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18)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18화(218/537)
< 일촉즉발 (2) >
웨스트민스터의 한 고급 타 운 하우스.
유력 정치인들이라면 누구나 다 하나쯤은 이곳에 저택을 가 지고 있다.
그래도 역시 당을 대표할만 큼의 거물의 타운 하우스는 그 때깔부터가 다른 법.
버킹엄으로 들어간 이후 내 가 직접 이런 곳까지 행차할 일 은 없었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와보니 굉장히 느낌이 남달랐 다.
“그러니까 진짜로 폐하께 참 전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렸 다고요?”
“저번에 한다고 했잖습니까.”
“아니···저는 무슨 신종 농담 인 줄 알았죠. 원래 전하께서 가끔 실없는 농담을 하시지 않 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총리님 과 야당 대표님을 불러놓고 실 없는 농지거리를 했겠습니까.”
자유당의 대표격 인물이자 나와 여러 인연으로 얽혀있는 글래드스턴은 내가 방문하겠다 는 연락을 받자마자 흔쾌히 준 비를 해주었다.
암암, 대영제국 최고의 인기 인이자 국서께서 친히 왕림하 시겠다는데 받들어 모셔야지.
내가 비록 바가지 긁히고 황 급히 떠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집 밖에서는 이렇게 대우 받고 산다 이거야.
“야밤에 오신 걸 보니 전쟁이 터지면 참전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여왕 폐하와 거하게 싸 우신 모양이군요.”
“싸우긴요. 그런 일 없습니다.”
“아하, 일방적으로 깨지셨다 는 거군요.”
“깨진 게 아니라 아내의 불만 을 다 받아주는 바람직한 남편 의 도리를 다하고 왔을 뿐이지 요.”
이전에 디즈레일리와 글래드 스턴을 불러 앞으로 일정에 대 해 논의한 뒤, 그때 이야기한 사항들을 빅토리아에게도 말해 주었다.
이게 다 왕실과 우리 아이들 을 위한 일이었으니 그녀도 기 꺼이 이해해주리라는 기대를···.
-전장에 나가겠다고요? 상대 국이 뭐···러시아? 벌써부터 귀 가 안 좋나···잘못들은 거죠?
부정.
-지금 장난해요? 아무리 지휘 관으로 나간대고 해도 당신은 왕실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요. 혹시라도 나가서 잘못되면 군 전체의 사기는, 아니 나와 아이 들은 어쩌라고요? 절대 안 돼요!
분노.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럼 이 렇게 하죠. 당신은 해군 제독이 기도 하니까 일단 참전은 한다 고 하고 본국에 있는 사령부에 서 작전을 수행하는 게 어때요?
타협까지.
이제 우울과 수용의 단계를 거쳐 받아주지 않을까 했으나 우리 여왕님은 그리 호락호락 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 그래요? 그럼 나가요! 참 전 따위 절대 허락 못해요! 우 리 아이가 최소 열명 이상 되기 전에는 절대 허락 못해. 나가- 아!
이게 죽음과 관련된 게 아니 라 그런가 분노의 5단계 이론 이 이렇게 허망하게 빗나갈 줄 이야.
“그러니까 결국 폐하의 기분 을 상하게 한 죄로 궁전에서 쫓 겨났다 이 말씀 아닙니까.”
“쫓겨나다니요. 그냥 방문 닫 고 안에 틀어박힐 수도 있었지 만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 니라 일단 하라는 대로 해준 겁 니다.”
“뭐···폐하께서는 안 그래도 지금 임신 중이신데 남편이 전 장에 나가겠다고 말을 하니 당 혹스러우셨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안정 되시겠죠.”
나도 빅토리아를 생각해 그 녀가 안정기에 들어갈 때까지 는 일부러 말을 하지 않고 얌전 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나갈 거라면 사건이 터졌을 때보다는 미리 말해두는 게 조금이라도 더 좋 지 않나.
“진지하게 말하자면 대영제 국과는 관계도 없는 땅에서 일 어날지도 모를 전쟁입니다. 시 민들에게 피를 흘리는 걸 강요 하면서 왕족이 외면하고 있으 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리 가 없죠. 내가 전장으로 나가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빅토리아도 머리로는 알고 있 을 거예요. 그래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거고요.”
“전하께서는 정말로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확신하고 계시 는군요.”
“의원님은 아닙니까?”
“저는 원래 반신반의였습니 다. 전하의 말씀을 듣고 확신쪽 으로 돌아선 거고요.”
그는 술잔을 점잖게 앞으로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러시아의 장관은 본국이 그 들과 싸우지 않을 이유를 필사 적으로 듣고 싶어했습니다. 그 건 즉 일을 터트릴 마음이 한가 득이라는 뜻이기도 하죠.”
