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46)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46화(246/537)
< 킬리언과 기리안 (5) >
시베리아 여단의 전멸 소식 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 기 직전.
니콜라이는 나날이 좋아지지 않는 전황에 보고를 들을 때마 다 위가 쓰리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요새는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지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자 신의 머리카락을 발견할 수 있 었다.
어째 이마에 정수리까지.
최근 영국이 이집트에 파고 있다는 운하가 연상될 만큼 시 원하게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 을 바라보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이걸로 마음 고생이 심해지 니 머리가 빠지는 속도도 점점 더 가속도가 붙고 이건 악순환 의 연속이다.
그렇게 니콜라이 황제의 정 수리가 허전하게 비어버리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개월.
뭔가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 오면 그래도 좀 나을텐데 안타 깝게도 유럽 방면에서는 연일 흉흉한 보고만이 올라올 뿐이 다.
“폐하. 영국 함대의 지원을 받은 프로이센군에 요새가 함 락당했습니다.”
“수도로 향하는데 필요치 않 은 곳이라면 의미를 두지 마라.”
“핀란드 공국에서 지원 요청 입니다.”
“무시해라. 수도 방어가 최선 이다.”
지금 최선을 다해 방어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러시아 라고 하더라도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3개국이 밀고 올라 오는 걸 막기는 힘들었다.
주력 부대를 크림 반도에 두 지 않았다면 그래도 반격을 해 볼 수 있을텐데 현재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이 적어도 너무 적다.
그럼에도 이렇게 러시아가 버틸 수 있는 건 뒷일을 생각하 지 않고 계속해서 병사를 징집 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젠 그것도 한계다.
영국은 단순히 전선을 교착 상태로 만들고 시간을 끄는 게 아니었다.
이미 바다를 통해 올라오는 식량과 물자 수송은 싹 다 막힌 상태였고.
여기에 프로이센과 오스트리 아를 동원해 비옥한 곡창지대 를 가장 먼저 점령하고 수도로 올라오는 식량 공급을 다 끊어 버렸다.
아무리 사람을 무한정 갈아 넣어도 일단 빵이 들어가야 총 을 쥐고 싸울 게 아닌가.
“멀리 빙 돌아오는 한이 있더 라도 놈들의 영향력이 닿지 않 게 식량을 수송해라.”
“폐하, 하오나 그렇게 하면 수도와 크림 반도 양쪽에 보급 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 다.”
“···그러면 크림 반도로 들어 가는 보급의 양을 줄여라.”
사령부의 지휘관들은 눈을 질끈 감았으나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까놓고 말해서 지금 당장 여 기로 식량이 와야 자신들이 밥 을 굶는 일이 없지 않겠나.
최선의 방법은 그냥 두 손 들 고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는 거 였지만 여기서 그런 말을 꺼낼 용기 있는 사람은 없었다.
손 털고 나가려도 해도 최소 한 어디 한군데서는 이기든가 적과 공멸하든가 해야 배상금 만 토해내는 정도에서 마무리 를 할 게 아닌가.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깨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완전 항복 외 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던 찰나. 안 그래도 급속 도로 뒤로 후퇴하던 니콜라이 의 머리를 완전히 벗겨버릴 만 한 비보가 궁에 도착했다.
“폐하! 시베리아에서 출격한 병력이 청나라의 기습에 전멸 했다고 합니다!”
“···뭐라고? 전멸? 잠깐 청나 라? 우리 군대가 청나라군에게 기습을 받아? 어째서?”
“그것이···청나라가 영국을 상 대로 동맹을 제의한 뒤 실제로 동맹협정까지 다 맺은 상태에 서 기습을 가해왔다고 합니다. 아마 놈들은 영국의 편에 붙기 위해 우리 군을 공격한 게 아닌 가 하는 겐나디 사령관의 추측 이······.”
“그게 무슨 개소리야!”
이전에는 야폰이 듣도보도 못한 개수작을 부리더니 이번 에는 뭐? 청나라?
머리를 감싸쥐며 대차게 소 리를 지른 니콜라이 황제는 손 가락을 따라 무언가가 우수수 뽑혀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감싸쥔 머리를 풀자 손가락 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머리카 락들.
일순간 숙연해진 신하들을 바라보던 그가 이를 갈며 언성 을 높였다.
“아시아 놈들은 진짜로 죄다 미개인들인가? 아무리 전쟁이 라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법도 가 있거늘 동맹을 맺자고 한 뒤 기습을 하는 게 대체 가당키나 한 행동이냐는 말이다!”
