족할 수 있을만큼의 땅을 차지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눈독을 들이고 있는 땅은 서남부 지역의 텍사스입니다.”
내 손가락이 가리킨 지도를 빤히 바라보던 웰즐리가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합중국이 멕시코와 전쟁을 벌인다는 말인가?”
“그대로 가만히 놔둔다면 합중국이 신나게 멕시코를 두들겨 패고 텍사스를 낼름 먹을 겁니다.”
“가만히 놔둔다면 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인 걸 보아하니 자네에겐 뭔가 더 생각이 있나보지?”
“물론이죠.”
미국은 강하지만 무적은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몸에 시한폭탄 하나를 달고 있는 상태의 미국은 상황에 따라서는 멕시코와의 전쟁을 수행할 여유마저 없어질지도 모른다.
내부의 불만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잠재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몸 안의 폭탄이 터지면 과연 어떨까.
가장 중요한 건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을 이쪽이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캐나다가 미국을 감당할 수 없을 테지만, 저쪽이 허송세월을 하는 동안 이쪽이 꾸준하게 성장을 계속하면 호락호락하게 볼 수 없는 정도까지는 균형을 맞출 수 있겠지.
그동안은 집안싸움과 멕시코를 제물로 던져주고 알아서 지지고 볶으라고 하면 그만이다.
“앞으로 터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캐나다가 얼마나 빠르게 남쪽으로 내려가 태평양을 차지할 수 있느냔 겁니다. 중요한 건 합중국에게 태평양을 내어주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최대한 저쪽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은 채로 시간을 끄는 겁니다. 이 두 가지만 지킬 수 있다면 앞으로도 대영제국의 패권은 쭉 지속 될 수 있을 겁니다.”
캐나다가 대영제국의 본체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하면 식민지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게 될 테지만, 그럴 수록 나의 중요성은 더더욱 높아지겠지.
나는 어디까지나 이건 예측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물론 결과가 달라질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 * *
내 권한을 둘러싼 의회와 내각의 의견은 자연스레 조율이 됐지만 아직 큰 산이 하나 더 남아있었다.
태산 빅토리아 여왕 폐하는 당연히 내가 캐나다로 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여느 때보다 부드러운 미소와 자애로운 목소리로 의회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놀랍네요. 우리 위대한 대영제국에 내 남편을 대신할 수 있는 인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하하···하하하···그러게나 말입니다. 폐하, 본래 야당에서 인사 추천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쪽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결국 구하지 못해서 피치 못해 이렇게······.”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군요. 유럽, 아니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내 부군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건가요?”
“능력적인 면도 그렇긴 하지만 일단 캐나다의 현 상황이 워낙 특수해 그렇습니다. 캐나다는 현재 아일랜드 사람들과 흑인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 이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계신 부군 전하께서 안정화를 시켜주시는 게 최선이라······.”
어떻게든 휘그당 놈들이 무능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하고 몰아가려 했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빅토리아의 화를 풀기는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았다.
사실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면 그녀의 말에는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의회에 의원이 대체 몇 명이고 내각에 관료들이 몇인데 자신있게 캐나다를 안정시키겠다 나서는 인재가 단 하나도 없을 수가 있는가.
물론 이건 능력의 유무 보다는 현 캐나다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었지만 이걸 설명하려고 하면 너무 말이 길어지고 복잡해진다.
빅토리아는 나직하게 혀를 차며 어쩔 줄 몰라하는 총리와 내각 인사들을 한번 스윽 둘러보았다.
“그러면, 내 부군은 바로 캐나다로 떠나야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일단 급한 문제는 서면으로 지시를 하고 꼭 가서 둘러보아야 할 일이 생기면 그때 가셔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중요한 건 부군 전하의 존재 자체가 현재 캐나다의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니까요.”
“만약 캐나다로 직접 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그만큼 큰 문제가 터졌다는 말이겠죠?”
“그거야···그래도 걱정하실 만한 위험한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어쨌든 그런 커다란 사건이 터지고, 그걸 해결하고 온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라.
이 소식을 듣자마자 쭉 불쾌한 기색을 보였던 건 설마 진짜로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이런 흐름으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나?
남편이 해외로 나가서 저렇게 고생을 하니 뭐라도 더 챙겨줘야 하지 않느냔 압박을 넣기 위해서?
