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knight in a fantasy novel RAW novel - Chapter 194
194. 후원하는 성좌가 되었다(8)
[성좌명 : 폴라라스 숲의 악몽(C)직업 : 레인저
스킬 : 속보(C), 속사(C), 은신(C), 원거리 무기 마스터리(B), 저격(B), 마격탄 강화(A), 생존(C), 기습(B)
스탯 : 힘(A), 정신(C), 민첩(A), 마나(C), 신성(D), 의지(A), 생명력(C)……
특성 : 파수꾼(B), 괴담 창시자(A)……]
성유나의 눈에 바뀐 칭호의 상태 창이 보였다.
‘이번에도 사기네. 이게 C급이라고?’
누가 봐도 최소 B등급. 잘 쳐 주면 A등급도 받을 수 있다.
‘이젠 정체를 궁금해하기도 지친다.’
성유나는 그저 자신이 운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철컥, 척.
그러더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K2C1 소총을 잡았다.
‘아니, 이 총을 어떻게 익숙하게 다루는 거지? 군대도 안 갔는데…….’
그러다가 성좌의 능력 중 일부라고 생각했다.
‘스킬 중에 원거리 무기 활용(B)이 있었지? 아니면, 성좌님의 세계는 고도로 발전된 세계 아닐까? 컴퓨터에 총도 있고 마법도 있는.’
그렇게 생각을 마친 성유나는 들고 있던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척, 척.
하지만 발사되지 않는다.
“총알이 없나?”
탄창을 뺐더니 총알이 없었다.
‘어쩐지 가볍더라.’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스킬 ‘마격탄 강화(A)’를 자동사용합니다]상태 창의 목소리가 들렸고, 총알이 없는 총구에서 총이 발사됐다.
그것도 레이저처럼 광선으로.
그 광선에 맞은 몬스터의 흉부가 퍼엉, 하고 터지면서 즉사했다.
“와아! 대박!”
지잉, 지잉, 지잉.
성유나는 신기하고 신나서 사방의 몬스터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알림. 마격탄 강화(A) 사용 시, 한 발당 성좌 포인트가 1씩 소모 됩니다]이어서 나타난 알림에 난사 모드에서 저격 모드로 전환했다.
[스킬 ‘저격(B)’을 사용합니다]신중하게 한 발씩 쐈음에도 A등급의 마격탄 스킬에 B등급의 저격 스킬까지 써서 그런지, 몬스터들은 어지간해선 한두 발에 절명했다.
포인트 1~2를 소모해서 평균 20포인트 정도를 얻는 셈이다.
“시청. 시청 쪽.”
어느새 그녀 주변의 몬스터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성유나는 자신을 보는 시선도, 자신이 소속된 조직도 잊고는,
본능에 이끌리듯 몬스터가 가득하다는 시청으로 향했다.
타다다닷, 타닷.
시청으로 향하는 성유나의 몸놀림은 바람 그 자체였다.
마치 숲속의 다람쥐 같다.
빌딩의 벽을 타고 뛰었고,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몬스터에게 어김없이 마격탄을 먹였다.
그런 그녀를 검룡 클랜원 모두가 멍하니 보기만 했다.
“이젠 하다 하다 원딜이라고?”
이경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본래 전투 보고서에서도 마법을 같이 사용하는 마검사라고 했으니.”
그러다가 곧 수긍하는 듯했다.
“아니! 이게 말이 돼? 도대체 쟤, 정체가 뭐야? 아니, 저 애랑 계약한 성좌의 정체가 뭐냐고!”
머리를 긁으며 혼란스러워한다.
“참으로 특이한 성좌를 만난 모양이군.”
김세용이 한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비서실장.”
그러더니 여전히 떨리는 눈을 하고 있는 이경영을 불렀다.
“네, 클랜장님!”
혼란스러워하다가도 김세용이 부르자 곧바로 반응하는 이경영이다.
“성유나 주임을 과장으로 진급시키고, 오늘부로 제1공대의 메인 딜러로 임명해.”
낙하산을 초월한 운석 충돌 수준의 파격적인 진급과 발령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김세용의 말에 토를 달지 못했다.
“그리고 성유나 과장에게 다음 달에 있을 성좌의 밤에 참석해 달라고 초청장을 보내.”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김세용의 입에서 성좌의 밤이 언급되자, 이경영은 이번만큼은 놀랐다.
‘오히려 나도 보고 싶군. 성유나의 성좌를.’
