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knight in a fantasy novel RAW novel - Chapter 198
198. 후원하는 성좌가 되었다(12)
성유나와 로니아, 정확히는 로니아가 풍기는 요염함에 모두가 넋이 나갔다.
특히 남자 헌터와 성좌들은 하나같이 로니아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다들 속지 마요! 제 성좌님은 원래 남자 성좌라고욧!”
김세용마저 몽롱한 눈빛을 하자, 참을 수 없던 성유나는 로니아를 가리켜 외쳤다.
“?!”
“!!”
성유나의 말에, 모두가 충격받은 눈으로 그녀의 성좌를 쳐다봤다.
[그래, 내 화신의 부탁으로 이런 몸을 했지만 본래는 남자야.]로니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뭐, 뭐라고오?!”
“으아아악!”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어!!”
[성좌로 살면서 처음으로 흔들렸던 여인이 여장 남자였다니…….]많은 남성 헌터들과 남성체 성좌들이 절규했다.
“남자라도 상관은 없는데?”
[나는 성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물론 일부 헛소리하는 헌터와 성좌도 있었지만.
한편, 여성 헌터와 여성 성좌들은 오히려 눈을 빛냈다.
[참으로 별난 성좌로다] [어느 차원의 성좌지?] [남성체의 형상이 궁금하군]“저 성좌님, 여성의 형상으로도 저 정돈데 남성체면 어떤 모습일까?”
“새벽녘의 대천사라고? 천사 칭호를 쓰는 성좌는 본 적 없는데…… 얼마나 잘생겼을지 궁금해.”
성유나는 호기심과 기대가 강하게 담긴 시선을 뒤로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주세요!”
자신이 과거에 했던 말을 후회하면서 로니아에게 부탁했다.
[얘도 참, 변덕스럽긴……]로니아드는 성유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투덜거렸다.
[하긴, 나도 여성체의 모습으로 우상숭배 받고 싶진 않으니, 그렇게 하마]“어서요! 성좌님!”
자신의 최애를 빼앗기기 싫은 성유나는 로니아드를 재촉했다.
[포인트 5,000, 가져간다?]로니아드의 말에 성유나는 잠시 망설였으나 허락했다.
‘그제까지 빡세게 포인트 쌓아 놓길 잘했어.’
승급에서 그만큼 멀어지겠지만, 당장의 성유나는 상관없었다.
“네, 가져가도 돼요!”
[뭐랄까…… 너를 보면, 옛날의 아스카와 앨리스를 같이 보는 느낌이야. 아스카는 아직 있으니, 앨리스가 환생한 걸까?]성유나의 성좌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는 빛과 함께 형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성체로 변하는 로니아드를 보는 두 성좌.
[……] [으음……]김세용의 성좌 ‘빙결의 바다 군주(S)’와 이경영의 성좌 ‘대양의 얼음 돌풍(AA)’은 마음에 들지 않는 눈빛이다.
아까만 해도 자리를 뜨자고 재촉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이젠 하다 하다 다른 차원에서 까지……] [어떻게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두 성좌는 알 수 없는 말을 서로 중얼거린다.
[그나저나 우리는 어쩌죠?] [걱정 마. 말실수만 안 하면 안 들켜] [하지만 지구에는 이미 우리의 형상이……] [전 차원에 인어가 어디 한둘이니? 그리고 살짝 변형도 했잖아?]빛으로 변하는 로니아드를 보면서, 김세용과 이경영의 두 성좌가 이상한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왜 우리가 숨겨야 하는 거지?] [왜냐면 동면 중이라고 얘기했잖아요. 게다가 성좌의 거울도 숨겼고] [……우리 최대한 말조심하자!] [다른 부인들은 어쩌죠? 말해 줘야 하는데 결국 못 말했네요……] [애도 아닌데 잘하겠지. 그래서 빨리 다른 헌터들과 만나자고 말한 건데]성좌 빙결의 바다 군주가 자신의 화신 김세용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째려봤다.
[하필이면 다들 마법 통신이 닿지 않는 곳에들 있어서……] [뭐, 그 애들도 형상은 살짝 바꿔서 활동했으니 바로 들키진 않을 거야. 무엇보다 새벽녘의 대천사라는 칭호를 우리만 들은 것도 아니고]그러더니 조마조마한 눈으로 형상 변환을 마친 로니아드를 보았다.
화아아아.
눈부신 빛이 옅어지고 장신의 실루엣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헐!”
로니아드의 본모습이 명확해질수록, 이제는 반대로 성유나의 입이 멍하니 열렸다.
“이게 무슨 헐…… 대박!”
