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92)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92화(392/537)
< 대리전 >
인간은 이 땅을 지배하는 만 물의 영장이지만, 동시에 하찮 을 정도로 작은 위협에도 한없 이 약해지는 생물이다.
너무나도 크고 위험해 보이 는 상대라면 오히려 쉽게 대처 가 가능하다.
예로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건 오히려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무언가였다.
호랑이나 사자보다 모기 때 문에 죽은 사람들의 수가 비교 도 되게 많다는 게 그 사실을 증명한다.
굳이 모기까지는 가지도 않 아도 그냥 밟으면 쉽게 죽일 수 있는 작은 독충도 호랑이보다 사람을 많이 죽였을지도 모른 다.
호랑이에게는 물리면 누구나 골로 간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이런 작은 해충들은 위험성을 쉽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장 사람들을 그토록 많이 죽은 말라리아조차 19세기에 이를 때까지 그 전파 원인이 무 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게 좋 은 증거다.
모기가 누가봐도 호랑이나 사자처럼 위협적으로 생겼다면 모두가 진즉 알아차렸을 가능 성이 높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해충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인류의 과학발전 속도를 봤 을 때 사실 1860년을 훌쩍 넘 어 1870년을 향해가는 시점에 서 아직도 제대로 된 살충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냥 그럴만한 기술이 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엄 밀히 말하면 조금 다르다.
원래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라고 정말로 그 필요성을 인지 하고 연구를 한다면 어떤 형태 로든 결과물은 나오게 되어 있 다.
최소한 성공적인 결과가 아 니더라도 무언가는 나오게 되 어 있다.
연금술만 해도 그렇지 않나.
이런 논리로 열심히 돈을 뿌 리고 닦달을 한 결과.
나의 지론이 맞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 되었다.
“폐하의 지시대로 살충효과 를 지닌 여러 성분을 검토했고 상품으로 양산하기 적합한 형 태로 시제품들을 만들어 보았 습니다.”
“시제품이 아니라 시제품들?”
“예. 예상 외로 여러 아이디 어가 나오더군요. 실제로 양산 까지 이어지면 성과금을 3000 % 주겠다고 하니 온갖 기발한 물건들이 마구 올라왔습니다.”
“역시······.”
뭔가가 막혔을 때 돈은 답을 알고 있다.
기술 부족? 환경 문제? 그냥 돈이 된다고 여겨지면 이미 있 는 요소를 어떻게든 우겨 넣어 서 결과물을 만든다 이거야.
“어디 그러면 하나하나 검토 해 볼까? 일단 제일 급한 건 파 나마에서 운하 공사를 할 때 쓸 물건이라는 건 너도 알겠지?”
“물론입니다.”
제임스가 시제품 몇 개를 주 르륵 늘어놓으며 굉장히 익숙 해 보이는 나선형의 제품을 손 가락으로 가리켰다.
“우선 이게 폐하께서 제시하 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 된 겁니다. 뭐라고 하셨죠? 모 기향? 하여튼 이렇게 나선형으 로 말아놓으니 아주 좋더군요. 직선형 제품은 몇 시간도 버티 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사람이 자는 동안은 충 분히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겠지.”
20세기 말에 태어난 사람에 게 너무 현대적이지 않은 모기 퇴치제를 말해보라고 하면 열 에 아홉은 분명 이런 모기향을 꼽을 것이다.
“다만 실험결과 이건 모기를 죽이는데는 효과가 떨어졌습니 다. 아무래도 모기들이 향이 퍼 지기 시작하면 도망가버렸으니 까요. 완전히 밀폐를 하고 틀어 놓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 면 호흡이 곤란해지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 이걸 틀어놓으면 모기가 근처 에는 얼씬도 하지 않아 예방효 과는 확실해 보입니다.”
암, 암. 이미 미래에서 확실히 검증된 형태의 제품이니 제대 로만 만들었다면 효과가 없을 리가 없지.