“사고를 치기 전에 주변의 눈 치를 살피는 철없는 어린아이 처럼?”
“정확한 비유네요. 그리고 다 른 나라도 아닌 러시아가 연관 되어 있다면 의회는 절대 전쟁 을 망설이지 않을 겁니다. 프랑 스라는 든든한 우군도 있으니 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게 1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 전쟁을 바라보는 각국의 태도다.
근대화가 되면서 각국의 무 기 수준은 무서운 속도로 진화 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 다.
계속해서 전쟁을 하고 있었 지만 그건 유럽의 강대국들끼 리 전면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저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약 소국을 짓밟는 폭력에 불과했 다.
다시 말해 근대화 된 무기를 갖춘 강대국끼리 꽝 하고 붙었 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 는 이는 현재 아무도 없었다.
이전까지 전쟁이라고 해봐야 전투로 인한 사상자보다 전염 병과 풍토병으로 인한 사망자 가 더 많았으니.
내가 전쟁을 피해갈 수 없다 고 여겼던 건 이런 이유도 상당 히 컸다.
1차 대전을 겪은 이후 유럽 의 국가들이 전쟁은 무조건 피 하고 보려고 한 것과 다르게, 지금의 대영제국과 프랑스는 ‘ 전쟁? 이득이면 할 수도 있지’ 라는 스탠스에 가까웠기 때문 이다.
원래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법.
미래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무리 ‘여러분 전쟁은 자해에 요! 아 글쎄 제살깎아머기라니 깐?’하고 외쳐봐야 그냥 공염불 이 될 뿐이다.
“자유당의 의견은 이미 통일 된 거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의회는 전하께 서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해군 제독으로서 전쟁에 참가하겠다는 결심에 깊은 경 의를 표할 겁니다. 다만 전하께 서도 나가시면 혹시 의원들에 게도 압박 아닌 압박이 들어올 까봐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하긴 의원들에게 총들고 싸 우라는 정신나간 인간들은 없 을 테지만 군대 가기 딱 적합한 나이의 아들을 가진 의원들은 걱정이 될 수도 있겠네.
“그 부분은 저도 고려를 하겠 습니다. 다만 진정으로 특권을 유지하고 싶다면 맡은 바 책임 을 다하는 자세는 어느정도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제가 최전방에서 총을 쏠 일이 없듯 의원분들의 자식들 또한 최전방에서 돌격할 일은 죽었 다 깨어나도 없지 않겠습니까.
입대하라고 강요는 할 수 없 겠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 고 군에 다녀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대우를 받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그 말씀은 저도 동감입니다. 군인들에게 마땅한 대우를 하 지 않은 나라치고 그 끝이 좋았 던 곳이 없으니까요. 전하나 다 른 의원들의 자식들이 러시아 같은 강대국과의 전쟁에서 자 진 입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다면 기득권층을 향한 시민들 의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지겠 죠.”
이런 점에서는 글래드스턴과 도 생각이 일치하니 논의에 막 힘이 없었다.
웰즐리야 애초에 웰링턴 공 작의 아들이자 본인부터가 군 인 출신이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데 실제로 전쟁이 난다 면 어떻겠습니까?”
“전쟁의 결과요?”
“전하께서는 본국의 승리를 절대적 상수로 놓고 보시는 듯 하지만 러시아 역시 무시못할 강대국 아니겠습니까. 러시아측 역시 자신들이 피해를 많이 입 긴 하겠지만 최소한 지지는 않 을 거라고 믿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러시아 그놈들은 그냥 거품이 에요. 만약 전쟁이 난다면 전 세계의 모두가 그들이 가진 구 조적인 약점을 눈치 채게 될 겁 니다.”
“거품이라···하긴 러시아가 조 금 기형적인 구조를 가진 나라 이긴 하죠.”
물론 그 거품이 좀 큰 게 아 니라 걷어내고 걷어내도 내용 물이 보이지 않을만큼 방대하 긴 하다.
대영제국 정도의 체급을 갖 춘 나라가 아니라면 거품에 깔 려 질식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러시아는 호락호락한 국 가가 아니었다.
대영제국을 제외한다면 프랑 스나 프로이센 정도.
그것도 러시아 본토까지는 밀고 들어가지 않는다는 조건 이 깔렸을 때다.
러시아를 아예 탈탈 털어서 점령하고 굴복시키는 게 목표 라면 그건 대영제국조차 불가 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진짜 무서운 점은 자신들의 피해가 크든 말든 개 의치 않고 계속해서 병사를 밀 어넣을 수 있는 깡다구와 아무 리 피해가 커져도 버틸 수 있는 지속력이다.
물론 그 깡이라는 게 아직 제 대로 해방도 되지 못한 농노들 을 끊임없이 갈아대면서 나오 는 것이고.
