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Hidden Powerhouse Of The British Empire RAW novel - Chapter (424)
대영제국의 숨은 거물이 되었다-424화(424/537)
< 공산 내전 (7) >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공 산당이 어쨌네 엥겔스가 저쨌 네 하는 일로 난리가 난 상태였 다.
하지만 아무리 사방이 축제 라고 해도 자기 코가 석자인 사 람들은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법.
유럽에서 엥겔스가 두드려 맞는 걸 유쾌하게 즐기고 있지 못하는 나라는 딱 두 곳이었다.
첫 번째는 당연히 러시아다.
본인들 황실이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는데 대륙 건너 공산당 수장이 표절을 했든 말 든 뭐가 대수인가.
귀족들은 이 틈을 타서 황제 의 권력을 약화시키려고 했고, 황제는 그에 맞서 칼춤을 추는 중이었기에 러시아는 타국의 난리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
여기에 러시아만큼은 아니었 지만 남부가 얻어터지는 걸 진 심으로 즐기고 있지는 못한 나 라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프 로이센이다.
그래도 프로이센은 러시아만 큼은 아니었다.
적어도 일반 시민들이나 귀 족들은 웃고 떠들며 멍청한 공 산주의자들을 욕할 수 있었으 니까.
다만 나라의 정점인 국왕과 총리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을 뿐.
“후···그래, 어쨌거나 대영제 국에서 이 멍청한 놈에게 더는 책임을 묻지는 않을 거라는 말 이지?”
“예. 킬리언 폐하께서는 분명 그렇게 약속하셨습니다.”
“고마운 일이군. 정말로 크게 빚을 졌어.”
“예. 빚을 졌죠. 그게 문제지 만.”
용서를 해준 건 정말로 고맙 지만 국제 외교에서 대가없는 용서는 없다.
이번 일로 프로이센이 놓친 걸 생각하면 빌헬름은 자신의 아들을 반쯤 곤죽을 만들어놓 아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만 같 았다.
이딴 놈을 환영하겠답시고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라고 했 던 자신이 바보같지 않은가.
“대영제국 황실과의 결혼 재 추진은···역시 무리겠지?”
“일단 왕태자 전하께서 바라 지 않으시는 듯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저쪽의 황녀를 본인 이 감당하지 못할 거 같으시다 는군요.”
“모자란 놈 같으니. 여자 하 나 휘어잡을 자신이 없어서··· 에잉, 못난 놈.”
“잘못하신 게 있다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대영제국과 혼인을 해서 동맹관계를 더 굳 히는 건 좋지만 저쪽 황실이 저 번 일을 빌미로 필요 이상으로 이쪽에 개입하려고 할 수도 있 으니 혼인을 취소한 건 옳은 선 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저 모자란 놈 의 기행 때문에 우리는 기회를 놓친 셈이 되지 않았는가! 그냥 가만히만 있었어도 결혼은 거 저 굴러들어오는 거였어!”
킬리언은 처음부터 딸을 프 로이센에 보낼 마음이 없었지 만, 그걸 모르는 빌헬름이나 비 스마르크는 그저 이 절호의 기 회를 놓친 게 아쉬울 따름이었 다.
“그래도 이번 사건 덕분에 러 시아의 기세가 확실하게 꺾였 으니 그건 다행이지 않습니까. 우리로서는 걱정거리가 하나 줄어든 셈이니까요.”
“그건 그렇지. 자네 생각은 어떤가? 러시아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황권이 안정된 상태에서 힘 의 균형이 뒤흔들리기 시작했 으니 한동안은 이 혼란이 지속 될 겁니다. 심지어 러시아는 지 금 급격한 산업화를 추진하면 서 노동자와 자본가들간의 갈 등도 심화된 상태죠. 최소 10년 은 일어서지 못할 겁니다. 어쩌 면 이대로 주저앉을지도 모르 겠군요.”
남부에 공산주의 국가가 들 어서며 유럽의 열강들은 표면 적으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러시아는 그딴 건 나약한 자들의 타협일 뿐이라 선언하고 노동자들을 열심히 쥐어짰다.
-근육도 쓰면 쓸수록 강해진 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노동자 들은 일할수록 강해진다!
과연 저들이 제정신일까 의 심이 드는 구호였지만 러시아 는 원래 유럽에서도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한 대륙위의 섬과도 같은 곳.
유럽이 뭐라고 하든 모스크 바의 눈은 고고히 쌓인다.
“러시아가 맛이 갔으니 투르 크도 한숨 돌릴테고 그러면 남 은 건 프랑스인가? 프랑스는 우 리에게 협력하기로 했으니 이 제 투르크만 꼬드겨서 오스트 리아를 밀어내면 내 대에서 할 일은 다 끝났다고 봐도 되겠어.”
