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394)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394화(394/537)
< 대리전 (3) >
“아아···공산주의자···으음· ·····.”
맥팰런은 쌍욕을 내뱉지 않 은 자신의 인내심이 칭찬받아 야 마땅하다고 확신했다.
혹시 자신이 정신 이상자의 의뢰를 받은 게 아닌지 진지하 게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뒤에 어떤 거대한 조직이 있 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미친놈 의 망상이었다면 이보다 허탈 한 일이 어디 있으랴.
“물론 믿기지 않는 말이라는 건 잘 압니다. 하지만···.”
“아아, 잠깐만요. 그러니까 지금 농담을 하는 게 아니라 진 지하게 말하고 있는 겁니까? 비 유도 아니고, 농담도 아니고 진 짜로 하는 이야기라고?”
“그렇습니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후우······.”
그러니까 대영제국 황실의 실세이자 수에즈 운하의 주인.
캐나다의 국왕이자 아일랜드 에서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 기 일보 직전의 성인으로 대우 를 받는 사람이 공산주의자라 는 건가.
맹세코 지금까지 들어본 개 소리 중 단연코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제가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 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저한테 당장 꺼지라고 하고 싶겠죠? 하지만 증거가 있습니 다.”
“아, 네 그러시겠죠. 그럼 이 만 나가···.”
“이걸 보시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의뢰인이 품속에서 조심스럽 게 책을 한 권 꺼내더니 앞으로 스윽 내밀었다.
이렇게까지 헛소리를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라도 그는 책 을 펴들고 내용을 보았다.
“이건 뭡니까? 일기? 자서 전?”
“예. 이건 대영제국에서 유명 한 교수인 마르크스의 옛날 일 기의 일부입니다. 이걸 보시면 킬리언이 마르크스와 심도 있 는 공산주의에 대해 토론한 내 용이 전부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마르크스 교수가 공산주의자입니까?”
마르크스라면 맥팰런도 알고 있는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철 학자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는 말은 맹세코 들 어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진성 빨갱이라면 당 연히 남부쪽에 합류했어야 정 상이 아닌가.
“물론 마르크스는 현재는 공 산주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죠. 하지만 이때 마르크스는 열렬 한 공산주의자였고 이는 기록 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뿐 만 아니라 이때는 지금 남부의 서기장 엥겔스도 동석하고 있 었습니다.”
“···엥겔스가?”
“예. 결국 지금의 공산주의 국가의 서기장 엥겔스가 탄생 한 데에는 킬리언의 지분이 결 코 적지 않다는 겁니다. 그에게 는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어두 운 뒷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음······.”
맥팰런은 의뢰인이 증거로 내민 책을 주르륵 훑어 보았다.
분명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 리고 킬리언이 나눈 대화들이 꽤나 상세히 적혀 있었고, 내용 도 바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깊이가 있었다.
“그런데 이게 조작된 증거가 아닌 건 확실합니까?”
“예. 이건 마르크스와 엥겔스 가 작성한 일기의 일부를 필사 한 거니까요. 그들도 원본을 가 지고 있을 겁니다.”
“어···잠깐. 그럼 이 증거는 어떤 경로로 손에 넣은 겁니까? 혹시 이거 때문에 위험하게 되 는 건···.”
“아, 그건 아닙니다. 걱정 마 십시오. 그냥 이것 때문에 우리 가 위험해질 일은 없으니까요.”
불법으로 정보를 빼온 게 아 니면 내부 유출이라는 말인가.
그런데 그러면 배후에 있는 사람은 마르크스나 엥겔스라는 건데 이건 너무 뻔하지 않나.
이 놈이 바보도 아니고 자신 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그렇게 순순히 불었을까?
아무래도 좀 더 자세히 알아 봐야 할 거 같았다.
“흐음···일단 알겠습니다. 제 상식과는 너무 동떨어진 정보 라 잠시 혼선을 빚었네요. 그런 데 설령 캐나다의 국왕이 한 때 공산주의자였다고 해도 뒤로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보는 건 논리의 비약이 아닙니 까?”
“저 한건만 놓고 보면 그렇겠 지만 그동안 그의 주변에서는 석연치 않은 일이 너무 많이 일 어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조 사를 하면 분명 뭔가가 나올 겁 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이게 사 실이라는 가정 하에 조사를 해 보기로 하죠. 그래도 사안이 사 안이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양해해 주시길.”
“물론입니다. 그래도 중간중 간 진행상황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십시 오. 저희는 절대 고객님을 실망 시키지 않을 테니까요.”
지금까지 온갖 사람의 뒤를 캐고 다닌 맥팰런이지만 이번 일은 자신의 인지를 아득히 넘 어섰다.
