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32)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32화(332/537)
< 평화주의자 (3) >
위대한 세계 최강 제국의 등불, 대영제국이 낳은 불세출의 대영웅 킬리언의 후계자이자 장남.
에드워드 황태자가 도착하자, 수년 간 죽어라 싸우던 열강들이 무릎을 꿇고 종전을 외치더라.
아버지가 노리던 그림이 이런 거였다는 사실은 에드워드도 출발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대영제국의 세계 최강국이라고 해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강대국들이 꿇으라고 한다고 꿇을리가 없지 않은가.
원래 이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말로만 해서는 알아듣지 못한다.
하물며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전쟁 당사자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대영제국? 개소리 하지 말고 가서 엿이나 처먹으라고 해!”
“저 새끼들이 뭔데 전쟁을 일방적으로 끝내라 마라 난리야?”
“지금까지 우리가 피 흘리며 싸우고 있을 때 뒤에서 꿀이나 빨던 새끼들이.”
“하여간 저 과대망상증 환자들은 지네가 한 마디 하면 세상이 벌벌 떠는 줄 안다니까?”
대영제국이 참전하면 전쟁의 추가 단숨에 기운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그걸 부정하려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토록 피를 흘리며 싸워왔는데 이제 와서 종전을 하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수년간 계속 된 싸움에서 합중국 시민들의 피해는 수십만이 넘었다.
그렇게 흐른 피가 많아질수록 쌓이는 증오의 깊이도 깊어진다.
상대방을 완전히 끝장내지도 못한 채 불완전 연소 상태로 마무리하라는 제안에 경기를 일으키는 자들이 나오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법.
보란 듯이 최신형 철갑 증기 군함인 HMS 워리어가 남부 앞바다에 줄지어 늘어서기 시작하자 시끄럽게 떠들던 반대파들은 자동으로 예절이 주입됐다.
그리고 그건 남부보다 더욱 격렬하게 종전을 반대하고 있던 북부측도 예외는 아니었다.
본래 북부측 역시 에드워드가 직접 함대를 끌고 오기 전까지는 조금 더 싸워도 되지 않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던 중이었다.
“여기서 종전을 한다는 건 곧 남부를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함대? 함대는 우리도 많습니다. 이번에 USS 모니터를 대량으로 생산해 배치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대영제국이 유럽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는 동안 우리는 치열한 실전을 거치며 계속 군사력을 보강했습니다.”
“종전을 하더라도 일단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저들에게 보여준 다음 종전을 해야 보다 유리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겁니다.”
대영제국까지 적으로 돌리면 승산이 아예 없다는 사실쯤은 잘 안다.
그래도 일단 밟으면 꿈틀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 저들도 이쪽을 얕보지 못한다는말인데 대부분 장성들도 여기에는 동감했다.
하지만···.
“대영제국이 이번 협상의 책임자로 에드워드 황태자를 지명하고 함대를 파견했다고 합니다.”
“그···이번에 도착하는 대영제국의 군함 수만 해도 우리의 군함 수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데······.”
“혹시 가벼운 장갑을 쓴 증기선들도 대량 포함시킨 겁니까?”
“아닙니다. 전부 영국이 몇 년 전 도입한 신형 증기선인 HMS 워리어입니다.”
“아니, 이 무슨······.”
운용하는 수가 비슷하면 할만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재 북부가 운용하는 증기선은 해안이나 강변 전투에 적합하게 설계되었다.
반면 대영제국이 이번에 끌고 온 워리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중장갑, 중무장 군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랑스가 주력으로 운영하는 라 글루아르와 비교해도 크기는 물론 속도, 장갑의 두께에서도 더 우월했으니.
딱히 혁명적인 기술이 도입된 건 아니지만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전부 맛깔나게 버무려 통합시킨 전천후 병기다.
그런데 저런 군함을 한두척도 아니고 저렇게 우르르 끌고 왔다고?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링컨이 무거운 어조로 그랜트 장군을 향해 물었다.
“우리가 종전 반대를 외치면 지금 남부 연합의 군대에 대영제국의 군함이 그대로 얹어진다는 건데···버티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각하, 현재 프랑스 해군을 상대로도 방어가 아닌 공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프랑스가 운용하는 라 글루아르만 해도 완벽하게 해상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함선이라 북부측은 바다에서의 전투를 아예 피해왔다.
