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401)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401화(401/537)
< 피날레 (6) >
왕정 국가에서 후계구도의 확립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가장 중요한 최우선 과 제였다.
동양에서는 괜히 세자를 국 본이라 부른 게 아니다.
비록 유럽은 절대왕정 시대 를 벗어나며 왕실의 힘이 약해 졌다지만 다음대의 왕위를 물 려받을 존재의 유무는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컸다.
태자가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과 아닌 건 왕실의 안정도가 차원이 다를 정도로 차이가 컸 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영제국의 황 실은 수 년 전까지는 아무런 문 제가 없었다.
황태자가 누구보다 든든히 버티고 있고 그 아래의 자식들 도 모두가 장성해 든든히 자리 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대영제국은 여차하면 여자가 황위를 이어도 되는 나라였으 니 다음대의 계승은 아무런 문 제가 없었다.
유아 사망률이 높은 시대였 음에도 황실의 5남매는 그 누구 도 큰 병을 앓지 않고 무사히 유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이게 다 킬리언이 과하다 싶 을 정도로 호들갑을 떨며 위생 에 신경을 쓴 덕분이다.
황태자의 능력은 이제 누구 도 토를 달지 않을 정도로 탁월 했고, 차남 역시 장남 못지 않 게 똑똑하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다.
여기에 황제의 속을 썩인다 고 알려진 말썽꾸러기 장녀도 최근에는 능력만 보자면 나무 랄 곳이 없는 사람이라는 소문 이 여기저기서 퍼지는 중이었 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아무런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이긴 한 다.
다만 시간이 좀 더 흐르자 약 간의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나 오기 시작했다.
이미 결혼을 해야 할 나이가 된 황태자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태자의 신부가 되고 싶어 하는 여인들은 버킹엄 궁전 정 원을 몇 바퀴나 늘어설 정도로 지천에 널려 있었으나, 황태자 본인이 아직 결혼에 생각이 없 다는 게 문제였다.
심지어 황태자는 지금 공무 를 집행한답시고 아시아로 가 버린 터라 최소 내년까지도 결 혼을 하지 않을 건 거의 확정되 어 있었다.
그냥 아름다운 여인과 손만 스쳐도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 야 할 혈기왕성한 나이에 여자 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건 무조건 걱정어린 시선 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설마 남자를 좋아하는 건 아 니겠지 하는 불경한 소문부터 혹시 남성으로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우려까지.
황태자를 둘러 싼 추문이 나 오지 않는 게 이상한 지경이었 으나, 황태자가 파티장에서 쌍 둥이 남매와 말다툼을 벌인 뒤 이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 가기 시작했다.
“나보다는 천방지축 말괄량 이 동생이 결혼하는 게 먼저지. 나야 괜찮지만 내 소중한 동생 은 저러다가 좋은 남자와 만나 지 못할까봐 무섭다. 저 아이가 먼저 결혼을 해야 나도 마음놓 고 신부가 될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애들레이드는 개소리 하지 말라고 방방 뛰었으나, 황태자 가 이런 말을 흘리자 세간에 떠 돌던 황태자에 관한 이상한 추 문은 삽시간에 사라지고 대신 다른 소문이 떠돌았다.
-태자 전하는 동생을 끔찍히 아껴 결혼을 하고 계시지 못한 거다.
-어떻게든 동생이 노처녀가 되지 않도록 백방으로 좋은 남 자를 찾고 있어서 아직 결혼을 생각하지 못하고 계신 거다.
-황녀님이 먼저 결혼을 하셔 야 태자 전하가 마음을 놓고 결 혼을 하실 수 있다.
처음에는 언제 결혼할 거냐 는 귀찮은 질문을 떠넘기기 위 해 대충 둘러댄 거였지만 소문 에 살이 붙다보니 졸지에 대영 제국의 모두가 애들레이드가 좋은 남편감을 찾는 걸 응원하 게 됐다.
그녀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겠지만, 어쩌랴.
이미 사고를 친 인간은 아시 아로 도망가버렸는데.
그리고 전국민의 응원을 등 에 업은 빅토리아는 이때다 싶 었는지 지금까지 계속 실패로 돌아간 애들레이드 결혼 성사 작전을 다시 한번 실행에 옮겼 다.
“여보, 이번에는 당신도 강력 하게 말을 해야 해요. 이번 기 회가 아니라면 언제 저 한심한 애가 결혼을 하겠어요?”
“그래도 결혼이라는 건 본인 이 하고 싶어야 하는 건데 너무 강제로 보내는 것도 좀···.”
“그러다가 우리 애가 평생 노 처녀로 살다가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에요? 아니, 저렇게 예쁘게 낳아줬는데 일국의 황 녀가 돈 벌겠답시고 회사만 키 우고 있는 게 말이 되냔 거에요. 이것도 따지고 보면 당신 책임 이니까 당신이 설득하라고요.”
