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66)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66화(266/537)
< 우애 좋은 아메리카 (3) >
19세기 스페인의 정치상황은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개판이 라 할 수 있다.
현 스페인의 국왕은 보르본 왕조의 유일한 여왕, 이사벨 2 세는 그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과도 같았다.
여왕은 아버지 페르난도 7세 가 일찍 세상을 떠나 무려 3살 에 왕위에 올랐고 그날부터 지 금까지 단 하루도 파란만장하 지 않은 날을 보낸 기억이 없었 다.
여왕에 즉위하자마자 어린 여왕을 둘러싼 내전이 일어났 고 1837년 입헌군주제로 체제 가 바뀌며 어린 여왕은 어렵사 리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이 게 웬걸.
진보당을 이끄는 발도메로 에스페르테로가 쿠데타를 일으 켜 섭정이 되어 급진주의 정책 을 피며 독재자로 등극하나 싶 더니, 또다시 쿠데타가 일어나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 대환장의 사건이 마무리 되었을 때 여왕의 나이는 고작 열세 살에 불과했다.
그럼 이걸로 이제 혼란 끝, 안정 시작이냐 하면 또 그렇지 않았다.
내각은 심심하면 폭파되고 헌법은 잊을만 하면 한번씩 갈 아 엎어지고 군대는 거의 2,3년 에 한번 꼴로 봉기를 해서 난리 를 피워 댄다.
나라 꼴이 이럴진대 내치든 외치든 제대로 이뤄질리가 있 겠는가.
스페인의 국가 정책은 오른 쪽으 가겠다 하면 갑자기 방향 성이 바뀌고, 왼쪽으로 가겠다 하면 또 오른쪽으로 틀어버리 는 드리프트 장인들이 주도하 고 있었기에 몇 년째 별다른 성 과가 없었다.
1851년의 스페인 역시 똑같 았다.
언제나처럼의 한결같이 갈팡 질팡 중인 스페인은 각료 협의 회 의장이라 쓰고 총리라고 부 르는 후안 브라보 무리요에 의 해 주도되고 있었다.
그는 몇 년 전 스페인을 휩쓸 었던 자유주의의 물결에 반대 하는 극렬 보수주의자였는데 사실 그다지 인기가 높지는 않 았다.
이대로 가면 2년에서 3년안 에 실각할 거라는 게 주변의 예 측이었으나, 그런 그에게 기회 가 찾아왔으니.
바로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 이었다.
“의장, 저번에 자신있게 말한 아메리카의 작업은 제대로 되 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폐하. 우리 스페 인이 아메리카에서 다시 영향 력을 회복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정말인가요?”
“멕시코는 미국과 전쟁하면 서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멕시코를 상대로 졸 전을 이어나가면서 아직 제대 로 된 열강으로 발돋움하려면 한참이나 남았다는 사실을 몸 소 증명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우리가 이미 저쪽에서 대다수의 식민 지를 잃었는데 다시 아메리카 에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을 까요?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 는 거 같은데.”
이사벨 2세는 어린 시절 왕 위에 오른 데다가 내전을 겪으 며 자신의 불안정한 지위에 대 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비록 입헌군주제이긴 해도 법은 그녀에게 많은 권한을 보 장해주고 있었고, 여왕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영 향력을 행사하고 지위를 공고 히 하려고 애썼다.
스페인은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 었기에 여왕은 이 둘 사이를 적 절하게 줄다리기만 해도 쉽게 어느 한쪽을 압도할 수 있었다.
다만 계속 이런 식으로 정치 를 하다보니 안 그래도 불안정 한 스페인의 정치 상황은 나아 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실 냉정하게 봤을 때 아직 지니고 있는 힘만 보면 아슬아 슬하게 열강 행세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임에도, 막상 까놓고 보면 덜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멕시코가 미국과의 전쟁에 서 막대한 타격을 입긴 했어도 어떻게 버티고는 있습니다. 그 리고 이대로 끝나면 뒤에서 도 움을 준 우리의 영향력이 자연 스레 커질 겁니다.”
