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22)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22화(222/537)
< 선전포고 (2) >
1849년 7월.
러시아-오스만의 국경이 어 지러이 얽혀 있는 곳.
도나우 강의 동부 유역.
퍼어엉!
국경분쟁이 민속놀이이자 취 미가 되어버린 국경 일대.
반대편에서 날아드는 총탄과 화포.
인간의 목숨을 무자비하게 빼앗아가는 인간의 기술의 정 수.
그 모든 부조리함이 밀어닥 치는 폭력의 파도를 일으킨 건 다름 아닌 러시아군이었다.
“돌격! 투르크 놈들을 죄다 죽여라!”
“황제 폐하를 위하여!”
“러시아 제국이여 영원하라!”
평상시처럼 국지적인 분쟁 정도만 발발할 거라고 여겼던 오스만의 방어진영.
그곳을 무자비하게 휩쓸어버 린 러시아군은 멈추지 않고 계 속해서 나아갔다.
“전황은?”
“나약한 투르크 놈들은 우리 제국의 군대를 감히 막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오늘 중으로 놈들을 죄다 쓸어 버리고 이 연안에 제국의 깃발 이 휘날리도록 만들 수 있을 것 입니다.”
좋아, 좋아. 모든 게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구만.
참모의 보고에 이 전투의 지 휘를 맡은 사단장은 만족스러 운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 였다.
역시 약해빠진 투르크 놈들 이 대 러시아 제국의 상대가 될 리가 없지.
지금까지 잠자코 있으니 한 주먹감도 안 되는 허접 쓰레기 들이 진짜로 대등한 줄 알고 기 어오르지 않는가.
애초에 운이 좋아 동쪽에 배 속된 놈들은 프리모리예 지역 을 차지하고 신나게 출세하는 동안 근본 중의 근본인 자신들 이 손가락만 빨고 있었던 게 말 이 되지 않는다.
본래 동쪽은 러시아군이 더 이상 뻗어나가기 힘든, 이를테 면 낙오된 자들이나 모이는 예 비군 부대에 가깝다는 게 내부 의 평가였다.
그런데 러시아가 서유럽 강 대국들의 눈치를 보며 오스만 을 제대로 밀어붙이지 못하게 되면서 상황이 미묘해져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어제 까지의 이야기일 뿐.
과감하게 오스만을 공격해 영토를 탈환하라는 명령이 떨 어진 이상 이제는 잴 필요가 없 게 됐다.
“일주일이다. 일주일이면 이 일대는 우리 제국의 통치령이 되겠지. 폐하께서도 우리 군의 분투를 알아주시고 최고의 훈 장을 내려주실 거다.”
“말씀대로입니다!”
“저희는 사단장님만 믿고 따 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야금야금 깔짝대는 수준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아 예 뭉탱이로 밀어버리는 거다.
나날이 강력해져가는 러시아 가 한 마리의 사자라면 오스만 은 이미 관뚜껑에 들어가기 직 전인 노쇠한 하이에나나 마찬 가지.
막말로 이쪽이 아나톨리아까 지 밀고 내려가도 저놈들에게 저항힐 힘이 있을지 의문이다.
사단장을 끝으로 제대할 줄 알았는데 여기서 성과를 더 낸 다면 초고속 진급도 이제는 꿈 이 아니다.
그리고 이건 비단 사단장만 이 아닌 자리에 있는 모든 참모 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본국에서 추가 지령이 내려 오기전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투르크 놈들을 보내버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우리 군의 우월한 능력과 상호 전력 차를 확실히 안다면 수도의 펜 대쟁이들도 조금 더 과감하게 용기를 낼 수 있겠죠.”
“폐하께서도 우리의 공을 치 하해주실 겁니다!”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이런 게 바로 우정, 용기, 그 리고 승리지.
사단장부터 참모진들까지 모 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영광으 로 향하는 길을 걸어가는데 실 패할리가 있나.
