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79)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79화(379/537)
< 구시대의 종언 (3) >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는 저 멀리서 아침을 울리는 수탉 의 울음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도 끝나지 않았다.
“시이벌, 그러니까 군부 새끼 들은 답이 없다 이 겁니다.”
“제 말이 그말입니다. 진짜 대가리에 전쟁만 들어있는 똥 덩어리 새끼들. 싸그리 쓸어다 가 태평양에 버려 버리면 양국 이 더 평화로워질 텐데 방법이 없을까요?”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어림 도 없지 않을까요? 적어도 본국 은 그렇습니다. 만주 고토를 수 복하고 국토를 몇 배나 더 넓히 는 대작업에 착수 중인데 이들 을 어떻게 제지하겠습니까? 귀 국도 그렇지 않나요?”
김좌근의 물음에 오쿠보도 쓴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두 사람 모두 혀가 살짝 꼬였 지만 지금까지 속에 묵히기만 했던 이야기를 토로할 수 있어 서 피곤하다는 자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놈의 만주, 만주, 만주. 이런 병신 같은 놈들. 만주를 먹는다 칩시다. 그럼 관리는 조 상님이 대신 해주신답니까? 지 금 저 옛날에 받은 사할린의 절 반조차 이제 막 행정구역을 설 치한 참인데.”
“우리도 비슷합니다. 지금 본 국의 여력을 생각하면 이번에 점령한 타이완도 다 소화하기 힘들어요. 어차피 타이완은 대 영제국이 먼저 들어와 있으니 저는 애초에 저길 대영제국에 팔아버릴 생각이었습니다. 그 러면 대영제국에서 들여온 차 관을 꽤나 많이 상쇄할 수 있을 테니까.”
“그거 참 묘안이군요.”
“그렇죠? 전쟁을 하는데 든 비용은 청나라에 받아내고, 영 토를 뜯어내 대영제국에 팔아 나라의 채무를 경감하고 전쟁 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으로 한 층 더 개화에 박차를 가하는 게 제가 그리는 원래 그림이었습 니다.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게 최선이었지만, 이미 전쟁이 터 졌으니 저렇게라도 마무리를 지으면 되겠다 싶었다 이겁니 다.”
사실 이건 김좌근도 크게 다 르지 않았다.
본래 목적은 간도만 차지하 고 청나라와 협상을 통해 간도 의 일부분만 조선으로 편입하 고 나머지는 돈을 받고 청나라 에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청나라에게 거하게 돈을 뜯어내서 그걸로 유럽에 서 들여온 차관의 일부를 상환 하고, 대륙으로 진출했다는 생 색도 내고 이걸 빌미로 한층 더 개화에 박차를 가한다.
그 역시 전쟁을 시작한 이상 이게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했 지만 안타깝게도 이제는 이것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원인 을 생각해 봤으나, 나오는 답은 하나였다.
“이게 다 청나라 때문입니다! 그 병신들은 대체 지금까지 뭐 했답니까?”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대국 은 무슨 천하의 한심한 놈들. 그러니까 유럽 국가들에게 뜯 어 먹히면서 찌질 거리고 있는 거죠.”
“중체서용이니 뭐니 하면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하지 않 았습니까? 그건 또 어떻게 된 건데요?”
“서태후의 위장 안으로 다 들 어갔나 보죠.”
“그만한 국력을 가지고 이 모 양 이 꼴이라니 한심한 놈들.”
누가보면 청나라 사람인 줄 착각할 정도로 한참이나 청나 라의 졸전을 한탄하던 두 사람 은 술병을 한잔 더 가지고 와 잔이 넘치도록 따랐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아까 총 리대신께서 런던에서 답장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중 간에 말이 끊겨 자세히 못들었 는데 뭐랍니까? 그분은 우리가 고생하는 걸 알긴 아시나요?”
“아시겠죠. 제가 구구절절 편 지를 써서 보냈으니 아실 겁니 다. 그런데 일단은 고생 좀 하 고 있으라는 게 그분께서 보낸 답변이었습니다.”
