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60)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60화(360/537)
< 조일 동맹 >
일본에 정권이 들어선 이래 이토록 다양한 의견이 난립하 던 시기가 있었을까.
천황을 얼굴로. 쇼군을 실질 적 통치자로.
그렇게 한참 동안 고착화 되 어 있던 일본 제국의 정계의 목 소리는 아무리 해도 통합이 되 지 않았다.
오쿠보도 처음에는 대영제국 의 뒷배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지방에서 끝도 없이 솟아나 는 청개구리들을 모조리 쓸어 버리는 건 한계가 있었다.
차라리 그들이 들고 일어났 다면 모조리 때려잡으면 됐을 테니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끄럽게 계속 쫑알 대기만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 고만 있으니 생각처럼 일이 쉽 게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상원과 하원에서는 이런 피로감을 공유하는 이들 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러다가 개혁이 좌초되는 거 아닙니까?”
“굳이 이거보다 더 개혁을 해 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이 상태 그대로 경제성장만 해 도 될 거 같은데요.”
“저기 옆에 조선도 우리와 비 슷한 상황이라고 하던데 우리 가 딱히 이상한 건 아닙니다.”
“어허. 그런 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엮일 게 아니라 더 앞 서나갈 생각을 해야죠.”
“음식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 는 법이니 조금은 속도를 늦춥 시다.”
“그러니까 언제까지 속도를 늦출 생각입니까! 그냥 아예 기 어가자고 하죠?”
“워워워, 그렇게만 싸우고 있 으니까 논의가 안 되는 게 아닙 니까.”
정치 체제가 바뀐 지 아직 그 렇게 시간이 오래 흐르지 않았 다.
그래도 지금은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언제까지 이런 환 경이 계속될지는 미지수였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국가 가 진 채무를 갚기 위해서라도.
오쿠보조차 정청론이 득세하 는 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 실이라고 체념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숙명이라는 걸 알아 도 그걸 인정하기는 건 쉬운 일 이 아니다.
오쿠보가 걱정하는 건 단순 히 전쟁을 벌이는 일이 아니었 다.
킬리언이 신신당부했던 가장 중요한 조건.
바로 군부의 득세를 억누르 겠다는 그 약속 때문이었다.
상식적으로 전쟁을 지려고 일으키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진짜로 청과 전쟁을 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승리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텐데 그 러면 군부의 힘이 강해질 수밖 에 없지 않을까?
이런 불안감 때문에 오쿠보 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 는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사가 와서 직접 해명을 요구했으니 당혹 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그러니까···정청론은 그냥 그 런 겁니다. 언제나 사회가 갈등 이 심해지면 외부로 불만을 돌 리려는 그런 주장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쪽도 그런 연유로 청나라와 전쟁을 하자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청 을 정벌하자 뭐 그런···실없는 소리입니다. 허허허!”
“실없는 소리가 맞습니까? 조 선과 동맹을 할 거라는 말이 나 돌던데요.”
“확정된 건 아닙니다. 그저 저쪽의 의향을 좀 물어봤을 뿐··· 뭐 그런 겁니다.”
현재 청나라는 대영제국만이 아니라 프랑스나 프로이센 같 은 강대국들도 통상 조약을 맺 고 낭낭하게 불공적 무역의 이 익을 취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전쟁이 벌어 지면 여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 지 모른다.
별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 도 낮지 않으니 과민반응을 보 이는 걸 테지.
오쿠보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급히 한마디를 덧붙였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원래 한다한다 하면서 하지 않는 게 이 나라의 전통입니다.”
영국 대사가 정명가도 같은 사건을 알리가 없으니 그냥 적 당히 둘러댔지만, 대사의 표정 은 그리 밝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본국 청나라에 인접한 영토를 실제 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홍콩과 상하이는 대영제국 아시아 경 제의 중요한 요충지니 이곳에 는 절대 문제가 생겨서 안 됩니 다.”
“물론입니다. 제가 그걸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정청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당연히 대영제국의 심기를 건 드리려고 저러는 건 아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전쟁 을 하면서 경제에 어떤 영향도 안 미치게 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제가 있는 한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폐 하께 전해주십시오. 저는 폐하 와 나눈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말도 덧붙여 전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흠···알겠습니다. 그러면 일 단은 그렇게 전해드리죠. 아 참, 그런데 아까 조선에 의향을 물 어봤다고 했지요? 그들에게서 는 어떤 답이 온 겁니까?”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보겠 다고 했는데 어째서인지는 아 직 저희도 알지 못합니다.”
“긍정적으로 고려라···그거 참 의미심장한 말이네요.”
오쿠보는 결국 최후의 최후 까지 책임을 전부 조선에 떠넘 겼다.
조선이 아무리 제정신이 아 니라도 설마 진짜로 전쟁을 일 으키겠나?
이건 분명 정치적으로 불안 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일종의 블러핑이겠지.