“그런데 원료는 충분히 확보 됐나?”
“예. 제충국(Pyrethrum)의 공급루트는 이미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태입니다. 달마티아 지방에서만 공수해오는 건 비 용이 많이 들어 직접 재배할 수 있을만한 지역을 물색했는데 후보지역이 꽤 많았습니다. 아 프리카 중부 지방도 잘 자란다 고 하고 조선이나 일본의 특정 지역도 나쁘지 않더군요. 그래 도 파나마로 운송하는데는 브 라질만한 곳이 없어 보여서 주 로 브라질에서 생산해 파나마 로 보내는 형태가 될 거 같습니 다.”
“그래. 다행이네. 적합한 지 역이 없으면 발칸 반도에서 실 어나르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 는데.”
제충국의 원산지는 발칸 반 도의 달마티아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그리스 에 땅을 좀 뜯어낸 덕분에 마음 만 먹으면 저 꽃을 재배해 살충 제를 찍어내는 건 큰 무리가 없 었다.
그래도 공급 루트는 다변화 하는 게 좋으니 최대한 많은 곳 에서 물건을 들여오면 좋지 않 겠나.
“그쪽은 자네가 저 꽃을 재배 하는 걸 허락해준다고 하나?”
“예. 돈 좀 쥐어주니 오히려 제발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 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긴 지금 그쪽도 나라 사정 이 안 좋으니 조금이라도 자본 을 끌어오고 싶겠지. 서로간의 이해가 일치한 좋은 케이스가 되겠군. 어쨌거나 제충국이 있 어서 다행이라니까? 하마터면 맨땅에 헤딩하면서 새로운 물 질을 찾아야 할 뻔했는데.”
사실 조금 알아본 결과 제충 국의 해충 방지 효과는 이미 인 근의 지역에서는 알려진 사실 이었다.
이걸 적극적으로 제품화하지 않은 건 처리공정과, 그렇게 대 규모로 찍어낼만한 필요성 자 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임스가 대규모로 독점 공급을 체결하고 물량을 모조리 쓸어담을 수 있었던 거 였으니 나로서는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럼 이 향을 계속 생산할 건가?”
“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리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 니까. 상여금을 준다고 하니까 모두가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고요. 이건 인도에서 채취되는 오일로 만든 제품인데 소량만 발라도 모기가 얼씬도 하지 않 는 걸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건 단가가 조금 비싸서 모든 인부 들이 아니라 모기가 많은 곳에 서 배치된 사람들에게 소량으 로 바르게 하면 될 거 가 같습 니다.”
“무섭네, 무서워. 이렇게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니. 이 건 나도 몰랐던 건데 누가 알아 낸 건가?”
“상여금을 타겠다는 의지로 탐정까지 고용해 해충이 많을 거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 게 이들을 퇴치하는지 물어보 고 다닌 직원이 있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사실 진짜는 이쪽입 니다.”
제임스가 무색 무취의 액체 가 담긴 병을 꺼내서 보여주었 다.
“클로 어쩌고를 황산 촉매 반 응을 통해 합성한 인공 물질인 데 이게 만들어 놓고 보니 끝내 주게 벌레를 잘 죽인다고 하더 군요. 사실 벌레를 죽이는 능력 만 보면 앞의 두 제품은 이 액 체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건 직 접 분사해 버리거나 대규모로 그냥 뿌려버려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으니까요.”
무색 무취의 벌레를 잘 죽이 는 합성물?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물건인데 설마 내가 아는 DDT인가?
원래는 한참이나 더 뒤에 효 용성이 밝혀져서 사용된 물질 로 알고 있는데 등장한 시기 자 체는 의외로 빨랐던 모양이네.
“실제로 실험을 해본 건가?”
“예. 모기들을 잡아놓은 모기 장에 이걸 분사할 수 있게 만들 어서 뿌렸더니 모기들이 경련 을 일으키더니 결국 죽어버렸 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다는 평 가가 주를 이루더군요.”