“···네, 네. 알겠습니다.”
빅토리아는 내가 애들레이드 에게 회사를 떼어내서 물려준 걸 여전히 아니꼽게 보는 중이 었다.
사실 그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는 갔다.
나야 이런 쪽에서는 어쩔 수 없이 21세기 사고방식에 길들 여져 있었으나 지금은 엄연한 19세기다.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후사를 봐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으며, 특히 황 실의 인물들은 그게 거의 반쯤 의무로 여겨지는 시대였다.
옛날 만큼 그렇게 엄격한 건 아니었으나 여전히 공주들의 결혼은 외교적으로 유용한 카 드로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나는 아이들을 정략결 혼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 만, 빅토리아는 필요하다면 해 야 한다는 쪽이었다.
다만 지금 대영제국의 상황 에서는 굳이 정략결혼을 할만 한 필요는 없었기에 최대한 아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있 을 뿐.
“빅토리아, 그래도 애들레이 드는 진짜로 사업수완이 좋다 니까? 저 아이가 황실의 재산을 얼마나 더 불려줄 수 있는데 굳 이 결혼하라고 할 필요가 있을 까? 결혼이야 뭐 다른 애들이 알아서 해주겠지.”
“사업은 결혼을 한 다음 해도 상관없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당신이 선정 한 후보들을 보면 죄다 일국의 황태자나 왕태자잖아. 그러면 애들레이드가 그 나라로 가야 할 텐데···.”
“우리 아이의 신랑감을 찾는 건데 어중간한 사람을 고를 수 는 없으니까요.”
그건 나도 동감이다. 나만큼 잘생기고 능력있는 사람은 아 니더라도 최소한 애들레이드가 아까운 결혼이 돼서는 안 되지. 암암.
그런데 그렇게 놓고 보면 당 장 가능한 후보는 러시아의 황 태자나 프로이센의 왕태자 같 은 이들밖에 남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아니면 굳이 외부에서 찾지 말고 국내에서 찾아봐도 되지 않을까?”
“정 안되면 그렇게 해봐야죠. 하지만 그 아이는 황실의 장녀 니까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다는 걸 자각해야 해요. 특히 에드워드 그 아이가 이상 한 소리를 하고 간 바람에 소동 이 더욱 커지기도 했고.”
“걘 아시아에서 돌아오면 진 짜 애들레이드한테 맞아죽을지 도 몰라. 당분간은 만나지 못하 게 해야지.”
“그럼 그 이야기도 덧붙여서 당신이 좀 더 열심히 설득해 보 면 되겠네요. 그 아이는 내 말 은 징그럽게 안 들어도 사랑하 는 아빠 말은 잘 듣는 편이잖아 요? 그러니까 한번만 더 이야기 를 해줘요.”
딸이 좋은 남편을 만나 평생 사랑받으며 사는 건 이 시대 어 머니들의 어쩔 수 없는 바람이 다.
그리고 나는 빅토리아가 이 렇게 나오면 대놓고 거절할 수 가 없었다.
차라리 화를 내면 나도 무시 라도 하지 사랑하는 아내가 이 렇게 간절하게 애원하면 어떤 남자가 거기다 대고 응 싫어라 고 할 수 있겠나.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애 원을 뿌리칠 수 없듯 그와 비슷 할 정도로 사랑하는 장녀의 바 람도 존중할 수밖에 없는 게 나 라는 사람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 지옥의 이 지선다에서 제 3의 선택지를 고 를 수 있게 해줄 사람이 나타났 으니.
바로 나를 엿먹이고 싶어서 뒤를 캐고 있는 프로이센의 왕 태자였다.
* * *
그동안은 어물쩍 어물쩍 넘 어가면서 무마하고 있었지만, 사실 황실의 장녀가 결혼 생각 이 없다며 허구한 날 엄마와 싸 우고 있는 건 별로 좋아보이는 그림은 아니다.
게다가 나야 그녀가 내 사업 을 충실히 불려주고 있으니 불 만이 없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지 않나.
황녀가 뭘하는지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가끔씩 파티나 나 오면서 호사스러운 명품을 자 랑하고만 있으면 좋지 않은 소 문이 퍼질지도 모른다.
빅토리아가 유난 떠는 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을 잘 고려하면 오히려 그녀의 반 응이야말로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었고 나나 애들레이드가 비정상에 가깝지 않을까?
물론 그건 모든 걸 이성적으 로 판단하려는 내 고찰의 결과 일 뿐, 당사자는 그렇게 쿨하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아! 또 엄마가 보내서 왔죠? 내가 진짜 열 받아서.”
“엄마도 다 너를 걱정해서 그 런 거란다.”