그러나 오쿠보에게 이야기를 들은 대사의 눈은 점점 더 차갑 게 가라앉았다.
세상 모든 일이 늘 그렇듯, 의외의 사건이 터진다면 의외 의 지역이 발단이 되게 되어 있 다.
‘의외’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그랬으니까.
* * *
청나라를 치자는 일본측의 제안.
처음 이 말을 들은 조선의 조 정은 당연히 거론할 가치가 없 는 헛소리라고 여겼다.
정확히 말하면 김좌근은 그 렇게 치부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조선의 사정도 따지 고 보면 일본과 그렇게까지 크 게 다르지는 않았다.
일본보다 조금 더 안정적인 상태인 건 맞았으나, 조선은 본 래 국가의 체급이 일본에 비하 면 손색이 있었다.
이걸 억지로 끌어올리려면 당연히 여기저기 손을 많이 벌 리기도 해야하고, 한층 더 강한 개혁을 가할 필요가 있는 법.
그나마 킬리언이 조선에 왔 을 때 뼛속까지 유학을 신봉하 는 무리들을 적절히 쳐낼 환경 을 마련해서 나라의 상태가 이 정도인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국적으로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 개혁 따 위는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물론 그렇다고 나라가 아직 완전하게 안정화 된 건 아니었 다.
-아무리 그래도 조상님께 물 려받은 머리를 자르라는 건 말 이 안 된다! 머리에 날붙이를 들이대는 야만적 행위를 당장 멈춰라!
급격한 개혁을 반대하는 목 소리부터.
-개혁을 할 거라면 제대로 하 라! 대영제국처럼 투표로 행정 부의 수장을 결정하라!
우수한 대영제국의 제도를 그대로 들여와 선거를 열자는 목소리.
-킬리언 폐하는 조선 왕실의 인물이 아닌가. 우리도 세계 최 강 대영제국과 연합왕국을 구 성하자!
국서와 황제를 구분하지 못 하는 정신나간 목소리까지.
그냥 온갖 말들이 섞이고 섞 여 점점 더 혼란이 커지는 중이 었고, 이를 억누를 구심점이 필 요했다.
김좌근은 처음에 여기에 킬 리언을 이용했었다.
사실 조선이 개화를 하면서 받은 충격은 일본보다 훨씬 더 컸다
일본이야 완전한 개항은 아 니었어도 나름대로 서구의 선 진문물을 접하며 저들의 힘이 범상치 않다는 걸 예전부터 알 았던 이들이다.
네덜란드가 세계 최강대국이 아니라 전성기가 한참 지난 2 류 국가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긴 했지만, 어쨌든 유럽이 아 시아보다 월등히 강하다는 사 실 자체는 알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조선은 대영제국과 수교를 맺은 뒤에나 본격적으 로 서양 문물이 소개 됐고, 그 마저도 아직 조선이 개화를 하 지 않았기에 주의깊게 속도를 조절하는 중이었다.
저런 게 한번에 들어오면 유 교 질서의 붕괴와 사회 혼란이 일어날 게 너무나도 쉽게 예측 이 되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정확히 그 예상대로 조선 사람들은 이 충격에서 쉽 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뭐여? 이 물건은 대체 어떻 게 쓰는 거지?”
“이 책에 나와 있는 이건 뭐 냐···전화? 그러니까 이상한 막 대기를 잡고 말하면 저 반대편 에 있는 사람한테도 그게 들린 다는 거야? 어떻게 그게 가능한 데?”
“틀렸구만, 틀렸어. 유럽이 저 리 앞서가고 있는데 대체 우리 조선은 그간 뭘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유럽이 아시아 방방곡곡을 식민지로 만들고 있는데 우리 조선도 하마터면 같은 꼴을 당 할뻔하지 않았는가. 이 모든 건 현실을 모른 채 자신들의 사리 사욕만 채운 더러운 사대부들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중화니 뭐니 하 면서 다른 국가들을 오랑캐 취 급했던 게 전부 희대의 사기극 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정작 그 중화 질서는 현재 약육강식의 국제 질서에 서는 먼지 한톨만큼의 가치도 없다는 충격적 진실.
바다를 건너 본격적으로 마 구 들어오는 정보와 현실을 담 은 책들은 조선의 지식인들에 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이 사실이 입에서 입 으로 전해지며 일반 백성들에 게도 알려졌으며, 조선을 떠받 치던 성리학적 질서는 삽시간 에 그럴싸한 사기로 매도당하 는 신세가 됐다.
김좌근이 이런 혼란에서 왕 조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내세 운 게 바로 조선 왕실의 피를 이은 대영제국의 국서 킬리언 의 존재였다.
“우리 부군 전하께서는 조선 인의 피가 흐름에도 오롯이 일 신의 능력만으로도 저 세계 최 강대국인 대영제국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셨습니다! 이 는 우리 조선이 다른 아시아와 는 다른 우월한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군 전하께서 이제는 캐나 다의 국왕으로 즉위하셨습니다! 이는 우리 조선 왕실의 영향력 이 캐나다까지 닿았다는 쾌거 로···.”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 을 수 있는 오직 국뽕.