야심차게 다음 공격 목표를 지목하려던 찰나, 참모 한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스만을 밀 어붙이다가 영국이나 프랑스가 개입하면 어떻게 하지요?”
“······?”
“······.”
지금까지 러시아가 자신들보 다 훨씬 약한 오스만을 밀어내 지 못한 이유.
자신들이 이런 국경지대에서 허송세월만 하고 있었던 원인 이 언급되었지만 사단장은 가 당치도 않다는 듯 코웃음을 쳤 다.
“멍청하긴.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예?”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윗선 에서 왜 갑자기 공격을 하라고 했겠나. 당연히 다 계산이 섰으 니까 명령을 내린 거겠지.”
“아하!”
“상식적으로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봐라. 어깨 위의 머리통이 장식이라는 말을 듣기 싫다면. 설마하니 우리 폐하께서 그런 간단한 요소조차 고려를 하지 않고 오스만을 쳤을까?”
지금까지 러시아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개입이 염려돼 오스 만과 마음놓고 전쟁을 벌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행동을 개시 했다는 건 둘 중 하나였다.
영국이나 프랑스가 개입해도 상관없다는 자신감의 발로, 아 니면 영국이나 프랑스는 개입 하지 않는다는 확신.
사단장은 당연히 후자라고 판단하고 있었고 그건 다른 참 모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보 였다.
“나약한 영국과 프랑스 놈들 은 오스만 하나 편들자고 감히 우리와 전쟁을 선택하지 못할 거다. 물론 전쟁이 질질 끌리면 놈들도 참전을 하기 수월할테 지만 속전속결로 저놈들을 밀 어버리면 프랑스나 영국이 무 얼 할 수 있을까.”
“그렇군요!”
“역시 사단장님의 혜안은 남 다르십니다!”
“저기···하지만 정말로 영국이 나 프랑스가 개입을 한다면······.”
“아! 그럴 일은 없다니까! 이 새끼가 술맛, 아니 전쟁할 맛 떨어지게 부정 타는 소리나 하 고 있어.”
계속 헛소리로 아군의 사기 를 꺾어놓을거면 그냥 후방으 로 가서 펜대나 굴리고 있어라.
사단장의 일갈에 유일하게 신중론을 펼치던 참모는 얌전 히 입을 닫고 구석에 찌그러졌 다.
지금까지 나약한 아프리카, 아시아의 미개인들만 때려잡던 영프가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할 배짱이 있을리가 없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 *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이 충 격적인 소식이 당도하자 궁 안 에 한 차례의 고성이 울려퍼졌 다.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야아 아아!”
“그, 그것이······.”
“러시아는 절대로 오스만을 치지 못한다면서! 영국과 프랑 스, 오스트리아를 적으로 돌리 는 건 머저리 저능아들이나 할 짓이라고 했잖은가!”
야심차게 이번 일을 추진한 프랑스 총리 프랑수아 기조는 충격으로 머리털이 다 빠질 지 경이었다.
카톨릭이 꿈에서도 그리던 성지 예루살렘을 사실상 프랑 스의 세력권으로 손에 넣는데 성공하며 루이필리프의 지지도 는 하늘을 뚫었다.
-중세 십자군은 수십만의 목 숨과 100년의 시간을 쏟아 붓 고도 성지를 손에 넣지 못했지 만, 대 프랑스는 사흘 만에 그 기적을 이루었다.
마치 예수께서 사흘 만에 부 활하신 것처럼 사흘 만에 성지 도 이슬람의 손에서 카톨릭의 손으로 다시 회복되었다.
게다가 이번 일은 본래 대영 제국이 먼저 추진하려던 일을 프랑스가 발빠르게 채왔다는 사실도 부각되면서 기조의 인 기도 덩달아 하늘을 찌르게 됐 다.
“역시 우리 총리님! 믿고 있 었다고!”
“기독교의 수호자는 프랑스 다! 어디 성공회 같은 무근본 잡것들이!”