“그건 알고 있어요. 은광의 채굴권을 얻기로 했다면서요?”
“예. 그리고 그걸 빌미로 멕 시코에 친스페인 인사들을 포 섭하고 저쪽의 구조를 우리쪽 에 경제를 의존하도록 재편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겉으로는 식민지가 아니더라도 사실상 경제적 식민지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되겠지요. 그걸 기반으 로 남 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 쪽도 작업을 칠 예정입니다.”
국내의 불안을 해외로 돌려 인기를 끌어올리려는 건 정치 인들의 단골 레파토리다.
아마 무리요가 이토록 멕시 코에 열을 올리는 건 지금 처참 한 지지율을 극복하고 조금이 라도 더 정치적 명줄을 늘리기 위해서겠지.
처음에는 헛수고라 여겼으나 의외로 이게 효과가 꽤 좋긴 했 다.
보수쪽에 속하는 인물인 만 큼 지지층에게는 과거 스페인 제국의 영광을 회복하자는 슬 로건이 잘 먹혀들어갔던 게 아 닌가 싶다.
그러나 여왕이 볼 때는 조금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스페인이 어디 옛날의 스페인인가.
최근 수십년간 잃은 식민지 만 해도 대체 몇 개인지 세는 게 다 어려울 지경이다.
먼저 아르헨티나가 독립을 선포하고 떨어져나갔다.
다음으로 칠레가, 그 다음으 로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마지 막으로 우루과이까지.
지금 스페인이 아메리카에서 유지하고 있는 식민지는 쿠바 와 푸에르토리코 같은 카리프 해 영토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 세계로 넓혀 봐도 마찬가 지다.
필리핀, 괌, 그리고 북아프리 카의 몇 개 식민지가 추가될 뿐 이지 그 많던 식민지들이 이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줄어 버리지 않았나.
그런데 여기서 과거의 영광 을 회복한다?
이런 선동에 속으면 지적수 준을 의심해봐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세상에나 놀랍게도 진짜로 먹힌다는 게 충격이다.
이러니까 나라가 기울었구나 오늘도 새삼 또 하나의 깨달음 얻게 되는 여왕이었다.
“미국이 엄중한 경고를 해왔 다고 하는데 현재 아메리카에 서 가장 강한 그들이 문제를 일 으킬 가능성은 없을까요?”
“없습니다. 있었다면 진즉 일 을 벌였겠죠.”
“영국은 뭐라고 하던가요?”
“영국은 올해 열리는 엑스포 개최 준비로 바쁜 듯 합니다. 애초에 그쪽은 지금 무기만 신 나게 팔아먹고 있는데 별다른 생각이 있을 거 같지는 않습니 다.”
“흐음···빅토리아 여왕에게 편 지를 써볼까요?”
그렇게까지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둘다 여왕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이사벨 2세 는 빅토리아와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나이 차이가 열살은 나지만 그럼에도 은근히 통하는 게 있 었고 스페인이 힘들 때는 그녀 가 격려의 편지도 보내주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그리 연 락을 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간 단했다.
[부러워서.]같은 여왕이기는 해도 스페 인은 누가 봐도 내리막인 걸 알 수 있을만큼 기울어가고 있는 데 대영제국은 계속해서 뻗어 나가는 중이다.
여왕의 눈에는 과거 최전성 기의 스페인 제국도 명함을 내 밀지 못할만큼 현재 대영제국 의 위세는 막강해 보였다.
그것만이었다면 모를까 빅토 리아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까지 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이쪽은 사랑이 없는 정 략결혼을 통해 사적으로도 행 복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결 혼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사벨 2세에게 빅토리아 여 왕은 자신에게는 없는 모든 걸 다 가진 존재였기에 마음 편히 대하는 게 어려웠다.
