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78)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78화(378/537)
< 구시대의 종언 (2) >
대영제국이 스페인에 필리핀 을 넘겨 받을 수 있는 건 스페 인이 현재 대영제국에 대량의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안 그래도 채무 덩어리 인 스페인이 쿠바의 부채까지 단독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 이 오면 어떻게 될까?
에드워드는 나르바에즈가 아 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 로 두들겨 맞는 모습을 무심하 게 지켜보기만 했다.
그 결과 스페인은 쿠바와 푸 에르토리코의 모든 소유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쿠바의 부채는 스페인이 단 독으로 부담하게 됐고, 푸에르 토리코는 남부가 낼름 가져가 게 됐다.
여기에 스페인이 옛 남부 연 합국에 무기를 팔고 아직 다 받 지 못한 금액 역시 남부가 부담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공식 적으로 인정하고 말았다.
“그러면 남은 건 우리 연방의 수송선을 스페인이 기뢰로 파 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 상하는 거로군요. 현재 시민들 의 분노가 대단합니다. 스페인 이 이 점을 확실히 사과해야 여 론이 잠잠해지지 않을까 하는 데.”
“우리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 습니다.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과를 하라는 겁니까?”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떻 겠습니까? 어차피 전쟁을 마무 리 지으려면 스페인이 보상금 을 지불해야 하는 건 정해진 사 실이니 거기에 조금 더 얹어서 이권을 넘겨 주시죠. 멕시코에 은광 채굴권을 스페인이 가지 고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걸 우리 가 넘겨받겠습니다.”
“으으음······.”
안 그래도 유동성 부족에 시 달리는 스페인이 멕시코의 은 광까지 잃게 되면 뭐가 남을까 싶지만, 어차피 아메리카에 있 는 이권을 그들이 계속 지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예 무상으로 넘기는 건 안 됩니다. 그럴 거라면 멕시코에 돈을 받고 다시 권리를 팔면 그 만이니까요. 연방에서 적절한 값을 제시해 주십시오. 그러면 팔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단 대금은 일시 불이 아닌 최소 5년 이상 분할 입니다.”
“···알겠습니다.”
한 열흘 정도가 흘러가자 아 메리카 대륙에 관한 문제는 거 의 다 끝났다.
스페인으로서는 하루빨리 돌 아가고 싶은 분위기였으나 안 타깝게도 본 게임은 이제 시작 이다.
“스페인과 남북의 협정이 일 단락 된 이 시점에서 본국도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 군요. 채권에도 우선순위가 있 듯이 대영제국이 스페인에 받 아야 할 금액들이 결코 적지 않 은 바. 시기상으로도 이쪽이 가 장 앞이니 연방이나 연합보다 더 우선해서 상환받는 게 마땅 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어드 장 관님과 바쿠닌 의원님께서도 이 사실에 동의를 하시는지 여 쭤보고 싶습니다.”
“저희는 불만 없습니다.”
“순리상 그게 맞겠지요. 어차 피 저희가 받아야 할 주 보상은 식민지쪽이고 현금은 그리 크 지 않으니까요.”
스페인이 대영제국에 빚을 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다짜 고짜 이걸 내놓으라고 하면서 필리핀과 엮을 수는 없는 노릇.
이야기를 꺼내는 타이밍과 명분이 중요했는데 남북이 스 페인에 받아야 할 것들을 얼추 다 견적 낸 지금 시점이 바로 기회였다.
니네 저쪽에 줘야 할 게 이만 큼이나 쌓였는데 우리한테 먼 저 줄 건 남겨놓은 거 맞지? 라 고 아주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 리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립을 지켜주는 대 가로 맞을 맞췄기에 수어드 장 관도 흔쾌히 이쪽의 편을 들어 주며 맞장구를 쳐주었으니 스 페인은 빠져나갈 구석이 없다.
“어···음, 그거야 아마 가능··· 하지 않겠습니까?”
“가능해야만 합니다. 본국이 얼마나 상환 일정을 미뤄드렸 는지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아, 예. 그거야 알겠습니다. 내일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계 산을 해서 답을 드리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에드워 드도, 나르바에즈도, 심지어 수 어드나 바쿠닌도 스페인이 돈 이 나올 구석이 없다는 걸 잘 알았다.
여기에 쿠바 부채까지 스페 인이 다 떠안게 됐는데 아무리 쥐어짜봐야 어디서 자금을 조 달하겠는가.
다음날 거의 밤을 샜는지 쾡 한 몰골로 잔뜩 서류를 들고 온 나르바에즈는 혼신의 힘을 다 해 횡설수설 말을 돌렸다.