실질적으로 무언가 크게 이 득이 되는 건 없었지만 원래 가 금씩은 실리보다는 명분과 뽕 이 우선할 때가 있다.
특히 아직 종교적 색채가 약 해지지 않은 유럽에서 기독교 뽕은 분명 유의미한 정책이었 고 효과가 나타나는 중이었다.
사실 루이필리프도 기조 총 리의 논리정연한 설득에 흔쾌 히 허락을 내리긴 했었다.
그때는 분명 그가 내미는 근 거들이 그럴듯하게 들렸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니콜라이 황제는 나름 개념이 잡힌 군주라 스스 로 똥을 퍼먹는 행위는 하지 않 을 거다
-약간의 국지전은 일어날 수 있겠지먼 러시아는 오스만과 전면전을 하지 않을 거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와 동시에 전쟁을 벌여서 승리할 수 있는 국가는 지구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 러시아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 사실을 망각할리 는 없다.
그러니 오스만에게 던진 수 표는 그저 공수표에 불과할 뿐 실제로 값을 지불할 일은 당분 간 오지 않을 거다.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날만큼 적절한 묘수였고 정신 차려보 니 프랑스는 어느새 오스만과 상호 방위 조약을 맺게 됐다.
여기에 오스만이 이걸 믿고 러시아의 도발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타국을 도발해서 일어나는 전쟁은 무효라는 특 약까지 걸어두었다.
그런데 짜잔! 진짜로 세상에 다시 없을 거라는 저능아들이 나타나버렸네?
“대체 왜 저놈들이 갑자기 오 스만에 속한 공국들을 무단으 로 합병하고 있냐는 말이다!”
“그, 그것이 놈들은 아직 우 리가 오스만과 협정을 체결하 는 걸 몰랐던 게 아닌가 싶습니 다. 시기가 고약하게 엇갈렸다 는 분석이···.”
“그럼 지금 당장 알려줘야지! 이대로 러시아와 오스만 사이 의 전쟁이 터지면 우리는 자동 참전이란 말이다!”
이쪽이 선전포고를 날리면 영국과 오스트리아도 동참해줄 테지만 결국 가장 먼저 전쟁에 뛰어든 국가의 피해가 가장 클 수밖에 없는 건 명확한 사실.
성지를 관할하는 건 분명 다 시 없을 영예지만 그걸 위해서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건 도저 히 수지가 맞지 않았다.
“명심하게! 우리가 앞장서서 러시아와 전쟁을 해야 하는 사 태가 벌어지면 자네는 당장 총 리 자리를 내놓아야 할 거야! 자네만이 아니라 내각의 장관 들 전부 싹 다 자리에서 물러날 각오를 해야 할 거라고!”
전쟁을 하더라도 최소한 영 국을 앞세우고 자신들은 뒤에 서 업혀가는 모양새가 되어야 한다.
국왕의 으름장에 찍소리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이는 게 총리 기조가 할 수 있는 모 든 것이었다.
* * *
진짜로 저질렀네.
돌아도 단단히 돌아버린 놈 들인 줄 알았지만 진짜 미친 놈 들이 맞았구나.
원래도 그렇게 알고 있었지 만 실제로 일이 터져버리니 아 주 느낌이 남다르다.
러시아가 도나우 강 유역에 서 오스만군을 때려잡고 있다 는 소식은 대영제국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정계는 즉각 초비 상 상태에 돌입했다.
러시아와 투르크의 전쟁은 타국의 일이라고 모른 척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대영제국의 제 1목 표는 [러시아의 남하를 무조건 저지하고 본다] 였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에 수많은 식민지 를 거느리고 있는 대영제국이 지만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이 득을 주고 있는 건 역시 인도다.
이 인도를 위협할 수 있는 모 든 요소를 치워버리는 게 대영 제국이 추구하는 방어전략의 기본이었고, 러시아는 이 전략 에서 상정하고 있는 최대의 적 이었다.