하지만 곧바로 수긍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어…… 클랜장님, 어딜 가십니까?”
이경영이 김세용이 지시한 사항들을 수행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주인이자 클랜장이 어디로 가려고 한다.
방향을 보니 시청 쪽.
“마무리는 해야지.”
시청으로 가서, 마저 사냥하겠다는 의미다.
“구경도 하고.”
더불어 성유나의 무용도 마저 체크하겠다고 한다.
“알겠습니다. 차량은…….”
‘위험합니다’와 같은 걱정 담긴 말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강함을 숭상하는 최상급 헌터들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모욕에 가까우니까.
“이따 전화할 테니 헬기나 보내.”
“네.”
그 말을 끝으로 김세용은 몸을 부웅 띄우더니 시청 쪽으로 날았다.
서울 상공에서 발현된 게이트 폭발.
처음의 절망적이었던 재해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일단 한국의 수도 서울에는 협회와 대형 클랜의 본사가 있다.
게다가 오늘은 심지어 대한민국 거대 클랜의 클랜장이 협회장과 함께 회담하는 날이다.
김세용이 캐스팅한 프로즌 필드는 시작에 불과했다.
각 1류 클랜들의 마법계 고위 헌터들이 상공으로 광역 마법을 펼쳐 적의 수를 크게 줄인 것이다.
“나도! 나도 광역 마법 좀!!”
[성좌 폴라라스 숲의 악몽이 승급하면 된다고 말합니다]“으아악! 저게 도대체 몇 포인트야?!”
성유나가 그걸 보면서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몬스터의 수가 크게 줄어들자, 이미 지상에 착륙한 몬스터들은 근접 헌터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세계적인 공격대가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로 정예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들을 레이드했다.
“그냥 넓게 퍼졌을 뿐이군.”
“등급은 높지만 수는 많지 않아.”
“숫자는 많았어. 김세용, 고영록, 한유진 헌터의 광역 마법 덕분에 수가 적게 느껴지는 거야.”
“그런가? 괜히 S급이 아니군. 1인 공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야.”
그렇게 몇 시간도 안 되어 서울 전역은 안정을 되찾았다.
워낙 갑작스러워서 민간인 사상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게이트의 등급과 발생 위치에 비하면 하늘이 도왔다고 할 정도다.
그렇게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서울 전체와 다르게, 시청 쪽은 아직 전투 중이었다.
“빌어먹을! 폭격도, 포격도 못 한다고!”
“저 안에 사람들이! 아이들이 있단 말이야!”
정확히는 대치 중이었다.
“하필이면 저기에 안착하다니.”
협회 소속의 헌터 둘이 미간을 찌푸리며 전방을 주시했다.
“우리만으로는 불가능해. 클랜의 고위 헌터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원 요청은 했나?”
“네, 지금 집결 중이라고 합니다. 싸울아비 클랜이 가장 가까이 있어서 제일 먼저 올 예정입니다.”
협회의 헌터와 군인, 경찰은 시청 광장 주변을 넓게 포위했다.
그들이 포위한 중심부에는 거대한 하이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저 안에 아이들이 있다고?”
그때, 협회 요원 뒤에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신세훈 클랜장님!”
아까 김세용과 대련을 했던 남성, 신세훈이었다.
신세훈은 협회 헌터들의 경례를 대충 받아 주고는 시청 건물 위에 똬리를 튼 하이브를 보았다.
“아니! 어쩌다가?”
“그게, 인근 고등학교에서 현장학습으로 시청에 방문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대피도 제대로 못 하고 그만…….”
“지금 학생들과 시청 공무원까지 해서 약 300여 명이 하이브 안에 갇혀 있습니다.”
“끄응…… 하이브가 안착한 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이제 3시간 지났습니다.”
시청 건물을 통째로 먹어 치운 하이브. 그것은 거대한 생체 조직으로 되어 몹시 징그러웠다.
녀석의 군체는 영역 표시라도 하는 것 같았다. 점액을 분사하면서 꾸역꾸역 크기를 넓히고 있다.
“이대로 있다간 서울시 전체가 마경으로 바뀔 수도 있어.”
“시청 안에 있는 아이들과 시민들은…….”
협회 헌터의 물음에 신세훈은 고개를 저었다.
“3시간이나 지났어. 벌써 3분의 1은 먹혔을 거야.”
비관적인 신세훈의 말에 협회의 헌터들의 안색이 굳어 갔다.
