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272)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272화(272/537)
< 엑스포에서 생긴 일 (2) >
인생만사 새옹지마.
조선을 대표하는 양대 세도 가인 풍양 조씨의 적통.
조만영의 아들이자 조인영의 양자.
고작 이립의 나이에 이조참 판까지 올라갈 때까지만 하더 라도 앞으로의 조정은 조병기 를 중심으로 움직일거라는 여 론이 지배적이었다.
안동 김씨가 비록 건재하다 고는 하지만 김좌근은 저 먼 영 길리에 유배나 간 신세고, 김흥 근은 어차피 뇌물로 한번 파직 당한 자가 아닌가.
안동 김씨를 견제하던 주상 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게 유일 한 변수였지만, 최근에는 그마 저도 해결이 됐으니 이제 더는 문제 될 게 없다.
문제 될 게 없는 줄···알았는 데 설마하니 자신이 김좌근처 럼 이역만리 타향살이를 하게 될 줄 누가 알았는가.
처음에는 그냥 영길리까지 다녀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 다.
양이들의 문물 중 취할 건 취 하고 버릴 건 버리기 위해서 자 료를 조사해 다시 조선으로 돌 아가는 임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총영사요?”
“그렇네. 우리 조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그 무엇보다 빠르게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 이고 우리가 홀로 설 수 있도록 자강의 길을 도모하는 것일세. 그러니 일단 지금의 어설픈 체 계부터 다 바꿔놔야 할 게 아닌 가?”
“아니···김좌근 대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총영사 라는 듣도보도 못한 직책으로 영길리에 남아있을 이유가······.”
“지금까지야 우리가 이쪽 체 계에 대해 무지해서 그냥 주먹 구구식으로 처리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좀 더 전문적으로 업무 분장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 다는 게 전하의 옥심이셨네. 그 리고 나도 여기 와서 직접 보니 과연 전하께서 틀리지 않으셨 구나 감탄하게 되었고.”
그러면 김흥근 본인이 남으 면 되는 걸 왜 자신에게 남으라 고 물으니 영사는 명목상 대사 의 아래라고 하니 우의정인 자 신이 있으면 직급이 꼬인단다.
게다가 조선 최초 총영사라 는 직급의 주인이 되는 것이니 아주 명예로운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는데 애초에 영사가 뭔 지도 모르는 조병기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두루뭉술하게 합쳐져 있는 대사관과 영사관을 확실하게 나누고 대사는 대사의 업무를, 영사는 영사의 업무를 하라는 거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그래. 정확히 이해했네.”
“···혹시 안동 김씨의 실세를 영길리에 박아뒀으니 우리 풍 양 조씨의 실세도 마찬가지로 영길리에 있어야 한다는 견제 책이 아닙니까?”
“허어, 이 사람 대국적인 안 목이 부족하구만. 여기 와서 박 람회장을 둘러보고도 느끼는 게 없나? 영길리만이 아니라 지 금 구라파의 그 어느 나라도 우 리 조선보다 앞서지 않은 나라 가 없거늘. 그리고 그 구라파의 강대국들 중에서도 첫 손가락 으로 꼽히는 영길리의 첫번째 총영사가 되는 걸 아직도 유배 라고 생각하나? 생각 없으면 오 히려 잘 됐군. 전하께 빨리 자 네는 생각이 없으니 다른 이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게. 내 당장 우리 가문의 유망한 젊은이를 천거할테니.”
듣고 보니 막상 틀린 말이 아 니라 어버버버.
주상이 조병기를 직접 총영 사로 꽂았다는 건 그럴만한 이 유가 있기 때문인 건 확실하다.
지금까지는 안동 김씨만 유 배를 보냈으니 탕평의 일환으 로 풍양 조씨도 타향살이를 시 키는 건가 했는데 이제보니 그 반대였던 모양이다.
‘확실히 영길리의 인맥을 혼 자 모조리 독차지할 수 있다면 주상전하도 안동 김씨···아니지, 김좌근의 영향력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유배 가 아니라 힘의 균형을 유지하 기 위한 인사배치였던 건가.
조병기는 재빠르게 머리속에 서 계산을 마쳤다.
지금와서 보아하니 개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의무 가 확실하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의 조선 은 어떤 방향으로 개화를 할지, 개화의 선봉장은 누가될지 놓 고 다투는 각축전이 펼쳐질 예 정이라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 최강대 국 영길리에서 오랜세월 근무 하며 현지 고관들과 인맥을 만 들어 둔 사람이라면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지 않을까.
막말로 여기에 10년간 있는 다고 해도 자신은 불혹을 갓 넘 기는 정도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기 고 딱 10년간 여기서 굴러다니 자.
그래. 모름지기 나라를 경영 하는 인재라면 큰 물에서 놀아 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마침내 이조참판 조병기는 죽고 영국 주재 조선 총영사 조 병기라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 듭나 본격적인 첫 임무를 맡게 되었으니.