뒤늦게 깨달은 빅토리아의 진의에 감동을 금치 못하는 사이, 웰즐리가 잽싸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폐하의 말씀대로입니다. 당연히 공을 세운 분은 그만한 영광과 보상을 받아야지요. 제가 이 건은 책임지고 의회의 동의를 끌어낼 테니 폐하께서는 심려치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나라의 국서가 국가를 위해 저 먼 캐나다까지 가는 겁니다.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너무 미안할 거에요.”
저 걱정스러운 표정은 절대 연기가 아닌데 그녀의 앞에서는 혹여나 실수로라도 전쟁의 전자도 꺼내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겠다.
캐나다로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런 반응을 보이는데 전쟁까지 터질 수 있다면 내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강제로 꽁꽁 묶어둘지도 모를 테니까.
“아아, 그리고 지금 바로 캐나다로 가는 게 아니라면 이 참에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을 처리해야겠네요. 사실 오늘 총리님께 와달라고 부탁한 건 이 사안을 상의하기 위해서였어요.”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 하시면···?”
“작위 문제 말이에요. 다른 누구도 아니고 대영제국 여왕의 남편이 아일랜드 백작에 잉글랜드 남작만 가지고 있어서는 체면이 살지 않잖아요?”
“맞는 말씀입니다. 혹시 생각해둔 작위가 있으십니까?”
빅토리아가 내쪽을 힐끔 바라보더니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 역시 나는 전혀 듣지 못했던 이야기인데 깜짝 이벤트성으로 준비하고 있었던 건가?
“내 아버지께서는 켄트와 스트래선 공작, 그리고 더블린 백작의 작위를 가지고 계셨어요.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없어서 돌아가신 뒤 이 자리는 자연히 사라지게 됐죠. 나는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셨던 이 작위야 말로 나의 소중한 배우자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 작위를 그대로······.”
“아니요. 킬리언은 아일랜드 출신이기도 하니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좀 더 강조하는 의미에서 더블린을 끼워두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스트래선은 제외하고 켄트, 더블린의 이중 공작력을 만들까 하는데 어떤가요?”
“제가 볼 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본래 연합법이 통과된 이후 하노버 왕가는 통합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묶은 칭호를 수여하는 걸 선호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켄트와 더블린을 같이 묶는 건 통합을 의미하는 상징성 하나는 확실하지 않을까 싶다.
켄트 공작 자체도 어렸을 적 사별한 빅토리아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칭호라 남편에게 물려준다는 구도가 뭔가 더 애틋하게 보이기도 하고.
여기에 나는 최근 서식스 공작의 법정 상속인이 되기도 했으니 나중에는 서식스 공작의 칭호까지 이어받게 되는 건가?
어째 이름도 점점 길어지고 칭호도 계속 늘어나는 게 나중에는 자기 소개만으로도 한 세월 잡아먹을 느낌이 물씬 풍기긴 하는데.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상황이 안정화 됐다 싶으면 내가 캐나다에 방문하는 게 어떨지 한번 검토해 주세요.”
“···예? 폐하께서 캐나다를? 그건 너무······.”
“위험하다고요? 하지만 그 말대로면 나는 그 위험한 곳으로 부군을 보내고 코빼기 한번 내비치지 않는 악독한 아내가 되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폐하께서는 이 대영제국의 지도자이십니다. 지금까지 이 나라의 왕이 그렇게 먼 곳을 방문한 건 전례가 없었던 일입니다.”
“내가 알기론 국서를 대서양 저편에 있는 식민지로 보낸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물론 위험할 수도 있지만 철저하게 준비를 하면 별 문제 없을 거에요. 우리 대영제국의 항해 기술은 세계 최고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국익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일하는 부군을 격려하기 위해 여왕이 직접 왔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게 될지는 총리님도 이해하실 수 있겠죠?”
그녀의 말대로 대영제국의 여왕이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캐나다에는 수치로 다 나타내지 못할 만큼의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여기에 빅토리아 본인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남편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대서양을 건넜다는 미담을 얻게 될 테니 이득이라 할 수 있겠지.
마지막으로 안 그래도 승천하고 있는 캐나다에서의 내 입지에 완전히 쐐기를 박아넣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
대영제국의 여왕이 저 정도의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는데 어느 누가 열광하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
혹시라도 꽁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꽁해 있는 척 하면서 이런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줄이야.
켄트, 더블린 공작에 이어서 캐나다 사태가 진정되면 추가적인 보상을 쥐어주겠다는 의회와 정부의 확실한 약속까지.
이게 바로 능력있는 아내를 만난 남편의 행복인가?
너무 달달한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