킬리언은 공산주의자······.
계속 생각하면 정신이 나갈 거 같으니 일단 위에서 보고를 올리고 명령을 기다려봐야겠다.
과연 핑커튼이나 제임스는 이 어처구니 없는 말에 뭐라고 답할까.
* * *
나는 최근 오랜만에 머리를 굴리며 옛날로 돌아간 듯한 느 낌을 받고 있었다.
“핑커튼이 진행상황을 알려 왔습니다. 재미있는 말이 적혀 있더군요.”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 지?”
“공산주의자라니 진짜로 상 상도 못한 프레임이 아닙니까.”
“대체 어디서 저게 유출된 건 지는 한번 알아봐야겠군. 단순 히 마르크스와 엥겔스 둘 중 한 명이 범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의뢰인이라는 인간이 이걸 너 무 술술 불었어.”
“핑커튼 역시 그렇게 조언하 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머리 를 굴리고 추리해본 적이 있었 나.
여러 가지 가능성이 떠오르 긴 하지만 지금은 쓸데없이 머 리를 굴릴 필요가 없다.
정보도 불충분한데 누가 유 출했네, 누가 범인이네 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짓.
그냥 당사자 중 한명에게 가 서 정보를 캐는 게 가장 효율이 좋다.
“마르크스는?”
“안 그래도 불렀습니다.”
“좋아, 좋아. 일처리가 빠르 네.”
“그럼 저는 일단 마르크스가 오기 전에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는 저와 폐하의 관계를 모르 니까요.”
제임스가 빠르게 일처리를 해두고 가버리자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역시 편하구만.
계속 내 옆에서 일을 봐주면 좋겠지만 그런 말을 하면 바로 도망가 버리겠지?
이제 나이도 나이니까 안락 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게 내버 려두는 게 맞긴 하다.
다만 이번에는 사안이 사안 이라 내 옆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을 뿐.
계속 잡아두면 정신력 이전 에 몸이 먼저 고장날지도 모른 다.
그렇게 제임스가 쉬러 가자 바톤 터치라도 하듯 궁으로 들 어온 마르크스가 황급히 방 안 으로 달려오는 게 보였다.
“폐하! 대체 어떻게 된 일입 니까?”
“어떻게 된 일이긴. 자네가 옛날에 쓴 흑역사의 보고가 누 군가의 손에 털려서 세상에 나 오기 일보직전이라는 거지.”
“대체 어떤 놈이 그런···아니, 애초에 그게 왜 털렸다는 겁니 까?”
“나야 모르지. 혹시 자네가 유출한 건 아니겠지?”
물론 처음부터 그럴 가능성 은 0이라고 봤지만 마르크스의 반응은 예상보다도 더 격했다.
“그럴리가 없지 않습니까! 제 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 고 저 모질이 시절의 기록을 뿌 리겠습니까. 할 수만 있다면 오 히려 전부 다 태워버려서 기록 말살해버리고 싶은 마음뿐인 데.”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 네. 그래서 묻는 건데 혹시 저 일기의 원본은 자네가 가지고 있나?”
“예. 하지만 제가 교수가 된 이후 제 금고에 처박아두고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았으니 그게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저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엥겔스 뿐이고요.”
“그럼 생각할 수록 엥겔스가 범인이라는 건데···이상한 걸?”
이렇게 쉽게 진범이 나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나.
“아니면 엥겔스가 유출범이 긴 하지만 이걸 토대로 폐하의 뒤를 캐려는 자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걸 려도 혐의는 엥겔스에게 뒤집 어 씌우면 그만이니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참일 세. 유출범과 내 뒤를 캐는 놈 이 동일인이라는 보장은 없으 니까.”
하지만 엥겔스가 굳이 저 일 기를 유출할 필요가 있냐 물으 면 그건 또 굳이? 라는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역시 이건 혼자서는 고민하 면 답이 나오지 않으니 엥겔스 의 가장 큰 이해자인 마르크스 의 의견을 들어봐야한다.
“혹시 엥겔스가 평소에 말을 잘 흘리고 다니는 타입인가?”
“그렇게 딱 잘라 말하기는 어 렵지만 기본적으로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는 합니 다. 가르치는 걸 좋아하기도 하 고요.”
“그렇군. 그럼 엥겔스가 옛날 저 내용을 흘려서 얻을 이익이 있을까?”
“뭔가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겁니다. 엥 겔스는 지금 남부의 서기장이 아닙니까. 미숙한 시절의 기록 을 노출시켜서 위신에 득이 될 게 없습니다.”
“그래. 그러니까 헷갈린다는 말이지.”
정황상 마르크스쪽에서 이 사실이 새어나가진 않았을 테 니 일단 정보의 출처는 엥겔스 라고 봐야 한다.