그래도 해안가와 강변에서 싸우는 건 북부의 군함들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어떻게 방어는 됐지만 대영제국이 참전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대영제국의 군함이 그렇게 우월합니까?”
“지금 프랑스가 운용하는 라 글루아르를 대놓고 저격하기 위해 만든 최신 기술의 집합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군함을 지금 몇 척이나 끌고 왔다는 겁니까?”
저런 거대한 군함을 연안으로 바짝 붙여서 끌고 오지는 않겠지만, 애초에 그냥 바다에 있는 도시들만 초토화하고 항구를 파괴하기만 해도 북부가 입을 피해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원래 전투라는 건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이건 그냥 스펙만 봐도 답이 없을 정도로 차이가 컸기 때문에 단언할 수 있었다.
링컨의 안색이 어두워지기 무섭게, 그랜트 장군의 힘없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단···가짜 정보일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고 다시 논의를 해봅시다.”
대영제국의 해군이 세계최강이라는 사실은 막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현실을 적나라하게 들으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지금까지 전쟁에 전쟁을 거듭하면 강해진 줄 알았는데 이 무슨 오만이었다는 말인가.
링컨을 비롯한 북부의 수뇌진들은 제발 지금 들어온 정보가 잘못되었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그냥 워리어 한두 척 정도에 소형 증기선들이 따라 붙은 게 착오로 잘못 올라온 거였다고.
만약 방금 올라온 보고가 정말로 사실이라면 바다를 아예 전부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는데 그런 상태로 싸움을 지속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당연히. 그래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회의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 * *
“지금 온 병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까?”
“예. 만약 북부가 계속 싸우기를 고집한다면 몇 척 정도는 추가로 대서양을 건너 올 겁니다.”
“···허허허.”
남부와 북부를 빼면 대영제국, 프랑스, 프로이센 삼국은 이미 종전에 이르는 과정을 대충 협의해 둔 상태였다.
남부도 처음에는 불만있는 자들이 몇몇 있었지만 대영제국 군함의 크고 아름다운 거포를 보고, 독립은 보장해주겠다고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유럽 만세를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남은 건 북부였는데 지금 에드워드 황태자의 말을 들어보니 북부가 계속 싸우겠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뭐? 북부가 총력전을 벌이면 피해가 크니 전투는 피하는 게 좋겠다고? 이 양심없는 새끼들. 이런 전력을 갖춰두고 그딴 말을 했단 말이야?’
프랑스 육군 장군이자 이번 전쟁의 사령관 아돌프 니엘 장군은 치밀어오르는 욕설을 간신히 억눌렀다.
“크흠, 황태자 전하께서 이렇게 몸소 함대를 이끌고 오셨으니 북부도 간담이 서늘할 겁니다. 아마 곧 있으면 백기투항을 해오겠죠. 허허허.”
“그게 다 여러분들께서 용맹하게 싸워오신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저희는 그저 마무리를 하는데 조금 거들어드릴 뿐이고요.”
알긴 알아서 다행이네.
직접 말은 안했지만 니엘 장군은 씁쓸함으로 입술을 깨물며 벙어리처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는 옆자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프로이센군의 참모총장이자 이번 전쟁의 마무리를 맡은 헬무트 폰 몰트케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시선으로 저기 멀리 보이는 대영제국의 군함을 슬쩍슬쩍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나저나···대영제국의 해군력이 막강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상상이상으로 불어나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저희가 통제해야 할 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배를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질적으로 해전을 벌일 일은 없었기에 아직 한번도 실전투입을 하지 않은 군함이라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투입하게 된 거죠.”
“남부야 뭐 우리 삼국이 압박하면 그냥 어떤 조건이든 다 승낙할테니 중요한 건 북부인데···북부가 협상장에 나오는 걸 거부한다면 역시?”
“예. 그쪽이 가진 배가 바다에서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는 고철덩어리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만들어 줘야겠죠.”
담담하게 말했지만 이건 어린 황태자의 치기가 아닌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대충 숫자를 세보니 프랑스가 빠지고 북부와 대영제국만 해전을 벌여도 거의 동수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러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겠나.