동시에 한번만이라도 그녀를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구석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의장, 만약 우리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세력을 다시 확장할 수만 있다면···캐나다에 버금가 는 영향력을 얻는 게 가능할까 요?”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 말씀 입니까? 아아, 폐하께서는 대영 제국이 북아메리카의 패권에 관심을 드러낼 거라고 예상하 시나 보군요.”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혼 자 납득한 듯 고개를 주억거리 던 무리요 의장이 나직하게 말 을 이었다.
“캐나다는 북쪽을, 우리는 남 쪽을 차지한다면 어느쪽이 더 우월한지는 대봐야 알지 않겠 습니까. 다만 폐하께서 다시 옛 스페인 제국의 영광을 되찾아 온다면 유럽의 그 어느 군주도 비할 수 없는 명군이라 칭송 받 으실 겁니다.”
명군이나 성군 같은 칭호에 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냥 빅토리아가 한번만이라 도 자신에게 부러움이라는 감 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면 그 걸로 충분하니.
문득 이사벨 2세는 이전에 빅토리아가 보낸 남편 자랑이 한가득 쓰인 편지를 떠올리고 쓴웃음을 지었다.
본인 딴에는 같은 여왕이고 유부녀이니 자랑을 하려는 건 아니었겠지만, 받아들이는 입장 에서는 솔직히 배알이 뒤틀리 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 잘생기고 능력도 좋고 사랑까지 넘치는 남편을 둬서 좋기도 하겠네요.’
유치하긴 하지만 이것 또한 어떻게 할 수 없는 사람의 본성 이었으니.
이사벨 2세는 무리요 의장의 계획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암묵적인 허 가를 내주었다.
* * *
혹시 버킹엄 궁전의 터가 별 로 안 좋은 건가.
아니면 나랑 상성이 별로 좋 지 않은 건가.
어째서 버킹엄으로 이사하고 여기에 오래 머물렀던 기억이 없는 거 같은데 이번에는 다행 히도 일정을 사수하는데 성공 했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 멕시코 전쟁이 큰 건이기는 하지만 내 가 캐나다까지 가야 할 정도의 급한 일은 아니었고, 웰즐리도 이게 얼마나 더 확대될지 몰라 서 나를 찾아왔던 거니까.
다만 여기에 스페인이 끼어 들어서 판을 더욱 크게 키워주 고 있다는 건 상상도 못한 변수 인 건 맞았다.
게다가 스페인의 정치인들은 과거에서 온 시간여행자이기라 도 한듯 놀라운 현실인식 능력 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계속 도 발하는 중이다.
얘네 뭐 믿고 이러나 싶지만 뭘 믿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이게 진짜인지 아니면 일종의 허장성세인지는 확실히 가늠해볼 필요가 있었다.
이게 어떤 고도의 정치적 노 림수라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 코가 놀아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발밑이 단단해졌다고 느낄 때야 말로 다시 한번 안전점검 을 해봐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 다.
게다가 스페인의 의도가 뭔 지 확실히 파악이 되어야 내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눈앞으로 다가온 엑 스포는 웰즐리와 디즈레일리에 게 처리를 좀 해두라고 맡겨두 고 나는 이번 논란의 주인공들 을 주르륵 버킹엄 궁전으로 불 렀다.
그 영광스러운 첫 타자는 바 로 페르난도 코르도바 스페인 대사.
꽤나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자 보수 색채가 강한 인물로 현 재 스페인의 실권자인 무리요 의장의 몇 안 되는 지지자 중 한명이다.
“대영제국이 낳은 불세출의 천재라는 걸물을 이렇게 뵙게 되니 영광입니다, 전하.”
“대사님께서도 여전히 건강 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원래 여러 대사님들과 더 자주 자리 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제가 워 낙 바빠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주 시간을 내 서 자리를 만들어볼테니 대사 님께서도 여유가 되신다면 한 번씩 찾아와주십시오. 하하.”
“저야 영광이지요. 허허허.”
사람 좋은 인자한 미소를 짓 고 있지만 그래도 십수년 이상 을 외교판에서 굴러다닌 노회 한 능구렁이다.
