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39)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39화(239/537)
< 요지경의 동북아 >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에 어 안이 벙벙해진 킬리언이 어메 이징 아시아를 외치기 약 1년 전.
청나라에서는 개국 이래 최 악의 굴욕을 당한 천자 도광제 가 서거했다.
뒤를 이어 천자가 된 혁저는 함풍이라는 연호를 쓰며 청나 라의 굴욕을 씻어내리라 목소 리를 높였다.
그러나 청의 현실은 그리 녹 록하지 않았다.
선대 황제 때부터 수를 불려 나가기 시작하던 태평천국의 무리들이 직접적인 난을 일으 켰기 때문이다.
이 괴뢰 조직을 이끄는 유생 홍수전은 자신이 야훼의 아들 이자 예수의 동생이라며 멸만 흥한.
만주족을 멸하고 한족을 흥 하게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광 포한 행보를 이어나갔다.
“우리 위대한 중화 문명 이렇 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그건 한족이 아닌 만주족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 계에서 가장 앞서 나갔던 중화 의 문명이 멈춰버렸고 한참이 나 뒤져 있었던 서양에게 역전 당한 것이다!”
“우우우우! 만주 오랑캐들은 물러가라!”
“중화를 다시 위대하게! 우리 가 이 나라를 태평천국의 길로 인도하고 썩어빠진 청 황실을 무너뜨릴 것이다!”
홍수전은 처음에는 반외세, 자주를 주장하며 사람들을 끌 어들이려고 했으나 막상 실제 로 행동에 옮기는데는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다.
태평천국의 무리가 처음 세 력을 키운 건 청나라 남쪽에 위 치한 광서성이었다.
부유한 광동과는 다르게 백 성들의 소득 수준도 낮고, 관리 들의 부정부패도 하늘을 찌르 는 수준이라 세력을 부풀리기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반 외세를 외 치려고 하니 하나 문제가 있었 다.
바로 옆에 광동성 남부를 점 령 중인 대영제국의 존재였다.
심지어 홍수전은 자신이 영 국의 국서 기리안 과이와 만나 이야기도 나눠봤다는 허세로 사람들을 끌어모은 전적이 있 었다.
이러다보니 반 외세를 주장 하면서 영국측의 시선을 끄는 건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 다.
그렇기 때문에 홍수전은 전 략을 좀 바꾸었다.
“한족이 다시 중흥하려면 일 단 뒤쳐져 있는 지금 기술과 제 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런 나라와 관계 를 맺고 있지 않나? 바로 홍콩 과 상하이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영길리가 우리가 앞으로 연구 해야 할 대상이다!”
“교주님! 그런데 양이들은 전 부 척결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 었습니까?”
“양이도 양이 나름. 같은 땅 에 살고 있다고 우리 위대한 한 족과 만주족 놈들이 같다고 생 각하나? 당연히 아니지. 저 양 이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양 이들 중 영길리는 유학의 도를 깨우친 자들이니.”
“양이들의 유가의 철학을 이 해했다는 겁니까?”
“물론! 그게 아니고서야 어찌 한낱 양이들이 저런 빛나는 문 명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 우리 가 저번 전쟁에서 영길리에게 대패한 이유도 저들이 발전하 는 동안 만주족의 처참한 지도 력 때문에 우리가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처음에는 영길리도 청나라를 탄압하는 사이한 양 이의 무리라고 했던 거 같지만 어쨌든 교주 홍수전의 말은 언 제나 옳았다.
따지고 보면 영길리의 국서 와 홍수전은 친구라고 하니 당 연히 그쪽도 올바른 정신을 가 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 는가.
“만주족을 쫓아낸 뒤 우리는 우선 영길리를 배우고 연구해 야 한다! 그 다음 그들의 기술 과 제도를 흡수하는 게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이다! 영길리의 문 물에 한족의 정신과 색깔을 입 혀 우리만의 위대한 문명을 건 설하는 게 천국으로 향하는 지 름길일지니! 나를 믿어라 태평 천국의 신도들이여! 천국은 그 대들의 눈앞까지 와있다!”
“홍수전! 홍수전! 홍수전!”
“영길리를 배우고 만주족을 타도하자!”
반 외세와 친영국이 공존하 는 이 기이한 움직임에 청나라 조정은 물론 홍콩의 영국 총독 도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단순히 폭도들이면 은근슬쩍 저들을 제압하는데 도움을 준 다고 청 황실을 꼬드기려 했지 만, 저놈들이 대영제국을 배우 자고 하고 있지 않나.
저 사이비 교주 홍수전에 대 해서도 이전에 킬리언에게 보 고를 한바 있지만 킬리언은 당 분간은 그냥 두고보자는 답을 했었다.
총독도 나중에 이용가치가 커질 수도 있으니 그냥 내버려 뒀지만 솔직히 청 황실이 곧 저 들을 진압할 거라 예상했었다.
아무리 청이 종이호랑이가 됐어도 지방에서 일어난 민란 도 진압 못힐리가 없지 않는가.