눈동자가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파티장에서까지 순례자의 로브를 입을 필욘 없겠지]마침내 등장한 로니아드의 모습은 경의 그 자체였다.
등에는 빛의 크고 작은 열두 쌍의 날개가 크게 휘날리고 있었고.
복장은 아까 입고 있던 검회색의 기사 제복이다.
대신 여성 형상이었을 때의 쫙 달라붙던 바지만 여유 있게 넓어졌다.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남색과 붉은색으로 여전했으나, 더욱더 깊고 빛나는 색을 발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 있었다.
“잘생겼다……. 어머…….”
“나, 이제부터 저 성좌님 섬기게 될 거 같아.”
[내 화신아, 여신인 나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단순히 잘생긴 게 아니야. 그에게서 굉장한…… 뭔가가 느껴져] [포근하고, 강인하고, 의지하고 싶군] [우리 세계의 인큐버스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마성이다. 정녕 천사가 맞긴 한 것인가?]로니아드에게서 풍기는 신성의 기운이었다.
[분명 굉장히 높은 위상의 차원에서 온 존재다]“여성체 때보다 더 지구가 난리 나겠어.”
“남자 아이돌들은 이젠 끝났군.”
“지금까지 인기 끌던 남성 성좌들은 또 어떻고?”
많은 성좌와 헌터들이 웅성거렸다.
[자아, 이게 내 본모습이다. 어때?]다른 이들이 뭐라 하든 말든 로니아드는 피식 웃으며 성유나에게 말했다.
“네, 네?! 에헤헤, 아, 그러니까…… 헤으응…….”
성유나는 잔뜩 붉어진 얼굴을 어찌할지 모르며 횡설수설했다.
“지금이 대천사님의 본모습입니까?”
“굉장히 멋있고 경이롭습니다, 성좌님.”
김세용과 이경영이 살짝 아쉽다는 기색으로 로니아드에게 인사를 한다.
[그래, 사진도 마음껏 찍도록. 성좌의 밤이 끝나면 당장 나의 사진과 이름을 지구에 널리 알려라!]로니아드는 너그럽게 말했다.
[그나저나 저 둘이 그대들의 성좌인가?]이어서 로니아드는 김세용과 이경영의 성좌를 유심히 보았다.
[내가 알기로 세이렌, 인어의 형상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흐음?] [호호호호 잘 부탁드려요, 새벽녘의 대천사님. 저는 빙결의 바다 군주라고 해요] [대양의 얼음 돌풍입니다. 대천사님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뭔가 심히 미심쩍다는 그의 눈초리에, 두 성좌는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지구에서 봤던 우상의 모습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혹시 이카디아라고 아나?] [에이, 우주에 세이렌이 있는 세계가 어디 한둘인가요?] [이카디아? 성좌님이 오신 세계의 이름인가요? 거기도 세이렌이 있나 보군요!]둘의 발뺌에 로니아드는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관심을 접었다.
[뭐, 그렇긴 하지]둘에게만 관심을 쏟기엔 이곳은 신기한 것투성이였고, 성좌의 밤은 짧았으니까.
[자아, 한번 돌아다니면서 안면도 익히고 해야지? 화신아]로니아드는 성유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네! 맞아요, 성좌님! 저는 몸과 마음을 바쳐 대천사님을 따르겠어요!”
한순간에 대천사를 모시는 광신도가 된 성유나가 로니아드를 따랐다.
[전처럼 편하게 해도 된다. 너는 나와 최초로 계약한 화신이니까. 특별한 인간이다.]로니아드의 손이 성유나의 머리에 올라왔고, 부드럽게 그녀의 앞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에요. 제가 너무 무례했었죠? 앞으로 더 잘할게요, 성좌님~!”
성유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된 기분을 느꼈다.
실제로 표정도 이보다 더 황홀할 순 없다고 느껴질 정도.
‘얘, 엄청난 얼빠였구나.’
김세용을 짝사랑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이미 성유나에게 김세용은 단순한 클랜장, 직장 상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 듯하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대천사님. 여긴 여러 번 참석해서 잘 압니다.”
그때, 김세용이 로니아드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런 김세용 옆에 있던 돌고래가 그만두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지만, 인지하지 못한 모양이다.
[오 그래, 부탁하지]“네! 안내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김세용이 이러는 이유야 간단했다.
‘이 성좌 보통 성좌가 아니야.’
그는 자신의 성좌, 빙결의 바다 군주(S)가 성유나의 성좌 앞에서 쩔쩔매는 것을 목도했다.
칭호도 그냥 천사가 아닌 대천사다.
‘최소 SS급. 어쩌면 세계 최초로 SSS급 성좌다!’