킬리언을 이용해 조선 민족 의 우월성을 설파하고, 우리도 개화를 하면 대영제국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 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다보니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본래 김좌근은 왕실의 힘을 잘라내고 내각의 힘을 키워내 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킬리언을 이용해 국 뽕을 치사량까지 주입해놓자 점점 다른 목소리가 솟아오르 는 걸 억제하는 게 힘들었다.
게다가 김좌근의 행보에 불 안함을 느끼던 이하응은 일부 러 이런 막나가는 목소리를 제 어하지 않았다.
“전하, 이전에 일본에서 함께 동맹을 맺어 대륙으로 뻗어나 가자는 헛소리에 거부의사를 밝히심이 어떻겠습니까?”
“헛소리? 그게 정말로 헛소리 인가?”
“···예?”
“듣자하니 조정 내에서도 일 본의 그 의견을 한번쯤 진지하 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 이 나돈다고 하던데.”
“허허허, 전하. 전하께서도 아 시다시피 그건···.”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지만 조선에서는 지금 이상할 정도 로 반청 여론이 높았다.
그리고 그걸 지적하는 이들 은 옛 유교질서에 찌든 유교 꼰 대 취급을 받는 중이라 섣부르 게 반대 의사를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유럽에게 야무지게 뜯어 먹 히고 있는 꼴불견인 청나라.
그리고 그런 청나라에게 사 대하며 머리를 굽신 거리던 조 선의 과거 자체를 흑역사 취급 해버리고 싶은 사람들의 목소 리가 커도 너무 큰 형국이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조선은 저 유럽 백인들에게도 꿀리지 않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였다.
그도 그럴 게 이미 조선 왕실 의 피를 이은 킬리언이 행동으 로 증명했으니까.
그런 자신들이 더러운 유교 사상에 현혹당해 자신들보다 더 못한 청나라에게 머리를 조 아리고 있었다.
어찌 이런 수모를 계속 감내 하고 살았다는 말인가.
뭐 대충 이런 흐름이었는데 이건 김좌근이라 하더라도 쉽 게 비웃고 넘길만한 여론은 아 니었다.
하물며 주상까지 저런 입장 이라면 더더욱.
“전하. 하오나 이건 너무나 위험이 큰 제안입니다.”
“하지만 지금 청나라는 역사 상 가장 허약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반대로 조 선은 지금 갈수록 부국강병이 라는 말이 어울리게 힘을 키워 가고 있지. 여기서 일본과 손을 잡아 군을 일으킨다면 적어도 만주 까지는 확보할 수 있지 않 을까 싶은데.”
이런 제길, 여기서 또 그놈의 만주를 거론하다니.
지금 일본과 반으로 나눠서 실효지배 중인 사할린도 아직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못하면 서 만주는 무슨 놈의 만주라는 말인가.
냉정히 말하면 국왕도 지금 진짜로 만주를 조선이 꿀꺽할 수 있다고 믿고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건 김좌근이 이런 여론에 공개적으로 반대를 천명해 백 성들에게 욕을 듬뿍 얻어먹게 하려는 일종의 차도살인지계에 가까웠다.
지금 권력이 한쪽으로 과하 게 집중되어 있으니 나름 견제 를 해보겠다는 심산이겠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김 좌근은 이하응의 술수를 훤히 읽을 수 있었다.
여기서 왕의 의도대로 한번 시원하게 욕을 먹어줄 수는 있 지만 의도가 괘씸해서 안 되겠 다.
무엇보다 자신은 지금 해야 할 일이 워낙 많았기에 이런 곳 에서 영향력을 잃을 수는 없었 다.
“전하의 뜻이 그러시다면 알 겠습니다. 저도 긍정적으로 검 토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역시 거절···으 음?”
눈을 휘둥그레 뜬 국왕의 얼 굴을 본 김좌근은 속으로 조소 를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누구에게 수작을 부리 려고. 당연히 진짜 전쟁을 벌이 려는 건 아니다.
어차피 일본도 진짜로 전쟁 을 일으키려는 건 아닐테니 저 쪽에 모든 결정권을 넘기면 잔 뜩 군불만 떼우다가 유야무야 될 터.
이쪽은 그저 계속 검토만 하 겠다고 하다가 슬쩍 일을 덮으 면 그만이다.
김좌근은 이하응에게 한방 먹였다는 생각에 싱글벙글했지 만, 바다 건너편 일본의 총리도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 다는 건 알지 못했다.
-설마 진짜로 전쟁을 일으키 겠어?
-설마 쟤들이 진짜로 제안에 응하겠어?
조선, 그리고 일본.
양쪽 모두가 이런 치열한 정 치적 계산의 결과로 정확히 같 은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리고 손바닥이란 원래 마 주치면 소리가 나게 되어 있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