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00)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 200화(200/537)
강철의 개화
자본주의 체제가 뿌리를 내린 이후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문제는 돈이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48년 혁명?
노동자들이 충분한 급여를 보장받으며 워라밸을 누리고 있었으면 애초에 터질 수가 없는 문제였다.
미국의 남북전쟁?
이것 역시 흑인 노예제로 경제가 유지되는 남부의 경제구조상 결국 터질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다.
그 외에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도 결국은 각국의 이권이 얽히고 설켜서 터져버린 참사였다.
그러니 이 또한 엄밀히 말하면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의 돈이 엮인 문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세상에 경제라는 개념이 있는 한 결국 국가와 돈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다.
심지어 자본주의를 혐오하고 새로운 사회를 세우겠답시고 나온 사회주의 국가들마저 결국엔 어떻게 됐나.
‘나는 돈이 좋아 겔겔겔’ 하면서 그 어떤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돈미새 짓을 하는 쪽으로 변질되지 않았나.
“프랑스에서 의회 해산을 요구하며 집결했던 노동자들이 해산했다고 합니다.”
“그래? 예상보다도 더 빠르네. 우리 기조 총리님께서 내게 배운 전술을 충실히 써먹었나봐.”
“전하께서 식량을 보내주신 덕분이기도 하죠. 개혁을 하든 뭘하든 일단 주린 배를 채우지 못했다면 기조 총리는 성난 농민들에게 끌려내려왔을 겁니다.”
물론 그 말도 맞는 말이지.
영국에서 적극적으로 식량을 수출했다는 사실이 널리 퍼지며 프랑스에서도 영국에 대한 감정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이게 다 식량을 달라는 기조의 눈물겨운 부탁에 내가 적극 응해 총리를 설득했다는 소문을 적극적으로 살포한 덕분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프랑스 각지에 퍼져나가는 중일 터.
앞으로도 프랑스를 충동질해서 유럽의 헌병으로 써먹으려면 이쪽을 향한 프랑스 대중들의 감정이 호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중임을 맡게 된 나의 새로운 협력자가 저 구석에서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전하. 진즉 감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찾아 뵙는 게 조금 늦어져 죄송합니다.”
“아닐세. 자네들은 내가 부탁하는 걸 충실하게 해줬는데 미안해 할 이유가 어디 있겠나. 그리고 오히려 따지자면 내가 자네들에게 감사해야 할 입장이 아닌가.”
“감사라니요. 덕분에 저희도 막대한 이득을 보았는데.”
내 충실한 돈줄···아니, 협력자인 라이오넬 로스차일드의 삼촌이자 프랑스 로스차일드 은행의 수장인 자콥 로스차일드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조카가 사회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돈을 투자할 때 뭐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실제로 효과가 꽤 좋아 놀랐습니다.”
“그렇지. 특히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자네들은 유대인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어. 내가 딱히 자네들을 차별하려는 건 아니고 현실적인 이유상 어쩔 수 없다는 뜻일세.”
“알고있습니다. 오히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프랑스에 식량을 수출하기는 했지만 단순히 수출만 했다고 그게 뿅하고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건 아니다.
중간에 슈킹하는 놈은 없는지, 필요한 사람들에게 똑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가격은 적정하게 책정됐는지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여기에는 다 돈이 들어가게 되어 있다.
여기서 내가 기조 총리에게 연결해준 사람이 바로 프랑스 로스차일드의 수장 자콥이었다.
조건은 단 하나. 로스차일드 은행이 고통받는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사실을 정부에서 널리 알려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본래 어려울 때 도와준 이들을 평생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법이다.
생명의 은인을 각별하게 대하는 문화가 전 세계 공통에 널리 퍼져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심지어 그게 자신들이 평상시에 손가락질하고 욕하던 이들이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지.
고마움에 미안함까지 겹쳐지게 된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할지는 그냥 설명하는 게 입만 아플 수준이다.
“저희가 프랑스 정부와 합작해 ‘수에즈 해양운하회사’를 설립하기로 발표가 났음에도 그 누구도 트집을 잡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트집을 잡는 인간이 있다면 그게 이상한 놈이겠지.”