“혹시 혜안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협회에서도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일단 포격과 폭격은 하지 말게. 해 봤자 점액에 모조리 흡수당할 거야. 어쩌면 포탄에 있는 마석을 먹여 주는 꼴만 될 거야.”
“예, 이미 몇 번 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화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합니까?”
“전에, 대만으로 원정 갔을 때도 비슷한 유형의 전투를 치른 적이 있었지. 그때는 이렇게 게이트 폭발이 아닌 게이트 공략이었지만.”
신세훈의 말이 이어지자, 듣고 있던 협회 소속의 헌터들과 군 장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가장 확실한 것은 저 하이브 안으로 침투해서 군체 여왕을 죽이는 거야.”
그의 말에, 다시금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저길 말입니까?”
보기만 해도 으스스한 하이브.
벌레형의 몬스터라고는 하지만, 실제 모습은 벌레보다는 괴수에 가깝다.
대균열 이전에 유행했다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와 유사하다.
“당장 앞에 있는 몬스터들부터가…….”
제일 작은 몬스터가 경차 크기였고, 보통은 한 마리가 덤프트럭 크기였다.
하나같이 산성 가득한 침을 흘리며 아스팔트를 녹이고 있었고, 온몸은 징그러운 생체 가죽과 끔찍하게 예리한 뿔과 이빨이 셀 수도 없이 빼곡하다.
서울 전체를 빠르게 수복하던 헌터들이 왜 여기서 대치 중인지 짐작할 수 있는 위세다.
단순히 아이들 문제가 아닌, 상대하기 까다로운 고위 군체 몬스터.
“어쩌면 여기 군체가 이번 게이트 폭발의 보스일 수도 있겠어.”
‘최소 A등급. 어쩌면 AA등급이다.’
신세훈 또한 곧장 달려가지 않고 신중한 눈으로 주시할 뿐이다.
“일단 다른 고위 헌터들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신세훈의 말에 협회, 군, 경찰 모두가 안도의 숨을 쉬었다.
총알은 물론 전차포도 잘 안 먹히는 놈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암담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원이 오기 전에 놈들이 역으로 공격하면…… 저 벌레 놈들 목 아래에 급소가 있으니 거길 공격하면 제압할 수 있다.”
“…….”
“…….”
신세훈의 말에 모두 암담한 표정이다.
‘저길 어떻게 공격하는데?’
신세훈이 말한 급소는 교묘하게 가려져 있다.
“스마트 저격총으로 정밀 조준 사격하면 가능은 할 거 같은데…….”
누군가가 일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금 대몬스터탄 등급으론 효과가 없지.”
곧바로 불가능하다고 판결이 났다.
“김세용이 오면 어찌 될 거 같은데…….”
신세훈도 단신으로 군체 속으로 뛰어드는 상상을 안 해 본 게 아니다.
하지만 그 또한 위험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
‘끄응, 군체에 잡힌 시민들을 한 사람이라도 구했으면 좋겠는데.’
말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신세훈 또한 가슴이 답답했다.
“놈이 빙결 마법으로 다 얼리고서 침투를 하면…….”
그래서 김세용을 포함한 다른 헌터들이 모이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일단 우리 클랜의 원딜들에게 저격을 유도해 봐? 그사이에 내가 침투를 하는 거지.”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긴 뭣했는지, 싸울아비 클랜의 원거리 헌터들을 소집했다.
“원딜들, 집합!”
“부르셨습니까?”
그의 부름에 마법형과 마궁수 타입들이 각자의 장비를 가지고 모였다.
클랜장과 함께 왔을 정도면 이들 또한 상급 각성자들이다.
“저격하기 좋은 곳에서 놈들의 수를 줄이는 게 어때? 그사이에 나와 결사대가 군체 속으로 들어가는 거지.”
신세훈의 의견에, 마법계 메인 딜러가 난색을 보였다.
“그게, 명령이면 하겠지만 위험합니다. 괜히 저것들을 자극하여 사방으로 퍼지게 할 수 있습니다.”
“흐음…….”
마법계 헌터의 의견에 신세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을 하더라도 한 번에 크게 하는 게 낫다는 거군.”
“안타깝지만, 네, 그렇습니다.”
“일단 알겠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미리 위치는 선정해 놓겠…….”
지잉, 퍼어엉!
마법계 클랜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뭐, 무슨?!”
저편에서 레이저 광선 같은 게 날아왔다.
퍼엉, 콰악.
그 광선은 놀라운 정확도로 시청 앞에 진을 친 몬스터의 급소를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