“그렇게만 된다면 폐하께서 는 프로이센 역사상 최고의 성 군으로 길이길이 칭송 받으실 겁니다.”
필리핀의 4할 정도를 손에 넣 으며 아시아에서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파나마의 반쪽 을 얻으며 아메리카에도 통할 길을 만들어두었다.
여기에 오스트리아를 밀어내 고 독일의 주도권까지 손에 넣 는다면 프로이센의 그 어느 왕 이 빌헬름과 비견될 수 있을까.
비스마르크의 말은 결코 입 발린 아부가 아니었고, 빌헬름 본인도 그걸 잘 알았다.
“내 밑에 아들이 한명밖에 없 다는 게 유일한 걱정거리일세. 혹시라도 내가 먼저 내려가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자네의 역 할이 한층 더 막중해질텐데 괜 찮겠나?”
“감당해보이겠습니다.”
“그래 자네만 믿고 있겠네. 그나저나 최근 대서양 건너편 이 시끄럽던데 혹시 자네도 아 는 바가 있나?”
“아···마침 그것 때문에 말씀 드릴 일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뉴욕으로 가봐야 할 거 같 습니다.”
“뉴욕? 합중국을 말하는 건 가? 자네가 어째서?”
비스마르크는 바로 어제 전 달받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토론에 대해 알려주었다.
지금까지 그 일에 별로 관심 이 없었던 빌헬름은 얼굴 가득 떠오른 의문을 숨기지 않고 눈 을 껌뻑였다.
“자네에게 참관인을 부탁했 다고? 아아···그러고보니 엥겔 스도 마르크스도 프로이센 출 신이라고 했지? 자네 저 두 사 람과 아는 사이였나?”
“아는 사이라고 하기는 뭐하 지만···아주 조그마한 인연은 있는 편입니다.”
“그건 또 의외의 사실이로군. 토론의 참관인이라···거기 또 누가 참여한다던가?”
“킬리언 폐하께서 또다른 참 관인으로 참여하는 게 확정 됐 습니다.”
“그 사람은 안끼는 데가 없구 만. 누가보면 몸이 몇 개라도 되는 줄 알겠어. 그래도 대영제 국 황실까지 참가하는 거라면 역사에 남을 토론이 될 텐데··· 우리 프로이센도 한자리 걸칠 수 있다면 나쁠 건 없겠지. 그 래, 자네도 가보게나.”
비스마르크는 빌헬름이 찬성 할 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인 점은 그 와 마르크스, 엥겔스의 인연이 그다지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 다는 점인데.
‘아니지. 그래도 모두 나름의 위치가 있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굳이 예전 일을 꺼내 는 인간은 아무도 없겠지.’
천하의 철혈재상이 주먹결투 를 제안했다가 코피가 터질 때 까지 싸우고 바닥에 드러누웠 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건 거 의 국제적 망신이다.
여기에 그는 은근슬쩍 런던 에서 만난 세상물정 모르는 공 산주의자 사상가들을 두들겨 팬 적이 있다고 자서전에 적어 놓기까지 했으니.
그래. 괜한 걱정일 뿐이다.
철혈재상은 일말의 불안감을 훨훨 털어버리고 뉴욕으로 떠 날 채비를 마치기 위해 자리를 떴다.
* * *
며칠 뒤 대서양의 반대편.
뉴욕은 각국 귀빈의 방문을 앞두고 그 여느 때보다 도시에 활기가 넘쳤다.
본래도 합중국에서 가장 번 화한 도시 중 하나였지만 이렇 게까지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대영제국 황실에 프로이센의 총리, 여기에 이 세기의 토론을 보기 위해 프랑스나 스페인, 교 황청, 그리스, 심지어 투르크에 서까지 각국의 고관들이 앞다 투어 몰려오는 중이다.
물론 토론이 뉴욕에서 개최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링컨은 열강이라 불 리기에 부족하지 않은 자국의 국력을 타국에 선전하기를 원 했고, 그 증거로 자신있게 보여 줄 수 있는 도시로 뉴욕을 골랐 다.
예상대로 유럽에서 온 사람 들은 한창 발전 중인 뉴욕의 전 경을 보고 혀를 내두르며 무섭 게 발전 중인 북부의 저력에 내 심 경악했다.
스페인을 이긴 게 결코 요행 이 아니라 이미 합중국의 국력 이 스페인을 아득하게 웃돌기 시작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프랑스나 프로이센에서 온 이들도 합중국이 훗날 자신들 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래봐야 식민지 독립국, 2류 열강, 대서양의 촌 놈들이라고 끝없이 내려치기를 당한 합중국으로서는 어깨가 으쓱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다.