“그, 그렇습니다. 이런 짓을 한 나라를 그냥 두는 건 말도 안 됩니다!”
하지만 말이 안 된다고 해서 러시아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다 는 말인가.
박박 긁어모으는 걸 넘어 현 지 민심이 폭발할 수준으로 구 성한 병력이 전멸해버렸는데.
여기에 청나라와 싸우겠다는 말까지 하면 그때는 진짜 병사 들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른 다.
“이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황인들 같으니! 정정당당하게 싸우란 말이다!”
“애초에 저 노란 원숭이들에 게 정정당당한 싸움을 바란 게 무리였습니다.”
“폐하! 그런데 저들이 저렇게 까지 날뛰는 건 영국이라는 뒷 배를 믿고 있기 때문 아니겠습 니까. 이는 영국측에 항의를 해 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영국은 이런 방 식의 전쟁을 용인하는 것인지, 앞으로 이런 식으로 전쟁을 하 는 걸 권장하는 것인지 엄히 따 져 물어야 합니다!”
구차하기는 하지만 지금 러 시아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최 선이었다.
니콜라이 황제는 반사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려다가 흠칫 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끄 덕였다.
“일단 고르차코프 외무 장관 은 영국에 보낼 항의문을 작성 하라.”
“예, 폐하!”
만약 여기서 영국이 나몰라 라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 항 복한다고 해놓고 협상장을 기 습해 각국 요인들을 모조리 포 로로 잡아버려도 되지 않을까.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어처구 니 없는 망상이었으나 그만큼 청나라가 한 짓은 러시아조차 제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만큼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처음에 코레야 같은 약소국 이 선전포고문을 보냈다고 했 을 때는 비웃었지만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렇게라도 해주는 게 천사이자 성자였다.
이건 뭐 선전포고도 안한 채 공격해 포로도 안잡고 무조건 죽이고 보는 놈들이 있지 않나, 동맹을 맺은 뒤 뒤통수를 후리 는 놈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상황이 이러다 보니 왠지 모르게 코레야의 저의도 의심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 다.
“혹시···코레야 놈들도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아닐까?”
아시아 놈들에게는 선전포고 를 하고 정직하게 병력을 보내 는 거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 라면, 그런 비상식적인 일을 하 는 이유가 있을 게 아닌가.
“일단 프리모리예의 상세한 상황을 다시 알아와 보도록.”
지금은 깜깜한 어둠밖에 보 이지 않지만, 러시아는 언제나 이 정도의 어려움은 극복하고 일어섰다.
전쟁이 끝나면 당분간은 웅 크리고 살아야겠지만 국력이 회복되면 처절한 피의 복수를 벌여주리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모두 이 굴욕을 잊지 말도록. 얼마나 시간이 지나더라도 저 비열한 놈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드 시.”
러시아는 원한을 잊지 않는 다.
들릴 리 없는 맹세를 남기며, 니콜라이 황제는 자신의 손에 수북하게 담긴 머리카락을 그 대로 땅바닥에 내팽개쳐버렸다.
“용서 못한다. 절대로.”
황제의 발밑을 본 장관들은 슬쩍 시선을 돌리며 눈을 감았 다.
* * *
함대의 준비가 끝났다.
여러가지로 수많은 사건이 있었고, 나조차 예상치 못한 여 러 변수가 생겨서 약간 일정이 늦어지긴 했다.
“전하. 출격 준비가 다 끝났 다고 합니다.”
“우리 충실한 아군들은 어떻 게 한다고 하지?”
“청나라는 우리의 뜻대로 따 르겠다고 했습니다. 팔기군이 그대로 블라디보스톡 인근까지 밀고 들어가는 중이고 사할린 에서 상륙한 막부군과 남쪽에 서 올라온 조선군까지 더해져 서 항구의 삼면을 포위할 겁니 다.”
“진짜 대단하지 않나. 본국의 육군은 단 한 명도 동원하지 않 은 채 이 먼 극동의 항구도시를 포위해버릴 수 있다니.”
“의도하신 게 아니었습니까? 아시아에 그토록 공을 들이신 건 전하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 습니다만.”
내가 무슨 마인드 컨트롤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저들을 세뇌해서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겠나.
물론 조선이나 일본을 동원 해서 연해주에 압박을 넣으려 고 하긴 했었다.
그런데 일본을 시작으로 청 까지 이렇게 미쳐날뛰는 건 맹 세코 내 계산 밖이었다.