그러나 이래도 되나 싶을만 큼 태평천국의 무리들은 세력 을 늘려나갔고 이 시점에 황제 의 서거까지 겹쳤다.
“보아라! 야훼께서 노하시어 사악한 만주 황제의 생명을 거 두어가셨으니. 이는 하늘의 뜻 이 우리에게 있다는 확실한 증 거다!”
그냥 새벽에 맺힌 이슬마저 도 자신이 하늘에 선택받은 증 거랍시고 떠드는 이가 바로 홍 수전이다.
그런 그에게 황제의 죽음은 더없는 선전거리였다.
일이 이 지경이 되다보니 청 황실의 고민은 깊어졌고 연일 이 사태를 어찌 대처해야할지 격론이 이어졌다.
“팔기와 녹영군을 사용하면 충분히 토벌할 수 있습니다! 지 금이라도 명을 내려주시옵소 서!”
“그렇게 안일하게 움직였다 가 이미 무창이 점령당하지 않 았습니까! 폐하! 이 사태를 절 대 가벼이 보시면 안 됩니다!”
“가벼이 보지 않으면 뭐 어떻 게 하자는 겁니까! 외세의 힘이 라도 빌리자고요?”
“그럴 수 있다면 해야지요!”
이전이었다면 헛소리 하지 말라며 즉시 물렸을 의견이었 으나 놀랍게도 함풍제는 신중 론을 외치는 이들의 말에 더 큰 설득력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게 무지렁이 반란 군들 따위 가뿐하게 토벌하겠 다며 나간 팔기군들이 연일 참 패하고 있다는 소식만 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받은 보고까지 합치면 도합 4연패다. 이쯤되면 이제 함풍제가 아닌 누구라도 이 새 끼들 이거 제대로 싸울 줄은 아 는 게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으리라.
“지금 외세의 힘을 빌린다면 영길리가 있을텐데 그자들의 탐욕을 고려하면 지원군을 보 내주는 대가로 더 큰 대가를 요 구할 게 뻔하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
“만약 최소한의 대가로 영길 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수단 이 있다면 좋겠는데. 좋은 의견 을 가진 사람은 없나?”
세상 모든 게 다 등가교환이 고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게 있 어야 하거늘 그런 사정 좋은 방 법이 있을리가 없지 않나.
모두가 눈알만 뒤룩뒤룩 굴 리며 눈치만 보고 있던 그때.
군기처의 대신 한명이 앞으 로 나와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 다.
“폐하. 영길리를 정 끌어들이 시겠다면 유일한 방법이 하나 있사옵니다.”
“오오, 그래. 너라면 뭔가 좋 은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무엇이냐?”
능력 자체만 놓고 보면 현 황 제보다 훨씬 더 제왕의 자리에 어울린다고 평가받은 황제의 동생.
군기처의 대신이자 몽고도통 공친왕 혁흔이 당당히 입을 열 었다.
“현재 국내의 정세가 혼란스 러워 국외의 상황에 어두운 이 들이 많은데 현재 영길리는 아 라사와 전쟁을 하는 중입니다. 심지어 이전에 아라사 놈들이 억지로 우리에게 강탈해간 연 해주 일대도 전장이 된 상황이 라고 합니다.”
“호오···그래? 아라사와 영길 리가 싸우고 있다고?”
따지고 보면 양쪽 모두 청나 라에게서 영토를 빼앗아간 후 안무치한 양이들이다.
둘 중 누가 더 싫냐고 묻는다 면 두 놈 다 증오스럽다는 답이 나올만큼 함풍제는 유럽의 양 대 강국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 았다.
그런 자들이 자기네들끼리 서로 싸우는 중이라고 하니 나 름 반갑다는 생각도 들었다.
피터지게 싸우다가 서로 망 해버리면 얼마나 속이 시원할 까.
“현재 서쪽 만주, 양쪽 에서 들어오는 보고에 의하면 전황 은 영길리가 유리한 듯 합니다. 아라사는 연해주를 방어할 능 력도 부족해 보이고 실제로 항 구만이라도 건져보겠다는 마음 으로 모든 병력을 그쪽에 집중 시키는 중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서구를 싫어하기만 다른 자들과는 다르게 공친왕 은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하에 서구 열강들 을 연구해왔다.
덕분에 그는 지금 자기 코가 석자인 청나라의 상황속에서도 비교적 냉정하게 국제 정세를 파악하는 중이었다.
“신이 보기에 아라사는 영길 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서쪽은 모르지만 연해주는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아라사 놈들이 연해주를 빼 앗기는 건 속이 시원하긴 하지 만 그게 지금 우리와 무슨 상관 이란 말인가?”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현재 무주공산인 아라사는 만주에 있는 팔기군을 조금만 움직여 도 넓은 땅을 점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이번 전쟁에서 우 리가 영길리의 편을 들어 아라 사를 쳤으니 너희도 우리가 반 란을 진압하는데 조금 힘을 보 태라라고 요구할 수 있는 명분 이 생긴다는 겁니다.”