“진짜 그게 다였습니까?”
“네. 받자마자 파기하라고 해 서 깔끔하게 불태운지라 보여 드리는 건 불가능하지만 진짜 로 그게 전부였습니다.”
“허참 무심하기도 하시지.”
김좌근이 아는 킬리언은 이 런 상황에서도 어떤 신묘한 계 책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 치는 군부를 밟아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대영제국이 공식적으로 자중하라는 말을 하면 군부는 깨갱할수밖에 없 지 않을까?
“아마 그분께서는 지금 우리 나 조선의 군부가 대영제국의 중재조차 거부할 우려가 있다 고 판단하셨나 봅니다.”
“설마요. 진짜로 그랬다가는 박살이 날 텐데 미친 게 아니고 서야 그러겠습니까?”
“···말씀대로 미치지 않고서 야 그러진 않겠죠. 그런데 지금 저들이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아···그러네. 쟤넨 지금 미쳐 있었지.
오쿠보의 예리한 지적에 김 좌근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군부가 대영제국의 말을 듣 지 않는 참사가 일어나면 지금 까지 애써 일궈놓은 모든 게 물 거품이 됩니다. 물론 오히려 그 걸 빌미로 군부를 다 쓸어버릴 수도 있지만······.”
“대영제국은 청나라가 우리 에게 밀리면 밀릴수록 좋지 않 을까요? 나중에 끼어들어서 중 재를 하면 그걸 빌미로 청에게 더 많은 걸 뜯어낼 수 있으니까 요. 그러니까 좀 더 참아보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 면 대영제국은 그렇다 치고 프 랑스나 프로이센이 잠잠한 것 도 좀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특히 프랑스는 무슨 유대인 자 본과 결탁했다는 말도 들리던 데.”
“안 그래도 저도 그게 궁금했 습니다. 유대인들이 정말로 조 선을 응원하고 있는 겁니까?”
김좌근도 오쿠보도 유럽의 사정에 어느정도 정통한 사람 이었기에 유대인들이 어떤 인 식인지 잘 알았다.
로스차일드가 얼마나 거대한 부를 쥐고 있는지도 잘 알았지 만, 그런 저들이 왜 조선을 호 의적으로 보는지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 리 지금 다른 이들이 살고 있다 고 하더라도 천년 전 조상님들 이 살았던 곳이라고 하면 정당 성을 주장하는 게 이상하지 않 다···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진심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구분이 안되더군 요.”
“설마 놀리는 거겠습니까?”
“솔직히 그건 아닌 거 같긴 합니다. 영문 모를 이야기를 늘 어놓긴 했지만······.”
조선이 만주를 손에 넣는 건 약속의 땅을 회복하는 전조니 뭐니 하는 소리가 적혀 있었지 만, 김좌근도 얘네가 도통 뭔 이야기를 하는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아무리 런던에서 몇 년 살다 왔다고 해도 유대인들의 사고 방식까지 이해하는 건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말하는 약속의 땅이라면 예루살렘을 말하는 건가?
그런데 왜 뜬금없이 예루살 렘을 여기서 말하는지는 도무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금 더 머리를 굴리면 뭔가 가 떠오를 것도 같았는데 이미 하도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 다.
뭐 어떠랴. 어차피 여기서 기 똥찬 책략을 떠올린다고 해도 작금의 조선에는 적용할 수가 없을 텐데.
“그러고보니 논의가 내일이 었나요? 총리대신께서는 참가 하실 겁니까?”
“아니요. 제가 없어도 잘 굴 러갈 텐데 굳이 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도 그렇죠. 그럼 그냥 저와 함께 그날도 술이나 마시죠. 혈맹 논의야 그 잡것들 이 알아서 하라고 하고.”
만주를 손에 넣고 제국을 자 칭하려는 조선과 이미 제국을 자칭하고 있는 일본 제국의 연 합전선.
동맹을 넘어선 혈맹을 구축 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한 조 각.
그건 바로 두 제국 황실간의 결합이었다.