물론 그런 속내와는 정반대 로 내 고개는 수직으로 자연스 레 왕복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물론. 어느 정도는 계산한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봐야 겠지.”
“오오! 대단합니다. 유럽에서 도 전하께서 미리 준비해둔 동 맹 덕분에 순조롭게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시아에서까지 그렇게 하실 줄이야. 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 을 구상하실 수 있는 겁니까?”
“적절한 균형감각과 정세를 읽을 수 있는 대국적인 안목이 있다면 어렵지 않네.”
“역시···.”
존경어린 시선을 한몸에 듬 뿍 받고 있으려니 양심이 쿡쿡 쑤시긴 하지만, 내가 전부 예상 을 못한 건 아니지 않나.
조선과 일본을 끌어들이는 계획은 원래 있었다고.
얘네가 내 생각보다 한술 더 떠서 심하게 오버를 하고 있는 거지만 이것도 다 러시아의 업 보겠지.
“일단 블라디보스톡은 당분 간 항구 구실을 못하도록 완전 히 박살낼 거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도록.”
“우리가 차지해서 사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겨울이면 쇄빙선으로 바깥 쪽을 뚫어야 쓸 수 있는 항구를 우리가 왜 굳이? 물론 러시아 입장에선 그것만으로도 감지덕 지겠지만 우리가 저길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 애초에 유지 도 할 수 없고.”
러시아야 어떻게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항구를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대영제국은 이미 사시사철 모든 바다로 직 통하는 항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조선과 일본을 언제 든 보급기지로 쓸 수 있는 이상 굳이 연해주 같은 땅에 자원을 쏟아부을 이유는 없다.
다만 나한테 필요 없다고 해 서 러시아가 가지고 있어도 된 다는 뜻은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흑해에 있는 항구도 모조리 빼앗아 버리고 싶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 능하니 여기라도 다 박살내놔 야지.
먼 극동의 땅이긴 하지만 러 시아에서 연해주와 블라디보스 톡은 굉장히 중요한 요충지이 다.
그렇기에 알래스카까지 팔아 치워가면서 강제로 여길 빼앗 아 온 것이고.
그렇게까지 해서 손에 넣은 땅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면 얼마나 분할까?
니콜라이 황제의 얼굴을 꼭 한번 보고 싶네.
“전하. 그러면 바로 공격준비 를 하라고 일러두겠습니다.”
“그리고 사진 기사들 다 대기 시키고. 저쪽에서 항복을 하면 우리가 저기에 발을 디디는 장 면을 확실히 남겨둬야하니까.”
지금 시대의 사진기술은 현 대는커녕 20세기와 비교해도 형편없는 수준이라 이거 찍어 라 하면 찰칵 하고 찍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시각자료를 남기는 것만큼 우월한 홍보효 과를 자랑하는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활용해야지.
이런 식으로 사진 자료가 쓰 인 적이 거의 없다 보니까 특히 더 효과가 좋지 않을까 싶다.
일단 내가 돌아가는 대로 모 든 신문사의 1면을 차지할 건 확실할테니 좌우로 함대 지휘 관들을 쭉 도열하도록 자리를 잡아둬야겠다.
생각할 수록 이거 그림이 멋 질 거 같은데?
저 먼 극동의 러시아 땅을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점령한 대 영제국의 국서. 그리고 항복하 면서 도시를 가져다 바치는 러 시아 사령관의 굴욕적인 모습 까지.
크으, 국뽕 한사발 풀충전 되 는 게 벌써부터 훤히 보이네. 사진 제목도 근사한 걸로 하나 생각해둬야겠다.
“아시아 지역에서 대패하고 영토를 상실했다는 소문이 퍼 지면 유럽 전선도 반드시 영향 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거다. 여기서 얼마나 확실하게 승리 를 챙기는지에 따라서 이번 전 쟁의 종결도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하도록.”
“알겠습니다. 다른 장교들에 게도 확실히 일러두겠습니다.”
이번 전쟁을 치르면서 느낀 건데 매관매직이 일상이 되어 있는 똥별 천지 육군과는 다르 게 해군은 확실히 보다 더 각이 잡혀 있고 지휘력도 남다르다.
이번 전쟁이 끝나면 육군의 체계도 좀 뜯어 고쳐놓을 필요 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제독모를 고쳐 썼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갖춘 대영제국의 함대는 홍콩, 아시 아, 일본, 조선에서 각각 보급을 받고 드디어 블라디보스톡을 향해 출항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시 아 전선에 이제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