“진짜 저를 걱정한다면 에드 워드가 말한 헛소리에 대한 수 습부터 해줘야죠. 아니, 걔는 지 가 결혼 안하는 걸 왜 남을 걸 고 넘어진대요? 차라리 남자답 게 자기는 여자에 관심이 없다 고 시원하게 지르고 가기라도 하던가!”
“···음? 애들레이드, 설마 에 드워드가 진짜로 여자한테 관 심이 없다고 했니?”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나 를 끌어들이느니 차라리 그렇 게 말하는 게 더 나았다는 거죠. 걱정 마세요, 걔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니까.”
그, 그렇지? 순간적으로 이상 한 말해서 깜짝 놀랐잖아.
“그래도 사람들은 네가 내 사 업 중 일부를 물려받은 걸 모르 니까 이상하게 생각할 수박에 없는 건 사실이란다. 분명 하는 것도 없어 보이는 애가 널 걱정 하는 엄마랑 싸우고만 있으면 너를 향하는 시선도 점점 싸늘 해지지 않을까?”
“그건 그렇죠.”
“그러니까 내가 우리 모두를 위한 제안을 하나 가져왔는데 들어보겠니? 이렇게만 하면 당 분간은 빅토리아는 물론 누구 도 너한테 결혼 하라고 달달 볶 지 않을 거야.”
“진짜요? 그게 뭔대요? 역시, 아빠! 믿고 있었다고요!”
지긋지긋한 엄마의 잔소리에 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딸 아이의 얼굴이 활짝 폈다.
“바로 프로이센 왕태자와의 결혼을 추진하는 거란다.”
“···?”
“일단 내가 비스마르크 총리 와 프로이센의 왕과 이야기를 해볼 테니까 네가 베를린으로 가든 왕태자가 런던으로 오든 해서 몇 번 이야기를 나눠 보 렴.”
“우와, 정말 대단한 방법이네 요.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듣기 싫으면 결혼을 추진하라니 정 말정말 대단한 묘수에요. 체스 에서 이기려면 체크메이트를 하면 된다는 것처럼 완벽한 해 결책이네요.”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갈 증이 해소된다는 급의 해결책 을 들은 딸 아이의 목소리가 삽 시간에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 만 이게 최선의 해결책이란다. 아, 그래도 걱정마렴. 진짜로 결 혼을 하라는 게 아니야. 어차피 이 혼담은 엎어지게 되어 있으 니까.”
“하는 척만 하고 중간에 엎어 버리라고요? 그건 오히려 역효 과 아닌가요? 그럼 처음부터 결 혼할 생각도 없었으면서 괜히 간만 봤다고 욕 먹을 텐데. 사 람들은 대영제국의 황녀가 결 혼하기 싫어서 억지로 판을 엎 었다고 흉 볼 거라고요. 누가 봐도 역효과잖아요.”
“그거야 이쪽의 과실로 판이 엎어질 때의 이야기지.”
이쪽은 정말로 결혼을 성사 시키고 싶어했고, 전 국민의 염 원이던 황녀의 결혼이 성사되 기 직전 상대방의 문제 때문에 혼담이 좌초되면 과연 반응이 어떨까.
애들레이드는 순식간에 동정 표를 얻게 될 것이고 빅토리아 는 물론 누구도 당분간 그녀에 게 결혼을 하라는 닦달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태의 원인을 초래하게 된 프로이센은 당연히 이쪽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되는 것이고.
물론 이건 필연적으로 혼담 을 엎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애들레이도 불쾌한 경험을 하 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그녀가 싫다고 하 면 나는 당연히 이 계획을 접고 다른 쪽으로 노선을 틀 작정이 었다.
“흐음, 그러니까 아무리 이야 기가 잘 진행되도 실제로 결혼 을 할 가능성은 아예 없다는 뜻 이죠?”
“그래. 그건 확실하단다.”
“나는 비련의 황녀라는 동정 표를 얻게 될 테니 당분간 누구 도 넌 왜 결혼 안함? 이라는 말 도 하지 않을 거고···나쁘지 않 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 도 여자인데 결혼이라는 중대 사를 이렇게 이용하는 건 쪼오 금 마음에 걸리긴 해요.”
하긴 애들레이드도 여자애인 데 혼인을 이용한 계략을 꾸미 는 건 그리 마음에 들지 않겠지?
그냥 잊어버리라는 말을 하 려던 내 뒷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얼굴에 형용할 수 없는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그래 충분히 이해한단 다. 네가 싫다고 하면 당연히···.”
“그러니까 사업체 몇 개 더 넘겨줘요. 안 그래도 최근에 시 계와 보석쪽을 합쳐서 새로운 브랜드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데 자본금을 아빠가 다 대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요.”
이야, 우리 딸 장사 잘하네.
아무래도 내가 자식들 농사 하나는 확실히 잘 지은 모양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