오쿠보가 조선까지 직접 온 건 이 논의를 하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그는 맨정신으로는 도 저히 이 일을 맡아서 처리할 자 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환영식에 얼굴 만 비추고 나머지는 실무진에 알아서 하라고 떠넘겨 버릴 생 각이었다.
아직 어떤 식으로 결합을 할 지, 누구와 누가 혼인을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으나 놀랍게도 이 결혼동맹에 대한 지지도는 굉장히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 왔다.
이 혈맹을 적극 추진 중인 자 들은 이미 그럴싸한 이유도 가 져다 붙여놓은 상태였다.
-경애하는 킬리언 도쿠가와 리 폐하야 말로 조선과 일본의 결합을 상징하는 살아계신 징 표이시다!
-도쿠가와와 조선의 왕조가 결합한 결실인 킬리언 폐하께 서 계시니 양국의 황실이 결합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으랴!
한 술 더 떠서 이렇게 두 국 가의 황실이 결합한 뒤에 그 후 손을 킬리언의 후손과 결혼시 키자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소 리까지 나오는 중이다.
이것만큼은 오쿠보가 혼신의 힘을 다해 킬리언의 귀에 들어 가지 못하게 막는 중이었으나 결국에는 시간문제.
언제 런던에 이 소식이 전해 지게 될지 모른다.
솔직히 이쯤 됐으면 이제 그 냥 될 대로 되라 싶기도 하다.
“총리 대신께서는 진짜로 혼 인이 성사될 거라고 보십니까?”
“글쎄요. 총리님께서는 어떻 게 생각하십니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적당 히 진행하는 척 하다가 엎어지 겠죠. 솔직히 말이나 되는 소리 입니까?”
“그러면 성사된다는 이야기 네요.”
반박이 불가능한 완벽한 추 론이라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다.
설마라고 생각하면 현실이 되는 세상. 그게 바로 지금의 조선과 일본이다.
김좌근은 그냥 술이나 한잔 더 까기로 했다.
* * *
“본국에서는 필리핀과 괌의 판매를 용인하겠다고 합니다. 대신 값을 지금보다 조금 더 쳐 주시는 게 조건입니다.”
“그거야 어렵지 않습니다. 1 0 퍼센트 더 얹어 드리죠. 그러 면 문제 없겠지요?”
쿠바는 독립, 푸에르토리코 는 남부에, 멕시코의 은광 채굴 권은 북부에 양도.
필리핀과 괌은 대영제국쪽으 로 귀속.
런던 평화 조약에서 스페인 은 평화롭게 가지고 있던 거의 모든 식민지를 다 잃어버렸다.
필리핀과 괌에 이어서 오세 아니아에 있는 군도까지 전부 대영제국쪽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남은 거라고는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나 사하라, 중앙아프리 카의 기니 정도였는데 이 정도 면 사실상 식민지를 경영한다 는 말이 무안한 수준이었다.
결국 런던 평화 조약은 문자 그대로 아주 평화롭게 마무리 되었고, 스페인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은 희비가 엇갈린 채 본 국으로 돌아갔다.
시작할 때부터 이미 결과가 정해진 짜고치는 고스톱.
설계를 당한 당사자만 결과 를 모른 채 처음부터 끝까지 얻 어 터지고 돌아갔다는 점에서 는 일종의 블랙 코미디라고 해 야할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필리핀을 가져오는 건 상수였기 때문에 그다지 감 흥은 없었지만, 예상 이상의 수 확은 있었다.
“괌과 팔라우, 캐롤라인 제도 까지 전부 다 가져왔다고?”
“예. 괌은 군사 기지를 세우 기에 최적의 섬이라고 판단했 습니다. 필리핀을 프랑스와 프 로이센에 넘긴다면 더더욱 이 곳은 우리의 영토로 만드는 게 옳다고 보았습니다. 크기로 보 나 인구수로 보나 본국으로 동 화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 을 테고.”
이번 협상에 에드워드에게 주문한 건 필리핀을 넘겨받는 것 정도였다.