“영길리 놈들이 순순히 그걸 들어줄까?”
“들어주지 않더라도 아라사 가 휘청거리는 틈을 타서 놈들 에게 빼앗긴 땅을 일부라도 찾 아오는 건 나쁜 선택지가 아닐 겁니다. 어차피 만주에 있는 팔 기군은 남쪽의 태평천국군을 상대하기 위해 움직이기는 힘 들지 않습니까.”
이동해야 할 거리를 고려하 면 확실히 만주에 있는 병력을 저 먼 남경이나 무창까지 보내 는 건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그러니 수백명 정도만 추려 서 연해주의 아라사 마을을 박 살내자는 건데 이건 확실히 구 미가 당기는 전략이었다.
공친왕의 말대로 이렇게 하 면 훗날 진짜 영길리의 손을 벌 리게 될 떄도 좋은 협상재료가 될지도 모르지 않나.
무엇보다 자신들의 자존심을 박살낸 아라사를 상대로 복수 할 기회가 왔다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많은 병력을 동원하 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무엇보 다도 마음에 들었다.
남쪽에서 난리를 피우고 있 는 역도의 무리들은 이쪽의 병 력을 움직여 대처하기로 하고.
함풍제는 만주에 있는 일부 의 병력만을 움직여 연해주를 찔러보라는 명을 내렸다.
* * *
그로부터 얼마 뒤.
청나라-러시아의 접경지대.
자신있게 국경을 넘은 한무 리의 기병들은 거침없이 눈에 띄는 마을들을 털고 다녔다.
“머리색 다르고 눈이 퍼런 놈 들은 그냥 모조리 죽여라!”
“끼얏호! 토벌이다!”
“크하하하! 죽어 이 새끼들 아!”
술냄새가 물씬 풍기는 병사 들은 광소를 터트리며 피의 축 제를 벌이며 돌아다녔다.
“대장! 우리 임무가 뭐였죠?”
“뭐더라. 그냥 국경을 넘어서 여기 있는 아라사 놈들을 죄다 죽이라는 거였던 거 같은데?”
“쉽네요. 크흐흐흐!”
군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들이었지만 이게 현재 만주군의 현실이었다.
만주족의 성지라고 여겨지는 이 만주에서 전투를 할 일이 지 금까지 얼마나 있었겠는가.
옛날에는 그나마 나았지만 1 9세기 된 이후로 만주의 팔기 군은 사실상 군대라고 하는 것 도 뭐한 오합지졸에 가까웠다.
그런 이들이 현재 국외 정세 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리가 있겠는가.
그냥 아라사 놈들은 지금 이 쪽이 공격해도 반격할 상황이 아니니 마음껏 유린하라는 명 령만을 머릿속에 담아두었을 뿐이다.
“죽여! 죽여!”
제대로 된 전투는 한번도 치 러본 적이 없었지만 이렇게 일 방적으로 적들을 휩쓸고 다니 니 솔직히 재미는 있다.
하지만 연해주에는 워낙 사 람이 적게 살고 땅덩어리는 크 다보니 생각보다 적들을 마주 치는 빈도가 적었다.
조금 더 시원하게 적들을 썰 고 다니고 싶은데 대체 이 놈들 은 다 어디에 숨어있는 것인지.
그러던 찰나 운 좋게도 저 멀 리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 만 주군의 시야에 들어왔다.
“대장님! 저기는 제법 털 맛 이 나는 곳 같습니다!”
“좋아! 바로 돌격하자! 여자 는 마음대로 하고 남자는 죽여 도 된다!”
“역시 우리 대장님! 마침 어 둑어둑한 밤이니까 분위기도 더 나고 좋겠네요. 하하하!”
아라사 여자가 중원의 여자 와는 다르게 생겼지만 이건 좋 다더라 어떻다더라 하는 저속 한 대화를 나누며 병사들은 거 칠게 말을 내달렸다.
그런데 마을이 가까워지니 뭔가가 좀 이상하긴 했다.
야밤이라 시야가 좀 어두워 서 그런 가? 어째 저 멀리서 허 둥지둥 움직이는 놈들은 평상 시 아라사 놈들과는 좀 다른 거 같은데.
옷도 확연히 다르고 무엇보 다 놈들은 무기로 보이는 무언 가를 들고 있었다.
하긴 지금까지 마을을 몇 개 나 털었는데 지금쯤이면 자신 들의 습격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가져다 놓은 건가?
병사들은 그래봐야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웃으며 말을 내달 렸다.
저 건너편에서 뭐라 씨부렁 대는 소리가 들렸으나 술도 좀 마셨겠다 이미 살육에 눈이 돌 아간 그들에게는 그 무엇도 들 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콰앙!
거대한 포격음과 함께 조선 의 지자총통이 쏘아낸 화포가 기병들의 진로 앞에 떨어졌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예상 하지도, 인지하지도 못한 상황 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충돌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