대영제국이 운용하는 군함의 세부 스펙을 보니 북부가 불쌍해서 계산을 하는 게 무의미한 지경이었다.
동맹군이 이렇게나 강하면 그건 든든해야 하겠지만 니엘 장군은 그저 억울할 따름이었다.
사실 대영제국의 뒤를 이은 해군 전력 2위는 프랑스라는 게 지금까지 세간의 여론이었다.
실제로 HMS 워리어가 등장하기 전, 라 글루아르를 건조한 뒤로는 적이 없다고 자부해왔다.
그런데 1년만에 세계 최강 군함 보유국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군함의 보유수까지 처참할 정도로 벌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원래 계산대로라면 이 정도로 숫자 차이가 날리가 없었다.
기껏해야 5척, 정말 아무리 많아봐야 10척 정도가 아닐까 했는데 지금 보니 계산에 오차가 거의 2배 이상 나는 게 아닌가.
이유는 뻔했다.
‘진짜 돈을 더럽게도 많이 빨아들인 모양이구나. 이 놈들.’
군함을 건조하고 유지하는 건 하나부터 열까지가 다 돈이다.
그럼 그 돈이 다 어디서 왔겠나?
이번 전쟁에서 프랑스와 프로이센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동안 빨아들인 돈으로 빚어낸 게 지금 저기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저 군함들이 아니겠는가.
지금 여기에 나와있는 전력만 보더라도 해군으로 한정하면 프랑스에 프로이센, 북부가 다 연합해도 대영제국 하나를 어떻게 못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니엘도, 몰트케도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얼핏 들으면 애송이의 치기어린 말이지만 저런 전력을 뒤에 깔아두고 하니 절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아군이 이럴진대 사실상 협박을 받는 당사자인 북부는 어떨까.
계속 버티면서 배째라고 하면 그건 용기가 아닌 만용일 뿐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그대로.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북부에서는 종전에 응할 의사가 있으니 조건을 들어보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수년간 그토록 치열하게 싸워왔던 시간이 마치 거짓말과도 같이 끝나버린 셈이다.
한대 피우지 않고는 도저히 못 배기겠다.
황태자와의 짧은 면담을 끝내고 나온 니엘 장군은 뱃속에서 올라오는 한숨을 그대로 토해내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우···.”
상황이 이래서 그런가 담배는 또 기가 막히게 맛있네. 짜증나게도.
* * *
남부연합, 버지니아.
리치먼드.
“···어서 오십시오. 그랜트 장군님.”
“···오랜만입니다 리 장군님.”
북부의 총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와 남부의 총사령관 로버트 리는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인사를 주고 받았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전쟁의 터널이 이제 끝이 보인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그렇습니까? 전 우리 선조들이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이 땅이 다시 유럽 강대국들의 노리개가 되는 게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리 장군은 즉각 반박했지만 사실 그렇게 자신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남부는 이번에 전쟁에서 버티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버렸다.
그래놓고 어떤 간섭도 받길 거부하는 건 그거야말로 양심이 없는 행위나 마찬가지.
애초에 프로이센이나 프랑스가 그 꼴을 두고볼리가 없지 않은가.
그랜트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 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사실 협상조건을 들어보겠다고는 했지만 여기에 서명을 하지 않는 순간 다시 전쟁이 재개될 거라는 사실은 잘 알았다.
그리고 그때는 남부연합의 전력에 대영제국이 추가될 터.
이번에 대영제국이 끌고 온 전력을 고려하면 전쟁에서 버티면 버틸수록 북부가 입을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막심해진다.
결국 북부도 어지간한 조건이라면 그냥 이쯤에서 이 참담한 전쟁을 마무리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그랜트는 그들의 대표로 문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왔다.
하지만······.
“이, 이게 뭡니까? 이런 상태로 전쟁을 끝내라는 겁니까?”
대략적인 조건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에 추가 된 한 장의 지도를 보는 순간 그랜트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뚜둑하고 끊어졌다.
“프랑스와 프로이센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조건입니다.”
“남부의 영토를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추가로 땅을 더 내놓으라는 건 대체 어느 날강도의 셈법이란 말입니까!”
북부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대서양에 가둬놓겠다는 악의가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조잡하고도 악랄한 판도.
펜을 쥔 그랜트 장군의 손이 분노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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