만약 뭔가를 노리고 의도해 서 노출한 거라면 시점은 남부 에 공산국가를 세우기 전이라 고 봐야할 터.
하지만 사고나 우연이라면 그게 언제가 됐든 이상할 건 없 다.
억측과 비약을 배제하면 합 리적으로 추론이 가능한 영역 은 딱 여기까지.
이 이상은 어떻게든 저쪽에 서 정보를 더 건져내야 알 수 있었다.
“폐하께서는 개인적으로 의 심이 가는 자가 있으십니까?”
“딱 찍으라고 하면 솔직히 없 는 거 같은데.”
나처럼 착실하고 바른 길만 걸어온 사람이 누군가의 눈에 서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일이 있 을 리가 없다···라고는 솔직히 양심상 말 못하겠다.
그보다는 후보를 헤아려보니 너무 많아서 한명만 뽑는 게 불 가능하다는 게 문제지.
“그러면 어쩔 수 없군요. 조 금 더 정보가 모이면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알아보겠습니다.”
“의외로 열의가 있는데? 나 는 내가 부탁해야 할 줄 알았는 데 알아서 나서준다고 하니 고 맙군.”
“···제 부끄러운 기록이 퍼져 나가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 대 신 저도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테니 저게 어디까지 유출 됐는 지도 좀 알아봐주시면 정말 감 사드리겠습니다.”
그럼, 그럼. 흑역사가 퍼져나 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지.
여기 시대의 사람들이야 SN S를 하지 않았으니 그럴 위험 은 덜하겠지만, 21세기 사람들 의 대다수는 중고등학교 때 글 들을 싸그리 박제해 공개한다 고 하면 거품물고 뒷목을 잡을 거다.
특히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 록 과거의 흑역사는 치명타가 되기 마련.
어쩌면 누구보다 절실한 사 람은 여기 있는 마르크스일지 도 모를 일이다.
“그럼 일이 이렇게 된 거 이 번 일을 마무리하면 슬슬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게 어떨까?”
“그거라고 하시면······.”
“남부도 이제 슬슬 안정되고 있고 푸에르토리코까지 손에 넣어서 한층 더 기세가 올랐으 니 좀 찍어눌러놔야 하지 않을 까 싶은데. 마침 누군가 나를 공산주의자로 엮어서 공격하려 고 하니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남부의 존재로 빨아먹을 수 있는 건 이제 거의 다 빨아먹었 다.
이번 일의 배후에 남부가 있 을지 없을지는 모르는 일이지 만 더 이상 두고볼 필요는 없다 는 뜻이다.
마르크스는 잠시 생각을 정 리하는 듯 하더니 씁쓸하게 입 맛을 다셨다.
“제가 엥겔스를 공격하면 되 겠습니까?”
“그럴 수 있겠나?”
“해야죠. 따지고 보면 제가 만든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원조 공산천마의 신생 공산 혈마의 대결.
가슴이 웅장해지는 세기의 혈투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이 지리멸렬한 전초전을 빨리 끝 내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대충 묻어버리고 갈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직접 건드리려고 한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당사자만이 아니라 얽혀 있 는 모든 조직을 끄집어내서 하 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되짚 어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이 런 일이 터진 건 오히려 다행일 지도 모른다.
진짜로 헛점이 드러나기 전 에 모든 걸 원점에서 검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니까.
“마르크스, 당연히 지금 남부 에서 주장하는 이론에 대해서 는 다 파악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어차피 그 근간 은 엥겔스주의···그러니까 사실 상 제가 옛날에 만들어둔 학설 에 기초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혹시 자네가 예전에 만든 학설 중 엥겔스주의에 포 함되지 않은 내용도 있나?”
“당연히 있습니다. 지금이라 도 바로 알려드릴 수 있고요.”
“좋아. 그럼 번거롭겠지만 책 으로 정리해서 좀 넘겨주게.”
뒤에서 음흉하게 움직이고 있는 하이에나를 끌어내려면 미끼를 던져줘야지.
그것도 쨰째하게 썩은 내 나 는 상한 고기가 아니라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신선한 고기를 준비해 줄 필요가 있다.
충격적인 정보를 풀어주면서 슬슬 떡밥을 흘리면 더 이상 수 풀 속에 숨어있지는 못할 터.
그러니까 어디 한번 보기로 할까?
킬리언이 단순한 공산주의자 가 아니라 엥겔스를 움직여 남 부에 공산주의 국가를 수립한 흑막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조종당한 엥겔스 본인도 모 르고 있으니 펄쩍 뛰며 부인하 겠지만, 놀랍게도 이건 한 점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