“듣기만 해도 대충 상상이 가 는군.”
“제 생각에는 이걸 적극적으 로 운하 공사 현장에 뿌린 다음 이 모기향과 오일을 추가적으 로 사용하는 방식을 추천드리 겠습니다. 그러면 말라리아의 발병률은 극적으로 내려갈 겁 니다.”
“그래, 효율성만 놓고 보면 확실히 그게 제일 좋긴 하겠네.”
제충국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DDT까지 등장 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운하 사업은 당장 내년에라도 다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렇게 와서 말하는 걸 보면 제품도 바로 양산에 들어 갈 수 있다는 걸 테니 지금 당 장 현실적으로 장애물이 될만 한 건 없었다.
다만 내 기억으로는 DDT는 현대에서 분명 금지된 물건이 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터.
정확히 뭐가 원인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면 좋을 텐데 내 가 아는 거라고는 그냥 몸과 환 경에 좋지 않다라는 피상적인 지식뿐이었다.
발암물질이라는 말이 있던 거 같기도 하지만 또 그건 과장 된 거라는 말도 어디서 들은 거 같아 뭐가 맞는지 제대로 구분 을 내릴 수 없었다.
확실한 건 환경에 좋지 않다 는 거였으니 아마 토양이나 동 식물의 안에 축적되는 형태의 해로움이 아닐까 추론해볼 따 름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폐하께서 허가하시면 바로 북부에 만들 어 둔 회사를 통해 공장을 가동 하겠습니다. 그러면 표면적으 로 누구도 이 살충제들과 폐하 의 연결성을 의심할 수 없을 겁 니다.”
“살충제를 찍어낼 곳은 제임 스 그룹과 완전히 별개의 회사 겠지?”
“예. 이런 일에 쓰려고 한참 전에 분리해 놓은 회사들입니 다. 아직 이런 용도로 쓸 수 있 는 회사가 북부에만 2개 더 있 고, 유럽에도 3개 정도 있습니 다.”
“좋아, 그러면 일단 만들어보 도록 하자. 단, 그 뭐냐 저 물건 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은 인공 합성제잖아? 그러니까 혹시 사 람이나 동물에 해롭지 않은지 사용하면서 계속 경과를 지키 고 기록으로 남겨두도록 해. 어 떤 문제가 벌어질지 모르니까.”
“아···그것도 그렇군요. 하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 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알겠습니다.”
원역사에서도 수십년 이상 마구잡이로 남용되다가 금지된 걸 보면 사용하자마자 바로 심 각한 오염을 초래하는 물질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지된 데에는 다 이유 가 있으니 남용할만한 물건이 아닌 건 사실.
하지만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합성물을 내 가 이건 환경에 좋지 않으니 쓰 면 안 된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오히려 이렇게 제한된 환경 에서 한시적으로 사용하게 한 뒤에 동식물과 환경에 얼마나 좋지 않은지 데이터를 뽑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확실한 길 일 것이다.
겸사겸사 운하를 파는데 도 움도 좀 받고.
“그러면 이제 행동으로 옮겨 보자. 이 지긋지긋한 모기 놈들 치워버리고 최대한 빨리 운하 를 파야지.”
“정확히 다음달 두번째 주 화 요일에 광고를 올리도록 하겠 습니다.”
“좋아. 그럼 나는 운이 좋게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대 규모 공급 계약을 하고 살충제 회사에 투자를 하면 되겠구만.”
“예. 그런데 폐하, 운이 너무 좋으신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 좀 티가 나긴 해?”
지금까지 내 행보를 쭉 돌이 켜보면 우연히 어딜 가면 결과 적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구도 로 전쟁이 터지고, 내가 이용하 기 쉽게 전쟁이 마무리가 됐다.
여기에 딱 내가 캐나다를 왕 국으로 격상시키려고 하자 공 산국가가 성립 되거나 파나마 를 인수하자 말라리아의 원인 이 밝혀지고 살충제가 개발되 는 등.
