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knight in a fantasy novel RAW novel - Chapter 195
195. 후원하는 성좌가 되었다(9)
“누구야! 누가 이런 위험한 짓을……!”
신세훈이 놀라 외쳤다.
하지만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
협회도, 군도, 경찰도 그리고 자신의 클랜에서도.
지이잉, 콰앙.
이 순간에도 소총탄 크기의 기다란 광선은 몬스터의 급소를 저격했다.
크아아악, 캬악!
몬스터들은 원샷, 원킬 당했다.
“그나저나 저런 위력의 원거리 능력자가 있었나?”
정확한 명중률은 그럴 수 있다.
무기의 발전으로 스마트 총탄 같은 게 있으니까.
다만, 그 위력, 관통력과 파괴력이 문제일 뿐.
“우리도 저렇게는 못 해.”
“이렇게 정확히 쏘려면 파괴력은 포기해야 하는데…….”
B+등급의 마궁수 헌터가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몬스터들이! 몬스터들이 움직입니다! 저격이 시작된 방향으로…….”
이윽고 가만히 있을 몬스터가 아니다.
놈들은 무시무시한 괴성을 지르며 우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슈슝, 지지지지지징.
동시에, 저격이 시작된 곳에서도 이제는 반자동식으로 총성이 울렸다.
“한 명? 한 명이라고?”
이윽고 이 모든 사태를 일으킨 주인공이 나타났다.
멀리서 봤음에도 작고 왜소해 보이는 여성 헌터다.
대부분 처음 보는 얼굴이다.
‘김세용과 대련할 때 본 거 같은데?’
신세훈 정도만 낯이 익은 얼굴이다.
그녀는 한 손에는 보병이 사용하는 K2C1 소총을, 다른 한 손에는 굉장히 좋아 보이는 검을 들고 돌진 중이다.
콰가가각, 콰앙.
이윽고 놈들과 단 한 명의 헌터가 맞붙었다.
모두 끔찍한 상상이라도 했는지 순간 눈을 살짝 감았다 바로 떴다.
“어?”
“어……!”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상상을 초월한 광경이었다.
수백 마리의 저글링 떼 같은 몬스터 무리로 돌격하는 성유나의 표정에는 어떤 두려움도, 걱정도 없었다.
“이 검, 비싼 값을 하는데요?”
여기까지 오면서 꽤 많은 몬스터를 베고 쐈는지, 그녀의 몸은 몬스터의 피와 살점으로 범벅이다.
[성좌 폴라라스 숲의 악몽이 보급형 기사 검은 전혀 비싸지 않다고 말합니다]성유나는 왼손에는 소총을 오른손에는 기사 검을 든 상태였다.
“저한테는 비싼 거라고요!”
[성좌 폴라라스 숲의 악몽이 어서 사냥이나 하라고 합니다]결국 성유나는 플렉스해 버린 것이다.
[보급형 기사검(10,000성좌 포인트)]마법 석궁은 사지 않았다.
들고 있는 소총을 스킬로 잘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은 결국 살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의 뿔을 뽑아서 쓰는 것이 무척이나 불편했으니까.
서거걱.
가까이 오는 몬스터는 급소와 함께 통으로 베었다.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진 적을 향해서는
찌지지징.
K2C1의 외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발사음과 함께 레이저 빛줄기가 쏘아졌다.
한 발, 한 발.
몸이 급격히 움직일 때는, 두세 발 중 한 발이 몬스터의 급소에 적중한다.
퍽퍽 터지거나 픽픽 쓰러지는 몬스터들.
시청의 광장에서 성유나는 나 홀로 무쌍을 찍기 시작했다.
“우리도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전혀 예상치 못한, 처음 보는 영웅의 등장에 신세훈은 물론, 주변의 헌터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래야지. 총원 전투……!”
신세훈이 공격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
“어?! 그 헌터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뭐?!”
시청 광장 쪽을 응시하던 클랜원이 외쳤고, 지시를 내리려던 신세훈은 놀라 고개를 돌렸다.
방금까지 성유나가 있었던 시청 광장에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곳에 있던 몬스터 또한 모두 죽었다는 차이 정도.
“은신술이군.”
놀라 눈동자를 굴리던 신세훈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용이, 저 헌터는 혹시?”
검룡 클랜의 클랜장인 김세용이었다.
“아아, 우리 클랜원입니다. 최근에 과장 직급에 제1공대 메인 딜러가 되었죠.”
김세용이 뭔가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 저깄군요.”
김세용이 가리키는 방향을 신세훈의 시선이 따라갔다.
“은신 수준도 높아. 레인저 클래스인가?”
마침내 김세용에 이어서 은신한 성유나를 찾은 신세훈이다.