그도 그럴 게 대영제국령 인 도를 위협할 수 있는 대상은 현 재 전 세계에 러시아 하나 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물론 지금의 상태로는 러시 아도 인도를 절대 위협할 수 없 다.
그러나 러시아가 오스만을 밀어버리고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이 뻥 뚫리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상당한 험로를 돌파해야 하 지만 그래도 러시아가 육로로 인도를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 을 가지게 될 수 있으니까.
제 정신이 박힌 국가라면 그 런 침공루트를 짜지 않지만 안 타깝게도 러시아는 제정신과는 1억 광년쯤 거리가 있는 국가 다.
시베리아를 횡단해 연해주로 병력을 밀어넣는 미친 짓을 태 연하게 해내는 게 바로 저놈들 이다.
러시아의 그런 행각을 본 대 영제국의 지도부는 러시아의 남하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 지를 더욱 더 굳히게 됐다.
물론 대영제국 내의 상식인 들은 러시아는 지성이 있는 근 대국가라고 주장하며 전쟁의 위험성을 일축했으나, 이제는 싫어도 러시아의 현실을 알 수 밖에 없게 됐다.
“저놈들의 목표는 역시······.”
“흑해 인근과 보스포루스 해 협의 완전한 통제권이겠죠.”
그 덕분인지 의회의 SOS콜을 받은 나는 오늘도 의회에서 러 시아의 무모함과 객기를 연일 날이 서게 비판하는 역할을 떠 맡았다.
“모두가 아시겠지만 러시아 의 목표는 이미 쇠락한 오스만 이 아닙니다. 오스만은 러시아 가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징 검다리일 뿐이고 그들의 진정 한 목적은 흑해를 자신들의 내 해로 만들고 보스포루스 해협 의 소유권까지 손에 넣는 겁니 다. 그때부터는 러시아의 마수 가 본격적으로 지중해로 뻗어 나올 겁니다!”
“흑해가 전부 러시아의 손에 떨어지면 카스피해도 그렇게 되는 건 정해진 수순. 러시아가 중앙 아시아로 더 손쉽게 물자 를 실어 나를 수 있게 되고 그 러면 인도가 위험해질 수도 있 습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여러분께 서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길 부 탁드리겠습니다.”
러시아야 ‘우리가 미쳤다고 중앙 아시아 사막을 횡단해서 인도로 가겠냐! 이 새끼들아 우 리는 그럴 마음 없다고!’ 하면서 억울해하겠지만 어쩌랴.
편집증 환자가 득시글 거리 는 대영제국의 의회는 러시아 가 인도로 올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는 거 자체를 용인할 수 가 없다는데.
“아, 전하. 그런데 전하께서는 얼마 전에도 대영제국이 나서 서 러시아에 선전포고하는 건 극구 반대하지 않으셨습니까? 어째서죠?”
“그건 글래드스턴 의원님께 서 말씀해주실 겁니다. 저도 의 원님께 설명을 듣고 생각을 바 꾸게 된 거라서요.”
원래 이건 전적으로 내 아이 디어 였지만 대영제국의 국서 가 물밑에서 국제 외교를 주물 럭 거린다는 인식을 주는 건 되 도록 피하는 게 좋다.
삽시간에 모두의 주목을 받 게 된 글래드스턴이 아주 짤막 하게 그 이유를 입에 담았다.
“프랑스가 러시아에 먼저 선 전포고를 해줄 겁니다. 우리는 그걸 뒤따라가면 그만이죠.”
“프랑스가 먼저 선전포고를 한다고요?”
“예루살렘 관할권으로 협정 을 맺긴 했어도 그 짠돌이들이 설마.”
의원들은 글래드스턴이 드디 어 노망이 났나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인간들 아직 프랑스라는 나라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 만.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가슴 으로 느끼라고.
그게 바로 엘랑이니까.
한 번 두고 봐. 난 피시 앤 칩 스 뜯으면서 구경이나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