이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 이니 딱 이 정도만 해낸다면 그 냥 저냥 시킨 건 해내는 수준.
만약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얻어오면 아슬아슬하게 합격 선이라는 기준을 속으로 세워 두었다.
그런데 괌에 이어서 스페인 이 태평양에 가지고 있는 모든 식민지를 다 뜯어올줄이야.
그것도 이쪽이 강압적으로 뜯은 게 아니라 남북을 부추겨 서 함께 압박한 방식이 아주 마 음에 든다.
역시 그 동안 데리고 다니면 서 경험치를 먹여준 보람이 있 었구나.
중간 경과를 보고 받았을 때 도 솔직히 좀 감탄했는데 최종 결과를 보고나니 정말로 흠잡 을 데 없는 일처리다.
어렸을 때는 유약했던 아이 가 이렇게나 훌륭한 계략을 짜 내다니 인간의 성장이란 정말 볼수록 놀랍지 않은가.
“그래, 그래 이 정도면 대대 적으로 네 성과를 알리고 기념 행사를 열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구나. 혹시 회담을 진행하 면서 궁금했던 점이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은 있고?”
“필리핀을 매각하신 표면적 인 이유는 완벽히 이해가 갔습 니다. 그런데 혹시 프랑스와 프 로이센에 필리핀을 판매하는 건 이후 프로이센이나 프랑스 와 외교적 협상에서 우위권을 점하기 위해서입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민다나도 섬과 술루 제도는 스페인령 필리핀이 아닙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프로이센은 이 섬까지 포함해서 자신들끼 리 분할하려고 하고 있죠. 결국 민다나오 섬이나 술루 제도를 무력으로 병합하겠다는 건데 프로이센은 물론이고 프랑스도 장기적으로는 이곳의 방위를 보장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데 굉장히 정확한 분석이다.
그렇지. 그 말대로 프랑스도 인도차이나를 관리하는 것도 빡센데 필리핀까지 해군력을 분산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물며 프로이센은 말할 것 도 없다.
어디 쥐꼬리만한 섬이라면 몰라도 필리핀처럼 섬이 많고 사람도 제법 살면서 커다란 식 민지는 신경을 써야할 게 많기 때문이다.
매력적이면서 탐나는 곳이라 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만 장기적으로 보면 저기 자체 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실감이 안 되겠지 만 아시아 국가들의 힘이 올라 오는 시점이 되면 프랑스는 몰 라도 프로이센은 조금씩 쫄리 기 시작할 거다.
그렇다고 현재 세계 2위 자리 를 두고 경쟁하는 두 국가가 진 짜로 위협을 느끼지는 않겠지 만 일말의 찝찝함이라도 느끼 면 그걸로 충분하다.
아시아와 태평양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추게 될 대영제국 이 그 틈을 파고들어서 이득을 볼 거리는 차고 넘쳤으니까.
이 정도면 100점 만점에 95 점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은 통 찰력이다.
내 흡족한 웃음을 본 에드워 드는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결심한 듯 머뭇거리며 입을 열 었다.
“아버지.”
“음?”
“그러니까 제가 아버지의 의 중을 충실히 이해하고 시행한 게 맞다는 거죠?”
“정확하구나.”
“그러면 제가 지금보다 더 자 신감 있게 나서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지. 능력이 있는 사람 은 그에 걸맞은 자리를 가져야 하는 법이니까.”
나는 아끼는 와인을 한병 따 서 직접 에드워드의 잔에 따라 주었다.
아름다운 붉은 액체가 졸졸 쏟아지며 향긋한 냄새가 방 안 에 퍼져나갔다.
“혹시 다음에 처리해보고 싶 은 업무가 있다면 거리낌없이 말해보거라, 내가 최대한 반영 해줄테니.”
“그러면 저는 이곳을 맡아보 고 싶습니다.”
에드워드가 공손하게 잔을 받으며 대영제국과 지구 반대 편에 있는 극동의 땅을 짚었다.
“아버지가 태어나셨다는 고 향 말입니다. 예전부터 신경이 쓰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