무월 원하는지, 어떤 말을 나 누고 싶은지 이미 뻔히 알고있 는데도 근황 이야기부터 시작 해 저번 전쟁의 이야기, 그리고 엑스포에 관한 잡담까지 1시간 을 옆길로 새도 아무런 티를 내 지 않았다.
나이가 많아지면 기다리는 게 익숙해진다더니 진짜로 그 런가.
한참을 삼천포로 빠지면서 일부러 헛소리만 늘어놓던 나 는 눈앞에 차려진 디저트와 밀 크티가 바닥을 보일 때쯤 슬쩍 본론을 꺼냈다.
“그렇게 개선 행사를 끝마치 고 돌아왔는데 총리님께서 또 저보고 일을 하라고 하더군요. 너무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건 그만큼 전하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방증 아니 겠습니까.”
“그래도 그렇지 몇 년에 걸쳐 서 전쟁을 하고, 영국의 온 천 지가 진동할만큼의 대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국서에게 다시 또 일을 시키다니요. 이거이거 우리 총리님 요새 너무 배가 부 르셨네. 한번 기장 좀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드는 게 어쩔 수가 없더군요.”
“허허허, 이거 참 총리님께서 들으신다면 간담이 서늘해지시 겠습니다.”
코르도바 대사는 시종이 다 시 채워온 밀크티를 한잔 따르 며 아닌척 내 표정을 살폈다.
대영제국의 국서이자 모든 시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전쟁영웅.
다소 오연해 보일 수는 있어 도 이 정도는 오히려 자신감으 로 비춰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커리어다.
나는 코르도바가 이쪽을 마 음껏 가늠해볼 수 있도록 일부 러 조금씩 감정을 드러냈다.
“솔직히 의회는 할 말이 없지 요. 제가 그간 얼마나 나라를 위해 일을 많이 했습니까. 뭐, 캐나다 공작인 몸이니 어쩔 수 없이 캐나다 문제까지는 봐줘 야겠지만요.”
“지금 캐나다도 꽤나 시끄럽 다고 들었는데 골치가 아프시 겠네요.”
“이게 다 누구 때문인지는 아 실거라 믿습니다.”
“허허허허, 이거 찔리는군요. 하지만 덕분에 캐나다도 나름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지 않 습니까?”
“부정할 수 없죠. 그러니까 제가 지금 여기서 하하호호 웃 으며 대사님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크림 전쟁, 멕시코 전쟁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본 나라를 꼽 으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대영 제국을 말하겠지만, 엄밀히 말 하면 그건 틀렸다.
유럽에서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건 내 사유지나 마찬가지 가 된 캐나다였다.
물론 캐나다도 아직 대영제 국의 일부니 대영제국이 가장 큰 이득을 얻었다는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우리 스페인은 아 메리카 대륙이 됐든 아시아가 됐든 대영제국과 친하게 지내 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사실 우 리는 딱히 대립할만한 곳이 없 으니 갈등이 일어날 구석도 없 지 않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싸움이라는 것도 애초에 체 급이 맞아야 하는 법이지 스페 인이 미친 게 아니고서야 대영 제국 앞에서 머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있을리가 없지.
애초에 현재 최강국인 대영 제국이 돈이 될만한 지역은 다 날려버리고 빈털털리가 된 스 페인쪽에는 뭘 원하는 게 있을 까.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식민 지에 국한된 관점이고 스페인 이 가지고 있는 지역이 활용가 치가 있느냐 없느냐로 따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캐나다 공작으로서 이번 일에 걱정되는 부분이 하 나 있긴 합니다.”
“예? 걱정이라니요?”
“무기를 파는 건 좋지만 아무 래도 대영제국으로서는 국제적 인 힘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일로 미국과 스페인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길게 봤을 떄는 아메리카 대륙 의 평화가 흔들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금할 수가 없더군 요. 그래서 단기적인 이득에 집 착하지 말고 그냥 무기 수출을 멈춰야 하나 싶기도 한데···대사 님의 의견을 어떻습니까?”