지속력 또한 아무리 경제가 망해도 러시아의 경제는 원래 망한 게 정상이라는 놀라운 정 신승리로 버티는 거라는 게 함 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이런 특성을 끝끝 내 넘지 못했기 때문에 나폴레 옹이나 히틀러도 수많은 러시 아 군의 시체로 산을 쌓았음에 도 끝끝내 패배해 물러날 수밖 에 없던 것이다.
물론 나는 애초에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게 아니니 저런 자충수를 둘 생각은 없었다.
그냥 국토 바깥으로 기어나 오는 러시아군을 족족 쳐잡기 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결론만 말하자면 아직도 전 근대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러 시아는 자국 내에서가 아니라 면 우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흠.”
“하지만 이기는 건 이기는 거 고 막상 제대로 싸우면 우리 군 역시 피해가 크겠죠. 적군을 십 만 단위로 죽인다고 해도 우리 병사들 또한 만명이 희생 된다 면 그건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 까.”
“그건 그렇죠. 피해가 크면 승전을 하더라도 애초에 이런 싸움을 왜 한 거냐는 비판이 솟 아나올 겁니다.”
대중은 원래 변덕스러운지라 아무리 절대다수의 찬성을 등 에 업은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결과가 썩 좋지 않으면 바로 집 중포화를 당할 수밖에 없다.
더럽고 치사해도 그게 정치 인의 숙명이니 어쩌겠는가. 감 내할 수밖에.
“그래서 말인데 이번 전쟁에 서 우리 대영제국이 앞장서서 총대를 매는 일은 없었으면 합 니다.”
“예? 그럴거면 지금까지 뭐 하러 이런 대화를······.”
“아아, 오해하지 마시고요. 가 장 앞에서 앞장서지 말라고 한 거지 아예 발을 빼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우리 대신 더 많은 피를 흘려줄 동맹에게 미리 감 사하는 태도를 가지자는 거죠.”
“···프랑스를 앞장 세우고 우 리는 한발 뒤로 물러나자?”
크으 역시 우리 글래드스턴 선배님.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시네.
그렇지. 지금까지 공들여서 프랑스를 키워주었으니 이때가 아니면 언제 써먹겠나.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때를 위해서 그렇게 잘해준 거였지 만.
“하지만 전하. 프랑스 역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러시아와 정면에서 싸우는 건 대영제국이고 자신 들은 어디까지나 보조를 하겠 다는 전략으로 임할 것 같은데 ···.”
머리가 제대로 달려있는 사 람이라면 글래드스턴의 말대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게 당연하 다.
하지만 아무리 발을 빼고 싶 어도 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게 바로 외교의 정수 아니겠는가.
나는 와인잔에 맺힌 물방울 을 가볍게 닦아내며 입을 열었 다.
“그런 김에 저와 일 같이 하 나 하시죠. 명분을 만드는 겁니 다.”
“···명분?”
“프랑스가 앞장서서 러시아 와 싸워야만 하는 이유. 프랑스 가 유럽의 평화를 수호하는 영 웅이 되기 위한 명분 말입니다.”
집권당의 인물이나 내가 직 접 끼어들면 너무 속이 보이니 이런 건 야당 인물이 작업을 쳐 주는 게 딱 좋지.
“그렇게 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뭐가 있겠습니까?”
“글래드스턴과 자유당은 건 재하다는 걸 과시하면서 다음 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걸 최소 화할 수 있겠죠.”
콜레라 사태를 극복하고 인 기를 더욱 끌어올린 보수당에 게 완전히 밀린 자유당으로서 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잔을 들었다.
“그럼 건배라도 할까요? 유럽 의 영웅이 될 프랑스를 위하여.”
“대영웅 프랑스에게 신의 축 복이 있기를.”
러시아와 프랑스.
유럽의 강대국 둘을 저울 위 에 올려둔 우리는 술잔을 주고 받으며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여기에 가 장 중요한 이유를 마침내 입밖 으로 꺼냈다.
“저기···죄송한데 오늘 하루만 여기서 좀 자고 가도 되겠습니 까? 아무래도 아내한테는 하루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거 같아 서요.”
“크크큭, 그렇게 하시죠.”
두 강대국을 어떻게 요리할 지 무심히 얘기하는 초강대국 의 국서라 할지라도 전장으로 나가겠다고 한 이상 임신한 아 내의 앞에서는 한낱 죄인일뿐.
나는 와인 한 병을 더 가지고 오는 글래드스턴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애써 못본 척 하며 화제 를 돌렸다.
“아아, 그러고보니 우리가 이 튼에서 만난지도 벌써 몇 년이 라는 시간이 흘렀는지······.”
어이, 웃지 마.
나는 눈치가 보여서 안들어 가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 가 마음을 더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다 이해한다는 그 웃음기 당장 얼굴에서 지우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