“···그러니까 당장 올해 본국 이 융통할 수 있는 금액이······.”
“그러니까 결론만 말해서 가 능하다는 겁니까, 안 된다는 겁 니까?”
“5년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 아주 잘 아시겠지요?”
“······.”
“어쩔 수 없지요. 기한이 도 래하면 본국은 강제 집행에 들 어갈 겁니다. 이미 기회는 충분 히 드렸으니 너무 야속하게 생 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강제 집행이라 한다면 역시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돈이 될만한 걸 챙겨서 팔아버 리는 형태가 될 터.
수어드 장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대영제국이 강제 집행을 하 면 본국이 스페인에 받아야 할 대가가 침해받을 위험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사전 조 율을 해야겠지요?”
“잠깐.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본국과 사회 주의 연합국은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서 서로 해결을 보지 않 았습니까. 그러니 대영제국은 아시아나 태평양에서 스페인에 받아야 할 것들을 받아가는 게 어떨까요?”
“흠, 그러면 그쪽에 본국이 받아갈만한 게뭐가 있을까요?”
“필리핀이나 괌 정도가 있지 않겠습니까?”
“피, 필리핀이라니요! 그게 여기서 왜 나온다는 말입니까!”
그래도 필리핀은 지켰다는 생각에 나름 마음을 놓고 있었 던 건지 나르바에즈를 비롯한 스페인 대표단의 얼굴이 흙빛 을 넘어 아예 혼이 나가버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원래 돈 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야 하는 법인 것을.
심지어 대영제국이 먼저 내 놓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남북 이 자신들의 이권을 챙겨먹기 위해 강제로 뜯어다가 바치는 모양새가 됐으니 이보다 그림 이 더 좋을 수가 없다.
“피, 필리핀은 안 됩니다!”
“안 되면 다른 방도는 있고 요?”
“그러면 루손은 제외하고 다 른 두 지역을 넘기는 걸로······.”
“그건 말이 안 되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허허허, 제 살다살다 다른 나라도 아니 고 대영제국의 돈을 날로 먹겠 다는 국가는 처음 보는군요. 스 페인이 참 대단하긴 합니다.”
바로 이어지는 남북의 조리 돌림.
이럴 때 보면 이 놈들은 혹시 사이가 좋은 게 아닌가 싶을 정 도의 호흡이다.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필리핀 문제는 제 권한을 벗어 난 일입니다. 이걸 이대로 협정 안에 넣으면 본국에서 비준을 거부할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기다려 드릴 테니 본국의 허가를 구하 고 다시 회의를 재개하도록 하 죠. 저도 의회와 정부에 귀국의 의사를 알려드려야 하니까요. 스페인은 본국에 돈을 갚을 마 음이 없는 것 같다고.”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본국에 시간을···· ··.”
이미 포위망은 완성 되었고.
2 대 1의 싸움인 줄 알았던 게 어느새 3대 1의 싸움으로 변 해버린 상황.
“그럼 일단 스페인 본국의 의 향을 들을 때까지 협정을 잠시 중단하도록 하죠.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이 상 논의를 이어가도 헛수고니 까요.”
“연방은 황태자 전하의 말씀 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희도 이견 없습니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건 다수 결의 원리.
스페인을 제외한 전원의 의 견이 일치 됐으니 이제 스페인 의 의사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됐다.
“아, 그리고 본국이 쿠바 부 채의 일부를 감당해 드릴 테니 필리핀에 더해 괌도 함께 넘기 는 걸 검토해 주시면 어떨까요?”
비틀 거리며 몸을 일으키던 나르바에즈는 에드워드의 마지 막 한 마디에 발을 헛디뎌 도로 의자에 주저 앉아 버렸다.
이 모든 과정을 마지막에 전 해들은 나는 입꼬리가 올라가 는 걸 필사적으로 참아야 했다.
아주 잘 커줬구나. 역시 내 아들이야.
* * *
“조선과 일본! 한민족과 야마 토 민족의 굳건한 우정을 위하 여!”
“위하여!”
“한반도와 열도의 우정이 영 원하기를!”
“영원하기를!”
스페인이 런던에서 한창 굴 욕을 당하고 있을 시기.
만주 정복과 대륙 상륙을 함 께 결의한 조선과 일본은 이 전 쟁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달려 나갈 것을 결의했다.
그야말로 동맹을 넘어선 혈 맹.