링컨은 사실상 이 토론을 본 인의 3선 성공 기념 축하쇼로 만들려는 듯했고, 그 계획은 내 승인하에 척척 이루어지는 중 이다.
“토론은 우리와 남부의 국경 지대인 프레데릭스버그에서 치 러질 겁니다. 이미 양국의 실무 진들이 불편함 없이 토론이 치 러질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하 고 있고, 귀빈 여러분의 안전확 보 역시 만전을 기해 준비를 마 쳐두었습니다.”
“남부에서 용케도 다 승낙을 했군요.”
“저희쪽에 들어온 정보로는 남부에서도 평의회의 의원들이 엥겔스를 압박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믿는 공산주의 사상이 세계에서 조롱거리가 될 판이니 엥겔스에게 빨리 해 명을 하라는 거죠.”
“그렇군요.”
다 내가 링컨에게 알려준 사 실이지만 링컨은 마치 본인이 알아낸 사실인 것처럼 나를 비 롯한 귀빈들에게 남부의 상황 을 줄줄 설명해주었다.
음모론 자체는 완전히 분쇄 해 놨지만, 음모론이 창궐하자 마자 또 내가 이 토론의 성사를 주도한 것처럼 보이면 여러가 지로 재미 없는 흐름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한 3선 대통령 링컨 을 이번 토론의 주역으로 격상 시켜준 건 내쪽으로 어그로가 쏠리지 않기 위한 일종의 보험 이기도 했다.
“그런데 남부에서 참관인으 로 나나 비스마르크 총리가 참 석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늘어 놓지는 않던가요? 우리가 마르 크스의 편을 들수도 있다고 생 각할텐데.”
“그래서 그들도 평의회의 의 원 중 한명인 미하일 바쿠닌을 참관인으로 참석시키겠다고 했 습니다.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 으니 그렇게 할 생각인데 혹시 이견이 있으십니까?”
“당연히 없습니다. 그들도 사 회주의 사상가가 한명쯤은 참 관인석에 있어줘야 안심이 될 테니까요. 토론이 편향됐다는 비판도 피할 수 있을 테고 적절 한 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로 엥겔스를 쳐낼 기회만 보고 있는 바쿠닌이 참 관인이 된 걸 보면 남부의 분위 기가 어떨지는 짐작이 간다.
엥겔스는 확실하게 고립된 상태고 평의회가 이번 일을 주 도하고 있는 게 틀림없겠지.
모두의 의견이 일치되자 토 론 준비는 거침없이 진행되며.
마침내 전 세계의 이목이 집 중된 가운데, 프레데릭스버그 에서 세기에 남을 토론이 개최 되었다.
토론을 하는 당사자 둘은 정 중앙에.
그리고 그걸 바로 옆에서 참 관하고 증언을 해줄 참관인들 은 그들의 바로 옆에.
마지막으로 이 토론을 지켜 보는 각국의 귀빈들이 가장자 리에 쭉 둘러앉고, 그 광경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이 구석 에서 수첩과 펜을 꽉 쥔 채 침 을 꿀꺽 삼켰다.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 는 듯 그들의 눈과 귀는 아직 주인이 자리하기도 전인 토론 석에 고정되어 있었고.
“아아, 지금부터 토론을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을 맡은 사회자의 진중 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경비 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마르크 스와 엥겔스가 천천히 토론석 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거리가 가까워지는 동안 의 식적으로 서로를 바라보지 않 으려고 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자리에 앉자 어쩔 수 없이 서로 를 마주하며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보고 있으려니 문득 저 둘을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 나네.
그때는 마르크스도 저렇게 털복숭이가 아니었고, 엥겔스 도 젊은 열정으로 눈에 총기가 번뜩이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저렇게 늙어버렸을까.
“오랜만일세. 아, 이제는 이 렇게 부르면 안 되겠군요 엥겔 스 서기장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그게 지금일 줄은 몰랐 지만.”
거의 떠밀리듯 나온 걸텐데 도 엥겔스의 표정은 생각보다 평온해 보였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마 르크스가 눈짓을 하자 진행요 원이 미리 전달받은 자료들을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 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 습니다. 먼저 여러분들께 정식 으로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수 로 재임 중인 카를 마르크스라 고 합니다. 변변치 않은 책을 몇 권 써내 과분한 명성을 받은 일개 학자이며.”
전 세계를 충격과 경악의 도 가니로 몰아넣었던 그의 대표 작. 자본론을 모두가 볼 수 있 게 책상의 가장 위로 끄집어낸 그는 주변을 지긋이 둘러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엥겔시즘이라 불리는 안타 까운 사상의 원 저작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