“으아아악! 이게 대체 뭐야!”
-영국에 거주하는 조선인이 거의 없으니 대사의 지휘에 따 라 박람회를 주관할 것
이건 그냥 직함만 좋은 시다 바리가 아닌가.
박람회에서 조선을 홍보하는 건 원래 해야 할 일이었으니 불 만은 없었지만, 이렇게 꿔다놓 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는 건 사 양이다.
“그리고 이런 홍보 업무야 그 냥 아무나 시키면 되는 걸······.”
조병기는 조선관에서 각국 요인들에게 나눠주라고 뽑아놓 은 소개문구를 대충 들어서 훑 어보았다.
조선이란 나라에 대한 간략 한 설명이 주르륵 쓰여 있었고 딱히 특이한 내용은 없······.
“음? 뭐야 이게?”
설마 진짜로 이걸 뿌릴 작정 이라는 말인가.
“이 정도면 이건 그냥 싸우자 는 건데···짬처리가 아니라 총알 받이였나. 이런 제기랄. 속였구 나 안동 김씨!”
연회장에서부터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런 일이 있으 면 직접 나서서 할 것이지.
아닌가. 대사 선이 아니라 총 영사에게 시키는 건 오히려 조 선의 의지를 더 강력하게 드러 내는 강경책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30년. 비록 짧다면 짧지만 그 간 쌓아온 유학자로서의 관념 이 현실과 충돌하고 있었지만, 까짓거 한번 죽지 두번 죽나.
아무리 당상관이라고 하더라 도 원래 관료는 까라면 까는 법.
사실 언제 또 조선의 유학자 가 청나라 앞에서 이렇게 큰 소 리를 낼 기회가 오겠는가.
조병기는 그냥 눈 딱 감고 최 선을 다해 즐겨보기로 마음 먹 었다.
* * *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행 사가 착착 진행되니 참 좋구만.
첫 행사라 삐걱거리는 모습 이 눈에 띄지 않는 건 아니었지 만 수습이 안 될만한 사고는 일 어나지 않았다.
엑스포가 치러지는 구역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새도 없이 북적거렸다.
런던 시민들 거의 전부가 지 금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 압도적인 인파였다.
런던만이 아니라 영국 각지 에서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외 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 는 걸 보아하니 첫날은 일단 대 성공이라 봐도 좋을 거 같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 는 곳은 당연히 개최국인 대영 제국관이었다.
첨단기술이면 첨단기술, 예술 품이면 예술품.
심지어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이아몬드.
소유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 한다는 무가지보.
빛의 산이라는 뜻을 가진 코 이누르가 전시되는 곳은 영국 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나라의 대사나 귀빈들이 한번씩은 다 들려볼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 루었다.
그 다음으로 어디가 주목을 받나보니 역시나 프로이센과 프랑스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 이며 경쟁을 펼치는 게 보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비슷했어도 결국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 다.
앞서가는 곳은 프랑스였다.
“킬리언 전하! 여기 한번 시 음해 보십시오. 이번에 새롭게 분류한 등급제에서 최고 등급 으로 선정된 보르도 와인들입 니다.”
“오···이게 그 샤토 마고?”
“예. 전하께서는 최고급 와인 들을 이미 드셔보셨겠지만 직 관성을 위해서 이번 기회에 와 인의 등급을 확실히 나눴습니 다. 그리고 여기 소테른 지구 그랑 크뤼 클라쎄 등급에서 유 일하게 특1급을 받은 샤토 디 켐도 있습니다. 전하께는 특별 히 한병을 선물로 드리겠습니 다.“
“하하하, 뭐 이런 걸.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이건 좀 반칙 아닌가 싶지만 딱히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 도 아니고 자기네 와인 뿌려서 홍보를 하겠다고 하니 뭐 어쩌 겠나.
고맙게 마셔주고 솔직히 감 상을 말해줘야지.
물론 일반 사람들은 어디까 지나 구경할 수밖에 없었지만, 각국의 VVIP들이 우글우글 몰 려 있으면 당연히 일반인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킬리언 전하가 계시는 걸 보 니 프랑스쪽에 뭔가 엄청난 게 있나본데?”
“우와···옷들 봐봐.”
“프랑스가 확실히 격조가 있 네. 뭐가 이렇게 화려해?”
와인으로 귀빈들을 유치해두 고 화려한 패션과 예술품으로 일반인들을 휘어잡는 전략.
프로이센은 비열한 엘랑들아 정정당당히 승부해라 하고 싶 겠지만, 방문객 수 2위는 무난 히 프랑스에게 돌아가지 않을 까 싶을만큼 차이가 훅훅 벌어 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미국과 스페인은 과 연 어떨까.
스페인은 다른 국가들처럼 방문객수 유치에 힘을 기울이 는 느낌이었지만, 미국은 전혀 달랐다.