역사가 시작 된 이래에 두 국 가가 이렇게나 사이가 좋았던 때가 과연 있었을까.
이 기념비적인 혈맹 선포를 위해 일본은 무려 총리대신인 오쿠보를 조선으로 보냈다.
사실 이건 절반 정도는 오쿠 보의 뜻이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광기가 더해지 는 이 나라에 계속 있다가는 자 신이 어떻게 될지 자신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입바른 소리 몇 번 했다가는 얼마 전 죽었던 장관처럼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니 일단은 해 외로 나가서 머리를 좀 식히고 돌아오는 게 좋겠다.
킬리언도 때가 되면 구해줄 테니 목숨만 보전하고 있으라 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어디 서부터 어디까지 미친 소리인 지 구분이 가질 않았으니 몸을 사리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그러니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고 해외로 도피해 거 기서 휴가나즐기다가 오려는 것이다.
솔직히 일본과 함께 광란의 춤을 추고 있는 조선의 분위기 가 어떤지 한번쯤은 눈으로 보 고 싶기도 했고.
“하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핫!”
그리고 직접 본 결과. 혹시나 는 역시나로 결론이 났다.
놀랍도록 일본과 똑같은 분 위기에 소름돕게 똑같은 말을 하는 대신들 천지.
처음에 오쿠보는 자신이 조 선이 아니라 서일본에 온 줄 알 았다.
그리고 조선의 내각을 이끄 는 김좌근과 처음 대면했을 때, 오쿠보는 놀랍도록 친근한 느 낌을 받았다.
“양국의 우애가 이토록 단단 하니 대륙 정벌은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암요! 암요! 이렇게 우리 조 선과 일본의 두 총리님이 함께 술잔을 기울이시는 모습만 봐 도 이미 미래가 훤히 보이지 않 습니까? 제 눈에는 마치 총리님 들의 잔에 담긴 술이 저 대륙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자, 오쿠보 총리님 쭉 들 이키십시오.”
김좌근과 오쿠보를 둘러 싼 조선의 대신들이 계속해서 술 을 권하며 끊임없이 장미빛 미 래를 속삭였다.
이런 환영행사에 내각 대신 들만이 아니라 육해군의 장군 들까지 함께 동석하고 있었지 만 이제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오쿠보는 담담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마주 앉아 있는 김좌 근의 안색을 살폈다.
일본에서는 조선의 오쿠보로 불리는 개혁의 선봉장.
문득 사이고가 조선에 다녀 왔을 때 오쿠보가 조선에서는 일본의 김좌근으로 불리고 있 다는 말을 했던 사실이 떠올랐 다.
그때는 그냥 코웃음 한번 치 고 넘겼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 니 뭔가 동병상련의 느낌이 물 씬 풍겨서 짠한 느낌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행사가 파하 고 집무실에 단 둘이 남게 되자 김좌근은 남은 술을 한입에 쭉 털어넣으며 잔을 거세게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따악!
“후우 씨발, 진짜 엿 같아서 못해먹겠네.”
귀에 팍팍 꽂히는 저 걸쭉하 고 찰진 단어는 틀림없는 욕설 이다.
오쿠보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김좌근이 가 볍게 혀를 차며 일본어로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하게 됐습니다. 조 선어를 아시는군요.”
“잘은 모릅니다. 그래도 조선 욕은 좀 아는 편입니다. 워낙 귀에 찰지게 들어와서.”
“하하···이거 참 술 기운 때문 에 귀한 손님 앞에서 못 볼 꼴 을 보여드렸군요.”
“아닙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미치지 않고 맨 정 신으로 있을 수 있을까요?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외눈박이 바이러스를 맞고 외눈박이 천국이 되어버린 양 국에서 유이하게 양눈박이인 두 총리의 만남.
김좌근은 감격에 겨운 얼굴 로 오쿠보를 바라보았다.
술 기운 때문에 감정이 격해 졌는지 눈에는 물기마저 어른 거리고 있었다.
오쿠보 역시 바다 건너편에 서 찾아 낸 그의 유일한 이해자 를 보며 솟구치는 감격을 주체 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야, 너두? 야, 나두!
이 힘든 세상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오쿠보 총리님께서는 혹시 런던에서 받은 지령 같은 건 없 었습니까?”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할 말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 좀 한번 들어보십시오.”
개혁의 선봉장으로서 간신히 나라를 키워냈지만, 폭주하는 조국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 두 총리.
생각지도 못한 닮은 꼴을 발 견한 두 사람의 대화는 새벽이 다 가도록 끝나지 않고 이어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