로스차일드 은행이 워낙 돈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공공사업을 할 때 그들의 돈을 빌려가는 건 흔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유대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돈을 빌리기는 해도 직접적으로 사업에 참여시키거나 드러내놓고 이권을 나눠주는 행동은 지양해온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를 파기 위해서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집트 정부와 협의를 맺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저들이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집트 정부와 운영권 협상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건설에 착수하겠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건설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걸 구실로 주식을 매각할 겁니다. 전하께서는 그때 저희가 가진 주식을 전량 매입해가시면 됩니다.”
“좋아. 운하 문제는 이제 이걸로 일단락 됐다고 봐도 좋겠군.”
나는 탁자 위에 펼쳐둔 지도를 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걸로 못해도 1년만 지나면 수에즈 운하의 운영권은 내 손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운하가 개통되고 거기서 수입이 뽑히는 건 한참이나 더 뒤의 미래겠지.
지금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대영제국 본국은 몰라도 캐나다나 미국 쪽에서는 돈을 굴릴 일이 갈수록 많아질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쿠션을 튕겨가면서 돈을 쓰는 건 너무 번거로워진다.
로스차일드나 베어링 은행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결국 나와는 별개의 사람들이 아니던가.
애초에 제임스 정도의 심복이라면 모를까 협력자에 불과한 저들에게 내가 가진 패를 마음껏 다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곰곰히 생각을 해본 결과 결국 내가 차려놓은 사업체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세탁하려면 나 역시 은행을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면 수에즈나 언젠가 생길 파나마 운하, 그리고 은행을 이용해 내가 가진 막대한 자산을 세탁해 왕실 재산으로 안전하게 등록할 수 있겠지.
저렇게 이중삼중의 단계를 거친다면 누구 하나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왕실이 가진 압도적인 재산에 그저 감탄사만 흘려 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운하의 소유권까지 가져간 내가 은행까지 설립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의회에서 제동을 걸려고 할 터.
안타깝지만 이들이 가진 유대인이라는 결점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에 한번 더 요긴하게 이용을 해줘야겠다.
“그러면 자네들과 한 가지 더 사업을 같이 해보고 싶은데 들어줄 수 있겠나?”
“저희야 전하와 사업을 같이 할 수 있다면 영광이지요. 이번에는 어떤 사업입니까?”
“캐나다가 한창 공업을 육성 중이라는 사실은 자네들도 잘 알겠지? 그쪽에 은행 지부 하나를 만들고 내가 지정하는 자원 회사들을 닥치는 대로 매수하게.”
“···예?”
“그런 짓을 하면 대영제국 정부에서 분명히 경고를 할텐데요.”
잘 아네. 바로 그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이번 일의 목표거든.
“지금 본국은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명에 한창 관심이 팔려 있지 않나.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상당수의 자본을 자네들이 잠식한 뒤일 거야. 그때부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마음 푹 놓고 매수 하게.”
“그랬다가 정부에서 도로 토해내라고 한다면······.”
“그러면 내가 값을 쳐주고 살 테니 자네들은 이익을 보면 봤지 손해를 볼 일은 없어.”
무조건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에 라이오넬과 자콥의 표정이 원래 은행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그리고 대영제국.
유럽의 전 국가들이 어지러히 얽혀 대환장의 파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영제국 왕실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 먹거리들이 속속들이 확정되고 있었다.
* * *
이탈리가 독립을 외쳐 봉기하고, 헝가리가 개같은 오스트리아는 꺼지라고 들고 일어났을 무렵.
오스트리아와 바로 인접한 프로이센도 난리가 난 건 매한가지였다.
“황제는 자유주의 체제의 수립을 보장하라!”
“귀족들은 각성하라!”
“이 나라는 융커들의 것이 아니다! 자유를 보장하라!”
사방에서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들이 울려퍼지고 수도 베를린은 폭도들의 소굴로 전락했다.
독일인들이 콩가루 집단인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로 오합지졸들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저런 정신나간 소리를 하는 자들은 죄다 때려잡는 게 상책이라고 여겼다.
자신이라도 한 팔을 보태기 위해 영지의 농민 40명을 무장시켜 베를린으로 향하려고 했으나, 안타깝게도 포츠담의 연대장은 황제의 명령을 기다려야 한다고 거부했다.
당시에는 아쉬웠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이건 너무 극단적이고 허망한 계획이었다.
확실히 냉정함을 좀 되찾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젊다고는 해도 여기서 이성대신 본능대로 행동한다면 그건 저기 베를린에 있는 폭도들과 다를 바 없지 않나.