어느덧 그녀는 시청을 장악한 하이브 속으로 진입 중이었다.
“저런 괴물 같은 루키가 등장했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그랬죠. 최소한 A등급입니다.”
“내가 AA등급이네. 그런데도 단신으로 저렇게 못 가.”
신세훈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냐는 투다.
“뭐, 자네와 같은 원거리 계열이면 AA급으로도 가능하겠지. 어쨌든 A등급은 아니야.”
신세훈은 검을 들고 몸으로 부딪치는 근접 헌터다.
보통 사냥 효율은 근거리보단 원거리 딜러들이 한 단계씩 높다.
“성유나 헌터의 공식 측정 등급은 C입니다.”
“뭔 소리야?”
“협회에서 측정한 등급입니다.”
“저게 C라고? 협회 놈들이 정신이 나갔군.”
“덕분에 이렇게 저희 클랜에서 채용할 수 있었죠.”
“그래서 자네가 A등급이라고 추정한 것인가? 협회에서의 공식 측정 등급이 C니까…… 후하게 평가한 거군.”
“네, 아시잖습니까? 우리처럼 최전선에서 싸우는 헌터들에겐 등급이라는 게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김세용의 말에 신세훈이 피식 웃는다.
“등급 절대주의인 검룡 클랜 수장이 할 말은 아닌데?”
“C등급이 저렇게 뛰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금까진 기껏해야 B등급 헌터들이나 재능을 보였으니까요.”
아무리 등급이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의 정도가 있는 법.
그래서 B등급 이상이라는 필터를 걸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번 일이 끝나면 세상이 난리 나겠군. 특히 저 헌터에게 C를 준 협회는 뒤집어지겠어.”
“바보들이죠. D급이었던 헌터가 B급 게이트에서 살아남았는데 그걸 믿지 않고 C를 줬으니.”
김세용은 성유나의 전투 보고서를 떠올리며 혀를 찼다.
“허, 2차 각성 전에는 D급이었나?”
“네.”
김세용과 신세훈, 둘의 대화는 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두에게 들렸다.
그중에는 협회 소속의 헌터들도 있었다.
‘×벌, ×됐네.’
‘미친, 어떤 새끼가 저런 영웅에게 C를 줬어?!’
‘한바탕 피바람이 불겠어.’
작금의 전투보다 전투 이후가 걱정되는 협회 요원들이었다.
“그나저나 자네 클랜원인데 이렇게 지켜만 봐도 되나?”
“가야죠.”
그 말을 끝으로 김세용은 하늘 위를 붕 날아서 시청으로 향했다.
전투에 임하는 게 아니라 마치 관람하러 가는 모습 같다.
“클랜장님, 저희도 갑니까?”
김세용의 뒷모습을 보며, 싸울아비 클랜원 중 한 명이 물었다.
“뭐 하러? 우리는 전장 정리나 하지. 저 몬스터 부산물부터 정리해.”
신세훈은 성유나가 여기까지 오면서 이뤄 놓은 것들을 보았다.
“엉뚱한 놈들이 가져가지 않게 정리해서 검룡 클랜의 새로운 영웅에게 줄 거다.”
“저걸 전부 말입니까?”
그의 지시를 들은 클랜원이 되물었고.
“새 영웅이 잡은 것과 이전에 잡은 것들을 분류한다. CCTV까지 동원해.”
욕심에 눈이 흔들리는 클랜원들을 보면서 신세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앞으로 김세용의 뒤를 이을 영웅인데, 잘 보여야지.”
하이브의 내부.
한 사람이 공포와 고통 섞인 비명을 지른다.
“히익, 사, 살려 줘. 아악!”
콰드득, 콰윽.
키야악!
대형견만 한 새끼 몬스터에게 먹혔다.
벌써 50명째다.
이번엔 시청 공무원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흐윽, 엄마…….”
단단하고 질긴, 보라색 점액으로 가득 찬 벽과 천장.
그 천장에 마치 열매들처럼 수백의 사람들이 묶여 있었다.
점액 사이사이에는 촉수들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분류하고 있었다.
“으으, 으, 꺄아아악!”
촉수에 묶여 있던 젊은 여공무원의 배가 부풀어 오르더니, 이내 아이를 출산하는 것처럼 하혈과 함께 새끼 괴물을 낳았다.
“어어어, 어억.”
작은 새끼 괴물은 한 마리가 아닌 평균 네다섯 마리.
짧은 시간에 괴물을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충격에 여자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 버렸다.
지금은 오직 고통만을 느끼며 비명을 지를 뿐이다.
키엑, 키이이!
“아, 안 돼! 제발…….”