SS급의 성좌는 대한민국에 한유진의 성좌가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유진이는 성좌는 SS급이지만 1차 각성을 B급으로 해서 아쉬웠지. 하지만 이번 성좌는 뭔가 달라. 성장형이 맞다면……?’
잠깐의 순간, 김세용의 머릿속에 빠른 계산이 행해졌다.
‘클랜을 위해, 인류를 위해 무조건 잘 모셔야 한다.’
평소 무뚝뚝하고 말도 없고 차가운 느낌의 김세용이다.
‘성유나, 저 아이는 어려서 그런지 못 미더워. 나라도 잘해야지.’
그러나 이때만큼은 대한민국 여느 직장인의 처세술을 펼쳤다.
“가장 먼저 대한민국의 주력 헌터들부터 안내하겠습니다. 비서실장, 싸울아비 클랜이랑 삼족오 클랜이 어디에 있지?”
“네! 저쪽 에메랄드 연못과 크리스털 나무 쪽에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 먼저 안내하겠습니다.”
김세용과 이경영이 사이좋게 로니아드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성유나가 김세용에게 관심을 접은 것처럼, 둘 또한 로니아드만 보일 뿐 성유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보였다.
김세용과 이경영의 안내를 받아 간 곳은 에메랄드 빛이 인상적인 연못 쪽이었다.
그곳에는 삼족오 클랜 헌터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오! 저분이 소문의 새벽녘의 대천사님?!”
“과연 칭호 값을 하는군.”
“영롱하고 아름다워…….”
“아름답고 멋있어. 마치 구원자 같아!”
헌터들이 너도나도 로니아드를 보면서 환호했다.
새로운 고위 성좌를 맞이하는 경건하고 희망찬 모습이다.
특히나 여성 헌터들은 멍한 눈으로 어쩔 줄 몰라 한다.
“아, 저기가 한유진 헌터입니다. 삼족오 클랜의 부클랜장이면서 저와 맞먹는 마법계 성좌를 모시고 있습니다.”
김세용이 삼족오 클랜원들 중심에 서 있는 어린 소녀를 향해 안내했다.
“아, 안녕하세요! 한유진이라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우세요…….”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었을까?
어린 티가 팍팍 나는 소녀가 인사를 한다.
[반갑구나. 눈동자 색이 나와 같구나? 머리색도 예쁘고]로니아드는 웃으며 한유진이라고 하는 소녀를 반겼다.
“네! 제 성좌님의 영향을 받아서요. 저희 성좌님도 굉장히 아름다우세요.”
로니아드가 자신을 칭찬하자,
“성좌님, 여기 그 유명한 새벽녘의 대천사님이세요!”
한유진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성좌를 찾았다.
‘아아, 그 아스카를 닮은 성좌 말이지?’
성좌의 밤에 오기 전.
성유나는 성좌들의 화보집? 비슷한 것을 종종 봤다.
화보에 있는 유명한 성좌들을 곧 직접 볼 수 있다면서 잠도 설쳤다.
그런 성좌들 중에 로니아드는 자신의 부인들과 닮은 성좌들도 보았다.
‘칭호 명도 그렇고, 뭔가 좀 의심이 가기는 해.’
그가 성좌의 밤에 열심인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던 것이다.
“어? 성좌님? 성좌님?! 어디 계세요!”
막 로니아드에게 자신의 성좌를 소개시켜 주려 했으나, 한유진의 성좌 [진홍 달의 청염 여신(SS)]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너의 성좌, 저기에 있는 거 아니냐?]당황하는 한유진에게 로니아드가 뒤편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의 손가락을 따라 한유진의 시선이 이동했다.
“네! 맞아요! 백금발에 아름다운 뒷모습까지. 그런데 왜 저기 계시지?”
한유진은 어리둥절했다.
[그러게 말이야.]로니아드는 점차 뭔가가 확신이 드는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돌고래와 물개가 고개를 절레 저었다.
‘내 추측이 맞는 것 같군.’
살짝 외모가 바뀌긴 했지만, 칭호부터가 의심을 안 할 수 없었으니까.
‘이것들이?!’
한편으론 살짝 괘씸하기도 했다.
[인사하지. 새벽녘의 대천사라고 하네. 그쪽이 유명한 진홍 달의 청염 여신인가?]일단은 지금 이 상황을 교묘하게 즐기기로 했다.
로니아드는 백금발의 뒤통수를 보이는 성좌를 모르는 척 불렀고.
[그, 그래요. 내가 진홍 달의 청염 여신이라고 해요.]결국 고개를 돌려 로니아드를 바라본 백금발의 성좌는 애써 그의 눈을 피했다.