아주 공교롭게도 세상이 나 를 위해 돌아간다고 느껴질만 한 행운이 연달아 뻥뻥 터지는 중이다.
누가봐도 수상한 일이긴 했 고 얼마 전에 의회에서 공개적 으로 내게 의심당하다가 역으 로 털린 의원들이 나온 것도 따 지고 보면 이상한 일은 아니었 다.
“제임스 네가 볼 댄 어떻지? 역시 좀 의심이 가나?”
“이번 건 까지는 아무리 파도 증거가 없으니 사실 의심을 해 도 별 소용은 없을 겁니다. 다 만 앞으로도 쭉 이런 일이 반복 된다면 누군가가 작정하고 폐 하의 뒤를 캐겠죠. 아니, 이미 누군가는 그렇게 하는 중입니 다.”
“혹시 탐정 회사에 관련된 의 뢰라도 들어온 건가?”
“물론이죠. 대영제국 내에 있 는 탐정 사무소를 이용하긴 좀 그랬는지 북부에 있는 탐정 사 무소들에 폐하의 뒤를 캘 수 있 냐는 문의가 꽤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보고를 드 리지 않았었나요?”
“그랬지. 그때는 어차피 시답 지 않은 놈들이라 그냥 넘겼는 데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월 척이 낚이기라도 한 건가?”
대영제국과 합중국에서 대규 모의 탐정회사를 만든 건 공적 영역이 아닌 곳에서도 정보를 수립하려던 이유가 제일 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부수 적인 효과가 쏠쏠했는데 그게 바로 불법적인 목적으로 남의 뒤를 파려는 자들을 역으로 조 사하는 것이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돈만 주면 불법적인 일도 조사해주 는 곳을 따로 분리해 놓은 게 신의 한수였다.
원래 이런 일을 하면서 성장 하는 회사가 무조건 나올 수밖 에 없으니 이쪽이 미리 선점해 두겠다는 의도였는데 덕분에 의도치 않게 재미있는 광경을 꽤나 많이 접하는 중이다.
“핑커튼 사무소는 그래도 합 중국 전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메이저한 업체다 보니 대놓고 폐하의 뒤를 밟아달라는 요구 는 없었습니다. 그냥 좀 비뚫어 진 팬심이라고 해야하나···하여 튼 뭐 그런 수준의 요구 정도였 죠. 다만 적절한 돈만 주면 대 영제국 여제의 속옷이라도 훔 쳐올 수 있다는 모토로 운영하 는 다른 업체는···물론 정말로 그런 의뢰는 받지 않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쨌든 그쪽에 꽤나 재미있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괜 찮으니까 말해봐.”
“대영제국의 국서이자 캐나 다의 왕 킬리언은 겉과 속이 다 른 이중인격자임에 틀림 없으 니 꼭 조사를 부탁한다,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내용이었습 니다. 당연히 의뢰인은 익명이 고 아마 직접 만나도 대리인을 내세우겠죠. 그래도 저쪽이 제 시한 금액이 상상이상으로 크 다는 점에서 조사해볼 가치는 충분할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요?”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냥 어그로가 아니라 진짜 로 거액의 돈을 투자할 정도면 분명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 데 이건 절대 가볍게 넘어갈 사 안이 아니었다.
제임스의 말대로 당연히 대 리인을 내세우겠지만, 어차피 이쪽도 대리인을 앞세우는 건 마찬가지.
“이쪽도 돈은 얼마든지 들어 도 상관 없으니 저 의뢰를 한 인간의 뒤에 누가 있는지 밝혀 내도록.”
사실 이제 슬슬 이런 시기가 한번쯤은 올 때가 됐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선량하고 착실한 사람은 언 젠가는 시기와 질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법.
굳이 알아도 되지 않을 영역 에 발을 뻗친 사람이 누구일지.
저 의심의 장막 뒤에 숨어있 는 사람의 면상을 꼭 한번 확인 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