막 태어난 작은 괴물들이 묶여 있던 살집이 있는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끄, 끄아악!”
우걱, 우걱, 꽈직.
모두 앞에서 살집이 있는 남성은 산 채로 잡아먹혔다.
팔뚝만 했던 새끼 몬스터들이 식인을 하면서 점차 몸이 커지더니, 어느덧 중형견 크기가 되었다.
키아아악!
놈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듯 괴성을 질렀다.
츠르르르.
촉수가 방금 괴물을 생산한 여 공무원을 살핀다.
푸욱.
“아악!!”
특히 새끼 몬스터가 나와야 하는 하체의 구멍을 살폈는데, 마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듯한 시늉을 하더니 괴물을 생산하느라 반송장이 된 여자를 바닥에 내팽개친다.
키엑, 키이익!
그러자 입맛을 다시던 새끼 괴물들이 내팽개쳐진 여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드득, 우직…….
아까 살집 있는 남자를 먹어 치웠던 것처럼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하이브가 시청 건물에 터를 잡은 지 3시간이 좀 지났다.
그동안 그렇게 총 24명의 여성이 30분 단위로 괴물을 잉태하고 낳았다.
한 사람당 약 7번의 잉태, 그리고 약 50여 마리의 새끼 괴물을 생산한 것이다.
3시간 반 동안 한 사람당 50여 마리, 단순 계산으로 1,200마리가 생산된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생산을 하지 못하는 것 같으면 버려졌다.
거기에, 51명의 출산이 불가능한 남성과 노인이 새끼 괴물들의 먹이가 되었다.
‘제발, 누가 좀 제발…….’
고등학교 교사직을 맡고 있는 여교사 이지영은 눈물을 흘렸다.
사지는 결박당해 움직이지 않았고, 촉수의 위치를 보아하니 얼마 안 가 자신의 차례가 올 듯싶다.
어찌 되었든 자신 또한 이제 서른 초반 줄에 들어선 가임기의 여성이니까.
“누가 좀 제발, 흐으윽.”
이지영을 포함한 모두가 흐느꼈다.
엉엉 울면서 누군가가 자신들을 구해 주기를 간절히 빌었다.
“헌터님, 성좌님, 제발, 제발 저희 좀 구해 주세요.”
과거처럼 예수나 부처, 알라를 찾지 않는다. 성좌의 존재가 입증된 이후부터 기존 종교는 씨가 말랐으니까.
세계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유명 헌터의 성좌에게 기도를 올리면 올렸지, 존재조차 입증 못 하는 구시대의 신은 입에 담지도 않았다.
“빙결의 바다 군주님, 제발 우리를 구해 주세요…….”
“화염의 백금 여신님, 부디…….”
다들 각자가 좋아하는 헌터의 성좌들에게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뚜욱, 뚜욱…….
보라색 점액으로 가득 찬 바닥에는 뼈조차 제대로 남지 않았다.
생산을 위해 찢어 버린 옷가지 등이 누가 희생되었는지를 추측할 뿐이다.
바닥에는 오피스 치마, 청바지, 교복 치마 등의 찢어진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추르르르.
“안 돼! 안 돼!!”
아까의 여공무원을 폐기한 촉수가 이어서 이지영의 옆까지 왔다.
“서, 선생님! 살려 줘요!!”
이지영의 바로 옆에 묶여 있던 여학생.
그녀의 제자가 촉수에 치마와 스타킹이 찢기고 있었다.
“흐으으으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무것도 못 해서, 나는…….”
이지영은 반쯤 실성한 채 엉엉 울었다. 입으로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리며.
“아아아악!”
그녀의 제자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친다.
몇 초만 있으면 앞선 희생자들처럼촉수가 파고들어 괴물의 씨를 주입하려 할 것이다.
그때, 레이저 광선과 함께 촉수가 끊어졌다.
촤하아아아…….
끊어진 것을 넘어서 불까지 내며 녹아 없어졌다.
서걱, 서거걱.
지잉, 피슝.
이어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광선과 검선.
“살았어! 아아아! 살았어!!”
“성좌님, 감사합니다!!”
“누구야! 어떤 헌터님이야?!”
점액과 촉수에 묶여 있던 수백의 사람들이 기쁨에 몸을 부르르 떨며 외쳤다.
키에에엑.
하이브 내부를 관리하던 성체 괴물들이 튀어나왔으나, 등장한 헌터의 무용에 두동강 나 버렸다.
키에엑!
콰찍, 퍼억.
개 크기만 한 새끼 몬스터 또한 발로 밟아 머리를 터트렸다.
스으으.
“휴, 지독한 놈들.”
마침내 시민들을 구원하러 온 헌터가 은신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