폭도들은 해체 시켜야 하지만 단순히 무력으로 흩어버리는 건 능사가 아니다.
조금 더 냉정하고 현명한 방법으로 임하면 피를 흘리지 않고도 저들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독일 하층민들은 무식하기 짝이 없어 간단한 사탕발림에도 쉽게 넘어가니 말이다.
이후 베를린으로 들어온 그는 여러 귀족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지만 그들의 저열한 지적 수준에 머리가 다 아파올 지경이었다.
부르주아들과 자유주의자들은 무조건 때려잡아야 하며, 독일에는 의회가 필요 없다는 헛된 주장을 아직도 진심으로 주장하고 있다니.
혹시 자신이 모르는 사이 폭도들이 베를린의 수원에 뇌가 짐승 수준으로 퇴화하는 약을 살포한 게 아닐까.
아니라면 이토록 멍청한 주장을 진지하게 늘어놓을리가 없다.
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부르주아들의 불만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어째서 모른다는 말인가.
적어도 재산에 비례해 투표권을 주도록 선거법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면 어김없이 귀족들의 거센 야유가 날아들었다.
“역시 포메른에서 농사만 하던 사람이라 그런가 참으로 식견이 부족하구만. 이 나라는 우리 융커들이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말일세. 아니, 생각해 보니 자네도 융커가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저도 그걸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통치라는 건 단순히 찍어누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통치를 당하는 이들의 불만을 없애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게 정말로 이상적인······.”
“농장에서 농사만 짓더니 지주가 아니라 농민들에게 동화 된 건가?”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폐하께서도 분명 제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제 말이 일리가 있다고 납득해주실 겁니다.”
“꿈 깨게. 폐하께서는 자네 같은 이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실 테니.”
“와하하하하!”
다른 귀족들은 박장대소하며 밖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한때의 소요라 판단하고 부어라 마셔라 현재의 쾌락을 탐닉했다.
불만이 너무 심해지면 적당히 들어주는 척.
그리고 잠잠해지면 다시 귀신같이 과거로 회귀하고 사람들을 쥐어짜다가 불만이 또 너무 심해지면 다시 들어주는 척.
지금까지 항상 효과를 봐온 이 무적의 필승법이 이번에도 멋지게 들어맞을 거라는 확신이 절로 느껴진다.
그는 속으로 이 병신들은 답이 없다고 회생불가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속이 편해지는 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정부가 온건적인 개혁을 약속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또 오스트리아도 프랑스와 비슷한 절차를 밟으며 헝가리 반란을 진압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청년이 구상했던 바로 그 방법이었다.
단순한 미봉책이 아니라 아예 혼란의 싹이 꽃을 피울 수 없도록 토지 환경을 조성해두는 것.
공동생산 공동분배나 외치는 정신병자들이 기승을 부리지 않는 사회가 되려면 국가가 나서서 노동자들이 저 광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응 개혁 해줄게, 미안 사실 뻥이야’ 라는 1차원적인 방침에서는 벗어나야 할 게 아닌가.
이대로 계속 뒤쳐지기만 프로이센은 언젠가는 또다시 저 프랑스 놈들에게 짓밟힐지도 모른다.
청년은 인접한 국가들의 노련한 정치력을 보며 프로이센도 빨리 변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을 역으로 추적해본 결과 첫 시작이 어디였는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영제국의 킬리언 고어, 점진적인 개혁 약속으로 차티스트들의 불만을 잠재우다!]
바로 이거다.
프랑스도, 오스트리아도 이걸 보고 참고했음이 틀림없다.
킬리언 고어.
자신보다 5살은 더 어리지만 이미 한참전에 대영제국에서 장관직까지 지낸 그의 이름은 프로이센에서도 나름 유명했다.
특히 이쪽이 폭도들의 거센 기세를 보며 생각해냈던 계책을 저쪽은 이미 한참 전부터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는 점이 새삼 감탄이 나온다.
“역시. 앞으로 모든 걸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참고할 수 있는 건 전부 참고하고 봐야겠지.”
프로이센이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답이 없는 구체제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라도 아득바득 위로 올라가야만 한다.
이 나라의 미래는 융커들의 권력이나 자유주의 사상이 아닌 오직 프로이센의 권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한번쯤은 직접 봐둘 필요가 있겠지?”
30대 초반의 청년.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답없는 프로이센의 귀족들이 활개치는 베를린을 뒤로하고, 런던으로 향하는 여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