“본국과 미합중국의 관계까 지 우려해주시는 건 감사하지 만 두 국가는 아무런 문제가 없 습니다. 저희는 자유주의 무역 기조에 따라 국제무역을 하고 있을 뿐이고, 합중국은 자유의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 는 이상 여기에 어떤 불만도 표 하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이미 엄중경고까지 날리면서 분위기 를 험악하게 조성하고 있을텐 데 눈치가 없는 건가, 아니면 진짜로 괜찮다고 보는 건가.
“그···최근에 합중국 의회가 무슨 전쟁물자 판매 금지 검열 법안을 제정했다고 하던데요.”
“그건 아마도 국내 기업을 단 속하기 위한 법일 겁니다. 실제 로 그런 법을 제정한 뒤에도 딱 히 우리 상선들을 어떻게 했다 는 보고는 없었으니까요.”
“그렇군요. 역시 스페인은 스 페인입니다. 그렇게나 멕시코에 게 강하게 나가던 미국이 스페 인에게는 한수 접어주는 모양 새인 걸 보면요. 뭐, 솔직히 그 렇긴 하죠? 미국이라고 해봐야 아직 80년도 채 역사가 안되는 나라인데 수세기 동안 세계 최 강국으로 군림한 스페인에 어 떻게 함부로 하겠습니까. 제가 걱정이 지나쳤던 거 같네요.”
“허허허, 그렇게 봐주시니 감 사합니다. 저도 미국이 잠재력 이 높은 나라라는 건 동감하지 만 아직은 갈 길이 한침이나 남 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원래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 들에게는 과거의 영광을 들먹 이는 것만큼 잘먹히는 칭찬이 없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이 괜 히 나오는 게 아니라 이거야.
“그러면 캐나다에도 신경 쓰 지 말고 쿠바에 무기를 팔라는 명령을 보내놓으면 되겠습니 까?”
“예. 전하께서도 실망하실 일 은 없을 겁니다.”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걸 보 니 이놈들 목적이 단순히 무기 만 팔아서 차액을 챙기는 게 아 닌가 보구만.
역시 따로 노리는 꿍꿍이가 하나쯤은 더 있을줄 알았어.
사실 만만한 호구 하나 잡으 면 등골까지 빨아먹으려는 자 들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지라 저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지 짐 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 기회에 멕시코에게 거하 게 빨대를 꽂고 죽기 직전까지 쪽쪽 빨아가고 싶은 거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무기라는 미끼가 필요한 걸테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본국은 미국에 대한 평가를 한두 단계 더 낮추는 걸로 결론을 냈습니 다. 아니, 솔직히 조금 더 강할 줄 알았는데 멕시코에 고전을 하는 걸 보니 좀···혹시 우리가 수출하는 무기가 그렇게나 좋 았던 걸까요?”
“호오, 대영제국도 그렇게 분 석하고 있는 겁니까? 미국에 대 한 기존 평가에 거품이 조금 끼 었다고.”
“예. 제가 좋아하는 기네스 맥주를 아무렇게나 대충 따랐 을 때보다 더 심하게 거품이 올 라오는 거 같습니다.”
미국 걔네 그거 순 거품이니 까 스페인 너네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어차피 디즈레일리와 웰즐리 가 증명해주었듯 이게 현재 대 영제국의 표준적인 인식이었기 때문에 코르도바 대사도 껄껄 웃으며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이걸로 확정이네. 스페인의 자신감은 순도 100퍼센트짜리 의 진짜다.
나는 이후로도 이전에 직접 아메리카로 건너가서 본 미국 이 얼마나 허접한 나라인지.
그리고 대영제국의 로열 네 이비가 출격한다고 하자마자 바로 꼬리를 내려버린 저들의 근성이 얼마나 허약한지 조미 료를 팍팍 쳐서 뿌려주었다.
그렇게 자신감이 가득차서 돌아간 코르도바 대사를 손수 마중해준 바로 다음날.
미국의 대사 애보트 로렌스 를 비밀리에 궁으로 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