“전하. 전하께서 지시하신 대 로 스페인관과 미국관에 위장 한 요원들을 대기시켜뒀습니다.”
“특이사항이라도 있었나?”
“합중국은 그다지 눈여겨볼 부분은 없었습니다. 느낀 점이 라고 하면 의외로 합중국의 기 술력이 높다는 점이라고 할까 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 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식민지 유물 돌려막기만 하는 스페인 보다는 훨씬 더 유망하게 보이 더군요.”
“그게 다였나?”
“아닙니다. 합중국관은 그랬 지만 스페인관은 조금 달랐습 니다. 계속 지켜보고 있어서 눈 치챈 건데 몇몇 사람들이 계속 스페인관을 관찰하고 있었습니 다. 처음에는 구경하는 건 줄 알았는데 유물 같은 건 별로 관 심을 보이지 않고 스페인의 기 술력을 볼 수 있는 부분, 그리 고 스페인 관에 상주하는 요인 들을 관찰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안봐도 뻔하지.
내가 잔뜩 불안감을 조성해 놨으니 스페인을 철저히 물고 뜯고 씹고 분석해보려는 미국 측 분석원들이 붙은 게 아니겠 는가.
예상했던 그대로의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럽쪽은 대놓고 부딪치는 것보다는 누가 더 많은 관람객 을 유치하는가로 간접적인 자 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당 장의 메인 이벤트는 아시아다.
하지만 그래도 예상외의 돌 발 이벤트는 언제나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생각 외로 선전하 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일본관으로 오세요!”
“즐거운 닌자체험! 멋있는 사 무라이 체험!”
“여러분들이 바로 오니를 베 는 사무라이! 다양한 검술을 직 접 체험해 보세요!”
청나라나 조선도 나름 빡세 게 준비를 해놨지만 사람들을 가장 많이 끌어모으고 있는 건 의외의 다크호스 일본이었다.
박람회를 하라고 했더니 서 커스를 하고 있는 게 맞나 싶었 지만, 단순한 서커스가 아니라 나름 체험형 서커스다.
사무라이, 닌자 코스프레 체 험 컨텐츠? 이건 못 참지.
특히나 동양 문화를 처음 접 하는 유럽인들에게 이건 호기 심이 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 다.
하여간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잘하는 민족이라니까.
그런데 수상할 정도로 나를 닮게 생긴 스사노오가 누가봐 도 일본을 상징하는 아마테라 스 여신과 악수를 하는 저 그림 은 좀 치워주면 안 될까.
설마설마했는데 이놈들 아직 도 저걸 포기 안했네.
대놓고 말을 하지 않는 걸 보 면 내부에서 이야기가 있었던 모양인 거 같은데 그래도 꿋꿋 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 서 위에 있는 누군가의 의지가 물씬 느껴진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있어야 하는 법.
“전하! 전하! 조선관과 청나 라관이 있는 쪽에서 소란이 일 어났습니다!”
“소란?”
“예. 무슨 싸움이 일어났다고 하는데···한번 가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일반 관람객들의 충돌도 아 니고 양국가간의 충돌이라면 엑스포의 최고 책임자인 내가 가주는 게 순리겠지?
언제 터지나 싶었는데 드디 어 그 자료가 청나라의 귀에 들 어갔나 보구만? 얼쑤 좋고.
안내원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니 예상대로 조선관을 중 심으로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게 보였다.
“조선은 대체 무슨 저의로 이 런 걸 뿌리는 것이오!”
“뿌리다니요? 우리는 여기서 지금 정상적인 박람회 일정을 수행 중인데 무슨 트집을 잡는 겁니까?”
“트집이라니요! 이거 보십시 오 이거!”
저 멀리서 보니 청나라 대사 곽숭도가 종이 쪼가리 하나를 손으로 흔들며 목에 핏대를 세 운 채 외치고 있었다.
그래도 일국을 대표하는 대 사인데 저 정도로 감정 조절을 못하면서 화를 내다니.
대충 말을 듣기는 했지만 최 종 결과물까지는 확인해본 적 이 없었기에 나도 영어로 적혀 있는 문서를 훑어보았다.
[우리는 알고 싶다. 조선은 어 떤 나라?안녕 여러분, 힘세고 강한 아 침, 만일 누군가 물어본다면 우 리는 조선.
조선은 독립국. 5천년의 역사. 우리가 인정하는 천조 대영제 국의 황제 빅토리아 여왕 폐하. 조선-영국 수호조약, 정식으로 외교관계 체결.
하느님이 보우하사 대영제국 은 황제국, 조선은 왕국···.]
으음 실로 번역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문장들은 차치하 더라도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 하는데 지장은 없네.
조선은 소개문을 빙자한 이 공식문서로 자신들은 이미 청 의 영향력 아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유럽의 모든 국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선포해버린 것 이다.
성능 한번 확실하네.
발작버튼 제대로 눌렀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